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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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에 겨울왕국을 보았습니다. 늦게 보았다면 늦게 본 셈입니다. 그렇지만, 겨울왕국을 보실 분들이 여전히 많으리라는 생각을 하니까 스포일러에 크게 놓일 수 있는 얘기를 하지 않습니다. 알리더라도 영화를 보는 흥미를 잃게하는 사항만큼은 피한다. 이렇게 마음먹으며 얘기합니다.
- 인생만사는 새옹지마
겨울왕국을 보면서 느낀 소감 중 하나를 한자로 나타내면 새옹지마(塞翁之馬)입니다. 지금은 나쁜 일이 나중에는 좋은 일이 되며 꺼꾸로 좋은 일이 나쁜 일로 될 수 있습니다. 겨울왕국에서는 이런 변화무쌍한 면모가 즐겁게 나타났습니다. 미리니름이겠으나 확실하게 얘기하지 않았으니 구렁이 담넘어가듯이 합니다.
-우리말 더빙에 만족합니다.
겨울왕국의 우리말 더빙을 미덥지 않게 여겼습니다. 표를 샀을 때에는 우리말 더빙이라 실망스런 기색을 내비쳤습니다. 그러나 보고나니 그게 잘못된 생각이다며 반성합니다. 또한, 디즈니에서 직접 우리말 더빙에 참여할 성우를 골랐다는 내막을 늦게나마 알아차렸습니다. 라이온킹의 우리말 더빙이 원어를 뛰어넘은 부분이 있었다는 기억까지 되살리면서 말입니다.
-스칸디나비아 문화와 역사를 향한 흥미를 다시 느낍니다.
흔히 북유럽으로 일컫는 나라인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겨울왕국을 보면서 스칸디나비아 국가의 문화를 향한 흥미를 다시 느낍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도 스칸디나비아 문화를 향한 흥미가 계속 있었습니다. 북유럽 신화에서 나타난 분위기가 제 마음에 드는 것부터 시작해서요. '바이킹'과 '노르만'으로 대표하는 스칸디나비아인 혹은 그 땅에 뿌리를 두다가 다른 땅에 이주한 겨려의 역사도 북유럽 신화처럼 흥미를 느낍니다. 이런 재미있는 사항을 잊고 지내다가 겨울왕국을 본 덕분에 잊어버린 관심사를 다시 떠올리니 영화를 보았던 재미를 더욱 크게 느낍니다.
-겨울왕국 뒤에 찾아오는 디즈니사의 미래가 어떨지도 흥미롭습니다.
겨울왕국은 망할 처지에 놓인 디즈니사를 되살려놓았다고 평합니다. 미리니름이나 영화의 흥미를 잃게하는 사항이 아니고요. 왜 이런 평가를 하는 지를 영화관에서 보시거나 DVD나 블루레이를 사서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설에 받은 세뱃돈이 넉넉하실 경우에는 OST도 같이 사시는 것도 좋습니다. 그렇지만, 디즈니사가 겨울왕국을 능가할 명작을 다시 만들 수 있을지는 반신반의합니다. 이 크나큰 흥행이 '마지막 전성기'다는 생각을 음울하게 합니다. 겨울왕국의 개봉이 끝나고 난 뒤에 디즈니사는 어떤 미래에 놓일지. 여러 상반된 생각이 제 내면을 휘몰아칩니다. 그렇지만, 일단은 좋은 방향으로 가기를 바라며 흥미롭게 주시합니다.
-저도 겨울왕국처럼 멋진 이야기를 만드는 일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스텝룰을 바라보니 겨울왕국도 수많은 사람이 모여서 만든 작품인 점을 확인합니다. 여러 명화처럼 말입니다. 웬만한 사람들은 스텝룰을 안보고 가지만, 저는 그러지 않습니다. 이 명화를 만드는데 참여한 사람들이 누구인가. 알고 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이름을 금방잊더라도 말입니다. 오늘 겨울왕국의 스텝룰을 보면서 저도 이런 멋진 이야기를 만드는 일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갈망을 다시 느낍니다. 이 갈망을 올바른 방법으로 풀어낼 길이 어디인가. 이 고민을 즐거운 마음으로 다시해 봅니다. 언제일지는 모르나 제 이름이나 별칭이 명작을 만든 이의 목록에 확실하게 기재되기를 희망하면서 말입니다.
<오. 우리가 여기서 어떠한 고통을 겪고 있는지 아는 그대여, 그대의 기도 속에서 우리를 잊지 마오.>
- 출처 : 듄 우리말 번역본(출판사 : 황금가지) 제 1권 1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