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메드는 올해로 아흔을 넘긴 노인이었다. 정확하게는 아흔이 넘은 노인 행세를 하고있지만... 그는 팔레스타인 저항군의 지도자였다. 어느순간부터 나타나 노익장을 과시하며  훌륭한 전략을 세워서 라말라시내에서 저항세력의 작전을 이끌고 있는 그 덕분에 이정도나마 저항할수 있는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는, 허름한 옷을 입은채 불바다가 된 라말라 시내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미 이스라엘군은 물러난 상태였지만 그의 뒤를 따라서 삽십여명의 팔레스타인 저항군들이 몸을 은폐한페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었는데 아직 이스라엘 공군기들이 남아서 육군에 대한 엄호를 하고 있는 탓이었다.

"오늘은.... 피해가 좀 크군..."

그는 비통한 표정을 지으며 여기저기 쓰러진 저항군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그의 뒤를 따르는 팔레스타인 병사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쓰러진 전우들을 바라보았다. 그때, 눈물을 훔치던 병사 하나가 무엇을 봤는지 어두운 골목길을 향해 자신의 AK-47소총을 조준하며 외쳤다.

"누구냐..!!!"

그러나 돌아온 대답이라곤 녹색의 섬광. 그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녹색 빛을 멍하니 바라볼수밖에 없었다. 그 빛이 그의 심장에 꽂히기 일보직전, 그 빛줄기는 사메드의 손에 해 붙들렸다. 사메드는 녹색빛을 뿜는 하얀 막대기를 한번 바라보더니 그 빛이 날아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말했다.

"오셨습니까. 늦으셨군요."

그의 말에, 골목에서도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쾌활한 여성의 목소리였다.

"당신이야? 이 행성의 가디언이? 내 검을 낚아챈걸보니 맞는것 같은데?"

그렇게 말하며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어두운 골목속에서 빠져나왔다. 일행은 모두 넷. 사메드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가볍게 인사했다.

"게일리니아의 가디언이십니까?"

사메드의 말에 선두에 서 있던 여성,레미아는 살짝 이마를 찡그리며 뒤에 서 있는 일행을 돌아다 보며 말했다.

"아..? 난 아니고, 내 뒤에 있는 이녀석들이 가디언이야."

레미아는 자신의 말에 황당한 표정을 짓는 사메드를 바라보며 피식 웃은뒤 한마디를 더 추가했다.

"내가 가디언이 아니라곤 해도, 당신처럼 힘없는 가디언보다는 훨씬 세니까 허튼 소리 하지 말라고, 나도 엄연히 '시종'중 하나니까."

그녀의 말에, 사메드는 그제서야 그녀에게 예를 취했다.

"아, 그러십니까."

저항군들은 자신의 지도자가 정중하게 인사를 하는데도 불손하게 대답하는 17세 가량의 소녀를 불쾌한 눈빛으로 보며 달려들 태세를 취했지만, 사메드는 손으로 그들을 제재하며 물러가라는 손짓을 했다. 내심 불쾌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말없이 물러나는 저항군들을 바라보며, 레미아가 말했다.

"아, 잠시 있어봐, 선물 하나 줄테니까."

그녀가 그렇게 말하며 제재하자 저항군들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저항군들을 바라보며 레미아는 미소를 지은뒤 오른팔을 들어 공간을 '찢어'버렸다. 그녀의 일행과 사메드를 제외한 일동이 눈이 튀어나오듯 놀라는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그 찢어버린 공간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뒤적거리다 뭔가를 하나 꺼내어 그들앞에 던졌다. 이상하게 생간 소총이었다. 의아한 표정을 짓는 저항군들을 향해, 그녀는 다시 똑같은 모양의 소총을 하나 더 꺼내어 다시 그들앞에 던져놓았다. 그 뒤로는 숫제 두 팔을 집어넣더니 똑같은 소총을 한다발 꺼내어 내려놓았다.

"이거, M-5라고 하는 미드가츠군 제식 소총이야. 1.1A, 800V의 출력을 가지는 전기펄스탄을 사용하고... 아 이걸 잊고 있었네."

