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츠 로우란 게임 시리즈가 있습니다.  GTA와 흡사한 범죄 액션 샌드박스게임인데 우후죽순처럼 나왔던 GTA 클론들중 그나마 두각을 나타낸 게임이었다고 하죠.  평점도 좋았고 휴대폰 시스템과 GPS 시스템으로 유저 편의성을 강화해서 후에 GTA에서도 GPS 시스템과 휴대폰 시스템이 들어갔다고 하더군요.  스토리는 1편부터 3편까지 갱단들끼리의 세력 싸움입니다.  말단 범죄자로 시작하는 GTA와는 달리 1편을 제외하고 2편부터는 갱단 조직 3번가 세인츠의 보스로 시작하지요(하지만 GTA처럼 게이머가 다 해야됩니다-_-).  떡밥을 하나 알려드리자면 본작에서 언급되는 얼터 코퍼레이션은 같은 제작팀이 만든 레드 팩션이라는 게임에 나오는 회사와 같은 회사입니다.

2편은 GTA와 여러모로 차별화를 시도해서 멋은 안나지만 막장도는 더 한 게임으로 거듭났습니다.  1편부터 등장한 주인공의 절친 쟈니 겟(성우는 대니얼 대 김입니다.  상당한 인기 캐릭터이기도 하죠)은 세세한 계획으로 상대 갱단의 카지노를 털자는 동료의 계획에 "그냥 쳐들어가서 다 쏴죽이고 나오면 안되냐?"고 하고(주인공도 동의합니다) 이 게임에선 반대편 차선으로 질주하거나 차위에서 서핑하듯 서있으면 포인트를 줍니다.  거기다가 옷을 다 벗고 스트리킹도 가능하며 오물를 건물이나 사람에게 뿌리는등 듣기만 해도 맛이 간 내용으로 가득하지요.  과격하기도 장난이 아니어서 문신을 주로하는 상대 갱단 보스를 엿먹이기 위해 문신 액에다가 방사능 폐기물을 넣기도 합니다.  덕분에 현실주의적인(?) GTA와는 차별되는 느낌을 보여주었죠.

그리고 올해 말 공개된 세인츠 로우 더 서드는 2편보다 더 맛이 가고 황당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세세히 설명하는 것보다 게임 내에서 뭐뭐가 나오는지부터 알려드리죠

-가장 초반에 나오는 부분은 주인공이 비행기에서 떨어진뒤 스카이 다이빙을 하며 적 갱단과 싸우고 비행기 창문을 깨고 들어가 비행기를 격추하는 것입니다.
-1편부터의 전통인 성형수술과 성전환(...)도 건재합니다.  근데 이젠 피부 색도 퍼렇게 해서 외계인으로 만들수 있습니다.
-역시나 1편부터의 전통인 죽은 동료 좀비로 불러내기도 가능합니다.
-초반부터 얻는 무기인 미사일 폭격(콜옵의 킬스트릭중 하나와 비슷합니다)
-적들중 거구의 적들이 나오는데 이들은 사실 초반에 얻는 동료의 클론들입니다
-도시 한군데에 좀비 바이러스가 퍼져서 주인공이 이를 막으러 갑니다.
-후반부엔 사이버 스페이스에 들어가서 주인공은 변기(...) 검열삭제용 인형등등의 아바타를 거칩니다
-최종보스격으로 거대 공중 요새가 나와서 주인공은 헬기를 타고 들어가 폭탄을 설치하고 적 대장의 VTOL 전투기를 파괴하고 전투기 하나 뽀려서 탈출합니다.
-선택에 따라 공중 비행이 가능한 바이크를 타고 도시를 질주할수도 있습니다.

...이쯤되면 확실히 뭔가 이상하다는걸 알수 있을겁니다.  GTA에서 가능한게 세인츠 로우에서 가능하기도 하고 불가능하기도 하지만, 세인츠 로우에서만 할수 있는 것의 대부분은 GTA에선 절대 안된다고 하지요.  

1, 2편에서 나왔던 얼터 코퍼레이션이 미래를 무대로 한 레드 팩션에도 나오는 회사라 그런지 본작에선 아예 대놓고 SF적인 테크놀러지가 나오죠.  적으로 나오는 특수부대들은 레이져 총을 쏘고 다니니 말 다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SF적인 요소가 게임의 맛간 분위기와 어우러져서 더 맛깔나게 하기도 합니다.  일례로 전투용 헬기나 비행 바이크를 타고 공중을 날다가 기체를 버리고 낙하하면서 낙하산을 펴고 착지한뒤 도시 한 가운데서 메가 버스터를 날리는게 치트가 아니라 "공식" 플레이로 가능하다는걸 보면 아주 맛이 가다못해 자유로울 지경입니다.  덕분에 게임이 더 액션 지향인데 군대에서 보낸 헬기나 탱크, 전투기등과 싸우는 것도 게임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이질적이진 않습니다.  전작에서도 이 정도까진 아니었죠.

이렇게 SF 분위기가 일부 들어갔고 얼터 코퍼레이션의 존재때문에 레드 팩션의 프리퀄(...)일지도 모르는 게임이 세인츠 로우입니다.  3편에서 본격적으로 SF적인 느낌이 들어가서 4편에선 대놓고 반SF가 될지도 모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