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연재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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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킹덤 0호겸 타이탄팀 반장 강훈의 하루]
"우하아아암"
피곤하던 몸을 일으키고 보니 벌써 시간은 오전 10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중요했던 전투였지만 장시간 이어진 철야작업으로 인하여 버틸 수 없었던 그는 전투를 앞에 두고 쓰러져 만 하루를 넘게 자고 일어났던 것이다. 슬슬 전투의 결과가 궁금해지기던 차에 어디선가 주린 배를 자극하는 음식의 냄새가 풍겨오기 시작했다.
점차 진하게 풍겨오는 냄새와 더불어 얼마 후 바사기가 죽을 들고 들어오는 모습이 그의 눈에 보이자 강훈은 화들짝 놀라 몸을 보호한 체 눈을 질근 감았다. 그간 바사기의 행동을 볼 때 분명 여기서 어딘가 걸려 죽을 쏟는다거나 들고 죽은 놔두고 갑자기 물을 끼얺는다거나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으악 안된다~ 바사기야~"
배고픈 상태에서 있는 힘 없는 힘 모두를 쥐어짜 가냥프게 외침을 이었지만 질근 감은 눈을 넘어 향근한 냄새가 코 끝을 찌르자 강훈은 가드를 풀고 눈을 뜰 수 밖에 없었다. 바사기 답지 않게 별탈없이 연구실에 들어서서는 죽을 한 수저 떠서 그의 앞에 내민 것이 아닌가. 강훈은 본능적으로 다가온 수저를 입에 물었다. 비교적 무난하게 죽의 맛이 느껴지자 그는 바사기가 들고 있던 죽을 채어가서는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주인님아 천천히 먹어라, 여기 물도 있다."
"너 이제 정상으로 돌아왔구나 고맙다 바사기. 꺼억~"
바사기가 이번에도 무난하게 물컵을 건내자 강훈은 그걸 마시고는 트림을 했다. 어느새 죽은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던 것이다.
"어휴 주인님아 체통을 지켜라. 나도 나름 레이디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
"푸앗! 뭐? 레이디???"
갑작스런 바사기의 레이디 선언에 물을 들이키던 강훈이 분수를 뿜고야 말았다.
'이 놈이 정상으로 돌아왔나 했는데 더 맛이 간건 아닐까..'
내심 알 수 없는 불안함을 느끼는 강훈에게 바사기가 몸을 배배꼬며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주인님아 난 이제 알았다. 내가 무엇인지를 말이다. 나는 레이디, 3호씨와 테크노포스씨가 알려준거다."
".....저기 바사기야 내가 따라가지 못할 것 같으니까 천천히 이야기 해보자."
그 뒤 바사기의 설명이 이어졌다. 3호를 통해 사이버월드에서 진정한 자신을 볼 수 있었는데 그 것이 인간 여성의 모습이었다는 것과 테크노포스라는 변태 로봇이 자신을 레이디라고 불러줬다는 것, 그리고 자신과 3호의 교제를 허락해 달라는 것 등...마지막에 그냥 흘려듣기 어려운 내용이 있었지만 말이다.
"그래서 3호씨는 로봇이라고 생각했던 나를 처음으로 여자로 만들어준 사람이니까 3호씨와 결혼을 전제로 사귀어야 할 것 같아서 주인님이 허락해줬으면 한다."
듣기에 따라서 여러모로 게임 폐인인 3호를 극한 변태로 낙인 찍힐 수 있는 말이 바사기에게서 튀어나왔지만 강훈은 이해할 수 있었다. 행동 학습 하라며 드라마를 보라고 했던 자신과 3호의 가상세계 기술이 콜라보레이션되어 만들어진 결과였던 것이다. 그러나 바사기가 이런 이유로 성정체성 기반으로 좀 더 안정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면 3호가 이후에 어떤 고생을 할지는 알바가 아니었던 그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좋다. 바사기야 허락하마."
그 뒤 원하는 바를 달성한 기쁨에 취한 체 돌아서는 바사기를 보며 양심의 가책과 서운함이 밀려왔다. 그리고 바사기가 사라지고 나서야 강훈의 입에서 힘없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뭐 3호가 죽겠다고 하면 그 때 고치면 되겠지 그런데 이런게 시집 보낸다는 것인가. 후우 유나가 이렇게 하면 매우 힘들겠는데.."
