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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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교육은 초, 중, 고교에서 모두 '국가 관리'로 진행됩니다.
현재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 문제로 시끄러운데, 사실은 국정화 문제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 체제의 국정화'가 문제가 있습니다.
저는 현재 전문 학교와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까지의 교육과 그 이후의 교육을 비교해 보면 '교과서'라는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평가 방식도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가르치는 것도, 그리고 평가하는 것도 교수나 강사가 정합니다.
그렇게 되면 공정성이 떨어질거라고요?
그건 교수나 강사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발언입니다. 교수나 강사가 편파적으로 잘못 가르친다면 학생들이 따르지 않게 되고 참가율이 떨어집니다. 장기적으로 교수, 강사가 퇴출되게 마련입니다. 무엇보다도 강사, 교수 자신이 그것을 납득하지 못하는 상황이 늘어나게 됩니다. (적어도 제대로 된 가치관을 가진 교수나 강사라면 말입니다.)
교수나 강사는 전문가입니다. 무언가를 가르치는데 있어서 말이지요. 물론 자리만 지키고 있는 교수가 꽤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훌륭한 교수, 강사도 얼마든지 많으며 비율로 보면 더 높습니다.
사실 좋지 않은 교수, 강사의 문제는 평가 체제의 문제, 그리고 대학 교육에까지 개입하려는 정부의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아예 NCS라고 해서 '직업 표준 교육'이라는 체제를 내세우고 있으니까요.
초, 중, 고교 교사들은 전문가여야 하지만, 전문가로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니 학기 시작 일주일전에야 어떤 반에서 어떤 것을 가르칠지를 알게 된다고 합니다. 이 시점에서 이미 교사의 전문성은 물건너가 버린 겁니다.
나아가 수없이 많은 공문으로 교사를 괴롭히고, '교과서'에 정해진 내용을 '객관식 시험'으로 평가하여 틀에 맞추도록 강요합니다. 여기에 너무 많은 내용을 가르치게 하는 상황도 문제입니다. 정해진 내용을 정해진 만큼 정해진 대로 가르치게 하는 상황에서 교사들이 전문적인 역량을 발휘할 기회는 없습니다.
고등학교때까지 그렇게 배우고 공부했기에 대학교에 와서도 제대로 된 질문, 제대로 된 의견, 그리고 제대로 된 평가를 하지 못합니다. 이건 심각한 문제입니다.
교수, 강사들에게 자율성을 주듯이, 교사들에게도 자율성을 주고 전문가로서 활동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국가에서 낡아빠진 잣대로 학생들을 재단하고 틀에 끼워맞추도록 하지 말고.
그것이 한국 사회가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는 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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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여기에서도 예전부터 이야기했던 것이 하나 있는데...
한국의 초중고등학교에서 "교육의 표준화"가 품고 있는 아주 근원적인 문제 중 하나가,
"재수강 기회가 없다"는 것입니다 - 한 학기라도 진도를 못따라가면 아예 그 과목이 끝장납니다.
교과서가 몇 개이던 상관없이 교육 과정과 학습 내용이 표준화되어 있어서,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고등하교 3학년때까지 배워야 하는 내용이 규정되어 있고,
그 과정이 엄청 빡빡해서 단 한 번이라도 진도를 놓지면 그 뒤에는 연쇄적으로 무너지게 됩니다.
놀라운 것은 이렇게 교육과정이 빡빡하게 들어차 있는데도 과락도 없고 재수강 제도도 없어서,
교육 내용을 학생들이 알던 모르던 무조건 학년이 올라가고 그 다음 과정을 배우게 되어 있죠.
이게 엄청 혹독한 것입니다 - 한 번이라도 삐끗하거나 실패하면 다음 기회가 없으니까요.
수학 포기자, 영어 포기자, 국어 포기자, 전과목 포기자가 나와도 무시하고 그냥 진도 나갑니다.
학생들은 로봇이 되어 뭐가 뭔지 알아듣지도 못하는 수업을 멍청하게 흘려듣고 있어야 합니다.
