숄더 캐논은 프레데터의 가장 중요한 무기이자 가장 중요한 특징이기도 합니다. 이 괴물을 설명
하면서 어깨포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으면 안 되죠. 아시다시피 이건 어깨에 장착되고 착용자의
시선을 따라 플라즈마 덩어리(?)를 발사하는 무기입니다. 손을 쓸 필요가 없어 나무나 높은 곳에
매달려 있기 일쑤인 프레데터에겐 더없이 유용하게 쓰입니다.

어깨포가 독특한 또 하나의 이유는 이것이 '개인용 자동조준 무기'이기 때문입니다. 표적을 향
하는 붉은 빛과 자동 조준이 완료되었음을 알리는 기계음, 화면에 보이는 록 온 표시 등은 프레
데터를 묘사하는 대표적이고도 전형적인 방법입니다. 게임이나 DVD 등의 오프닝에도 이런 식
으로 묘사를 했고, 다른 곳에서 패러디를 할 때도 저런 식으로 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영화 <AvP>에서 어깨포는 그리 인상적으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아니, 어깨포를 사용하
는 일이 거의 없죠. 세 개의 어깨포 중에서 두 개는 제대로 선도 못 보이고, 나머지 하나도 두세
번 쏘는 걸로 그쳤습니다. 그 와중에 프레데터 특유의 자동조준 과정이 표현되긴 힘들었죠. 결
국 <AvP>에 나오는 프레데터는 반쪽짜리인 셈이 됩니다.

프레데터가 프레데터답게 보이려면, 어깨포를 사용하는 모습을 좀 더 부각시켜야 했습니다. 디
스크 비슷한 그 칼날 무기보다 더 자주 사용했어야 했죠. 사실 이런 칼날 무기를 사용하는 캐릭터
는 많지만, 어깨포 같은 무기를 사용하는 캐릭터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런 이유로 영화
<AvP>에서는 프레데터의 개성이 죽어버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은폐 장비를 제외한다면, 그 어떤 무기보다 돋보여야 할 어깨포가 이렇게 묻혀버리다니 안타까
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