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링커 1979년 - 작가 - 요한(windkju)
글 수 29
무한곡선
chapter4. 무한곡선
끝은 새로운 시작을 부른다.
-요한-
1.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던 빗줄기는 어느새 그쳐 있었다. 빗방울들이 건물 여기저기에 걸려서 붉은 도시를 반사한다. 나는 도시를 머금은 웅덩이를 건너뛰었다. 우리는 도시를 가로질러 달리고 있었다. 달리는 중에 제레미에게 물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겁니까?」
「나도 궁금해. 어떻게 나한테 편지를 보낸거지?」
「어떻게고 자시고 간에.......일단 북경역으로 가자. 일단 가면서 설명하면 되잖아.」
제레미는 뛰어가며 우리에게 그간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이야기는 놀라웠다. 링커라는 것은 일종의 비밀조직인 모양이었다.
미리 미카엘에 대한 언질을 받은 것은 제레미였다. 그와 싸웠던 민경이 링커중의 한명이었던 것이다. 제레미와 그는 다시 만날 약속을 했지만, 그 전에 양 리가 죽여버렸다. (내가 그때 제레미라고 착각했던 것은 미카엘의 생각이 흘러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살인죄로 몰린 제레미는 도망치며 우리에게 편지를 남겼다. 나는 솔직하게 그 표식이라는 말을 나쁜 의미로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어쨌든 제레미는 도망치던 중에 잡혀버렸고, 미카엘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링커가 요셉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간의 사정을 듣고나자 의문이 들었다.
「그들이 왜 우리를 도와주는 걸까요?」
「그건 너와 관련있는 것 같던데?」
나는 무슨 말이냐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제레미는 불만인 듯 툴툴거리며 말했다.
「너를 굉장히 중요한 사람인것처럼 말했다 이말이야. 다른 사람보다 네가 제일 중요한 것처럼 말하기에 솔직히 화가 날 지경이었어. 뭐. 의심가는거 없어?」
나는 고민에 잠겼다. 그러나 나는 특별할 것이 없었다. 아니 하나 있었다. 나는 만들어졌다. 요한에 의해서. 어쩌면 그들은 나에 대해 알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것은 나의 특별함의 이유는 되지만, 나의 중요성에 대한 이유는 되지 못한다. 생각해봐야 소용이 없었다.
「그런데 히틀러의 이야기는 진실입니까?」
「거짓이기를 바래?」
제레미는 씁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나는 그에게 더 물어볼 수 없었다. 그것이 진실이라는 것을 알기에. 미스 벤자민은 어떤 생각으로 히틀러를 되살릴 생각을 한 것일까. 그러다가 생각했다. 만약 제레미가 히틀러를 먹었다면, 그것은 아주 어렿을때였을 것이다. 어린 소년이었던 제레미. 나는 그것을 상상하기 힘들었다.
도대체 이 이야기의 끝은 어떻게 될까. 파리에서 시작한 나의 여행은 어디에서 끝을 맺게 될 것일까.
「그런데 왜 우리는 북경역으로 가는 겁니까?」
「거기에서 링커가 기다리기로 했어. 우리를 몽골로 보내준다고 하더군.」
어떻게? 가장 먼저 그런 의문이 들었다. 제레미는 자신도 모른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요셉은 일단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면 의지해 봐야 한다고 했다. 솔직히 양 리의 배신은 치명적인 의심이 들게 만들었다. 링커가 우리를 도와주기는 했지만, 과연 그것은 선의에서 일까?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를 배신하지는 않을까? 생각의 고리 끝에 깜빡한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맙소사! 내 가방!」
일행이 멈춰섰다.
「가방이 중요해?」
「물론. 그곳에 ‘창조의알’이 들어있어요. 그걸 가지고 가야합니다.」
「또 그게 문제로군. 민경들이 쫙 깔려있을텐데.......후우. 하긴 전에도 그랬었지. 좋아.」
우리는 양 리의 집으로 향했다. 조심스럽게 먼 골목길에서 양 리의 집을 바라보았다. 의아하게도 민경들은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요셉이 그 주위를 배회해 보았지만, 어디에도 민경은 나타나지 않았다.
