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역사 포럼
역사 속의, 또는 현대의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들과 관련한 뉴스 이외에 국내 정치 논쟁에 대한 이야기는 삼가해 주십시오.
문자와 더불어 숫자는 문명발전에 필수적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현대의 숫자체계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현대 문명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라비아 숫자보다도, 아라비아의 수학에 대한 공헌이 더 중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선형대수학을 뜻하는 Linear Algebra - 선형(Linear)은 그렇다고 치고, Algebra를 발음대로 그냥 쓰면 '알지브라'가 되죠. 아무리 봐도 유럽이나 영어식 표현이라기보다 이 말은 아라비어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실제로도 본래 아라비아어죠. 마찬가지로 Algorithm - '알고리듬' 역시 아라비아어입니다. 삼각함수의 '사인', '코사인' 역시 본래 아라비아어에서 기원하고 있죠.
기본적인 대수학은 중세 아라비아에서 왠만큼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럽 수학이 아라비아를 능가하게 된 것은 로그의 개념이 유럽에서 처음으로 나오고, 이후 뉴튼과 라이프니츠가 미분, 적분을 발견하고, 산업화 시대에 확률 분포 등에 대한 연구가 쏟아진 이후입니다. 19세기 말 발견된 칸토르의 집합론으로 20세기에 수학이 다시 재정의되면서 확실하게 현대 수학이 자리잡게 되죠.
아라비아 숫자가 존재 하지 않았다면, 중국 한자나, 그외 다른 것으로 대체 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다 운이 좋게 8진수를 채택 했더라면, 컴퓨터랑 인간이랑 진수 변환이 아주 쉬어 졌을 것이고.
각종 수학의 연산 방법도 많이 달라 졌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12진수나 20진수만 하더라도 10진수보다는 2진수로 변환하기 가 좀 더 수월 할 것 같습니다.
12 = 4 *3
20 = 4 * 5
4진수는 보통 작은 계산기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솟수로 된 진수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인 것 같습니다.
저 역시 0의 등장을 높이치고 싶습니다.
0의 등장으로 숫자 체제는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지요. 0이 도입되기 전까지 중국이건 로마건 '삼백육십칠' 같은 방식의 숫자 체제를 써 왔습니다. 둘다 세계 문명에 매우 큰 영향을 준 거대 국가들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한편으로 이들은 숫자를 쓸 일이 많음에도 0을 도입하지 않았다는 것은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0이 영원히 도입되지 않았으리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현재의 숫자와는 다른 형태일지는 몰라도 0은 언제가 나왔으리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0은 정말로 혁명적인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기존과는 확연하게 다르며 숫자와 관련한 효율을 극단적으로 높여 버립니다.
일부 사람이 모든 것을 독점 관리하던 시대라면 0이 등장해도 기존의 권력이 무시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 이상으로 숫자를 많이 다루어야 하는 상인이라면 어떨까요? 상인들은 편리한 도구인 0을 받아들이지 않을리가 없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존의 권력이 이를 무시하지 못하게 될 것이고 결국 0은 우리 세계에 등장하여 정착될 것입니다.
그것이 지금과 같은 숫자 모양은 아닐지라도...
여담) 아랍 세계가 현대 문명에 미친 영향은 정말로 셀 수가 없지요. 0은 인도에서 나왔다고 하나 그것을 세계에 퍼트리는데 이바지한 것은 아랍 세계입니다. 적어도 수백년 전에는 아랍은 세계 최고의 문명 국가였고 수많은 혁신이 이루어졌습니다.
아라비아 숫자라기보다는 엄밀히는 0의 발명이죠.. 인도에서 먼저 발명되었다고 하죠.
하지만 0의 발명은 꽤 이른 시기에 결국 발명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10진법 이외의 다른 진법을 사용하는 문명도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현대문명에 숫자 체계가 크게 뒤집어지진 않았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에라토스테네스가 낙타, 우물, 그림자만으로 삼각측량 방식을 가지고 지구의 둘레를 구하는 방법을 고안 했는걸요...
즉 고대에도 충분히 세계를 숫자로 바라볼수 있는 시야는 밝혀놨다고 봅니다.
수학이야 근현대에 와서 비약적으로 발전했겠지만, 숫자라던가 그것을 바라보는 개념은 이전에도 충분히 많이 발전했다고 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