잠시 감상에 빠졌던 강훈이 몸을 일으켰다. 죽을 먹고난 뒤라 그런지 처음 눈을 떳을 때 보다 힘이 도는 것 같았다. 그런 그의 눈에 종이 하나가 들어왔다. 닥터 노스트라가 놓고 간 것이었다. 거기에는 전투의 결과와 격려의 말이 적혀 있었는데 다음과 같았다.
- 수고했다. 훈. 3호의 분투와 자네들의 희생을 통해 위기를 넘어갈 수 있었다.
- 중략 -
- 패널티는 넘어갔지만 휴전이 취소되어 다음 주, 팩토리엠페러와 전투가 있을 예정이다. 힘내보세나. 화이팅!
"이런 망할..에구.."
- 콰직.
강훈은 종이를 구깃하게 쥐고는 던져 버리더니 다시 침대에 눕기 시작했다. 다음 주에 또 전투라니 이번 전투의 경우야 파일럿 상성을 통해 타이탄의 파손이 경미하게 끝날 수 있었지만 팩토리엠페러와의 전투는 다른 경우였다. 다음 주부터는 다시 박살난 타이탄을 수리하는 고난의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자 다시 피로감이 몰려와 누워버린 것이었다.
......
[그린킹덤 1호 박영호의 하루]
박영호가 다시 그린킹덤에 출근 했을 때 느낀 감정은 미안함과 고마움이었다. 이미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서는 어떠한 결정이라도 받아들이기로 각오한 상태였지만 그가 한 일은 경위서 작성이 전부였다. 잘못에 비해 너무도 작은 조직의 조치에 고마움이 들었던 것이다. 2호가 장염으로 3호가 급성피로로 병원으로 가서 그런지 한산한 파일럿 대기실에 놓여진 책상에 앉아 1호는 펜을 들기 시작했다.
타이탄을 개인적인 사유로 기동하고 파손시키게 된 경위를 작성하려는 것이었는데 나름 자신이 보기에도 명문의 글을 썼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특히 동문이자 원수같은 김철수의 악행을 적는 와중에는 그 때의 울분과 분노가 다시 느껴져서 몇번이나 쥐고 있던 펜을 부수어버리기도 했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행동으로 인하여 조직이 패널티를 받았다는 점에 미안함도 글의 말미에 기재해 두었으니 그 자신이 보기에는 완벽했던 것이다. 덕분에 달랑 한장이었던 경위서 양식의 종이가 장장 100페이지의 분량을 자랑하는 분량이 되어 외출한 노스트라의 집무실로 보내지게 되었다.
할일을 다 했다고 생각한 1호는 이내 가부좌를 틀고서 운기조식을 하기 시작했다. 수련을 위해서라면 1분 1초도 아쉬웠던 것이다. 그리고 전파가 차단되는 기지 내부에서라면 집주인 아주머니의 전화를 두려워할 필요도 없었다.
......
[그린킹덤 2호 고유탄의 하루]
2호는 병실에 누워있었다. 오전부터 그의 뱃속에서는 하루종일 가스의 운행이 쉬지않고 이어지며 오장육부를 헤집으며 고통을 쥐어짜내는 듯 했는데 덕분에 출동을 하지 못하고 병원으로 직행해야 했던 것이다. 이게 다 가루다와 가벨을 돌보며 생긴 일이었기 때문에 병원비용 및 처리는 그린킹덤에서 전액 부담하기로 해서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벌써 시작하고 있었나..."
병실 한켠에 있는 모니터를 켜자 3호와 테크노포스의 전투가 중계되고 있었다. 시청하기 시작하는 그의 눈에 3호의 분투하는 모습이 들어왔다. 그 모습에서 질투와 아쉬움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3호의 격투술은 나보다 뛰어난 것 같구나"
전투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그렇다고해서 가루다와 가벨이 미워진 것은 아니었다. 그간 정이들었던 것이다. 그래도 꿈이었던 로봇 파일럿이 되었는데 전투에 나서지 못한 점은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얼마 후 전투가 소강상태에 들어서자 2호는 방송을 꺼버렸다. 시청중 일어나는 여러가지 복잡한 심정이 다시 복통을 일으킬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다시 화장실로 가서 마음을 다스려야 할 것 같았다.
........
