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많은 영화들이 극장 개봉하기 전 수많은 티저 영상들과 예고편, 하이라이트 영상들을 뿌려대는 것과는 달리, 이 영화는 올해 초까지 아무런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채 극비리에 제작되어왔고, 개봉하기 몇 달 전에서야 예고편 몇 편을 내놓았습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에 대해 몰랐던 사람들이 많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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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 주의)

 

 

 

클로버필드 10번지는 2008년에 개봉한 "클로버필드"의 후속작이 아닌 스핀 오프인데, 본편에서 클로버필드와의 연계성이 전혀 없어 별개의 영화로 보일 정도입니다. 클로버필드에 나왔던 거대 괴수나 뉴욕 습격에 대한 언급은 하나도 안나오고, 자기 영화의 떡밥만 뿌려댑니다.

 

이 영화의 목적은 관객들의 염통을 쫄깃하게 만드는 것이고, 그 목적을 성공적으로 달성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분위기가 평온해지려 하면 그때마다 관객들의 심장을 쥐고 흔들어대는 순간들이 찾아옵니다. 이 정도로는 스릴러 영화에서 수준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싸이코와 같은 공간에 갇혀 탈출하려는 점에서 "미저리"와 "스턱"(스튜어트 고든 감독)이 떠오르더군요. 이 영화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큰 화면에다 소리가 빵빵 울려지는 극장에서 봐야 합니다.

 

클로버필드가 괴수물이였다면 이번 영화는 외계인 침공물입니다. 외계인들은 여주인공이 벙커에서 탈출한 이후에 모습을 드러내는 데, 작중에 나온 외계인은 소형 맹수형 타입, 그리고 생체와 기계가 혼합된 비행정 이렇게 두 종류입니다. 소형 맹수형 타입은 전체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지만, 늑대나 사자 같은 4족 보행 식육목과 비슷하게 생긴 것으로 예상됩니다. 나중에 컨셉아트나 CG 제작 과정이 공개되면 전체 모습을 볼 수 있겠죠. 특이한 점은 칠성장어나 거머리를 연상시키는 주둥이를 지니고 있습니다. 둥그런 얼굴에서 날카로운 이빨들이 달린 또다른 얼굴이 튀어나오는 데 이걸로 여주인공의 방독면을 뜯어냅니다.

비행정은 상기했다시피 생체와 기계가 혼합되어 있어서 "어벤져스"에 나온 레비아탄과 "스카이라인"에 나왔던 우주선들이 연상됩니다. 촉수로 지상의 사물을 끌어당겨 입에 넣으려 하는 데, "우주전쟁"에서 톰 크루즈가 수류탄으로 트라이포드를 해치운 것 처럼 여주인공이 화염병을 입 안에 던져넣어 폭파시킵니다. 이 비행정은 지구의 생물체들에게 유해한 녹색의 가스를 뿌려대는 데 이 가스가 가연성이라서 화염병 하나에 골로 가버린 거죠.

 

이 영화가 남긴 떡밥은 외계인들의 정체입니다. 과연 이들이 클로버필드에 나온 거대 괴수와 어떤 연관성을 지니고 있는 지 궁급하네요. 벌써 제작비를 회수하고, 후속작을 이어갈 돈을 전세계에서 모으고 있는 중이니 클로버필드 시리즈는 순탄하게 이어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