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작품 게시판 - 영화/애니/만화/소설/드라마/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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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로봇 이야기, 괴수/괴인/초인 이야기 외에... 다양한 작품과 장르를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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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 온라인의 경제는 잠깐동안 혼돈의 도가니였습니다.
개발진의 잘못된 정책, 경제학자의 오판에 의해 극렬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었거든요.
Incursion(침략)이라는 컨텐츠가 개발되어 와우의 레이드를 이브에 구현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지나치게 많은 화폐가 풀려버렸던 거지요.
이로 인하여 시간당 20밀(Million)씩 벌던 유저들의 수입(이것도 실력 좋고 스킬 레벨이 상당히 높은 사람들 기준이고, 일반적으로는 10밀 내외였습니다)이 시간당 100밀까지 폭증하였고, 이는 플랙스(게임돈으로 계정 연장 가능하게 해주는 아이템, 와우에서 현금대신 10만골을 내고 계정 연장하게 해준다고 보면 될겁니다)가 250밀에서 350밀까지 가격 오르는데 3~5년 걸린반면, 350밀에서 450밀까지 오르는데 단 1년밖에 안걸릴 정도가 되버린 겁니다. (참고 기사 : http://game.donga.com/62760/)
당시 CCP, 이브 온라인 개발사 내부 역시 지금과도 같은 개혁적인 면 보다는 보수적인 분위기가 강했고(혹은 그렇게 보였고 - 이때를 전후하여 유명한 지타 시위, 캐쉬템 적용 발언 유출이 발생한지라 개발진이 제정신이었는지 의심스러운 상황이었지요), 그래서 온 유저들이 사태 해결을 촉구함에도 불구하고 개발진은 이런 저런 핑계만 대면서 나름 신중하게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차일 피일 패치를 미루고 유저들의 고통은 나날이 계속 되었습니다. (인커전이 인플레이션의 주 요인이라면 모두 다같이 인커전을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실텐데, 애석하게도 인커전 또한 와우의 레이드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줘서, 초반에 잽싸게 뛰어들어 물가가 오르기 전에 한탕 건지거나 워낙 올드비라 언제든지 뒤늦게 뛰어들어도 융숭한 대접을 받는 경우가 아니면 뉴비로서는 스킬 레벨의 부족과 고급 아이템 부재가 겹치면서 끼어들 수 없게 됩니다. 결국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는데, 수익은 기존 시간당 10밀 내외로 버텨야 하는 부익부 빈익빈이 생기는 것이지요)
다행히도, 지타 시위 사태 등을 겪으면서 개발진이 제정신을 차린건지, 이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그들의 의도와는 다르게 인커전이 침체되어 버릴 지경이 될 정도로 너프가 가해지게 됩니다. (금방 적절하게 벨런스를 맞춰줘서 지금은 균형잡혔다고 평가 받고 있지만요)
그리고 작년 말, 이브 온라인과 연동되는 FPS 게임, DUST 514가 오픈베타를 시작하였고 CCP는 이와 관련된 준비작업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충격적인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
많은 분들께서 오해하시는데, 더스트는 현재 이브 온라인의 온 우주에 모두 적용된 상태가 아닙니다. 시범 운영으로서 이브 온라인의 주요 4대 제국간 국경 분쟁 구역에 참전하는 밀리샤들의 점령전을 지원하는 형태로만 적용되어 있지요. 따라서 '민간인'들은 군인들간의 전투에 있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일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 밀리샤들에게 지급되는 봉급과도 같은 마일리지(게임내 명칭은 Loyalty Poin, LP라고 불립니다. 밀리샤는 밀리샤 전용 LP가 있습니다.)를 통해 살 수 있는 아이템들에 대한 지불 가격 책정이 지나치게 낮았던지라, 밀리샤들이 힘을 합쳐 번 막대한 돈으로 유저들의 생필품이나 다름 없는 플랙스를 매점매석하여 가격을 폭등시켜버린거지요. (허생전이 떠오르네요 허헛)
과연 이게 CCP가 의도적으로 더스트의 성공에 있어 필수적인 밀리샤를 흥행시키기 위해 보인 퍼포먼스적 계획한건지, 예상치 못하고 너무 충격 받아 그런건지는 몰라도 진보적으로 바뀐 CCP 치고서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다시 지불 가격을 급하게 올렸고, 현재는 벨런스가 맞춰지게 된듯 합니다. (그래도 너프된 인커전은 시간당 수익이 60밀 내외인 반면, 밀리샤는 시간당 수익이 80밀 내외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인들은 밀리샤가 이렇게 충격적인 퍼포먼스를 보이면서 흥할때, 인커전때와 같이 열광하며 뛰어들었을까요?
아뇨, 오히려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거나 반응이 차디찼습니다.
이유는 두가지였습니다.
첫째, 밀리샤에 가입하면 뉴비용 안전구역을 관리하는 두진영중 한쪽과는 적대관계가 되고, 이는 밀리샤에서 전역하고나서도 지속됩니다. (물론 뼈를 깎는 노력을 하면 관계 복구 가능하긴 한데...) 따라서 적대 진영쪽으로 들어가는데는 심각한 패널티를 입게 되지요. 그리고 가끔, 아군 지역으로도 적이 난입해와서 기습하고 도주할때도 있긴 합니다.
둘째, 밀리샤는 뉴비용 안전지대 바깥인 우범지대에서 수익을 창출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PK가 필수적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어차피 자신은 못할거라고 지레짐작하고서 포기하고 무시한것이었지요. 사실...밀리샤가 PK를 해야 한다는 것은 상황이 막장이라서 수익은 커녕 보신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는 거죠. 혹은 앞서 언급한 적대지역 안전지대로 난입해서 패널티를 감수하면서 적과 싸울 각오를 하겠다는 경우거나요.
하지만, 사실 인커전 처럼 레이드라는 특성상 우대받기 위해서 올드비가 되어야 하는 것과는 달리, 밀리샤를 하는데는 (상대적으로) 뉴비도 쉽게 진입할 수 있는 PVE 특성이 더 강하거니와, 안전지대가 다소 위험해지는 만큼, 우범지대는 반대로 아군 밀리샤와 함께 행동하면서 안전을 추구할 수 있게 됩니다. (단, 같은 길드에 있어야 합니다. 혹시 아나요, 스파이가 아군인척 합류해서 정보 흘리고 있을지...) 그리고 정 반대편 안전지대로 가야 할 일이 있다면 부케를 이용하면 되구요. 그리고 안전지대에서의 기습도, 평소 방심하지 않고 약간의 주의만 기울이면 충분히 예방 가능하니 문제랄것도 없죠.
물론 집단전을 펼치며 싸우는 일부 예외가 있긴 합니다만 , 절대다수의 한국인들은 이런 성격과 오해 때문에 여전히 안전지대에서 비참한 수익률로 반복 노가다나 하며, 진정한 '선택의 자유'를 이해못하고 이브 온라인도 흔한 반복 노가다 게임이라는 편견만 갖고 질려서 접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게임 돈으로 플랙스를 살 수 있는데, PK하다가 죽으면 게임 돈을 날리게 된다는 점이 이러한 면을 더욱 부각시키게 되는 걸까요?
덧 : 오랜간만에 글 써서인지 하고픈 말을 제대로 못하고 중구난방이 된듯 합니다. 이에 제가 가볍게 쓴 허생전 부준 패러디를 읽어보시면 될 듯 합니다. (주의 : 디시인사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