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컴 유에프오 디펜스(X-COM UFO Defense) - 글 : 전홍식(pyodogi)
마이크로 프로즈의 고전 게임 X-COM의 팬픽.
엑스컴에 소속되어 활약한 한 대원의 일기로 엑스컴의 여러 이야기를 연출한다.
글쓴이의 말 : 계속 쓸 생각이었지만, 연재를 중지한지 한참이 흘러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항상 마음 속에는 있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는군요. 연재라는 것은 항상 시작하고 빨리 끝내는게 중요하지 않은가 생각되네요. 아아.. 아쉽다...
엑스컴에 소속되어 활약한 한 대원의 일기로 엑스컴의 여러 이야기를 연출한다.
글쓴이의 말 : 계속 쓸 생각이었지만, 연재를 중지한지 한참이 흘러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항상 마음 속에는 있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는군요. 연재라는 것은 항상 시작하고 빨리 끝내는게 중요하지 않은가 생각되네요. 아아.. 아쉽다...
글 수 44
XCOM : The Unknow Enemy (25)
2000년 2월 10일 (2)
"휴…. 정말 피곤한 나날이구만. 도대체 요즘은 하루도 쉴 날이 없으니, 나 참."
일주일-정확히는 8일이지만-에 4번이나 작전이 반복되었기 때문일까? 토머스의 투정은 여느 때보다 길게 이어지고 있었다. 하긴, 엑스컴에 들어와서 석 달 째. 20차례의 임무 중 1/5을 처리한 것이니 사실상 가장 바쁜 한 주일이라 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뭐, 임무가 없는 때는 훈련으로 나날을 지새고 있으니 마찬가지일까?
2월이 시작하고 일주일. 겨울에서 벗어나지 못한 지금, 적의 활동은 엑스컴 수뇌부에서도 예상치 못한 수준에 이르고 있었다. 이제까지의 선례로 보아 외계인의 활동이 줄어들었지만, 이들은 봄이 되기 한참전인 근래에 그 활동을 높이고 있었으며, 그것도 이 주변에 집중되고 있었던 것이다.
2월 3일 이래 우리 팀은 4번 작전에 나섰지만 이미 6번 이상 작전에 나선 팀도 있었다. 심지어 아직 테러 전담반으로 설정되어 있는 제 8 분대까지도 다른 분대의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출격했을 정도였다.
그리고, 겨울이 끝나 가는 지금, UFO의 활동은 엑스컴의 6개 편대가 모두 동원되어도 제대로 처리할 수 없을 만큼 왕성해지고 있었으며 지상 임무도 그만큼 늘어만 갔다.
그래서일까? 이번에 새로이 신입 대원을 모집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이 일정은 본래 3월 말에 예정되어 있었지만, 각 분대에 대한 부하가 늘어나게 되어 부득이 앞당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몇 개 분대를 신설한다고 하는데 그 후에는 각 분대의 임무 할당량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었다. 게다가, 온도와 함께 적의 활동 비율도 높아진다고 가정하면 조금이라도 일찍 대원을 모집하여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우리들이 겪었듯 외계인과의 싸움은 지금까지 우리의 상식을 벗어나는 존재였으니까.
한가지 다행인 것은 80년 말 냉전 종식과 함께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각 나라에서 경쟁적인 군비 감축을 하여 유능한 전투 요원이 남아돈다는 점이었다. 일시적으로 용병이나 범죄 조직에 흘러갔던 이들 인재들은, 보다 높은 급료와 영웅 심리에 유인되어 X-COM에 들어왔고 전투 요원의 주축을 맡고 있었다.(슈퍼맨과 같은 영웅물에 심취한 사람들의 입장에선 지구를 지킨다는 표어만큼 매력적인 것은 없었다.)
특히, 통일을 앞두고 병력을 대폭적으로 줄였다는 대한민국의 경우 일부 장교와 하사관을 제외한 전문 인력(특히 북한의 특수 부대) 상당수가 X-COM에 편입되어 태평양 일대의 작전에서 주축을 맡고 있다는 소문이었다. 하긴, 남북을 합쳐 200만이 넘는 군대를 80만 이하로 줄였다니 그만큼 인력이 남아도는 것도 당연하리라. 게다가 아시아 한쪽의 작은 영토이기에 99년 초에 있었던 외계인의 1차 침공 시에도 큰 피해를 보지 않은 점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실제로 외계인의 공격은 미국, 러시아, 중국 등 비교적 넓은 영토를 가진 나라에 집중되었다.(예외가 있다면 일본 정도일까?) 이상하게도 유럽이나 한국 등, 비교적 발전되어 있으면서도 영토가 좁은 곳에는 공격이 많지 않았으며 그래서인지 XCOM 개설 초기에는 유럽 일부에서 UFO 옹호론이나 신자들의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들로서는 자신들에게는 별 피해가 없는 상황에서 경쟁국인 미국과 일본이 쑥밭이 되는 것을 보고 도리어 만족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인간은 그만큼 이기적인 동물이니까.