그녀는 하던말을 멈추고 다시 찢어진 공간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뺐다. 이번에는 충전기 비슷하게 생긴 손바닥만한 기계 열개를 묶어놓은것이었다.

"그 소총 아랫쪽에 달린 상자가 배터리야. 총 300회 사격이 가능하고, 그 이후에는 이 총전기에 꽃은뒤 전원을 연결해야되지. 전기는... 알아서 구해들 보라고. 최대사거리는 300m. 전기탄에 스치기만 해도 그대로 사망이야. 아, 그리고 탄속이 느린편이라 보조무기로 아래에 기관단총이 하나 더 붙어있지, 탄은 5.56mm를 쓰니까 여기서도 쓸수있겠지?"

그녀의 설명을 듣던 저항군들은 주춤거리다가 각자 M-5 소총을 하나씩 집어들었다. 자신들이 들고다니던 AK-47에 비하면. 훨씬 가벼웠다. 그들은 신기하다는듯 소총을 여기저기 둘러보며 만지작거렸다. 그런 그들을 보며 사메드는 적잖아 당황했다.

"아...아니... 어째서 그쪽세계의 무기를 우리에게...."

레미아는 그의 질문에 대답하려했지만, 그녀의 뒤에 서 있던 흑발 여성이 먼저 입을 열었다.

"별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저 선물이라고 생각하시면 될듯하네요"

에리엘은 뭔가 따지려는듯한 표정의 레미아를 보며 미안하다는듯 미소를 띄면서 뒤로 물러나라는 손짓을 했다. 레미아가 툴툴거리며 뒤로 물러나자, 뒤에서 여태껏 가만히 서 있던 사이클론과 세노베르가 앞으로 걸어나왔다.

"당신은 이 행성 전체를 관리하는 가디언이야. 결코 한쪽에 치우친 행동을 하면 안돼. 저들을 도와주는 일. 그만두는게 좋지 않나?"

예의 무뚝뚝한 목소리로 사이클론이 입을 열었다. 그의 말을 들으며 사메드는 눈을 감으며 중얼거렸다.

"이 세계는.... 이미 가디언이라는 존재를 잊어버렸고, 하나 남은 가디언인 제 자신도 저를 잊었습니다. 가디언 사메드는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보시다시피 저는 힘없는 늙은이일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저 저들에게 지혜를 주면서 살아갈뿐입니다."

사메드의 대답에 사이클론은 묵묵히 팔짱을 끼고는 다시 물었다.

"자신의 본분마저 뿌리치다니.... 제 멋대로군..... 그럼, 저들을 도와주는 이유는?"

"저들은.... 억압을 당하고 있습니다. 힘있는 국가들은 저들을 악으로 규정지은채 여태껏 이들을 탄압해 왔습니다. 더 이상 정의라는 가식을 내세워 약한자들을 탄압하는 자들이... 미웠을뿐입니다.. 하여,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뭔가?"

사이클론의 물음. 사메드는 여태껏 지그시 감고있던 두 눈을 부릅뜬채, 사이클론을 노려보며 나지막하게. 그러나 강한 어조로 말했다.

"여태껏 우리를 억압해온 저주받을 이스라엘과 정의를 부르짖으며 뒤로는 자신들의 욕심만 채우는 저 더럽고 가식적인 서방세계 전체를........... 파괴해 주십시오."

사메드의 말에, 가만히 있던 에리엘이 살짝 웃으며, 답했다.

"우리가 나서지 않아도, 머지않아 원하시는 바를 이루게될 겁니다. 얼마 뒤면 게일리니아에서 강철의 파도가 몰려온답니다. 지금과는 비교도 되지못할만큼의 거대한 파도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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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장은 이것으로 끝입니다. 조금 짧군요.....;;

10장은  본격적인 전쟁씬입니다.
완전히 지구로 넘어온 한제국 기갑사단의 이야기를 다뤄볼까 합니다 음하하...!!

[이 소설에서 유독 기갑부대가 주력으로 등장하는건.... 제 취향때문입니다.... 음트트..;]

자, 그럼 10장 [괴물의 파도]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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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 Ver. 2.0 작업중....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