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서평은 피와 초콜릿입니다. 1997년에 출판되었으며 이제 13년을 넘기게 되었군요. 물론 당연히 컴퓨터 이야기 같은 건 나오지 않습니다. 그때를 생각해보면 뱀파이어에 대해 인터넷 검색을 하는 트와일라잇이나 차량정비용 컴퓨터 장비에 대해 말하는 문 콜드는 다른 시대의 책이 되겠네요.
 1997년에 출판되어 지금도 재판 본(2007년)이 판매되고 있는 피와 초콜릿에 대해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책에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영화에 대해서도 언급하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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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와 초콜릿-BC-는 잘만들어진 늑대인간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이야기는 주인공인 비비안의 성장에 맞춰져 있습니다. 렛미인을 읽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와 같은 특별한 존재의 성장소설입니다. 늑대 무리에서 자라나 나이를 먹고 16살에 접어들게 된 비비안의 이야기입니다.
 비비안의 조상들은 중세기의 늑대인간 히스테리를 피해 신대륙으로 건너온 무리입니다. 세기와 세기를 거치면서 그들은 몇번이고 터전을 바꾸어야 했고 펜실베니아에 남아있던 독일계 무리의 일부와 합류합니다. 그리고 버지니아의 언덕에 정착하게 되지요.
 비비안이 16 살이 되기 일 년 전 무리는 사람들에게 발각되고 말았고 그들이 세기 동안 지내왔던 여관은 불타 없어집니다. 그 와중에 절반이 넘는 무리들이 죽임을 당하고 그중에는 무리의 리더였던 비비안의 아버지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비비안의 무리는 도망쳐야 했고 삼촌인 라우디의 집이 있는 메릴렌드의 교외에 임시로 정착하게 됩니다.

 비비안은 아버지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았고 스스로를 고립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적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숨어지내야 하는 얼마 되지 않는 존재로서 말입니다. 비비안은 외로움에서 벗어나고자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비비안 또래의 수컷 늑대들은 비비안의 입장에서 재미없고 과격한 상대들일 뿐입니다.
 비비안은 혼란스럽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욕망을 품고 있습니다. 그녀는 얹혀 살게 된 삼촌의 집에서 자신의 방에 그녀의 부족을 나타내는 벽화를 그리며 자신의 존재에 대해 되묻습니다. 호모 사피엔스-인간-이 아니라 호모 루프스-늑대-로서.
 위안 받지 못하고 가라앉은 상태는 사춘기의 혼돈입니다. 비비안이 품고 있는 늑대에 대한 욕망 또한 사춘기가 가지고 있는 그것입니다. 피와 초콜릿은 그것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새로운 학교에 다니던 어느날 비비안은 학교지에 실린 자신의 그림 옆에 실려진 어떤 시를 읽게 됩니다. 그 시는 늑대들과 그들의 본성을 그려낸 것입니다. 비비안은 어쩌면 자신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인간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고 시를 쓴 장본인인 에이든을 만납니다. 그리고 비비안은 에이든을 사랑하게 됩니다.

 피와 초콜릿은 피-본성과 초콜릿-사랑에 대해 다룹니다. 이야기에서 피와 초콜릿의 가리키는 의미는 분명합니다. 비비안은 에이든을 사랑하지만 늑대인 자신이 인간과 맞지 않는 동물이라는 것을 알고 달콤함을 가져다주는 존재인 에이든을 원하면서 충돌과 괴리감을 느낍니다.
 비비안은 에이든과 함께하면서도 진심을 말할 수 없고 때때로 사랑하는 상대를 물어 뜯고 싶어하며 심지어는 죽이고자 하는 욕구 까지 느껴야 합니다. 무리의 다른 늑대들은 비비안을 고기덩이를 가지고 노는 하찮은 짓을 한다고 생각하고 비비안의 욕망은 조금씩 그러나 분명하게 간절해 집니다. 비비안은 사람과 늑대로서의 오랜 두려움과 공포의 관계를 넘고자 합니다.
 무리에서 리더가 없어진 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무리에서는 새 리더를 정합니다. 무리의 젋은 수컷이 가브리엘이 새 리더로 뽑이게 되고 비비안은 우연히 여왕으로 가브리엘이 짝이 되야할 암컷으로 정해집니다. 피와 초콜릿은 다른 축인 수컷 늑대 가브리엘이 등장하면서 두개의 축은 서로 만나고 부딛치게 됩니다.

 여기까지 설명했다면 피와 초콜릿을 여전히 사랑에 대한 소설로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피와 초콜릿은 본성과 사랑(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늑대의 관점에서 풀어갑니다. 새로운 곳에 떨어지고 의지하는 아버지를 잃어버리게 된 비비안이 무리에서 선택된 여왕 암늑대임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확실하게 만들어 나가는지를 보여줍니다. 인간과는 다른 늑대인 존재로서요. 전 늑대의 관점을 풀어나간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짐승으로서의 감각들과 새로운 리더를 정하기 위한 시련은 피와 초콜릿에서 짐승이 가지는 야성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들은 거칠고 오랫동안 사람들이 결국 잊어버리고 만 본능을 생생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책의 페이지를 넘길때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피와 초콜릿은 성장소설이고 가슴속의 늑대를 어떻게 받아들야하 하는지를 가르쳐주는 교범같은 느낌의 책이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나서 늑대인간 소설의 기본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배우게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가슴속의 야성과 늑대에 대해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이책을 읽기를 권해드릴 수 있습니다. 책은 아마존에서 구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번역은 안된 영어 원서입니다. ^^

+ 영화에 대한 이야기.
 영화는 원작의 분위기를 살렸습니다. 그건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입니다. 괴물이고 또 신비하고 강한 존재가 아니라 원래의 늑대에 가까운 늑대인간들을 그리니까요. 물론 차이점은 존재하고 영화는 영향을 받은 소설보다 잘만들어지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영화는 늑대의 이야기와 사랑에 대해 다루지만 소설은 성장하여 어른이 되는 늑대를 다룹니다. 두 방향은 분명히 다르고 그건 주인공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사랑하는 에이든을 선택하느냐? 아니면 늑대임을 받아들이며 리더인 가브리엘의 여왕이 되느냐는 두 작품에 던져져 있는 선택지입니다. 두 작품을 함께 본 경험으로는 확실하게 선이 갈리는 느낌이었습니다. 둘 모두 괜찮았지만 말이죠.

 덧. 피와 초콜릿에서는 무리의 늑대들을 Bitch나 Dog라고 말합니다. 늑대라는 단어는 그보다 사전적이고 고풍스러운 언어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야성을 들어내는데 있어서는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서 Bitch(암캐)는 여우보다는 급이 낮지만 여러경우에서 사용될 수 있는 표현이라고 말씀드려야 겠네요. Sexy Bitch나 Skinny Bitch 같이 감정을 돋우는 단어로 사용되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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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늑대인간을 좋아하는 카르디엔(블루그리폰)입니다. 컹컹.

글과 늑대인간에 관한 포스트는 블로그에 있습니다

http://kardiens-lair.blogspot.com/

http://blog.naver.com/skyandcity.do [Old b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