실제로 아직까지 유럽 지역의 외계인 활동은 미국 등지에 비해 적었기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은 일부 지역에서는 UFO 신자들의 활동도 완전히 근절되고 있지 않았다. 아니, 얼마 전 암스테르담에서 외계인 복장으로 미쳐 날뛰던 마약 중독자들의 경우와 같이, 세기말이라는 분위기에 취해 UFO에 의한 종말을 주장하는 이들도 상당히 많다고 한다.
그들 입장에서는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정체를 알 수 없는 적(The Unknown Enemy)보다는 눈 앞에서 무기를 들고 있는 우리들이 사악한 존재로 비추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유와 평화를 해치는 세기말의 적 그리스도로서.
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건, 외계인과의 싸움은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었다. 아시아나 아메리카에선 유럽 지부에 비해 몇 배 규모의 부대들이 확충되고 있다고 하며 계엄령 하의 정부군과 긴밀한 협조 하에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제 1 차 침공 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미국에서는 작전 수행 지역 만이 아니라 그 부근 모든 지역의 통행과 외출이 금지된다. 더욱이 엑스컴의 대원을 비롯한 병사들이 민간인을 외계인으로 오인하여 살상해도 외출한 사람의 실수로 인정되었고 필요에 따라서는 민간인의 주택이나 건물을 날려버리는 것도 허용되었다. 그만큼 그들은 우리보다 편한 환경에서 전투를 할 수 있었지만, 그것은 그 지역에 그만큼 외계인의 활동이 많다는 것. 병사들에게 절대적인 권력을 주어서까지 그들에게 복수를 하고 싶을만큼 분노를 겪어야만 하는 참담한 상황때문이었다. 결국, 위험은 어디나 마찬가지라고나 할까?
그렇지만, 근래에 들어 유럽에서도 외계인의 출몰이 늘어난 것으로 생각되었다. 지난 한 주 간 20차례 이상의 작전이 이 부근에서 있었다. 적기와의 교전은 -새로운 장비들에도 불구하고-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고, 어렵게 격추시킨 UFO에 투입된 부대의 피해는 -비교적 작전이 쉬웠음에도- 한 분대 규모에 이른다고 한다. 외계인의 공격이 계속 왕성해지고 보다 강력해 지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에 반하여 외계인 옹호론은 줄어들고 있었기에 정치적으로 점차 편해지고 있었지만, 외계인이라는 적에 의한 직접적인 위협은 점차 높아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 때, 로리스 분대장의 목소리가 앞 쪽에서 들려왔다.
"곧 기지에 도착한다. 평소와 같이 각자의 장비를 철저히 점검하도록. 이번에는 3일간 휴식 시간이 있었지만, 내일이라도 당장 임무가 생길 수 있다."
창 너머로 보이는 기지의 모습은 황량한 언덕에 불과했다. 숲 한 가운데 펼쳐진 수 천 평 규모의 콘크리트 언덕. 그 것이 엑스컴 북유럽 지부의 외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내일 정오 1200시까지 아무런 임무가 하달되지 않으면, 모두 훈련용 장비를 준비하고 제 3 훈련실로 집합한다. 그 동안의 성적은 좋은 편이었지만, 우리는 아직 L급이나 V.L 급 이상의 대형함을 대상으로 익숙해지지 못했다는 점에 유의하기 바란다."
'마녀' 옆자리의 토머스가 입을 벙긋거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작은 소리로나마 지껄였을 토머스지만 그도 경험을 가진 인간의 몸, 결국 상황을 조금 더 파악할 수 있는 정도까지 성장(?)한 모양이다. 장하다, 토머스!
"또한, 내일 훈련부터는 조만간 지급될 예정인 레이저 라이플을 함께 사용하도록 한다. 연구원들의 말에 따르면 매우 강력한 무기지만, 그만큼 사용이 불편하니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 훈련한다."
언덕 한쪽의 숨겨진 입구가 열리고 스카이레인저는 땅 속으로 이어진 통로를 따라 하강하기 시작했다. 조금씩 어두워지던 주변이 어느새 밝아지고 스카이레인저는 육중한 진동과 함께 정지했다.
가스 소리와 함께 동체 후방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무의식 중에 문을 바라보자 문 사이로 밝은 빛이 새어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격납 시설이 위치하고 있는 넓은 공간이.
공간 여기저기에 또 다른 스카이레인저와 인터셉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각각 출동에서 돌아온 듯 많은 정비원들이 기체에 붙어 무언가를 점검하고 있었다.
