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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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사람들이 어렵다는 것은 소비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대표적인 것이... 요즘 젊은 남성들의 뚜렷한 트렌드 중 하나가,
"차"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죠.
한 세대 전 분들의 로망은 1순위 "집 장만", 2순위 "차 장만"이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40대와 30대 중반인 분들은 1순위 "차 장만"이었고, 2순위가 "개인 취미" - 소위 오덕질이었죠.
그런데 트렌드가 또 바뀌어서, 30대 초반 분들과 20대인 분들이 아예 "차"에 대해 관심 자체가 별로 없다시피 하고,
그보다는 최신 소형 전자제품들과 패스트패션으로 나오는 중저가의 다양한 옷, "개인 취미" 오덕질이라는 겁니다.
관심 분야에서 퇴출된 순서로 보면..
우선 집에 대한 관심과 집장만이 퇴출되었고,
그 다음 차에 대한 관심과 차장만이 퇴출되고 있는 겁니다.
이런 현상은 비단 한국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한 현상입니다.
이 모든 것에는 사회구조의 변화, 학력 인플레, 취업난, 일자리의 비건전화, 경쟁 심화에 의하여
젊은 사람들이 20대에 취업 준비 과정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시기는 계속해서 점점 더 늦어지고
그 결과 젊은 시절 쓸 수 있는 돈이 매우 부족하다는 문제가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학력 인플레와 불경기로 인한 취업난 때문에 끝없이 공부해야 하고 그 바람에 교육비는 계속 들어가는데,
그 결과 사회 생활 초반부터 빚만 늘고 소득이 줄어드니까 현실적으로 돈을 만들어서 쓸 수 없게 되는 것이죠.
"집"이라는 것은 목돈을 모아야 바라볼 수 있는 것이므로 자력갱생해야 하는 사람은 꿈도 못꾸게 되어버린 것이고,
"차"는 부수적인 소비를 빠르게 조장하고 운용하는 게 무리이기 때문에 고려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남은 것은 오덕질입니다.
개인용 소형 전자제품이 득세하고 기존의 대형 가전제품이 힘을 못쓰고 있는 것도
집을 장만하고 4인 가족 이상의 가족 단위 소비가 이루어져야 대형 가전을 많이 사는데,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 1인 2인 가구로 지내는 기간이 길고 결혼을 미루고 출산을 꺼리는 판이니...
결국 당장 현실적으로 젊은 사람들이 소비할 수 있는 대상은 가시권 안에 들어오는 물건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소형 전자제품과 오덕질에 돈을 쓰고 다른 것에는 돈 쓸 엄두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죠.
여기서 시사점을 정리해 보면...
0. 부동산은 이미 추락하고 있고, 더 심화할 것이다.
1. 대형 가전 산업은 쇠락할 것이다.
2. 자동차 산업도 쇠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3. 오덕질에 관련한 산업은 점점 더 융성할 것이다.
[결론 1] 오덕질은 미래 산업입니다.
오덕질에 관련한 일자리는 늘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며,
기업이든 국가든 개인이든 오덕질 산업에 관심을 갖는 게 바람직합니다.
JOYSF와 같은 곳은 대표적인 오덕질 관련자들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오덕질을 위해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산업 (게임 등) 종사자도 많이 계시죠.
따라서 여기 드나드는 것은 인생의 낭비가 아닙니다.
... 오히려 미래에 대한 대비가 될 수도 있죠.
오덕질 만세, JOY SF 만세입니다.
[결론 2] S 전자와 소니와의 차이를 여기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S 전자는 TV 만들어 팔고 이런저런 전자제품을 많이 만들 줄 압니다.
소니는 그 전자제품을 통해 즐기는 컨텐츠 - 영화, 음악, 게임을 만들 줄 압니다.
지금 당장은 S전자가 더 수익성 좋고 돈 잘 벌고 있는데, 가까운 미래에 누가 더 힘이 쎄 질지..