「의표를 찌른건가?」
제레미는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의 말에 공감하며,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조심스레 양 리의 집으로 들어갔다. 혹시나 집안에 사람이 있을까 해서 발걸음 소리를 줄였지만, 그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집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양 리의 방앞에서 요셉이 일행을 멈춰세웠다. 우리가 의문을 표하자 요셉이 낮게 말했다.
「누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되도록 제가 먼저 가도록 하죠.」
위험하지는 않을까? 그러자 요셉이 자신의 팔목을 걷어보였다. 전부터 시계소리가 들린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어느정도 예상했었지만 놀랄 수밖에 없었다. 팔에는 만화경이 펼쳐져있었다.
태엽의 바퀴가 움직이며 옆에 있는 수많은 태엽을 간섭했다. 날카롭게 생긴것과 유려하게 생긴것들이 이리저리 얽혀서 째깍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유리같은 것으로 보호되어있는 팔에는 수많은 태엽들이 시계처럼 움직였다. 나는 놀라움에 넋을 잃고 그것을 바라보았다.
부끄러웠는지 요셉이 슬며시 옷을 걷어 내렸다.
「기계장치가 되어있어서 안전합니다. 제 몸의 반절은 이런 기계장치로 이루어져 있지요.」
요셉의 씁쓸한 말을 듣고서야 이것이 단지 놀랄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인간의 몸의 절반이 이런 기계장치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은 절반이 이미 사람의 몸이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누가 이런짓을......」
「말했지요. 아우슈비츠는 실험실이었습니다.」
꿀꺽. 요셉의 스산한 말에 침을 삼켰다. 제레미도 난감한 분위기를 돌리려는 듯 일행을 재촉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문이 열렸음에도 안은 조용했다. 요셉이 먼저 방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나와 제레미도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 순간 요셉이 팔로 우리를 막아섰다.
「멈춰. 누가 있습니다.」
나는 고개를 돌려 주위를 바라보았다. 방문이 모두 닫힌 방안은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향초가 피워져 있는지 긴 연기가 방안을 더욱 자욱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발견할 수 있었다. 창가의 의자에 앉아 있는 한 사람을. 양 리. 그는 우리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허리춤에 차고 있던 긴 칼을 뽑았다. 날카롭게 생긴 칼을 우리에게 겨누며 양 리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들을 체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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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폭업해버릴 생각입니다. ^^;;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chapter4. 무한곡선
끝은 새로운 시작을 부른다.
-요한-
1.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던 빗줄기는 어느새 그쳐 있었다. 빗방울들이 건물 여기저기에 걸려서 붉은 도시를 반사한다. 나는 도시를 머금은 웅덩이를 건너뛰었다. 우리는 도시를 가로질러 달리고 있었다. 달리는 중에 제레미에게 물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겁니까?」
「나도 궁금해. 어떻게 나한테 편지를 보낸거지?」
「어떻게고 자시고 간에.......일단 북경역으로 가자. 일단 가면서 설명하면 되잖아.」
제레미는 뛰어가며 우리에게 그간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이야기는 놀라웠다. 링커라는 것은 일종의 비밀조직인 모양이었다.
미리 미카엘에 대한 언질을 받은 것은 제레미였다. 그와 싸웠던 민경이 링커중의 한명이었던 것이다. 제레미와 그는 다시 만날 약속을 했지만, 그 전에 양 리가 죽여버렸다. (내가 그때 제레미라고 착각했던 것은 미카엘의 생각이 흘러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살인죄로 몰린 제레미는 도망치며 우리에게 편지를 남겼다. 나는 솔직하게 그 표식이라는 말을 나쁜 의미로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어쨌든 제레미는 도망치던 중에 잡혀버렸고, 미카엘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링커가 요셉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간의 사정을 듣고나자 의문이 들었다.
「그들이 왜 우리를 도와주는 걸까요?」
「그건 너와 관련있는 것 같던데?」
나는 무슨 말이냐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제레미는 불만인 듯 툴툴거리며 말했다.
「너를 굉장히 중요한 사람인것처럼 말했다 이말이야. 다른 사람보다 네가 제일 중요한 것처럼 말하기에 솔직히 화가 날 지경이었어. 뭐. 의심가는거 없어?」
나는 고민에 잠겼다. 그러나 나는 특별할 것이 없었다. 아니 하나 있었다. 나는 만들어졌다. 요한에 의해서. 어쩌면 그들은 나에 대해 알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것은 나의 특별함의 이유는 되지만, 나의 중요성에 대한 이유는 되지 못한다. 생각해봐야 소용이 없었다.