[그린킹덤 3호 김다크의 하루]
전투가 종료되면서 급히 병원으로 이송된 3호의 상태는 급성 피로로 인한 쇼크였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그린킹덤 응급팀의 빠른 조치를 통해 재빨리 병원에 도착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3호는 계속 잠을 자야만 했다. 그런데 꿈자리가 뒤숭숭했다. [더 사이버월드] 발동 후 모습이 바뀐 바사기가 꿈에 나타나서 자신을 책임져 달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자신이 만든 가상의 세계에서는 미녀였지만 실제는 바사기인 그녀에게 받는 대쉬는 공포에 가까웠는지 3호는 다음 날 깨어날 때까지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으으음...바사냐 안되.."
차가운 금속의 질감이 자신의 이마를 스쳐가자 3호는 신음소리를 내며 눈을 뜰 수 있었다. 잘 기억나지 않지만 악몽이었는지 몸이 땀으로 흥건했는데 누군가 물수건으로 그런 그의 이마를 닦아주고 있던 것이다.
"눈을 뜨셨나요. 꿈에서도 저를 찾다니 바샤냐 여기있어요. 어디 안가니까 걱정말아요."
그 누군가는 바로 바사기였다. 바사기는 방금 전 강훈에게서 교제의 허락을 받고 간병하고자 병원에 온 것이었다. 그러나 바사기의 유선형 몸체를 본 3호는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잊고 있던 꿈의 내용이 현실과 오버랩 되기 시작하자 그의 이성이 날아갈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으아아아악!!!!"
바사기는 그런 3호를 꼬옥 안아주기 시작했다.
"진정해요. 3호씨 내가 안아줄게요."
"으우우우으 놔줘~~"
그러나 평소 운동 부족인 3호가 그 품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했다.
"부끄러워 하기는 나도 부끄럽다고요."
발버둥 치던 3호의 눈에 병실 내부를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지켜보는 누군가가 보였다. 옆 병실에서 쉬고 있던 2호였다. 3호는 나름 애절한 눈빛으로 SOS를 보냈지만 전달이 잘 못 된걸까 2호는 고개만 끄떡이더니 사라져 버렸다.
"살려줘~~~"
병실에서는 울려지기 시작한 3호의 애절한 비명은 담당의사가 도착한 이후에서나 끝날 수 있었다.
.......
"우하아아암"
피곤하던 몸을 일으키고 보니 벌써 시간은 오전 10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중요했던 전투였지만 장시간 이어진 철야작업으로 인하여 버틸 수 없었던 그는 전투를 앞에 두고 쓰러져 만 하루를 넘게 자고 일어났던 것이다. 슬슬 전투의 결과가 궁금해지기던 차에 어디선가 주린 배를 자극하는 음식의 냄새가 풍겨오기 시작했다.
점차 진하게 풍겨오는 냄새와 더불어 얼마 후 바사기가 죽을 들고 들어오는 모습이 그의 눈에 보이자 강훈은 화들짝 놀라 몸을 보호한 체 눈을 질근 감았다. 그간 바사기의 행동을 볼 때 분명 여기서 어딘가 걸려 죽을 쏟는다거나 들고 죽은 놔두고 갑자기 물을 끼얺는다거나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으악 안된다~ 바사기야~"
배고픈 상태에서 있는 힘 없는 힘 모두를 쥐어짜 가냥프게 외침을 이었지만 질근 감은 눈을 넘어 향근한 냄새가 코 끝을 찌르자 강훈은 가드를 풀고 눈을 뜰 수 밖에 없었다. 바사기 답지 않게 별탈없이 연구실에 들어서서는 죽을 한 수저 떠서 그의 앞에 내민 것이 아닌가. 강훈은 본능적으로 다가온 수저를 입에 물었다. 비교적 무난하게 죽의 맛이 느껴지자 그는 바사기가 들고 있던 죽을 채어가서는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주인님아 천천히 먹어라, 여기 물도 있다."
"너 이제 정상으로 돌아왔구나 고맙다 바사기. 꺼억~"
바사기가 이번에도 무난하게 물컵을 건내자 강훈은 그걸 마시고는 트림을 했다. 어느새 죽은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던 것이다.
"어휴 주인님아 체통을 지켜라. 나도 나름 레이디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
"푸앗! 뭐? 레이디???"
갑작스런 바사기의 레이디 선언에 물을 들이키던 강훈이 분수를 뿜고야 말았다.