스카이레인저에서 내리자 우측 끝에서 한 대의 인터셉터가 굉음을 내며 떠오르기 시작했다. 조종석에서 우리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는 듯. 잘 알 수 없었지만 우리도 손을 들어 화답해 보였다.
인터셉터는 연한 아지랑이를 남기며 또 다른 비밀 통로를 향해 사라졌다. 그 후에도 우리는 얼마동안 손을 든 채로 그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와는 또 다른 형태로, 죽음의 전장을 향해 나가는 누군가의 행운을 위하여….
★∼을 사랑하는 표도기였습니다...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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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2월 10일 (2)
"휴…. 정말 피곤한 나날이구만. 도대체 요즘은 하루도 쉴 날이 없으니, 나 참."
일주일-정확히는 8일이지만-에 4번이나 작전이 반복되었기 때문일까? 토머스의 투정은 여느 때보다 길게 이어지고 있었다. 하긴, 엑스컴에 들어와서 석 달 째. 20차례의 임무 중 1/5을 처리한 것이니 사실상 가장 바쁜 한 주일이라 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뭐, 임무가 없는 때는 훈련으로 나날을 지새고 있으니 마찬가지일까?
2월이 시작하고 일주일. 겨울에서 벗어나지 못한 지금, 적의 활동은 엑스컴 수뇌부에서도 예상치 못한 수준에 이르고 있었다. 이제까지의 선례로 보아 외계인의 활동이 줄어들었지만, 이들은 봄이 되기 한참전인 근래에 그 활동을 높이고 있었으며, 그것도 이 주변에 집중되고 있었던 것이다.
2월 3일 이래 우리 팀은 4번 작전에 나섰지만 이미 6번 이상 작전에 나선 팀도 있었다. 심지어 아직 테러 전담반으로 설정되어 있는 제 8 분대까지도 다른 분대의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출격했을 정도였다.
그리고, 겨울이 끝나 가는 지금, UFO의 활동은 엑스컴의 6개 편대가 모두 동원되어도 제대로 처리할 수 없을 만큼 왕성해지고 있었으며 지상 임무도 그만큼 늘어만 갔다.
그래서일까? 이번에 새로이 신입 대원을 모집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이 일정은 본래 3월 말에 예정되어 있었지만, 각 분대에 대한 부하가 늘어나게 되어 부득이 앞당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몇 개 분대를 신설한다고 하는데 그 후에는 각 분대의 임무 할당량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었다. 게다가, 온도와 함께 적의 활동 비율도 높아진다고 가정하면 조금이라도 일찍 대원을 모집하여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우리들이 겪었듯 외계인과의 싸움은 지금까지 우리의 상식을 벗어나는 존재였으니까.
한가지 다행인 것은 80년 말 냉전 종식과 함께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각 나라에서 경쟁적인 군비 감축을 하여 유능한 전투 요원이 남아돈다는 점이었다. 일시적으로 용병이나 범죄 조직에 흘러갔던 이들 인재들은, 보다 높은 급료와 영웅 심리에 유인되어 X-COM에 들어왔고 전투 요원의 주축을 맡고 있었다.(슈퍼맨과 같은 영웅물에 심취한 사람들의 입장에선 지구를 지킨다는 표어만큼 매력적인 것은 없었다.)
특히, 통일을 앞두고 병력을 대폭적으로 줄였다는 대한민국의 경우 일부 장교와 하사관을 제외한 전문 인력(특히 북한의 특수 부대) 상당수가 X-COM에 편입되어 태평양 일대의 작전에서 주축을 맡고 있다는 소문이었다. 하긴, 남북을 합쳐 200만이 넘는 군대를 80만 이하로 줄였다니 그만큼 인력이 남아도는 것도 당연하리라. 게다가 아시아 한쪽의 작은 영토이기에 99년 초에 있었던 외계인의 1차 침공 시에도 큰 피해를 보지 않은 점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실제로 외계인의 공격은 미국, 러시아, 중국 등 비교적 넓은 영토를 가진 나라에 집중되었다.(예외가 있다면 일본 정도일까?) 이상하게도 유럽이나 한국 등, 비교적 발전되어 있으면서도 영토가 좁은 곳에는 공격이 많지 않았으며 그래서인지 XCOM 개설 초기에는 유럽 일부에서 UFO 옹호론이나 신자들의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들로서는 자신들에게는 별 피해가 없는 상황에서 경쟁국인 미국과 일본이 쑥밭이 되는 것을 보고 도리어 만족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인간은 그만큼 이기적인 동물이니까.
실제로 아직까지 유럽 지역의 외계인 활동은 미국 등지에 비해 적었기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은 일부 지역에서는 UFO 신자들의 활동도 완전히 근절되고 있지 않았다. 아니, 얼마 전 암스테르담에서 외계인 복장으로 미쳐 날뛰던 마약 중독자들의 경우와 같이, 세기말이라는 분위기에 취해 UFO에 의한 종말을 주장하는 이들도 상당히 많다고 한다.
