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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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얼굴만 뵌 분이 다시 출마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설 때 집안어른들과 술 대작 벌일 때 오고간 애기가 생각납니다.
출생은 했지만 서울 경기 지역에서 인생 대부분을 보낸 저로써는 시골은 정신적인 고향이며, 정서적인 안식처인 셈입니다.
이 동네가 재미있는 점은 야당도 여당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거기다 자기 속내를 잘 드러내지도 않습니다. 제가 생각할때 제 고향 한정이지만, 저희 동네에서 가장 어리숙한 사람들은 정치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왜냐면 제동네 분들 성향이 건국초기부터 딴 후보가 주는 막걸리 마시고 너 뽑아줄게 허허허 분위기 돋구어 준 다음에 실제 표는 자기가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던지십니다. 처음부터 전부 다 그랬다는 것은 거짓말이고 그런 분들이 좀 있었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주류가 되신 듯 합니다.
왜 이럴까요?
세월이 지나면서 고향을 기반으로 정치적인 성장을 했던 분이 고향 발전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던가?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던 것, 이곳 출신 국회의원들이 그다지 주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 서울 경기도에 고속도로와 기타 교통기관으로 연결되면서 빨대 효과 비스부레한 경험을 당한게 많아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서울과는 가깝다고 하기에도 뭐하고 멀다고 하기에도 뭔한 거리라. ) 이유를 찾자면 끝이 없겠죠. 상대적인 상실감도 있겠죠. 분석하면 너무 많은 이유가 되고 각자 생각하는 바는 다르지만 나온 행동 양상은 비슷합니다. 정치하겠다 하면 외지인 대하듯 합니다. 조합장 선거에도 그런다니.. 참 동네 무섭죠.
하여튼.. 지금 동네 동네 다니면서 인사 드리는 분들앞에 " 순진한 시골 노인네" 포즈로 반갑게 두손 잡고 악수하고 있을 것입니다. 정치인에게 난 지지 받고 있어 뽑힐 거야 하는 착각(?)을 주게 말입니다.
농담삼아 삼촌은 그래서 이 동네 사람들이 사기꾼이 많은 거야.. 라고 웃으시더군요.
한가지 아쉬운 점은 도시로 너무 많은 인구가 빠져나가 국회의원을 뽑을 숫자는 못돼어 옆에 있는 군과 선거구가 묶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그쪽 군은 확고한 정치 성향도 있고 인구도 더 많다는 군요. 지방 자치제에 한해서지만.. 지금도 제 고향은 자기가 왜 출마만 하면 떨어지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분이 있다고 하는군요.
저는 "돌 굴러가유~"라는 X청도 출신이라, 시골에서는 여도 야도 아닌 것이 오히려 당연합니다.
고향 사람들이 "이번에는 야당, 그 다음에는 여당" 이렇게 왔다갔다 하며 투표하는 사람들이거든요.
덕분에 한국사회에서 피해갈 수 없는 지역감정 분란에서 한 발 비껴가서 (멍청하게) 중립일 수 있었고,
선거 때마다 캐스팅 보드를 쥐는 관계로 고향이 이런저런 인프라를 많이 유치하여 꽤 그럴싸하게 발전했죠.
아마도... 이번 선거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사람들이 절대로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여야 제맘대로 공평하게 투표해서 황금분할이 나오겠죠.
이 동네 어르신들 잡는 방법 간단합니다 - 예의 바르게 굴고, 싸가지 없는 소리 조심하고, 과거 약속 지키면 됩니다.
이와 반대로 예의 없이 행동하고, 상대를 존중 안하고 입 놀린다는 느낌 주고, 과거 약속 개무시하면... 그냥 등 돌리죠.
과거에는 이익 보고 투표를 했고, 요즘에는 기분을 잘 살펴주는 쪽을 찍는다고 합니다 - 소위 감성형 한표라는 겁니다.
본래부터 여도 아니고 야도 아니고 양 쪽 모두 고만고만하다고 여기고 살아왔기 때문에, 그 때 그 때 심사가 중요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