'이 놈이 정상으로 돌아왔나 했는데 더 맛이 간건 아닐까..'
내심 알 수 없는 불안함을 느끼는 강훈에게 바사기가 몸을 배배꼬며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주인님아 난 이제 알았다. 내가 무엇인지를 말이다. 나는 레이디, 3호씨와 테크노포스씨가 알려준거다."
".....저기 바사기야 내가 따라가지 못할 것 같으니까 천천히 이야기 해보자."
그 뒤 바사기의 설명이 이어졌다. 3호를 통해 사이버월드에서 진정한 자신을 볼 수 있었는데 그 것이 인간 여성의 모습이었다는 것과 테크노포스라는 변태 로봇이 자신을 레이디라고 불러줬다는 것, 그리고 자신과 3호의 교제를 허락해 달라는 것 등...마지막에 그냥 흘려듣기 어려운 내용이 있었지만 말이다.
"그래서 3호씨는 로봇이라고 생각했던 나를 처음으로 여자로 만들어준 사람이니까 3호씨와 결혼을 전제로 사귀어야 할 것 같아서 주인님이 허락해줬으면 한다."
듣기에 따라서 여러모로 게임 폐인인 3호를 극한 변태로 낙인 찍힐 수 있는 말이 바사기에게서 튀어나왔지만 강훈은 이해할 수 있었다. 행동 학습 하라며 드라마를 보라고 했던 자신과 3호의 가상세계 기술이 콜라보레이션되어 만들어진 결과였던 것이다. 그러나 바사기가 이런 이유로 성정체성 기반으로 좀 더 안정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면 3호가 이후에 어떤 고생을 할지는 알바가 아니었던 그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좋다. 바사기야 허락하마."
그 뒤 원하는 바를 달성한 기쁨에 취한 체 돌아서는 바사기를 보며 양심의 가책과 서운함이 밀려왔다. 그리고 바사기가 사라지고 나서야 강훈의 입에서 힘없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뭐 3호가 죽겠다고 하면 그 때 고치면 되겠지 그런데 이런게 시집 보낸다는 것인가. 후우 유나가 이렇게 하면 매우 힘들겠는데.."
잠시 감상에 빠졌던 강훈이 몸을 일으켰다. 죽을 먹고난 뒤라 그런지 처음 눈을 떳을 때 보다 힘이 도는 것 같았다. 그런 그의 눈에 종이 하나가 들어왔다. 닥터 노스트라가 놓고 간 것이었다. 거기에는 전투의 결과와 격려의 말이 적혀 있었는데 다음과 같았다.
- 수고했다. 훈. 3호의 분투와 자네들의 희생을 통해 위기를 넘어갈 수 있었다.
- 중략 -
- 패널티는 넘어갔지만 휴전이 취소되어 다음 주, 팩토리엠페러와 전투가 있을 예정이다. 힘내보세나. 화이팅!
"이런 망할..에구.."
- 콰직.
강훈은 종이를 구깃하게 쥐고는 던져 버리더니 다시 침대에 눕기 시작했다. 다음 주에 또 전투라니 이번 전투의 경우야 파일럿 상성을 통해 타이탄의 파손이 경미하게 끝날 수 있었지만 팩토리엠페러와의 전투는 다른 경우였다. 다음 주부터는 다시 박살난 타이탄을 수리하는 고난의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자 다시 피로감이 몰려와 누워버린 것이었다.
......
[그린킹덤 1호 박영호의 하루]
박영호가 다시 그린킹덤에 출근 했을 때 느낀 감정은 미안함과 고마움이었다. 이미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서는 어떠한 결정이라도 받아들이기로 각오한 상태였지만 그가 한 일은 경위서 작성이 전부였다. 잘못에 비해 너무도 작은 조직의 조치에 고마움이 들었던 것이다. 2호가 장염으로 3호가 급성피로로 병원으로 가서 그런지 한산한 파일럿 대기실에 놓여진 책상에 앉아 1호는 펜을 들기 시작했다.
