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무협 포럼
판타지, 무협 세계의 정보나 설정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그 다채로운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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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기, 용 등 처럼 인간 이상의 지능을 보유한 뱀이 존재한다면 그들은 문명을 이룰 수 있을까요.
문명을 이루기에는 도구를 다룰 수 없으므로 인간과 같은 문명을 이룰 수 는 없겠지만 문명을 이루게된다면 어떤 형태로 이루게 될까요.
머리는 발달해있는데, 도구를 다룰 수 없다...
아프리카 칼리할리 사막의 부시맨들이 생각나는군요. 머리는 현대인들과 다름이 없지만, 환경이 척박해서 생존에 필요한 도구가 한정되어 있고, 그 도구로도 살아남는데는 문제가 없지요. 환경이 도구를 생산할 수 없고, 욕구와 필요도 한정되어 있으니 수천년이 지나도 그 생활모습이 변함이 없습니다. 문명은 생존을 위한 도구일 뿐이지요. 생존이 안정되게 보장되어 있다면 문명이 발전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도구를 다루는 '손'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뱀의 특성을 생각해 보자면 뱀의 몸 자체를 팔처럼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입술이 발달되어 손가락처럼 사용할 수 있다면 말입니다.
이를테면 입술로 나사를 물고 기계 속으로 파고들어가서 필요한 곳에 나사를 돌려서 박는 식으로 생각한다면 가능할까요?
다만 인간이 팔만을 움직이면 됨에 비해 저런 뱀은 선 하나를 긋기 위해서도 온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에서 문제가 생기겠네요.
문명 발달의 필수 요소를 고려해 본다면 그중 핵심은 전달 가능한 지식과 그 체계적인 기록, 보전에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손이 없고 뱀처럼 구부릴 수 있는 게 전부인 몸이라면... 우선 지식의 축적이 가능해야 하는데 어떤 형태로 가능할까요? 구불구불 기어가면 흙이나 모래에 흔적이 남죠. 그걸 문자로 전달하는 방법이 있겠죠. 소리를 내거나 비늘을 움직여 패턴을 전달하는 방법도 있겠고요. 혀를 이용해 뭔가 새기는 방법도 있겠지만 어렵긴 매한가지겠네요.
뭐 막 나가도 된다면 인간이나 그에 준하는 세밀한 팔을 가진 종족을 정신지배해서 무언가를 남기거나 만들거나 할 수도 있겠고 염동력을 이용해서 뭔가 할 수도 있겠죠. 그런 걸 다 배제한다면 정신에서 정신으로 옮겨가는 정신문명..같은 걸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우리의 물질문명과는 궤가 분명 다르겠지만요. 알의 형태로 초월적 지식과 정보집합체를 낳는 것도 가정할 수 있을 거구요.
그냥 토굴이나 자연스레 만들어진 동굴에 살지만 이종족 장인들을 하인으로 부리면서 조상으로부터 이어져 온 모든 지식을 머릿속에 넣어 구축하고 있으며 후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용족 같은 것도 비슷한 예가 될 수 있겠죠.
문명과는 조금 동떨어진 이야기입니다만, 손이 없음에도 '문화'를 가진 동물은 현실에도 존재하죠. 돌고래요.
거기서부터 시작해보는건 어떨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