솔직히 걱정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소비 패턴이 변해서 걱정하는 건 전 세계가 똑같더군요.
특히 기업에서 걱정하는 건 젊은이들이 더이상 TV를 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5년전에 마케팅 수업을 들으면서 나온 말인데, 상당수 대학생들이 일주일에 한시간도 TV를 보지 않고 있으며 일주일에 5시간 이상 TV를 보는 학생의 수도 100명중 하나라고 합니다. 새로운 마케팅 방법을 생각해야 하는데 기존의 방법은 쓸고가 없으니 SNS를 이용한 다양한 어쩌고 하는 걸 들었는데 결론은 개인 하나 하나의 힘이 너무 커져서 이젠 기업이 페이스북 한방에 무너질 수 있다고 합니다. 5년전에 들으면서 뭔소리여? 했는데 일베 젖병 사태를 보니까 이해되더군요.
그리고 소니를 언급하셨는데 소니도 그렇게 밝지만은 않습니다. 소니 픽쳐스가 큰 회사고 저작권도 많긴 하지만 그 저작권으로 찍어낸 영화가 줄줄이 실패하는 바람에.........디즈니도 타격이 크다고만 알려져 있지만 사실 디즈니에 항상 크게 투자를 하기 때문에 많은 손해를 보고서 손을 때는 순간 겨울왕국이 성공해버리는 불운의 연속이 소니에게 불어오고 있습니다. 게임도 언급하셨는데 소니가 주력으로 생산하는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와 같은 콘솔류가 점차 성능과 게임성이 PC에 밀려서 수익이 안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엔 불법 복제가 안되고 접근도 쉬운 콘솔이 더 수익이 나오곤 했는데 요즘은 그냥 PC가 압도적으로 구입하기도 편하고 불법복제도 온라인이 중심이 되면서 사라지는 바람에 점차 콘솔 전용이 사라지고 있죠.
컨셉은 좋았는데 결국엔 컨셉만 좋았습니다.
본래 생각한 초점은 S/W 컨텐츠로 수익을 내는 것 그 자체만을 생각한 것이 아니구요...
소니가 S/W 컨텐츠 사업으로 돈 잘 못 벌고 있고, 그룹 전체가 비실비실한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이에 반해 한국의 S 전자의 총 매출은 250조를 넘어 선 상태이니 겉으로 보면 어마어마하죠.
하지만 지금 당장은 S전자가 여러 전자제품 H/W를 만들어 파는 역량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현재 S/W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사업을 같이 병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병행하는 소니에 비해
앞으로 기술 개발의 깊이에 계속적으로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분야든 그 분야의 사업을 파고파고 또 파면서 이해를 거듭해 보면, 그 분야의 특징이 보이게 됩니다.
S/W 컨텐츠를 직접 만들어보면서 컨텐츠의 특징을 깊이 이해하고 H/W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 지 고민하며 만드는 것과,
그냥 H/W 껍데기만 대량으로 효율적으로 만드는 역량만 갖고자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고객과 시장 동향에 대한 파악 역량"은 논외로 하더라도, 기술적인 면만 봐도 S/W 컨텐츠를 직점 만들어 봐야만이
H/W 품질이 최상이 되려면 어떤 것이 중요하고 역점을 기울어야 하는지 판단이 가능한 영역이 있다는 겁니다.
그게 "업에 대한 이해의 수준"이고, 결국 길게 보면 기술 개발에 대한 깊이의 수준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 제조기업들의 단점이라면, "철학"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조금 돌려서 말하면 제품 자체는 당장 쓸만하게 그럴싸하게 만드는데,
왜 그렇게 만들어야 하는 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이죠.
다시 말해 고민의 깊이에 해당하는 컨텐츠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게 한국의 결정적인 단점입니다.
예를 들어 훌륭한 디스플레이 영상 기기를 더 잘 만들려면...
