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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메뚜기입니다. 무게 대비 단백질 함유량이 높은 동물이죠. 이건 먹을 수 있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랬고, 아니, 요즘도 건강 식품의 대표는 채식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 환경, 가격, 기타 여러 이유로 채식을 하자고 주장하죠.

하지만 그 추세는 슬슬 식충, 그러니까 곤충을 먹는 쪽으로 옮겨 가는 듯합니다.

벌레를 먹는 것이 혐오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채식처럼 큰 호응을 얻지는 못합니다만.

이것이 미래의 식량난을 해결할 최선이라고 믿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식충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벌레가 고기나 식물보다 영양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붉은 고기는 단백질과 함께 지방도 상당하기 때문에 비만의 원인이 됩니다.

채식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대신 필수적인 동물성 영양분이 빠지죠.

특히 성장기 아이들은 식물만 먹어서는 영양 결핍에 걸릴 겁니다. 고기가 있어야 해요.

곤충은 붉은 고기에 비해 지방이 적고 무게당 단백질 함유량이 훨씬 높습니다.

어차피 고기니까 채식처럼 부족한 동물성 영양분을 채우기 위해 고민할 필요도 없고요.

 

다음으로 곤충을 키우면 가축을 기를 때 발생하는 환경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소를 먹일 목초지를 늘리기 위해 얼마나 넓은 숲이 사라졌는지 들으셨을 겁니다.

굳이 소가 아니더라도 농사를 지으려고 숲을 베었고, 지금도 광대한 지역이 사라지죠.

그러나 곤충을 키우기 위해서는 굳이 목초지나 논을 개간할 필요가 없습니다.

더불어 토지의 영양분을 무리해서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사막화도 진행되지 않고요.

 

건강에 좋다고 생선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데, 생선은 현재 문제가 산적했습니다.

대표적인 해양 식품이자 등 푸른 생선인 다랑어는 씨가 마르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황다랑어는 이미 멸종을 염려해야 할 정도이며, 가다랑어도 어획량이 줄어든다고 하죠.

게다가 다랑어를 낚기 위해 내리는 그물은 다른 해양 동물까지 무차별적으로 죽입니다.

돌고래나 바다거북처럼 어류가 아닌 동물도 그물에 걸려 익사하는 사례가 유명하죠.

이건 잘 모르지만, 바다 오염이 심각해서 생선에 수은이 축적되었다는 보고도 있고요.

 

곤충은 비용 대비 생산량에서도 효율적입니다. 소나 돼지 등은 생산물이 적습니다.

무슨 말이고 하니, 가축에게 투입하는 비용이 10이라면, 소는 대략 3을 생산합니다.

돼지는 좀 더 낫지만, 약 5밖에 안 됩니다. 그나마 하얀 고기인 닭이 6~7로 많습니다.

생선은 건강에도 좋고 가격도 싸다고 하지만, 그것도 옛날 말이고 현실은 위와 같죠.

하지만 곤충은 투입하는 비용이 10이라면, 9의 생산물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 곤충은 현재 직면한, 그리고 앞으로 닥쳐올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영양 부족, 환경 오염, 비용 등 모든 면에서 붉은 고기는 물론이요 채식보다 낫고요.

문제는 서구권, 그리고 다른 지역 일부에서도 벌레를 먹는 걸 혐오한다는 겁니다.

연구원들은 게나 가재 같은 고급 식품도 어차피 절지동물에 속한다고 말합니다만.

그거야 과학자들 생각이고, 일반인은 절지동물이든 다족류이든 똑같이 분류하지 않죠.

그래서 무엇보다 혐오감을 없애는 데 주력합니다. 이것만 넘어서면 빛이 보이니까요.

 

사실 굳이 곤충을 희한하게 생긴 원래 모양 그대로 요리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가공을 해서 판매하면 되잖아요. 살을 갈아서 소시지나 기타 원하는 모양으로 말이죠.

그렇게 먹다가 익숙해지면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곤충도 먹어버릇하는 거고요.

아마 이런 식으로 하면 다들 식충에 익숙해지지 않을까요. 눈으로 보는 게 문제니까.

 

전 개인적으로 채식을 싫어합니다. 우리 조상은 오랜 세월 육식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풀과 과일만 먹는 게 그냥 싫어요. 영양이나 환경 이런 걸 떠나서요.

사람이 고기는 못 먹고, 식물만 먹고 살아야 하다니. 그것처럼 맥이 빠지는 일도 없죠.

하지만 곤충은 동물이니까 고기를 먹는다는 기분도 충족시킬 수 있고, 영양도 좋습니다.

우리는 ‘육식’에 포유류 및 조류만 포함하지만, 사실 곤충을 먹는 것도 육식 아닌가요.

그렇다면 저처럼 고기 먹는 습관을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식충에 만족하겠죠.

 

이 게시물에서는 ‘식충’이라는 단어를 썼습니다만, 앞으로는 이 말도 바꿀지 모릅니다.

식충이 보편적으로 자리 잡으면, 곤충을 먹는다기보다 그냥 고기를 먹는다고 하겠죠.

사람들 머릿속에도 고기라고 하면 소, 돼지, 닭 등과 함께 곤충이 자연스레 떠오를 거고요.

, 아직까지는 미래 사회에서 곤충을 주로 먹는다는 SF는 없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앞으로 나올 SF 소설에서는 미래 인류가 곤충을 주로 먹는 것으로 나올 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