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말하는 대결 장르 혹은 짬뽕 장르는 예전부터 존재해 왔습니다. 마징가 Z와 태권 V가 싸우면 누가
이기냐는 우스갯소리부터 고지라와 킹콩의 싸움처럼 영화까지 만들어진 경우도 있죠. 그런데 이러한 대
결 장르는 그다지 생산성이 없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항상 '1+1=2'란 공식이 나온다는 것이죠. 막강한
두 존재가 죽도록 싸워봤자 승부 밖에 남는 것이 없습니다.

프레데일리언은 그 점에 있어서 꽤나 매력적인 크리쳐입니다. 왜냐하면 '1+1=3'이란 공식을 가능하게 만
들거든요. 프레데일리언은 에일리언과 프레데터가 합쳐져야 나타날 수 있지만, 어느 쪽으로도 너무 치우
쳐 있지 않습니다. 종족으로 따지자면 에일리언이지만, 그렇다고 프레데터의 속성을 무시할 수도 없거든
요. 아니, 프레데터의 속성을 간직한 에일리언이라는 것이 프레데일리언의 장점이죠.

이런 생산물이 나오게 된 데에는 에일리언의 공이 큽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페이스 허거와 체스트버스터
라는 설정 덕분이죠. 상대의 모습을 모방해내는 에일리언의 번식 방법 때문에 프레데터의 모습을 가진 에
일리언이 나오게 되었으니까요. 에일리언이 이토록 특이한 설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프레데일리언을
볼 수 없었을 겁니다.

물론 에일리언의 공이 크다고 해서 프레데터의 역할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프레데터는 누구나 한 번
보면 잊지 못할 턱을 가지고 있는데, 이 때문에 프레데일리언의 개성이 확연히 드러나죠. 설정보다는 디자
이너 덕택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여하튼 프레데터의 인상도 한 몫 하고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그르륵'거
리는 울음소리와 소름 끼치는 포효도 더해집니다)

이렇게 프레데일리언의 생산성을 생각해 보면, 영화 <AvP>에 저 괴물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이 너무나도
아쉽습니다. 별다른 활약이 없어도 좋으니 성숙한 모습만 보여주었더라도 아쉬움이 없을 텐데요. 저는 <Av
P>를 그다지 좋게 평가하지 않는데,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저것 때문입니다. 정말 저 혼합 괴물이 나오
길 얼마나 기대했는지 몰라요~.

이젠 또 어느 영화에서 저 모습을 볼 수 있을지…. <AvP 2>가 나오긴 나와야 하는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