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묻고 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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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지만 게임을 많이 하는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는 경우들을 몇몇 보았습니다.
제 친구 중에 전략,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그만큼 게임에 대해 잘 아는 친구가 있는데 항상 성적이 전교권입니다. 그런 게임을 많이 하다 보니 성격이 약간 간사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두뇌 하나는 기가 막히게 돌아가는 아이입니다. 매일 곁에 와서 게임에서 독재자가 되어 쿠데타를 군대로 진압하는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게임 계획을 늘어놓습니다.
그리고 스타크래프트를 정말 잘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몇몇은 정말 게임에만 빠져서 성적이 안좋지만, 공부를 병행하는 아이들은 정말 좋은 성적이 나오더군요.
그 중 한명이 <바둑을 하는 것보다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것이 지능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라는 소리를 했습니다. 과연 신빙성 있는 이야기인지는 정말 의심이 가지만...
경험상 (RPG게임과 그런 비슷한 계열을 제외하고) 게임을 매우 다양하게 하면서 빨리 질린다고 하는 애들이 두뇌회전도 빠른 느낌이 나던데, 과연 정말 그럴지 묻고 싶습니다.
테트리스와, 저글링(공 세개를 번갈아 던지며 받는 놀이), 운동을 하면 지능이 발달한다는 연구 결과들도 최근에 본 바가 있어서 그 사실이 더욱 궁금하네요.
http://blog.munjang.or.kr/blog/blog_main.asp?mbr_id=duwhdgus
고립된 뉴런은 통합되고 싶어 키보드를 두들기고
링크는 무서운 속도로 추가된다
해냈어.
게임이 두뇌발달에 도움을 준다기 보다
게임도 좋아하고 공부를 잘 하는 그 학생들은 자제력이 있는 것이죠.
적당히 즐기고 공부하는 겁니다.
고등학교 시절, 야간자율학습 (저희 학교는 있었습니다. 12시까지..)에서 전교 1,2,3 등이 나란히 도망나와 게임방으로 가서 레인보우 6와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알흠다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죠.
공부를 잘해본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공부와 게임의 공통점중의 하나가 일종의 집중력 아닌가요?
비슷한 예로 공부와 상관없이 보일거 같은 그림에 대해서도 생각해본적이 있는데요. 공부가 순위권인 친구들이 그림도 잘그리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DC의 양대 명언 중 하나가 생각나는 군요.
"성공한 사람이 DC하는 경우는 있지만, DC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경우는 없다."
...
질문을 좀 좁혀서 '게임하는 것이 두뇌개발에 도움이 되는가?'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닌텐도에서 많이 선전하는 두뇌개발 게임이 있습니다.
이 게임이 정말 두뇌개발/지능향상에 도움이 되는 가를 놓고 약간의 갑론을박이
벌어진 적이 있는데, 그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긍정도 부정도 아닌 모호한 것이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도움이 되냐? 안 되냐?' 묻는 다면 '도움이 된다' 입니다. (일 겁니다.)
그러나 여기서 오해는 금물입니다. 저기서 '도움이 된다'라는 것은
마치 "잘 먹으면 건강해진다" 라거나 "운동하면 몸이 좋아진다" 같은
지극히 당연한 일반론의 표현일 뿐 입니다. (굷고지내느니 빅맥이라도 먹는 게 낫듯이)
근육을 써야 발달하듯(퇴화하지 않듯) 뇌세포도 써야 활발해집니다.
게임기 화면을 보면서 이리저리 틱틱하는 것도 뇌세포를 쓰는 일이니 만큼
뇌세포를 활발하게 하는 데 기여하기는 할 겁니다.
그러나 효과면에서 다른 행위들 - 공부, 독서, 문제풀이 ... 혹은 실제로 현실속에서
부대끼면서 머리를 쓰는 행위들 - 보다 낫다고 할 수 있을까요?
게임과 두뇌발달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아직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많이 신뢰할 수는 없구요,
게임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그렇지만 머리를 많이 '굴리는' 행동을 하게 되면 지능발달에 도움이 된다고들 하죠.
그런 의미에서 게임을 하면서 '이번에는 이렇게 해보고,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저렇게 해보자'라던가 게임내의 시스템을 파악해서 응용한다던가, 게임내의 텍스트를 읽는 것(그냥 눈으로 대충 보고 흘리는 것 말고, 책 읽는 것처럼)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은 도움이 되죠.
하지만 게임을 하면서 기계적으로 반응하는 것, 예를 들어 테트리스 고수의 플레이라던가, 하도 많이 게임을 해서 '이건 그냥 이렇게 하면 돼' 식으로 기계적으로 플레이하는 것, 이런 것들은 소위 '생각하기 전에 손이 먼저 반응한다'라고 하죠. 이른바 '게임뇌'라고 하는데 전혀 뇌활동에 도움이 안됩니다.
직접적인 연관보다는 일종의 집중력이나 경쟁심, 파고드는 성격 등과 연관이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게임 잘하는 아이가 -> 공부 잘한다 라고 하면 조금 알아보기 힘든데,
공부 잘하는 아이가 게임을 시작하면 -> 대부분 적어도 중상위권 실력은 가더라 는 어느정도 맞는 말인거 같습니다.
공부를 잘한다고 하면 보통 어떤 한 가지 일을 하기 시작하면 더 잘하고 싶어하고 남들보다 잘하고 싶어하고 그래서 누가 안 쪼아도 막 혼자서 연구하고 노력하고 마음먹은대로 풀려야만 직성이 풀리는.. 그런거 같은데 그게 게임을 잡아도 발휘되는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 봅니다.
다른건 윗 분들이 많이 대답해주셨고 바둑과 스타라면 단연코 바둑이 압도적으로 도움된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스타는 사실 제라툴님의 말씀대로 익숙해진 기계적 플레이가 게임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죠.(물론 일부 프로게이머들의 독창적인
전략은 대단하지만 대다수의 플레이는 고정적입니다.프로게이머마저!)
예를 들어 초반에 일꾼을 몇마리 뽑고 테크를 타고 적의 테크를 파악하면 그 테크에 맞는 반격테크가 정해져 있고...
기본적인 틀이 그대로 정해져 있다는 거죠. 처음에 scv를 뽑지 않고 배럭-벙커-마린 이렇게 가는 사람은 없(다고 확신은 할 수 없지만)지요.
이건 물론 일반적인 걸 얘기하는 겁니다^^신기한 전략들은 언제나 발견되지만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의 진행 자체는 어느정도
포맷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바둑은(물론 바둑도 정석이 있습니다. 많이!) 기본적으로 바둑판과 흰돌검은돌만 있으면 어떤 것이던지 할 수 있다는 것.
순발력이나 스피드보다는 사고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두뇌개발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예전에 클럽에서도 논의 된바있는데 게임이 두뇌발달에 도움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성적향상에 도움은 안줌.
게임잘하고 공부잘하는 애들은 자제력이 있는 애들이겠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은 그렇지 않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