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역사 포럼
역사 속의, 또는 현대의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들과 관련한 뉴스 이외에 국내 정치 논쟁에 대한 이야기는 삼가해 주십시오.
사람들 생각이 너무 낙관적이라고 봅니다. 왜냐면 권력은 군부로 이관되었기 때문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곘지만, 과거 귀족과 평민 등 왕정체재에서 민주주의로 전환한 국가가 가지는 딜레마는 바로 사람들 머리속에 박힌 신분체재에 대한 뿌리깊은 잔재입니다.
우리 역시 상대방을 깍아내릴떄 쓰는 표현인 상놈 종놈 저질 문화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쓰는 분들도 계십니다. 또한 공무원이나 법원 관계자들 사이의 독특한 세계관들을 보면 여전히 살아남아있는게 양반과 상민사시의 차별성을 부여하는 관습입니다. 군대는 그 대표적인 문화의 표현장소이고 가장 눈에 띠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이집트군 체재의 문제점은 이집트군에게 군사고문으로 파견된 미군애들이 알려줍니다. 장교는 귀족 사병은 노예내지 평민 뭐 이런 분위기라는 것입니다. 이걸 의미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이집트 권력층을 이루는 사람들이 자기 이익을 위해서 선거를 허용하겠지만, 자기 이익에 반하다면 선거를 묵살하고 언제든지 독재로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자 현재 혁명이 그저 단발성으로 끝날지 새로운 시작이 될지 여부는 여기서 결정됩니다. 군부가 과연 선거제도의 유지를 결정하겠는가? 말입니다. 민주주의 제도는 한걸음 물러나면 술취한 사람 걸어가듯이 갈지자로 걸어가는 모양새입니다. 군부 혹은 독재의 일사분란함 (한국의 중년층 이상이 가지는 좋은 사회의 조건중 하나입니다. )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비효율의 극치라고 봐야 겠습니다. 거기다 사람들 인식이나 부폐에 대한 사회적 용인이 남아있는 사회일수록 이 제도는 갈지자 폭이 더 커집니다. 혼란이 더 심해지죠. 우리도 경험한 애기입니다. 민주화가 되어 이러저런 일이 일어나자 학교에서 일부 교사는 민주주의가 좋은 것은 아닌가 보다라고 애기한 분들도 있습니다. 사실 부폐와 공정성 유지는 어떤 제도든 숙제이고 끊임없이 경계해야 하는 일이지 제도로써 실패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차라리 관리적인 문제라고 봅니다. 흔히 말해서 혁명은 사람들이 이상을 가지고 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이상을 가진 사람들이 주도세력처럼 행동하는 거죠. 전 이걸 정치세력의 얻어타기로 표현합니다. 대부분은 자신들의 이익이 바닥에 쳤을떄 일어납니다.
언론에서 보도되었듯이 이집트는 부유할지 몰라도 이집트 국민은 가난합니다. 마치 독재자가 물러나면 잘 살고 잘 살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주어 그들의 힘을 결집시켰지만, 현재 이집트 상황은 석유라도 나오지 않은 이상 어떤 정권이 4~5년내 개선될 상황이 아닙니다. 한마디로 못살겠다고 일어난 사람들에게 여전히 못사셔야 합니다라고 말해야 한다는 의미죠. 새로운 희망을 던져주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4,19이후 정권을 잡은 분들이 제시하지 못해 군부에서 역공을 당한 이유도 전 이것이라 봅니다. 정치가가 생각하는 우선 순위와 혁명의 원동력이 되었던사람들이 원하는 우선순위는 일치하는 법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볼때 저들이 과연 독재를 반대해서 일어났으냐는 것입니다. 30년 독재는 결코 제도 자체를 반대해서가 아니라 못살겠다고 일어난다고 보는게 정확합니다. 그들에게 있어 제도보다는 내앞에 빵이 없다가 더 중요한 문제고, 현 대통령의 독재체재가 종식된 이유도 계속된 가난도 커다란 이유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거기다 외교적으로도 현 대통령은 말그대로 고결한 고립책을 선호했는데, 아마 외국파병이나 외교적인 문제로 인해 내부 문제가 불거져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그 결과물이 자기를 지지하는 외국 세력이 전무하게 되었다는 점을 보자면 부작용이기는 합니다만, 이집트가 중동문제를 필두로 한 외교문제에 적극적으로 가세하면 난동을 부릴 국가가 국경을 마주하고 있으니 힘든 일이죠.
