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역사 포럼
역사 속의, 또는 현대의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들과 관련한 뉴스 이외에 국내 정치 논쟁에 대한 이야기는 삼가해 주십시오.
고대 세계의 언어이고 학문적 가치를 지니는 언어중에 그리스어는 살아남았고 지금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비잔틴 제국이 좀 더 오래 남아있었다면 주변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했을지도 모르죠.
로마 제국이 몰락했다고 바로 라틴어가 사라져 버렸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사라져가고 다른 언어들로 대체 되어는지에 대한 과정은 모르겠습니다. 7세기에 동로마 제국에서 라틴어 대신 그리스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들었고(정확하지 않은데, 쓰여지는 모든 공문서에는 그리스어를 사용하게 되었다는 말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설 실버 울프에서는 주인공 레잔느가 하숙집을 청소하는 늙은 노파의 욕설을 듣고는 더이상 로마말이 아니구나 하고 생각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실버 울프는 9세기의 암흑기를 다룹니다.
라틴어는 어떤 과정을 거치며 죽어갔나요?
늑대와 늑대인간을 좋아하는 카르디엔(블루그리폰)입니다. 컹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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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의 권력이 사라지면서 자연스레 라틴어의 영향력도 줄어들었습니다. 원래 언어라는 것은 그것을 뒷받침하는 권력에 따라부침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가령 영어가 영향을 끼치는 것은 대영제국의 잔영도 있겠지만, 미국이라는 나라의 경제력과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중국어가 눈길을 끄는 것도 중국이라는 나라의 경제력과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언어가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자연스레 더 많은 기회를 주는 언어에 눈길을 보내게 됩니다.
로마가 번영할 때 사람들은 라틴어를 배우는게 이익이었습니다. 각 지방의 토착어는 존재했지만, 최소한 어느 정도 권력과 학식을 가진 이들이라면 라틴어를 배우는 쪽이 좋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영어를 기본으로 배워야 한다는 말과 비슷하지요.
로마가 그리스로 자리를 옮기면서 로마의 언어는 라틴어에서 그리스어로 바뀌었고, 그들의 눈길이 동쪽으로만 향했기에 서쪽에서는 그리스어를 받아들일 필요가 많지 않았습니다.
한편, 로마에는 교회가 남았지만, 교회 자체는 경제력도 권력도 대단치 않았습니다. 각 지방의 영주들은 그 지방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충분했기에 굳이 라틴어를 배울 필요가 없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프랑스, 스페인 같은 나라들이 힘을 떨쳤고, 지중해에서는 베네치아가 활동하면서 라틴어의 영향력은 더욱 약해집니다. 라틴어는 로마 지방의 언어입니다. 베네치아인들은 그것과는 다른 이탈리아어(정확히는 베네치아어)를 사용했고, 비잔틴 제국조차 라틴어보다는 베네치아어를 쓰는 쪽이 더 나았지요. (한편으로 베네치아인들은 스스로 다른 나라 언어를 배워 익히기도 했기에 굳이 베네치아어를 쓰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로마 제국이 그대로 남았다면 라틴어도 살아남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그 라틴어는 -훈민정음과 한글이 다르듯- 고대 라틴어와는 다르겠지만, 여하튼 라틴어, 또는 로마어라는 언어가 살아남아 지금의 영어를 대신했을지도 모릅니다.
라틴어는 엄밀히 말하면 소멸한 게 아니죠.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에스파냐어, 포르투갈어, 루마니아어 등이 모두 라틴어에서 유래한 로망스어군에 속합니다. 물론 고대 라틴어의 형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소멸했지만(바티칸을 제외하자면?) 라틴어 그 자체는 모습을 바꿔가며 여전히 우리 역사 속에 살아있습니다.
라틴어 자체는 계속 살아남아서 식자층 사이에서 소수지만 사용되기는 했습니다만(중세까지만 해도 지식인 = 라틴어를 쓸 줄 아는 사람이었죠)...여기에 치명타를 가한게 아이러니하게도 르네상스 시대의 지성 운동 때문이었다더군요. 고전의 발굴과 연구를 강조하다 보니, 라틴어 자체도 고대시대 그대로 정확하게 써야 한다고 주장했고 - 라틴어는 고전 라틴어와 민중 라틴어로 나뉘어지고, 후대 다른 유럽 언어로 발전하는 것은 민중 라틴어입니다 -, 이 덕분에 오히려 라틴어를 사어로 만드는데 일조해버린 셈이 되었다고 합니다.
아주 쉽게 말해서, 로마 망한 후 라틴어를 제대로 잘 쓰는 사람들 대신에 대체로 글 읽을 줄 모르는 분들이 이끌고 온 똑같은 글 읽을 줄 모르는 떼거지가 한 500년 동안 로마가 지배하던 땅에 몰려와 옛 로마인들과 섞이다보니 굳이 라틴어 고집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걍 사라졌다고 보심 됩니다.
어느날 몰려온 게르만 양반들이 한 몇 십년은 지배층과 융화를 한답시고 어설프게나마 라틴어 좀 섞어써주면서, 라틴어 할 줄 아는 옛로마출신 고급인재들 대우해주고 했겠지만.. 그게 100년 200년 넘어가면 어차피 다들 다른 말 쓰고, 출세한 양반들이 궁정이니 하는 곳에서 쓰는 것도 다 그 말인데 라틴어 고집해도 써먹을 곳도 없는걸요.
그러다보니 직업특성상 옛 문헌을 자주 접하는 수도원과, 로마 망한지 오래라도 로마의 권위와 영광을 등에 업을 필요가 있았던 교황청 정도나 라틴어를 계속 썼지, 일반적인 사제들조차도 중세의 전성기 들기 전까지만해도 성서 똑바로 읽어본 적도 없던 문맹들이었는데, '목자'부터가 이러한데 민중이 라틴어를 워따 쓰겠습니까.. 하하.
그 라틴어가 옛날 라틴어가 아닌 것 뿐이지...사어가 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서로마의 잔재인...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은 꾸준히 라틴어를 써줬습니다. 다만 이탈리아어를 혼용했지요. 이탈리아어는 지석영 선생이나 주시경 선생이 재조합한 현대 국어와 비슷한 존재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굳이 따지자면...갈리아어(프랑스어의 모체)나 에스파냐어(이베리아어와 라틴어의 혼합)까지도 라틴어의 방언적 성격이 크다보면 될겁니다. 라틴어가 대체되었다...라고 하기보단 그 반대의 경우가 크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 라틴어의 명맥을 이어준 교회의 권위가 떨어졌어도...여전히 유럽과 아메리카의 식자들은 라틴어 교육에 신경을 썼습니다.
장구히 변하지 않는 언어는 없죠. 영어도 시대마다 천차만별인데요.
추가> 제 지식에 한계가 있을 듯하여...검색을 좀 해봤습니다. 라틴어도 문어계통의 고전 라틴어와 구어계통의 민중 라틴어로 나뉜다고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