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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자 자이로와 펜튼, 스크루지 맥덕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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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튼이 강화복을 착용하면 저런 모습의 기즈모덕으로 변신합니다.]



펜튼 크랙쉘은 애니메이션 <덕 테일즈>에 나오는 등장인물입니다. 스크루지 맥덕의 회계사로 숫자 세는 감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죠.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이 오리가 바로 기즈모덕의 진짜 정체라는 겁니다. 기즈모덕은 금고를 지키는 경비원인데, 최첨단 만능 강화복을 착용하고 싸웁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강화복 경비원이라니, 어딘가 안 어울릴 듯합니다만. 딱히 위화감 없는 캐릭터인 데다가 인기도 좋아서 다른 시리즈에도 까메오로 등장하곤 합니다. 강화복은 그야말로 만능이라서 별별 희한한 무기가 다 튀어나오며, 방어력도 엄청나죠. 오버 테크놀러지를 자랑하는 물건이지만, 괴짜 기술자가 만든 장비답게 희한한 약점도 남아있습니다. TV 리모콘으로 탈착하거나, 수영 기능이 없거나, 음성 인식도 안 되고, 해킹에도 취약해요. 착용자 팬튼이 살짝 소인배 기질이 있어서 강화복을 제대로 못 써먹는 감도 있고요. 그런 걸 떠나서 인상적인 캐릭터이긴 합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기즈모덕을 볼 때마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는데. 평소 체격하고 강화복 체형이 전혀 안 맞는다는 겁니다. 첫째 그림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펜튼은 전형적인 디즈니의 오리 캐릭터입니다. 도널드 덕에서 유래한 그림체를 그대로 따르죠. 그런데 강화복을 입으면 키가 두 배로 커질 뿐만 아니라 어깨뽕()도 뻥튀기됩니다. 키가 커지는 거야 하반신이 온통 기계라고 하면 상관 없는데, 어깨 부분은 아무리 봐도 들어맞지 않는 것 같아요. 당연히 팔 길이도 차이가 날 테고, 손가락 역시 3개입니다. 디즈니 오리들은 모두 손가락이 4개거든요. 아무래도 팔을 직접 움직이기보다 내부에서 조종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겠네요. 또 궁금한 것은 과연 펜튼의 다리는 어디에 있느냐는 겁니다. 처음에는 외바퀴에 연결된 신축성 접합부에 다리를 집어넣는 줄로 알았습니다만. 키를 고려하면 다리가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러니 펜튼은 강화복 안에서 두 다리를 그냥 세운 채 서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즉, 펜튼의 다리는 기즈모덕의 허리 부분에 있을 듯합니다. 음, 어쩌면 바퀴를 굴리려고 열심히 페달을 밟는 건지도?



비단 기즈모덕만이 아니라 강화복 체형 문제는 여타 작품에서도 말이 나오곤 합니다. 어차피 이런 애니메이션이야 신체 비율 문제는 안 따지는 편이지만요. 뭐, 어쩌면 강화복의 고질적인 단점이 <덕 테일즈>에서도 이어지는 걸 수도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