남이 만든 H/W를 본 따서 한 두 가지 기능을 덧붙여 더 좋아보이게 방법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는 디스플레이 기기로 띄워 볼 영상물 컨텐츠를 직접 제작해보고
어떠한 H/W 기술이 S/W 컨텐츠와 관련이 있고 H/W를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야 더 좋은 지
하나하나 경험해 보면서 기술 개발을 위해 깊이 성찰하고 깨달아 가야 도달할 수 있는 레벨이 있죠.
고민의 깊이는 오로지 경험에 기반해서 노력해야만이 도달 가능한 영역이 있습니다.
LCD든 LED든 해당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엔지니어들이 연구실에서 여러 날 밤을 새는 것도 필요하지만,
오로지 그러한 노력만으로는 영상물을 직접 제작해 가면서 쌓은 경험의 깊이를 캐치하기 어렵다는 거죠.
S전자가 대형 TV를 만들든 스마트폰이나 소형 태블릿 기기를 만들든 다 좋은데...
그러한 대형 가전이든 소형 전자제품이든 그 H/W를 이용하여 사용자가 보고 듣고 즐기는 S/W 컨텐츠를
제대로 수준 높게 오랫 동안 만들어 온 바 없기 때문에 깊이 이해하지 못할 수 밖에 없습니다.
향후 S/W 컨텐츠가 돈이 되는 산업이 되든 H/W가 돈이 되는 산업이 되든 하여간에,
원천에 대한 이해 부족은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제가 S전자에 대해 우려한다고 이야기한 것은 대략 이런 부분입니다.
대략 생각나는 일화가..
한국의 소형 잠수함 개발사가 생각납니다. 약간 과장된 애기인데.. 돌고래급 잠수함을 자체 개발할 떄 애기입니다. 배를 만들어 넣고 해군에게 넘겼는데.. 장교들은 감탄하며 잠수함 안을 돌아다니다가 이상한 벨브가 있어 국방과학연구소 과학자 분에게 물어 봅니다.
" 이게 무슨 벨브죠? "
" 모르죠 다른 나라 잠수함도 다 있길래 만들었죠. 여러분들이 알아보셔야 할 것입니다. "
잠수함에 대한 , 그 어떤 것도 알지 못하는 분들이 위에서 시키니깐.. 자료를 가지고 만들어 낸 셈입니다. 그런 잠수참치고는 잘 운영되었다는 점에서 운영한 사람들이 무시무시한 것인지, 설계의 모태가 된 잠수함 기본 설계가 우수한 것인지, 아무것도 모르면서 기본 설계를 제대로 구현해낸 사람들이 무서운 것인지.. 알수 없는 일화죠.
후쿠시마 원전에 정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그 잠수함 밸브 건과 사실상 거의 똑같은 일이 벌어졌죠.
본래 후쿠시마 원전에도 "정전이 발생했을 때 임시로 원자로를 냉각하는 비상용 장치"가 존재했습니다.
미국 원전에서 보고 일본도 베껴서 똑같이 만들어 놓기는 했는데 깊이 고민해서 만들어 놓은 것도 아니었고,
늘상 전기가 잘 들어오니까 그게 어떤 역할을 하는 장치인지도 몰랐습니다 - 그래서 그 장치는 잊혀졌습니다.
쓰나미 여파로 전기 시설이 파손되어 정전이 지속되는 사태가 발생하자 원자로 온도가 올라가기 시작했고,
"정전 시 원자로 냉각 장치"가 버젓이 바로 곁에 만들어져 있는데도 비상 대책 메뉴얼에 사용법조차 없었습니다.
도쿄 원전 직원들이 그 장치로 정전이 되더라도 긴급하게 원자로를 냉각할 수 있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면
처음 정전이 발생했을 때 초기 대응을 잘 할 수 있었을 것이고 그러했으면 최악의 사태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지만,
애당초 그게 뭔지도 모르고 베껴서 만들었고 운용하면서도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으므로... 신경도 쓰지 않았죠.
