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하도 평이 안좋길래, 얼마나 안좋은가 보려고 아맥 3D로 보았습니다. 한국엔 어떤지 모르겠는데, 여긴 2500엔... 전에도 이렇게 했던가... 하면서 들어갔는데...


문제점이야 뭐 수두룩하게 나왔으니, 굳이 다시 언급할 필요는 없어보이고...


일단 소재는 괜찮았어요.


슈퍼맨은 여전히 철이 없고, 배트맨은 닳고 닳아서 살인도 하고 총도 쏩니다.


여태껏 슈퍼맨과 배트맨의 클리셰들에 익숙해진 사람들이라면 매우 생소할겁니다. 전 예고편에서 총든 박쥐보고 어? 했는데, 막상 들어가보니 오히려 그렇게 변한모습들이 참신하다고 생각했어요. 완전 참신하진 않을거라 생각합니다만.


시원하고 꺾고 패는 박쥐를 보면서, 저렇게 싸우면 적 자코들이 팔이 반대로 굽고, 어디 하나 잘려나가서 중상을 입어서 리타이어하는걸 확실히 보여줘도 되겠다... 생각했는데, 마침 팔 하나를 반대로 접는 장면이 나와서 실소를 했습니다.

배트맨은 시원할정도로 액션이 좋습니다. 하지만 슈퍼맨이나 둠스데이같은 등급엔 조금... 굉장히 당황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와요. 손들면서 '어어어???' 하는 면은 조금 익숙해지긴 힘들었습니다. 막판엔 정말로 팝콘이나 가져와라 라는 말이 재현될 정도였지요. 악에 받치긴 했지만, 여전히 인간티를 내는 박쥐를 보자니, 많이 아쉽긴 했습니다.


슈퍼맨은... 철이 없어서... 뭐랄까, 배트맨한테 실컷 깨질때는 속으로 '실컷 깨진다음 죽어버려!' 하면서 보고 있었고, 레인도 물에 빠질때 똑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심지어 막판에 둠스데이한테 죽을때도, 잘 죽었다 하면서 보고 있었고, 레인이 죽지 않은것에 대해 살짝 아쉬울정도였는데... 슈퍼맨이 철이 없다기보단, 슈퍼맨같은 마냥 빛스러운 정의바보하고는 저하고 잘 안맞는 모양입니다.





시간상대로 따라가자면...


왜 싸웠어? 라고 질문에 대답하기위해 영화는 반가까이 공을 들이고... 저는 여기엔 별 불만이 없습니다. 필요이상으로 늘어져서 하품나오긴 합니다만... 그리고 둘이 맞붙고 한 20분만에 상황 종결납니다. 느끼기로는 5분 10분같은데...


둘이 싸울 무대가 만들어지자, 슈퍼맨은 배트맨이라면 해결 가능했을 상황이 닥치자 배트맨한테 가서 '먄, 내가 틀렸나벼' 하면서 가지만, 배트맨은 악에 받쳐온상태라 별로 들을 생각도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도 슈퍼맨은 고압적으로 나오다가 나중에 실컷 깨지니까, '니 땜에 마사 죽겠어염!' 하면서 징징거립니다. 배트맨이 그 창을 내던지는 장면에선 얼마나 아쉽던지.


그러고 나선 둘이 왜 싸웠는지는 광속으로 잊어버리고 금방 친구가 됩니다. 영화가 눈에 보일정도로 망가지는 장면은 여기서부터입니다. 그 기대하던 배대슈는 20분만에 결판이 나버리고, 그 뒤론 완전히 망가져 굴러가요.

 아무 설명도 없이 상황 보자마자 자기가 한 일 다시 수습하러 가는 레인을 보면서, '감독은 얘가 무슨 생각으로 도로 창주으러 가는지 관객이 알거라 생각한건가?' 떠올렸고, 슈퍼맨 사망을 보면서 '비지니스상으로 절대 죽을리가 없는 애를 죽여놓고 감정을 잡으면 그 감정이 전해지리라고 생각한건가?' 라는 생각도 들었고.

  마지막에 슈퍼맨 커플은 남들 다 전투중일때 둘이서만 닭털좀 날리다가 금방 전투 끝내고 사망합니다. 뭐가 더 나가야 할것 같은데 뒤에 뭐가 없어요.

  액션은 그냥 맨옵스 국소판입니다. 실제 느끼기엔 영화 4분의1처럼 느껴지네요.




종합하면...   소재도 좋고, 캐릭터 해석도 좋았습니다. 시나리오도 읽기만 해선 나쁘진 않았어요. 하지만 옷으로 비유하면 천도 좋고 천의 색도 좋은데, 나온건 누덕지같은 옷이 나왔습니다. 많이 나쁜건 아닌데, 각 에피소드의 이음새의 뒷처리가 별로 안좋습니다. 시간상 배분도 실패했고. 그래서 말이 나왔지 싶습니다. 제 감상으론 좋은 영화는 아니지만, 아주 나쁜 영화도 아닙니다. 그럭저럭의 결과물이 나왔고, 들인 돈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기는 남아요.

 그리고 이건 각본가의 책임이라기보단 연출감독의 책임이 큽니다. 슈퍼맨 영화 액션을 만든 잭 스나이더지만, 잭 스나이더 혼자가 이런걸 담당하게 하는데는 힘에 부쳐보이네요.




Hominis Possunt Historiam Condonare, Sed Deus Non Vul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