이런 모습이야말로 한국 땅의 교육이 표준화되고 획일화된 결과 발생한 폐해의 극치이고,
학생들이 자기 수준에 맞게 제대로 공부할 기회를 박탈하는 처사입니다.
대학에서 가서 가장 크게 놀랐던 것은,
학생들이 자신이 듣고 싶은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과,
학년에 따라 이수해야 하는 수준의 강좌가 있지만 실패하더라도 얼마든지 재도전할 수 있고,
과거 실력이 부족해서 듣지 못했던 중간과정, 고급과정 강의도 실력 쌓고 수강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의 경우에도 그냥 자신이 듣고 싶은 강의를 골라 듣도록 하면 됩니다.
수학 진도가 늦으면 예전에 한 번 실패했던 학기의 강좌를 다시 들으면 됩니다.
매 학기 강좌마다 낙제 제도를 아주 엄격하게 운용해서,
중요한 강좌는 낙제했을 경우 다시 수강해서 패스해야 졸업할 수 있도록 하면 됩니다.
수학, 영어, 국어와 같이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는 강의를 특히 이렇게 하면 효과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윈스턴 처칠은 사관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열등생 중의 열등생이었습니다.
워낙 공부를 못해서 필수과정이었던 영문학 수업을 무려 4번이나 재수강해야 했습니다.
결국 처음에는 아무런 흥미가 없었던 영문학에 나중에는 흥미를 느끼게 된 윈스턴 처칠은,
졸업 무렵에는 학교 전체에서 문장력이 가장 뛰어난 학생으로 선생님께 인정받기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처칠은 평생 많은 책을 쓰면서 저술가로 돈을 벌었고, 결국에는 노벨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재도전 기회를 주는 재수강 제도가 열등생을 무려 노벨상 수상자로 탈바꿈시켜 놓은 거죠.
한국에는 바로 이런 부분이 부족합니다.
그저 교과서 하나의 문제가 아닙니다 - 교육과정 전체가 표준화 획일화되어 있고,
그 바람에 학생들의 절반을 바보로 만들어 놓고도 무책임하게 손을 놓고 있습니다.
한국 교육의 후진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죠.
제목에 대해서 답하자면, 목적 자체가 바껴야죠.
아주 장문으로 구태의연한 교육기관과 의욕없는 공무원 선생들에 대해서 비판을 늘어놨었지만, 여기서 분탕친들 보는 여러분 기분만 나쁘므로 그냥 삭제하기로 하지요.
개중 요점만 꼽으면 현재 한국교육은 문제가 많지만 동시에 문제 없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한국 기초의무교육이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를 생각해보면 어느 쪽 생각을 가지고 있는 선생이건 간에 이미 정확히 사회가 원하고 있는 인재상에 합치하는 제품을 사회에 제공하고 있다는겁니다. 결국 그런 인재상을 요구하는 사회 자체가 잘못이라는건데, 교육만 바꾼다고 사회가 바뀌나요. 둘 다 동시에 바뀌어야죠.
그래서 제가 주장하는 바는 한국의 교육자들 스스로 먼저 행동하고 나서야 한다는겁니다.
이를테면 이런 사람처럼 말이죠.
https://namu.wiki/w/%EA%B9%80%ED%98%95%ED%83%9C#s-2
하지만, 이후 그 사건은 이렇게 흘러가버렸으니, 일본 전래동화의 끝처럼 "메데타시 메데타시" 할 건 아니군요.
정의란무엇인가가 한창 유행일때 정의란 무엇인가의 실제 강의 장면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그런 스타일로 수업을 진행하고자 하는 교수님이 계셨었는데, 학생들이 전혀 준비가 안 되어서 강의가 불가능하더군요.. 예습없이 와서 강의 전개가 안되는것은 물론이고, 손을 드는 학생 자체가 한두명만 계속 든다던지.. 학생들간의 토론에도 새로운 의견 제시보다는 상대방의 말실수를 잡고 늘어지는등.. 정보의 공유와 지식의 확장이 아니라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한.. 여튼.. 학생들이 전혀 준비가 안되있어서 토론식 수업, 학생 주도식 수업은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