당시 도쿄 원전의 직원들이 취한 일이라고는...
1) 갑자기 정전이 되어 원전이 어둠에 잠기자 그냥 전기가 다시 들어오기를 막연하게 계속해서 기다리고 있다가,
2) 원자로 온도가 계속 올라가고 전기는 계속 안들어오니까 플래시 들고 전기 장치가 있는 시설로 가볼 생각을 해서
3) 전기 시설로 가 보니 대부분 파괴되어 있고 물에 잠겨 있기도 하고 아수라장인 것을 보고 전기 복구를 포기하고,
4) 소형 발전기를 돌려 보려고 했으나 대규모 원자력 냉각을 위한 대량의 전기 공급이 불가능하여 포기했습니다.
사고 후 미국에서 "정전 시 원자로를 냉각하는 장치를 바로 곁에 만들어 두고도 왜 사용하지 않았는가"라고 하자
일본에서는 "그게 그럴 때 쓰는 것인지 아무도 몰랐다"라고 대답했죠 - 어이없는 일이지만 모두 사실입니다.
결국 정전 사태가 벌어진 후 초기 대응이 가능한 그 황금같은 시간에 멍 때리고 있으면서 아무 것도 못했고,
전기가 복구되기를 기다리다가 원자로 냉각 못하고 노심이 융해되기까지 막연히 지켜보고 있기만 했습니다.
그 결과는... 모두가 아는 바입니다.
우리나라로 한정하면 차에 관심을 두는 세대가 대부분 차가 하루종일 막히고,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는 서울/수도권에 몰려 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광역시급에서 조금 나가면 차 없으면 이동이 매우 불편하죠.
또한 운전을 직접 하면 스마트폰을 볼수가 없습니다. 버스, 지하철로 다니면 스마트폰이든 태블릿이든 빵빵 잘 터지는 광대역(쿨럭) LTE로 취미생활, 웹질을 즐길 수 있는데 운전을 하면 운전'만' 해야 하죠. (경부고속도로에서 앞차가 휘청휘청 거리길래 추월하면서 보니 스마트폰 쳐다보면서 운전하고 있는 경우...를 제외..)
그래서 구글도 자동운전기술에 신경 쓰는 것 같고..
차량소유, 운전이 '이동수단'에서 '취미'로 바뀌는 시대가 오긴 올것 같네요.
문화컨텐츠의 중요함에 대해서 말씀하시는건 좋은데 하필 삼성과 소니의 예시를든건 오판이신것 같군요. 소니가 그정도 아직까지 뒷심이나 잠재력이 있는 회사입니까? 아, 내수 한정이라면 동의합니다. 일본 시장의 내수중시성을 생각한다면야 맞는 얘기니까요. 하지만 내수만을 상정하고 말씀하신것 아닌듯 싶군요.
대학교수라는 직업답게 좋은 글들을 잘 쓰셔서 좋긴 한데, 가끔 보다보면 도무지 이해할수도 없고 상식에서 벗어난듯한 오판을 하시는듯 싶습니다.
확실히 영상쪽은 카메라와 음악쪽은 직접 레코드사를 운영하다 보니 쌓인 노하우가 크죠.
방송, 영화쪽 카메라는 아직까지도 소니가 강세이고, 많은 컨텐츠를 다루다 보니 그만큼 기술 개발을 한 것도 맞습니다.
음원쪽도 마찬가지죠. MD같은건 삽질이긴 했습니다만. 그거야 대세였던 MP3도 있고 MD자체가 전용 포맷인 문제점도 있었구요.
소니는 지금도 저력있는 회사인건 맞습니다만.. 삽질을 자주한다는 것이 최대 문제점이죠.
스마트 기기로 오면서 삽질은 더 커지고 있는데, 문제는 스마트기기가 기존의 미디어와는 다른 형태로 발전하고 있고 소니는 지금 거기에 편승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 되겠네요.
