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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eveonline.com/background/potw/default.asp?cid=jun01
아마르 제국의 저 깊은 중심부에는 라도니스라는 이름의 행성이 있는데,
해당 행성은 다섯 황족 가문 중 하나인 아르디샤푸르 가문의 소유이다.
본 가문의 영지 내에서는 일종의 수도로 간주될 만큼 중요한 별이며,
또한 신학이 고도로 발달한 곳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현재 아르디샤푸르의 가주이자 다섯 계승자들(the Five Heirs) 중 한 명인 요니스 아르디샤푸르는
태어날 때부터 오른손을 잘라내야만 했으며, 대신 은제 기계손을 이식받아 생활하고 있다.
사실 해당 가문의 모든 남자들은 동일한 시술을 받는다.
거의 700년 동안 계속되어 온 이러한 전통은,
아르디샤푸르 가문에서 남자 아이가 태어났을 경우 반드시 그 오른손을 절단해야 한다는 제국의 법률에 따른 것이다.
이를 기계로 대체하는 행위는 법률에 의해 금지되어 있지 않으며,
따라서 은제 손은 오늘날 해당 가문의 비공식적 상징이 되었다.
이러한 법률이 만들어진 이유는 법률 그 자체만큼이나 매우 황당하다.
지금부터 약 700년 전, 황제의 모친이었던 팡카 부인은 라도니스를 방문하여 아르디샤푸르의 궁전에 머무르고 있었다.
당시 그녀는 냉정한 데다가 야심이 많은 인물이었으며, 또 무자비함과 카리스마로 주변 사람들을 휘어잡았기 때문에
이미 전설적인 인물로 소문이 나 있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팡카 부인이 자신의 아들 즉 황제에게 비정상적으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했으며,
실제로도 황제의 결정 중 대부분이 그 모친의 소원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었다.
위에서 언급된 법령도 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녀에게는 펫 퍼리어(크기가 작고 털이 많은 동물로써, 아마르 상류층에게 애완용으로 인기가 높음)가 있었는데,
이 차가운 성격의 여성도 자신의 애완동물만은 끔찍하게 사랑했다.
하지만 아르디샤푸르 가주의 아들이었던 울리 아르디샤푸르가 저녁 식사 도중 옆에서 끊임없이 지저귀던 펫 퍼리어를
죽여버리는 사태가 발생하자 부인은 극도로 격노했고, 결국에는 황제에게 압력을 넣어 "아르디샤푸르 법령"을 제정하기에 이른다.
이렇게 해서 울리 아르디샤푸르는 본 가문에서 자신의 오른손(펫 퍼리어를 죽인 바로 그 손)을 잃은 최초의 인물이 되었다.
아마르 제국 내에서 법률은 매우 엄격하게 준수되며 신의 명령과 동격으로 취급된다.
따라서 어떤 법규가 바뀌거나 폐지되는 일은 아주 드물게 발생한다.
한 때 아르디샤푸르 가문은 해당 명령이 취소되기를 바랬지만,
지금은 즐거운 마음으로 전통을 이어가고 있으며, 은제 기계손은 집안에서 가장 중요한 가보가 되었다
자료 사진 : 펫 퍼리어(성체)의 모습. 얼핏 보면 조류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처음에 이글을 읽었을땐 팡카부인이 너무한듯 싶었어요.
죽은 퍼리어를 다시 살려낼수는 없더라도 이때의 과학기술로 충분히 퍼리어의 클론을 만들수 있었던 때인데
그래도 사람인 울리가 애완동물을 살해했다는 이유로 아르디샤푸르가에 태어나는 모든 남자들의 오른손을 절단하는건 잔인하게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다시 읽어보니 퍼리어가 살해 당한 이유는 자신이 제일 잘할수 있는일, 어쩌면 주인을 위해서 노래를 불러주는일, 을 한것 뿐이었네요. 게다가 잘못을 잊지말라고 대대로 내린 벌은 본의미를 잃고 아르디샤푸르 가문의 가보가 되었구요. 제가 만일 팡카 부인이었다면 울리를 '자신을 사람으로 착각하는 퍼리어'로 만들어서 아르디샤푸르가에 남겨놓고 그속에서 생활하게 했을거 같애요. 자신의 성격과 비슷한 사람들이랑 같이 살아가는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 충분히 느끼도록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