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과학 포럼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SF에 대한 가벼운 흥미거리에서부터 새로운 창작을 위한 아이디어에 이르기까지...
여기는 과학 소식이나 정보를 소개하고, SF 속의 아이디어나 이론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상상의 꿈을 키워나가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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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이 자신이 만든 우주선을 타고 우주여행을 떠나고 있습니다.
우주선에는 자급자족 할 수 있는 음식을만드는 기계와 생명 유지장치 등 초공간 여행도 가능한 sf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기계들이 달려있습니다.
이사람은 우주의 비밀을 자신의 눈으로 보고 싶다 하면서 혼자서 이 머나먼 여행을 시작하였고
또한 자신의 dna를 개조하여 죽이지 않는한 죽지 않는 불사에 가까운 능력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과학자에 불과 합니다.
혼자서 우주를 몇백년동안이나 이동하면서 여러 행성과 문명을 연구하는 등 여러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주선에는 게임이든 여러 재미있는 오락기도 있습니다.
과연 이 사람은 1000~5000년 이라는 시간동안 우주여행을 하는데 정신력이 버텨줄 수 있을까요?(심리학?)
무한정한 놀거리... 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우선, 책.
한 번 읽은 책도 시간이 지나 다시 읽으면 얼마든지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책이 만단위, 십만단위라면 어떨까요? 인간의 기억력이라는게 영원하지 않습니다. 한번 읽고 한 10년 쯤 뒤에 본다면 '읽은 것은 아는데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영화 같은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게임도 그렇습니다. 한번 한 게임을 한참 뒤에 다시 하면 또 재미있을 수 있습니다. 하나의 게임을 하는데 몇 십 시간이 걸린다고 가정하면, 게임 1만개 정도면 몇십만 시간. 1년은 고작 8760시간 밖에 안 됩니다. 먹고 자고 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고작 3000시간 정도.
레고 블록 같은 것은 어떨까요? 블록의 수가 많다면 거의 무한한 조합이 나옵니다. 적어도 100만년 동안은 똑같은 걸 반복하지 않을...
사실, 반복할 필요도 없습니다. 인류가 창조한 책의 숫자는 놀랍습니다. 1000년 정도로는 도저히 다 읽을 수 없습니다. 한글로 된 책에 국한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만한 시간이라면 전세계의 여러 언어를 익히기에 충분할테고 하나의 언어를 배울 때마다 더 많은 내용을 얻게 됩니다.
인터넷 등에서 연재된 소설이나 블로그의 글 같은 걸 생각해도 적지 않습니다.
지금 이 사이트 내의 모든 글을 다 읽을려면 얼마나 걸릴까요? 모르긴 해도 몇 달, 어쩌면 몇 년은 걸릴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정기적으로 다른 곳에서 받는 것이 되겠군요. 가령 지구에서 놀거리를 제공받는다거나...
또는 스스로 놀거리를 개발하면 됩니다. 영화 <사랑의 블랙홀>에서는 하루가 계속 반복되는데, 주인공은 정말로 여러가지를 배웁니다.
이를테면 침대에 앉아서 모자에 카드 던져넣기. 몇 백 시간만 노력하면 된다고 하지요. 피아노. 처음에는 도레미파도 고작인데 나중에는 마을 회관의 파티장에서 연주를 하고 있습니다. 얼음 조각. 그야말로 환상적입니다....
무한정한 놀거리라는 것은 결국 '놀거리에 계속 만족할 수 있는가?'라는 요건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혼자서도 잘 노는 사람이라면 설사 놀거리가 없어도 홀로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담) 정말로 무한정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창작이 가장 좋은 놀거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지 못해도 혼자서 만들고 노는 것도 재미있으니까요. 레고 같은 것도 있지만,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거나 음악을 연주하거나...
만일 그런 내용을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가령 전파를 이용해 지구로 보낼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입니다. "수백년의 시간을 넘어 우주에서 내려온 소설"... 멋지지 않습니까? 아마도 베스트셀러는 충분히 기대할 수 있겠지요.^^
그렉 이건의 퍼뮤테이션 시티를 보면 영생하는 인간들이 시간을 보내기 위해 (그 미래 기준으로) 현존하는 모든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이런저런 취미를 하나씩 하나씩 해보는 장면이 나오죠. 창작도 해보고 수집도 해보고 이것저것...
고독을 사람이 수천 년이나 버틸 수 있을까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 전에 미치지 않느냐는 거죠. 다만 수천 년치 할 일을 준비하는 건 가능하겠죠.
사람의 성격에 따라, 환경에 따라 다릅니다.
무한정한 놀이거리가 제공된다고 가정하고, 홀로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환경을 무한정 즐길 수 있을 수도 있습니다. 반면 사회 생활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힘들 것입니다.
아예 많은 수가 아니라면 도리어 혼자가 나을지도 모릅니다. 적은 수의 집단이라면 집단 내에서 의견 충돌 등이 생겨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물며 수백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똑같은 사람하고만 있어야 한다면 문제가 생기지 않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혼자라면 단점도 많습니다. 혹시라도 사건이 나거나 병에 걸린다면? 혼자라면 대처할 방법이 없을 것입니다.
사실, 이런 문제는 굳이 몇 백년 간의 여행이 아니라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초기의 우주 여행 시대라면, 홀로 여행을 다녀야 하는 상황도 적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가와 잇스이의 단편집 <프리런치 타임>에서는 완벽한 수준의 개인 우주 거주지가 생겨나서 홀로 있기 좋아하는 이들이 소행성 지역 등에 흩어져 사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들에게 필요한 물건을 전해주는 일종의 택배원이 있는데, 수송비를 줄인다는 이유도 있고 해서 우주선에는 한 사람만 탑니다. 그래서 혼자 있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직업이라고 나옵니다.
한편, 김진의 중편만화 <샹그릴라>에서는 홀로 여행에 지친 나머지 안드로이드를 만들어 사형 놀이를 시키는 사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생덱쥐베리의 <어린 왕자>에서는 혼자 사는 왕이 쥐에게 사형 선고를 내리고는 다음 날 풀어주는 일을 반복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편, 이러한 질문에서는 자기 자신은 어떨까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무한정한 놀거리가 있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반면 오래 버티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