최근 비타도 그렇고, 엑스페리아가 안먹히고 있다는 것도 그렇고, 현재까지도 상품들을 독자적인 포맷으로 내놓고 있다는 점도 그렇구요.
앞으로 이기고 싶고, 계속 이기고 싶다면 블루레이 때처럼 좋은 하드웨어와 폭넓은 컨소시엄 구성을 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저는 벌거지님과 같은 생각이네요. ^^
결론 2)와 관련해서 조금 살을 붙여보자면 이런 거죠 :
TV나 이런저런 전자제품 조립해서 파는 건 규모의 경제만 달성할 수 있으면 누구나 따라합니다.
당장 S사가 그렇게 따라잡았고 이제 C국의 H전자 등등등이 따라오고 있죠.
하지만 컨텐츠 산업은 신생 후발주자가 따라잡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문제인 것이죠.
오덕산업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다 비슷합니다. 10년 전에도 느꼈던 벽을 지금도 느끼고 있는 겁니다.
국내 뉴스만 보고 소니를 우습게 보는 분들에게 제가 항상 해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소니와 S전자의 포트폴리오를 비교해보라고 말이죠. S전자는 66%가 모바일이죠. 삐끗하면 한방에 훅 갑니다.
2012년~2013년도 회계자료를 보면 소니가 처한 상황을 알 수있는데 매출 기준으로는 모바일, 디스플레이 등의 전자 부문이 70%가까이 차지하나 순이익에서 전자 부분은 줄줄이 적자를 보고 소니를 먹여 살리는 것은 금융 부문의 수익이며 그 외 영화, 음악 부문에서도 약간의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그나마도 2013년도 2분기에 영화사업 부문이 적자나서 실적이 악화되고 있고요.
1.
독수리의눈님께서는 '저력'에 대해서 바라보시는 대상 자체가 저나 마법원님과 다른 겁니다.
저력(底力)이라는 말을 잘 되새겨서 생각해보면, "밑단에 깔린 숨어 있는 힘"을 이야기합니다.
저력이라는 것은 매출이나 영업이익으로 지금 크게 드러나 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밑단에 자리한 것이고 보이지 않는 힘이므로... 당장 돈벌이에 큰 도움을 줄 수도 있고, 별로 그렇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말씀하신 매출 데이터나 영업이익 데이터는 모두 표면적으로 드러난 회계상 실적들에 대한 것들입니다.
하지만 마법원님이나 저는 컨텐츠 사업을 계속 하며 쌓아온 이해의 깊이와 기술력에 기반하고 있는 '저력'이라는 것은
공시자료의 매출실적이나 영업이익과 같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으로는 파악하는 게 불가능하고 성격이 좀 다르므로,
어떤 기업의 "현재 매출/영업이익과 같은 표면적인 실적"과 "기업이 가진 저력"은 별개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하는 겁니다.
저력있는 회사가 그 숨은 기술력과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여 대박을 터트릴 수도 있고,
그냥 저력은 저력으로 남은 채 결국 빛을 못보고 기업이 망해버릴 수도 있는 겁니다.
2.
우리는 엄청난 잠재력과 저력을 갖고 있음에도 경영진의 오판으로 큰 위기에 봉착해서 거의 망할 뻔 했다가,
과거 개발해 놓은 원천 기술과 오랜 세월 쌓아 온 S/W와 H/W에 대한 이해를 신제품에 집대성하면서
결국 대박을 치고 기적처럼 부활한 회사의 상징적인 사례를 이미 알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가공할만한 대박을 터트린 애플 신화죠.
애플은 애시당초 하드웨어에 대한 기술과 S/W에 대한 원천 역량을 함께 추구해 온 기업입니다.
심지어 1980년대 터치 패널에 다들 별 관심 없을 때 전자펜으로 쓴 영어 손글씨를 인식해 내는 기술까지 개발 완료했습니다.
