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398
비욘드 어스는 다른 행성에 정착한 인류의 이야기를 그린 게임입니다.
이 게임을 처음 해 보면 마치 문명을 보는 듯한 느낌에 'SF판 문명 아냐?'라는 생각을 하기 쉽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많은 부분에서 문명을 닮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SF라는 것에 걸맞게 한가지 재미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외계 생명체에 대한 견해'라는 것입니다.
[ 우주 먼 곳에서 새로운 터전을 발견했을때 인류는 크나큰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입니다. ]
우주로 진출한 인류는 본래 갖고 있던 종으로서의, 그리고 문화의 순수성을 지켜야 할까요?
아니면 외계 문명과 조화를 이루어 새로운 문화를 이루고 새로운 발전을 이끌어낼까요?
혹은 외계 문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아예 새로운 종으로서 변화해나가야 할까요?
수많은 SF 작품 속에서 거론되었던 이 고민을 비욘드 어스에서는 함께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서 변화해나아가는 모습을 우리는 목격하게 됩니다.
비욘드 어스는 물론 문명의 우주판이라고 여겨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주로 진출했다는 사실, 그리고 외계 행성이라는 사실이 바꾸어가는 모습을 잘 보여준 작품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겉껍질만 SF인 문명의 확장판이 아니라, SF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통해서 나온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비욘드 어스에는 무수한 매력이 있지만, SF 속의 다채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작품이라고 할 것입니다.
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SF&판타지 도서관 : http://www.sflib.com/
블로그 : http://spacelib.tistory.com
트위터 : http://www.twitter.com/pyodogi (한글) http://www.twitter.com/pyodogi_jp (일본어)
외계와 맞닥뜨리는 만큼, 환경을 해석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게 특징이죠. 조화, 순수, 우월…. 사실 외계 행성에서만 볼 수 있는 사상은 아니죠. 우리는 낯선 것들을 마주할 때마다 저런 식으로 대응했으니까요. 받아들이거나, 무시하거나, 우리 자신을 바꾸거나. 물론 외계 행성이라는 설정 덕분에 저런 대응이 더욱 독특해 보이는 것이겠죠. 아무래도 낯선 문명과 외계 환경은 차이가 어마어마하니까. 미지와의 조우는 언제나 SF의 화두였던 터라 성향 차이가 상당히 로망으로 보입니다.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조차 호기심을 들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다 같이 잘 살아 보세~ 하는 심정으로 조화가 마음에 듭니다만. 인간들이 점차 절지류 괴물로 변하고, 건물이 끈적거리는 점막에 덮히고, 거대한 괴수들이 돌아다니는 걸 보면, 뭔가 미묘합니다…. 이게 정말 인류를 위한 길이 맞는지. 유년기의 끝처럼 사실 진화를 빙자한 멸망으로 몰아가는 게 아닌지. 혹여 인류 말고 다른 종의 탄생을 돕는 게 아닌지. 경영 게임 공략을 보면서 하드 SF의 테마를 진지하게 고민할 줄은 몰랐습니다. 게임성은 어떤지 몰라도 주제 하나는 정말 뚜렷하게 잡은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