타이탄을 개인적인 사유로 기동하고 파손시키게 된 경위를 작성하려는 것이었는데 나름 자신이 보기에도 명문의 글을 썼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특히 동문이자 원수같은 김철수의 악행을 적는 와중에는 그 때의 울분과 분노가 다시 느껴져서 몇번이나 쥐고 있던 펜을 부수어버리기도 했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행동으로 인하여 조직이 패널티를 받았다는 점에 미안함도 글의 말미에 기재해 두었으니 그 자신이 보기에는 완벽했던 것이다. 덕분에 달랑 한장이었던 경위서 양식의 종이가 장장 100페이지의 분량을 자랑하는 분량이 되어 외출한 노스트라의 집무실로 보내지게 되었다.
할일을 다 했다고 생각한 1호는 이내 가부좌를 틀고서 운기조식을 하기 시작했다. 수련을 위해서라면 1분 1초도 아쉬웠던 것이다. 그리고 전파가 차단되는 기지 내부에서라면 집주인 아주머니의 전화를 두려워할 필요도 없었다.
......
[그린킹덤 2호 고유탄의 하루]
2호는 병실에 누워있었다. 오전부터 그의 뱃속에서는 하루종일 가스의 운행이 쉬지않고 이어지며 오장육부를 헤집으며 고통을 쥐어짜내는 듯 했는데 덕분에 출동을 하지 못하고 병원으로 직행해야 했던 것이다. 이게 다 가루다와 가벨을 돌보며 생긴 일이었기 때문에 병원비용 및 처리는 그린킹덤에서 전액 부담하기로 해서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벌써 시작하고 있었나..."
병실 한켠에 있는 모니터를 켜자 3호와 테크노포스의 전투가 중계되고 있었다. 시청하기 시작하는 그의 눈에 3호의 분투하는 모습이 들어왔다. 그 모습에서 질투와 아쉬움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3호의 격투술은 나보다 뛰어난 것 같구나"
전투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그렇다고해서 가루다와 가벨이 미워진 것은 아니었다. 그간 정이들었던 것이다. 그래도 꿈이었던 로봇 파일럿이 되었는데 전투에 나서지 못한 점은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얼마 후 전투가 소강상태에 들어서자 2호는 방송을 꺼버렸다. 시청중 일어나는 여러가지 복잡한 심정이 다시 복통을 일으킬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다시 화장실로 가서 마음을 다스려야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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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킹덤 3호 김다크의 하루]
전투가 종료되면서 급히 병원으로 이송된 3호의 상태는 급성 피로로 인한 쇼크였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그린킹덤 응급팀의 빠른 조치를 통해 재빨리 병원에 도착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3호는 계속 잠을 자야만 했다. 그런데 꿈자리가 뒤숭숭했다. [더 사이버월드] 발동 후 모습이 바뀐 바사기가 꿈에 나타나서 자신을 책임져 달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자신이 만든 가상의 세계에서는 미녀였지만 실제는 바사기인 그녀에게 받는 대쉬는 공포에 가까웠는지 3호는 다음 날 깨어날 때까지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으으음...바사냐 안되.."
차가운 금속의 질감이 자신의 이마를 스쳐가자 3호는 신음소리를 내며 눈을 뜰 수 있었다. 잘 기억나지 않지만 악몽이었는지 몸이 땀으로 흥건했는데 누군가 물수건으로 그런 그의 이마를 닦아주고 있던 것이다.
"눈을 뜨셨나요. 꿈에서도 저를 찾다니 바샤냐 여기있어요. 어디 안가니까 걱정말아요."
그 누군가는 바로 바사기였다. 바사기는 방금 전 강훈에게서 교제의 허락을 받고 간병하고자 병원에 온 것이었다. 그러나 바사기의 유선형 몸체를 본 3호는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잊고 있던 꿈의 내용이 현실과 오버랩 되기 시작하자 그의 이성이 날아갈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으아아아악!!!!"
바사기는 그런 3호를 꼬옥 안아주기 시작했다.
"진정해요. 3호씨 내가 안아줄게요."
"으우우우으 놔줘~~"
그러나 평소 운동 부족인 3호가 그 품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했다.
"부끄러워 하기는 나도 부끄럽다고요."
발버둥 치던 3호의 눈에 병실 내부를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지켜보는 누군가가 보였다. 옆 병실에서 쉬고 있던 2호였다. 3호는 나름 애절한 눈빛으로 SOS를 보냈지만 전달이 잘 못 된걸까 2호는 고개만 끄떡이더니 사라져 버렸다.
"살려줘~~~"
병실에서는 울려지기 시작한 3호의 애절한 비명은 담당의사가 도착한 이후에서나 끝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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