하지만 1995년 무렵, 애플은 거의 망하기 직전으로 MS가 (독점법을 피하려고) 달아 준 산소호흡기로 연명하는 신세였습니다.
지금도 기억나는 것이, 1994년 한국에서 <포레스트 검프>가 개봉했을 때 극장으로 영화를 보러 갔는데,
영화 중에 주인공이 세운 새우관련 회사의 경영을 위임받은 동료가 여유 자금을 다른 회사에 투자했다고 알려옵니다.
그리고 편지 봉투에 애플사의 로고가 찍혀 있고, "과일 회사에 투자했다고 해서, 잘 했다고 했어요"라는 대사가 나오죠.
관객들은 웃었지만, 저는 한 켠에서 "현재 애플 거의 다 망했는데 왜 하필 저 회사에 투자했다고 나올까"라고 생각했습니다.
1994년 당시만 하더라도 애플사에 투자를 했다는 것은 눈꼽만큼도 현명한 투자가 아니었습니다.
현재의 소니보다도 훨씬 더 경영 상태가 심각했고 실적도 완전 엉망이었죠.
그런데 20년이 지나고 최근 다시 <포레스트 검프>를 보다가,
같은 장면이 나오자 "매우 현명한 투자가 되었구나"라면서 속으로 웃었습니다.
20년 전 다 망해가던 애플사가 현재 현금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있는 초우량 기업으로 부활한 것이죠.
애플이 부활한 것은, 1980년대부터 개발해 놓은 저력 - 잠재된 힘이 대박을 터트린 경우입니다.
다시 복귀한 경영자가 현명한 판단을 한 것도 중요하지만, 그 기업이 이미 가지고 있었던 역량이 없었으면 구현 불가능했죠.
애플이 1980년대에 터치 패드로 손글씨 인식 기술을 완성한 것은, 1990년대 내내 IT 업계에서 대표적인 놀림거리였습니다.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서 훌륭한 기술을 개발했다지만, "돈 한 푼 못버는 쓸데없는 기술을 개발하니까 망한다"라고들 했죠.
그런데... 그 기술은 2000년대 후반 드디어 스마트 기기에 적용되어 핵심적인 기술적 우위로 각광받으며 활용되고 있습니다.
오늘날 애플의 터치 패널에 대한 원천 기술력을 비웃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 불과 10년 전에는 다들 비웃었는데 말이죠.
이런 게 바로 진정한 "저력"인 것이죠.
한국의 S사는 터치 패널 기능에 대한 원천 기술을 거의 가지고 있지 못하고, 일본의 스미토모 사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S사는 일본의 스미토모가 평택에 설립한 한국 법인 D사와 대구에 설립한 한국법인 S사에서 터치 패널 부품을 납품받고 있는데,
핵심 기술에 대한 특허는 모조리 일본 스미토모 소유이고 S/W 상에서 글자를 인식하는 기술도 그 쪽 연구에 많이 의지하고 있죠.
애플은 터치 패널과 손글씨 인식 알고리듬이 전혀 돈이 안되던 1980년대부터 일찌감치 투자하여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었고,
한국의 S사는 뒤늦게 그 기술이 돈이 되니까 부랴부랴 갖고 싶어도 원천기술 확보는 먼 산이므로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겁니다.
3.
어떤 사람이 돈을 잘 버는 가 아닌가 표면적인 겉모습만 보고,
그 사람이 저력이 있다 없다 판단할 수 있을까요?
머리 속이 꽉 찼는데 돈 벌이에 아직 활용을 못하는 사람도 있고,
정말로 돈 버는 재주가 없고 아는 것도 없는 허당일 수도 있습니다.
또는 지금 당장은 돈 잘 벌고 부자인데 어쩌다 보니 운이 좋았을 뿐이고
내면에 저력이라고 할 만한 게 별로 없는 껍데기일 수도 있죠.