그들 입장에서는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정체를 알 수 없는 적(The Unknown Enemy)보다는 눈 앞에서 무기를 들고 있는 우리들이 사악한 존재로 비추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유와 평화를 해치는 세기말의 적 그리스도로서.
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건, 외계인과의 싸움은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었다. 아시아나 아메리카에선 유럽 지부에 비해 몇 배 규모의 부대들이 확충되고 있다고 하며 계엄령 하의 정부군과 긴밀한 협조 하에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제 1 차 침공 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미국에서는 작전 수행 지역 만이 아니라 그 부근 모든 지역의 통행과 외출이 금지된다. 더욱이 엑스컴의 대원을 비롯한 병사들이 민간인을 외계인으로 오인하여 살상해도 외출한 사람의 실수로 인정되었고 필요에 따라서는 민간인의 주택이나 건물을 날려버리는 것도 허용되었다. 그만큼 그들은 우리보다 편한 환경에서 전투를 할 수 있었지만, 그것은 그 지역에 그만큼 외계인의 활동이 많다는 것. 병사들에게 절대적인 권력을 주어서까지 그들에게 복수를 하고 싶을만큼 분노를 겪어야만 하는 참담한 상황때문이었다. 결국, 위험은 어디나 마찬가지라고나 할까?
그렇지만, 근래에 들어 유럽에서도 외계인의 출몰이 늘어난 것으로 생각되었다. 지난 한 주 간 20차례 이상의 작전이 이 부근에서 있었다. 적기와의 교전은 -새로운 장비들에도 불구하고-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고, 어렵게 격추시킨 UFO에 투입된 부대의 피해는 -비교적 작전이 쉬웠음에도- 한 분대 규모에 이른다고 한다. 외계인의 공격이 계속 왕성해지고 보다 강력해 지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에 반하여 외계인 옹호론은 줄어들고 있었기에 정치적으로 점차 편해지고 있었지만, 외계인이라는 적에 의한 직접적인 위협은 점차 높아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 때, 로리스 분대장의 목소리가 앞 쪽에서 들려왔다.
"곧 기지에 도착한다. 평소와 같이 각자의 장비를 철저히 점검하도록. 이번에는 3일간 휴식 시간이 있었지만, 내일이라도 당장 임무가 생길 수 있다."
창 너머로 보이는 기지의 모습은 황량한 언덕에 불과했다. 숲 한 가운데 펼쳐진 수 천 평 규모의 콘크리트 언덕. 그 것이 엑스컴 북유럽 지부의 외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내일 정오 1200시까지 아무런 임무가 하달되지 않으면, 모두 훈련용 장비를 준비하고 제 3 훈련실로 집합한다. 그 동안의 성적은 좋은 편이었지만, 우리는 아직 L급이나 V.L 급 이상의 대형함을 대상으로 익숙해지지 못했다는 점에 유의하기 바란다."
'마녀' 옆자리의 토머스가 입을 벙긋거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작은 소리로나마 지껄였을 토머스지만 그도 경험을 가진 인간의 몸, 결국 상황을 조금 더 파악할 수 있는 정도까지 성장(?)한 모양이다. 장하다, 토머스!
"또한, 내일 훈련부터는 조만간 지급될 예정인 레이저 라이플을 함께 사용하도록 한다. 연구원들의 말에 따르면 매우 강력한 무기지만, 그만큼 사용이 불편하니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 훈련한다."
언덕 한쪽의 숨겨진 입구가 열리고 스카이레인저는 땅 속으로 이어진 통로를 따라 하강하기 시작했다. 조금씩 어두워지던 주변이 어느새 밝아지고 스카이레인저는 육중한 진동과 함께 정지했다.
가스 소리와 함께 동체 후방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무의식 중에 문을 바라보자 문 사이로 밝은 빛이 새어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격납 시설이 위치하고 있는 넓은 공간이.
공간 여기저기에 또 다른 스카이레인저와 인터셉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각각 출동에서 돌아온 듯 많은 정비원들이 기체에 붙어 무언가를 점검하고 있었다.
스카이레인저에서 내리자 우측 끝에서 한 대의 인터셉터가 굉음을 내며 떠오르기 시작했다. 조종석에서 우리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는 듯. 잘 알 수 없었지만 우리도 손을 들어 화답해 보였다.
인터셉터는 연한 아지랑이를 남기며 또 다른 비밀 통로를 향해 사라졌다. 그 후에도 우리는 얼마동안 손을 든 채로 그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와는 또 다른 형태로, 죽음의 전장을 향해 나가는 누군가의 행운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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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YODOGI >-------
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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