이런 면에서 볼떄 이집트가 과연 잘아갈 것인가? 전 아니라고 봅니다. 그들의 혁명은 이제 한 발자국 내듲는 것입니다. 우리의 경험으로 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과연 정권을 이어받은 군부나 기존 세력들 입장에서 보자면 위험한 정치적인 모험(민주주의 ) 을 할지 아니면 전통적이며 가장 노하우가 축척된 방법(독재)로 갈지 결정함에 따라 혁명은 다음 단계로 진행될 것입니다.
그들은 이제 막 시작하고 있습니다. 희망에 가득차 보이지만, 그건 고난의 시작일 뿐입니다.
신의 가호가 함게 하길..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너무 쉽게 보는 경향이 있어요. "민주주의는 정의로운 것이니까 당연히 승리한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기도 합니다. 일종의 환상이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민주주의가 자리를 잡는 과정은 절대로 만만하지 않습니다. 경제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왠만큼 성숙되어 있지 않으면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죠.
근대 민주주의의 원조라는 프랑스마저도, 1795년의 대혁명 이후 테르미도르 반동, 나폴레옹의 등극과 몰락, 왕정 복고, 루이 필립 혁명, 나폴레옹 3세의 반동 등을 겪었습니다. 진정으로 프랑스가 공화정이 된 것은 역설적으로 비스마르크에 의해 파리가 점령된 후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패전으로 나폴레옹 3세가 완전히 몰락하자 그제서야 국민들이 왕정이나 나폴레옹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렸으며, 또 혁명 이후 70년 넘게 업치락 뒤치락하는 혼란 끝에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잘 이해할만큼 사회가 성숙한 것이죠.
대한민국도 국민들의 선거에 의해 정권이 왔다갔다하게 된 것이 불과 20년도 안되었습니다. 민주주의가 자리를 잡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실제로 2000 년대 이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전후 50년 동안 정치적으로 혼란을 겪은 끝에, 경제력도 어느 정도 올라오고 국민들의 의식이 높아지다보니까 민주주의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는 사회가 자리를 잡은 것이죠. 민주주의가 자리를 잡을만한 국가 경제력 및 국민의 생활 수준, 그리고 여기에서 비롯된 국민 의식수준 향상과 사회적 성숙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당연히 민주주의는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대한민국 땅에서 군부 쿠데타 같은 게 일어날 명분도 별로 없고, 발생해도 국민들에 의해 거부되어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 그만큼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또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성숙하기까지 5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죠.
건국 이념 자체가 민주주의라는 미국의 경우에도 남북 전쟁이라는 내전을 경험했고, 메카시즘 사태라든지 케네디 대통령 암살 등을 겪었습니다. 그나마 전세계에서 민주주의가 가장 잘 돌아가고 있다는 나라마저도 뜯어보면 이 지경이죠. 민주주의는 사회적 성숙이 전제되지 않으면 제대로 자리잡기 어렵고, 또 한 번 자리를 잡았다고 늘 공고하게 잘 운영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만큼 자리잡기도 어렵고, 제대로 운영되기도 어려운 것이죠. 어쩌면 그래서 더 값진 것이라고 할 수 있구요.
이집트라고 해서 별로 다를 것 같지 않습니다. 국가의 경제력이 많이 부족하고 국민 대다수가 빈곤한 상황에서는, 국민들의 의식수준이나 사회적 성숙도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민주주의가 제대로 돌아가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죠.
듣기로는 이집트라는 나라가 매우 특수한 나라인거 같더라고요.;
뭐라고 해야하나 악의 축으로 흔히 무바라크가 거론되고.. 그래서 이번에 축출(?)되기는 했는데 사실..
이 무바라크라는 양반은 허수아비 같은 그런 경우라고 봐야하나요?