지금 돈 잘 벌고 못 벌고가 그 사람의 저력과 반드시 일치하는 가를 생각해 보면,
"확률적으로 저력 있는 사람이 돈도 잘 벌 가능성이 높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일 겁니다.
본래 실력이 있던 사람이 젊을 때 오판하여 헤메다가, 기회를 잡아 결국 많은 돈을 벌고 성공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가지고 있는 역량은 꽤 대단한데 평생 실수만하고 꽃을 피우지 못하고 시들어 버릴 수도 있는 것이죠.
저력은 "하단에 숨어 있는 역량"을 말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그 기업에 매출에 기여할 수도 있고,
현재까지는 아직 그 기업의 실적에 제대로 기여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현재 표면적으로 드러난 회계적인 공시 자료만 보고 "저력이 없다"라고 단언하는 것은,
그 기업이 가지고 있는 "저력"에 대한 이야기와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 판단일 수 있다는 것이죠.
[결론]
지금 헤매고 있는 회사를 두고 저력있는 회사라고 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 기업이 충분히 저력있는 회사일 수도 있습니다. 전혀 아닐수도 있구요."라고 대답하겠습니다.
그 기업이 소니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면, 저는 "소니는 무서운 저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하겠습니다.
소니가 최근 경영상의 오판과 잇단 삽질로 그룹 전체가 실적부진으로 현재 헤매고 있는 것이 명백한 팩트라면,
그럼에도 오랜 세월 쌓아 온 원천 기술에 대한 이해가 무지 단단하므로 그 저력은 무시무시하다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저력이 앞으로 애플처럼 대박을 치는 데 크게 공헌을 할 수도 있을 것이고, 또는 전혀 아닐 수도 있을 겁니다.
그건 미래의 일이므로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것이죠.
하지만 (지금의 S사처럼, 근미래의 C국 H사처럼) 양때기로 밀어 붙이는 생산 효율성만으로는 길게 가기 어렵고,
미래에는 컨텐츠에 대한 이해와 S/W에 대한 이해, H/W라도 S/W를 구현하는 알고리듬에 대한 실력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관점에서... 소니가 가진 저력은 상당히 무서운 것이고, S사가 미래를 위해 더 노력해야 하는 게 바로 저 분야라는 겁니다.
오덕질 만세가 아니죠. 20-30대가 돈이 없으니까... 실제로 돈 있는 층을 역시 공략하겠죠. 현실적으로는 50대
실소유한 부동산을 관리 임대를 해서.... 전세- 월세 시장 전환을 유도해서.... 20대에게 임대료 받아먹게 하고...
의료에 점차 돈이 들어가니 그쪽으로 투자를 하겠죠.
전반적으로 지난 주인가 지지난 주인가 시사인에 나온 이야기-미국서 살다 온 사람이 썼더군요-에 상황설정에 다른 상황이 적용된 분위기군요.
근데 그 글이나 이 글이나 전형적인 서울사람 시각이죠. 서울 조금만 벗어나도 인프라가 뒤떨어지는 대한민국 특성상 그걸 극복하려면 지방사람들은 차 없이 안 되죠. 심지어 지방사람이 언급된 오덕질을 하기 위해선 차가 있어야 할 정도니.
지금 젊은 사람들이 차가 없는 이유는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돈이 없어서죠. 젊은 사람들이 멋모르고 차 샀다가 유지비 감당 못해서 쏟아져 나오는 중고차 매물에 대한 기사가 근 몇 달 동안 몇 번은 나왔죠.
결국 본문(그리고 시사인의 그 기사)는 차에 관심이 없는 원인이 아니라 (신포도 이야기마냥)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의 결과인데 인과를 착각한 거죠.
저의 로망 순위는.. 뭐, 로망이니까 현실은 내려놓고 생각하죠 .
1. 집장만
2. 오덕질
입니다.
왜냐하면.. 오덕질을 마음껏 하기 위해선 내 집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죠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