https://youtu.be/M89VLZgo1Vg


개봉을 2주 정도 남긴 시점에서 공개된 '신 고지라'의 2차 예고편입니다.


그동안 실망에 가까웠던 신 고지라의 행보에서 이번 예고편은 실망과 놀라움을 동시에 주는 예고편이라 하겠네요.


우선 고지라의 움직임은 여전히 아쉽습니다.


이동할 때의 육중한 느낌은 뭐 확실히 괜찮다 싶습니다만, 도대체 왜 달려있는건가싶은 기형적인 팔이나, 그에 비교되는 지나치게 길고 살랑거리는 꼬리 등이 어색하네요. 특히 꼬리는 그렇다치고 손의 움직임은(예고편에 나온 것만으로 보자면) 대단히 실망스럽습니다. 고지라하면 그 육중한 팔로 건물을 때려부수는게 일종의 아이덴티티 아니었나요.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고 뚜벅 뚜벅 걸어다니기만 하다니.


다만, 그 외의 부분은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압도적이기까지한 묵시룩적 분위기. 음악 한번 기막히게 잘 골랐다니까요. 레전더리판 고지라가 보여준 대자연 그자체의 위용도 굉장했습니다만, 신 고지라가 보여주는 위용은 또 다른 맛이 있군요. 인류가 퍼붓는 압도적인 화력을 그대로 뒤집어쓰면서 미동조차 하지 않는 고지라의 모습은 대단히 무게감넘칩니다. 헐리우드에선 아쉽게도 잘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이죠. 미군이 고지라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공세를 취한 적이 없었으니까요.


레전더리판 고질라가 대자연이라면, 신 고지라는 대재앙이랄까요. 두 고지라가 보여주는 가장 큰 차이점은 눈이겠죠. 품격있는 맹수의 눈을 한 레전더리 고질라에 비하면 쾡한 흰자위를 다 드러낸 신 고지라는 대단히 악의적인 디자인이네요.


안노 히데아키라는 감독에는 딱히 호의도 악의도 없습니다만, 이번 신 고지라는 부디 성공하길 바랍니다. 이제는 황혼길로 접어든 괴수물이라는 늙은 장르가, 헐리우드의 재단장에, 그리고 원조의 응원을 받으며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신 고지라는 일본 현지에서 7월 말 개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