「그런데 히틀러의 이야기는 진실입니까?」
「거짓이기를 바래?」
제레미는 씁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나는 그에게 더 물어볼 수 없었다. 그것이 진실이라는 것을 알기에. 미스 벤자민은 어떤 생각으로 히틀러를 되살릴 생각을 한 것일까. 그러다가 생각했다. 만약 제레미가 히틀러를 먹었다면, 그것은 아주 어렿을때였을 것이다. 어린 소년이었던 제레미. 나는 그것을 상상하기 힘들었다.
도대체 이 이야기의 끝은 어떻게 될까. 파리에서 시작한 나의 여행은 어디에서 끝을 맺게 될 것일까.
「그런데 왜 우리는 북경역으로 가는 겁니까?」
「거기에서 링커가 기다리기로 했어. 우리를 몽골로 보내준다고 하더군.」
어떻게? 가장 먼저 그런 의문이 들었다. 제레미는 자신도 모른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요셉은 일단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면 의지해 봐야 한다고 했다. 솔직히 양 리의 배신은 치명적인 의심이 들게 만들었다. 링커가 우리를 도와주기는 했지만, 과연 그것은 선의에서 일까?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를 배신하지는 않을까? 생각의 고리 끝에 깜빡한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맙소사! 내 가방!」
일행이 멈춰섰다.
「가방이 중요해?」
「물론. 그곳에 ‘창조의알’이 들어있어요. 그걸 가지고 가야합니다.」
「또 그게 문제로군. 민경들이 쫙 깔려있을텐데.......후우. 하긴 전에도 그랬었지. 좋아.」
우리는 양 리의 집으로 향했다. 조심스럽게 먼 골목길에서 양 리의 집을 바라보았다. 의아하게도 민경들은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요셉이 그 주위를 배회해 보았지만, 어디에도 민경은 나타나지 않았다.
「의표를 찌른건가?」
제레미는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의 말에 공감하며,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조심스레 양 리의 집으로 들어갔다. 혹시나 집안에 사람이 있을까 해서 발걸음 소리를 줄였지만, 그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집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양 리의 방앞에서 요셉이 일행을 멈춰세웠다. 우리가 의문을 표하자 요셉이 낮게 말했다.
「누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되도록 제가 먼저 가도록 하죠.」
위험하지는 않을까? 그러자 요셉이 자신의 팔목을 걷어보였다. 전부터 시계소리가 들린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어느정도 예상했었지만 놀랄 수밖에 없었다. 팔에는 만화경이 펼쳐져있었다.
태엽의 바퀴가 움직이며 옆에 있는 수많은 태엽을 간섭했다. 날카롭게 생긴것과 유려하게 생긴것들이 이리저리 얽혀서 째깍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유리같은 것으로 보호되어있는 팔에는 수많은 태엽들이 시계처럼 움직였다. 나는 놀라움에 넋을 잃고 그것을 바라보았다.
부끄러웠는지 요셉이 슬며시 옷을 걷어 내렸다.
「기계장치가 되어있어서 안전합니다. 제 몸의 반절은 이런 기계장치로 이루어져 있지요.」
요셉의 씁쓸한 말을 듣고서야 이것이 단지 놀랄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인간의 몸의 절반이 이런 기계장치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은 절반이 이미 사람의 몸이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누가 이런짓을......」
「말했지요. 아우슈비츠는 실험실이었습니다.」
꿀꺽. 요셉의 스산한 말에 침을 삼켰다. 제레미도 난감한 분위기를 돌리려는 듯 일행을 재촉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문이 열렸음에도 안은 조용했다. 요셉이 먼저 방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나와 제레미도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 순간 요셉이 팔로 우리를 막아섰다.
「멈춰. 누가 있습니다.」
나는 고개를 돌려 주위를 바라보았다. 방문이 모두 닫힌 방안은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향초가 피워져 있는지 긴 연기가 방안을 더욱 자욱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발견할 수 있었다. 창가의 의자에 앉아 있는 한 사람을. 양 리. 그는 우리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허리춤에 차고 있던 긴 칼을 뽑았다. 날카롭게 생긴 칼을 우리에게 겨누며 양 리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들을 체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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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폭업해버릴 생각입니다. ^^;;
재미있게 읽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