사실 이집트의 진짜 실권(이라기보다는 실세?)는 군부라고 하더랍니다.
사태 이전부터 이집트 군부는 단순한 군대를 넘어서서 농업이나 생산은 물론이고 서비스업까지 이집트의 산업/경제를 거진 다 장악한 상태의 말그대로 이집트 경제를 쥐고 흔드는 존재인데다가...당연하게도 이집트 최고의 무력을 장악하고 있기도 하죠.
또한 이스라엘과 싸우면서 국민들에게 나라를 구한 영웅으로서 절대적인 지지까지 받고 있었다고 합니다.
무바라크 따위는 언제든지 밀어버리고 자기들이 나라 먹는 것도 크게 힘들지 않을 정도로 이집트 내에서 최고의 권력기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동안 가만히 있었던 것도.. 사실 힘이나 기회가 없어서 라기보다는 쿠테타같은 짓을 해봐야 자기들이 보는 손해가 더 크기 때문에 걍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무바라크가 뭔짓을 하던 놔둔거라고 말하더라고요.
그렇다면 이후로도 군부가 정권을 장악하려고 하지는 않을거 같습니다.
왜냐하면 누가 대통령이되건간에 이집트 최고의 무력과 경제력 그리고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군부를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이미 이집트 내에서 최고의 돈과 권력 그리고 무력까지 완전히 장악하고 앞으로도 안정적인 보장까지 받고 있는 군부가 괜히 더 얻을 만한 것도 없으면서 잃을 것만 많은 정권장악시도같은 불필요한 일을 시도할거 같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뭐 사람 욕심이라는게 끝이 없다보니 한줌도 안되는 정치 권력에 눈이 멀어서 그동안 모아둔 것 다 털어먹으면서 시도를 해볼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그 정도로 멍청한 친구들이었다면 오늘날 저렇게 이집트를 완전히 장악하는 것은 무리였을거 같다랄까요?;;
제가 보기에는 이집트 군부는 그냥 예정대로 국민들에게 정권을 돌려주고 최대한 빨리 사회를 안정시켜서 이번 사태로 급격하게 저하된 돈벌이를 재개하는데 총력을 다할거 같습니다. 이번 사태는 이집트 경제를 완전히 엉망으로 만들었고 그로 인해서 군부가 본 손해가 장난아니라고 하니까요. 어여 빨리 안정이되야 다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일거 아닙니까? 그럴려면 국민들 적으로 돌리면서 정권장악한다고 쌩쇼해봐야 더 말아먹을게 뻔한데 굳이 그런 병크짓을 할지 의문이네요.
지금은 80-90년대 와는 좀 다릅니다. 그때는 인터넷 이라는게 없었죠. 이집트 국민들이 가난하다지만, 인구의 20%인 2000만명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핸드폰 보급율은 60% 넘어갑니다. 페이스북 사용자는 600만명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사용자의 두배죠. 오히려 이집트 국민들이 우리보다 인터넷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종종합니다.
이집트 국민들이 국가의 정보통제에 놀아날거 같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무라바크는 인터넷을 전면 차단하고 열심히 언플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이집트 국내에서도 별 효과 없었고, 국외로는 세계의 여론에 조롱만 받다가 끝났죠. 이런 환경은 독재에 필수적인 정보통제를 어렵게 합니다. 그리고 이집트 국민들이 서로 의견을 표현하고 대규모로 뭉쳐는데 기반이 되기도 했죠.
만일 이집트 대다수의 국민들이 군부의 언플에 넘어가서 독재정치를 긍정한다면 혁명전으로 다시 후퇴할수도 있겠습니다만,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은 적어보입니다. 제 결론은 조금 낙관적입니다. 뷰유한 나라의 국민이든 가난한 나라의 국민이든 의식수준의 차이...라는게 있다면 그 차이가 매우 적어진 세상이라고 봅니다. 돈많은 나라라고 해서 딱히 국민들 수준이 높아 보이지도 않고 말이죠.
그럼 이만.
419, 516, 부마, 광주....저들도 겪게 될까요?? 시민들의 피를 딛고???
저들의 종교는 또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