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 어제 6월 9일은 <영원한 전쟁>으로 알려진 조 홀드먼의 생일입니다.
  (조 홀드먼 말고도 여러 SF 작가가 태어났습니다. 자세한 건 오늘의 SF 06월 09일자 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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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5년 영원한 전쟁으로 휴고상과 네뷸라상을 탄 이래 각각 5번 정도의 수상, 여기에 캠벨상, 로커스 상 등 SF 관련한 거의 모든 상을 하나 이상은 휩쓴 작가...

  국내에는 <영원한 전쟁> 하나만 소개되었지만(<사이버 섹스>라는 단편집 속에 단편 하나가 수록된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눈길을 끌고 남을 만한 작가이지요.

  <영원한 전쟁>은 <스타쉽 트루퍼스>, 그리고 <노인의 전쟁>과 더불어 우주 전쟁 보병물의 최고 작품으로 손꼽을만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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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래디에이터>, <킹덤 오브 헤븐> 등을 만든(물론 <블레이드 러너>와 <에일리언>을 빼놓을 수 없지요) 리들리 스콧 감독이 영화화한다고 했으며 내년에 개봉될 예정이라고 하니 더욱 더 기대할 수 있을까요?


  앞서 말했듯, <영원한 전쟁>은 <스타쉽 트루퍼스>, <노인의 전쟁>과 함께 우주 전쟁 보병물의 걸작입니다. 그것도 강화복을 입고 활동하는 보병물이지요. (<노인의 전쟁>은 초인에게 강화복까지 입혔으니 더 대단하긴 합니다만...)

  이들 세 작품은 전쟁이나 전투만이 아니라 훈련 과정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로도 눈길을 끕니다. 군대 출신자들에게는 그야말로 흥미롭고 아픈(?) 기억이 떠오를 만한 작품이 되겠군요.^^

  보병이 주역이고 강화복을 입고 외계인과 싸우는 작품... 하지만, 이들 세 작품은 정말로 확연하게 다른 느낌이 듭니다.

  그것은 아마도 이들 작품을 집필한 작가들이 제각기 다른 시대를 겪은 이들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2차 대전을 겪은 로버트 하인라인과 베트남 전을 겪은(중상을 입기도 한) 조 홀드먼, 그리고 군대 경험은 전무하지만 걸프전 같은 최첨단 전쟁을 게임을 보듯 간접 체험했을 존 스칼지...

  이들 세 사람이 같은 전쟁이라고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낼 것은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들 작품에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전쟁이 아무리 멋지고 신나고 재미있게 느껴질지라도 -그리고 그 상대가 외계인이라도- 그것은 근본적으로 싸움이며 학살이며, 슬픔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쟁이 벌어진다면 제 아무리 영웅적인 싸움을 하더라도 결국 누군가가 죽고 상처입고, 슬퍼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전쟁의 무상을 가장 잘 그린 것은 역시 -미국이 사건을 조작하면서까지 억지로 일으킨- 베트남 전쟁을 겪은 조 홀드먼의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기서 전쟁은 영웅이 탄생하는 영광스러운 사건이 아닙니다. 그것은 부득이하게 시작된 것조차도 아닙니다. 단지 일부 전쟁광들이 자신들을 위해 만들어낸 사건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 전장에서 싸운 보병들은 <이오지마의 깃발> 같은 사진 속의 영웅이 될 수 없으며, 2차 대전 때의 연합군 장병처럼 해방군이란 자부심을 느낄 수도 없습니다.

  단지 그들은 왜 싸워야하는지 모르는채 적과 맞서 죽어간 희생자일 뿐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분명히 <노인의 전쟁>이 가장 재미있었고, 정치나 사회 개념 등은 <스타쉽 트루퍼스>가 좋았지만, 왠지 머리 속에 남는 것은 <영원한 전쟁>입니다.

  전쟁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전쟁은 결코 일어나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만큼, 이 작품은 제게 깊은 인상을 주었고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감흥을 던져줍니다.


  부디, 이와 같은 한심한 전쟁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기를...


추신) 그런 점에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원한 전쟁>을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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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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