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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문학관 - 작가 : nitrocity1
글 수 40
오늘도 여전히 먹구름 가득한 하늘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흑마법을 신봉하는 마법사들이 지배하는 국가들이 다 그렇듯이, 흐린 날씨는 오늘도 어김없이 계속되고 있다.
언데드를 가장 신선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는 해도, 국가 구성의 필수 요소인 국민들에게 있어서는 별로 달갑지 않은 일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뭐, 찌푸린 하늘이라고 해서 농작물 생산에 큰 피해를 준다거나, 마나를 뽑아내는 데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니 마법사인 나에게는 별로 거리낄 것이 없지만, 한 나라를 다스리는 지배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인구 증가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사실은 그다지 유쾌한 일이라고 볼 수는 없지 않은가.
게다가 이 흑마법이라는 것이 간편하고 빠른 맛에 자주 쓰기는 하지만, 꼭 사람을 매개로 주문을 시행하는 것을 원하니 흑마사들에게 있어서 인구의 감소는 매우 민감한 문제로 다가올 수밖에...
더군다나 리치나 흡혈귀같은 계약관계에 얽매여있는 상위 언데드들은 말할것도 없고, 일방적으로 부려먹는 레이스나 구울같은, 가축이나 다름없는 것들을 먹여살리는 데도 사람들은 필요하기 마련이니 창고에는 3종 와인이 가득히 쌓여, 이게 아이템 창고인지 술창고인지 구분도 못 할 정도이고, 만약을 대비해 구입해놓은 예언의 서 두루마기들은 곰팡이가 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가끔씩 햇볕에 말려줘야 하는데도 내가 다스리는 나라의 특성상 그마저도 시원치 않으니 자꾸 썩어빠지는 실정이다.
먹구름이 가득히 흘러가는 하늘을 보고있자면 자연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내는 이처럼 인구와 국력 유지의 함수 관계의 난해한 문제로 이어지게 되고, 자연 이때쯤이면 내 기분은 날씨와 비슷하게 엉망이 되어버린다.
사람들을 몰래몰래 납치해서 식량으로 삼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아무리 우매한 민중이라고 할지라도 눈과 귀가 있는데 언제까지나 사실을 감출수도 없는 노릇이고 해서 얼마 전에는 이 골치아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대적인 개혁을 감행했다.
가장 기본적인 마법 유지에 들어가는 인구를 빼고 나머지는 인구 유지와는 상관이 없는 체계로 전환한다는 것이 바로 그 개혁인데, 이때문에 리치와 흡혈귀들을 몰살시키느라 엄청난 고생을 해야만 했다.
뭐, 의리라거나 주인으로써의 의무감 따위는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단어들이니 별도로 치더라도, 이것들이 일방적인 계약 파기에 '그래? 그럼 그만 물러가주지'라며 고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 아닌가. 하는 수 없이 흡혈귀들의 영역으로 지정해준 고성(古城) 네다섯군데에 한낮을 틈다 메테오를 떨어트리고, 리치들은 결계에 가두어버린 다음 마력을 말려 죽이는 번거로운 일을 해야만 했다.
이때 메테오 일곱발을 평소 친분이 있던 적마사에게 의뢰했는데, 이 뻘건 놈들은 돈에 관련된 일이라면 눈까지도 뻘겋게 달아올라서 한치의 양보도 없이 달려드는 바람에, 그때 깨진 겔드를 충당하느라 아직까지도 아이템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중이다.
뭐, 그래도 이 덕분에 인구 감소량은 엄청나게 줄어들었고, 겔드 흑자폭은 갈수록 늘어나니 그다지 억울하다는 마음은 들지 않지만...
단 한가지, 새로운 문제로 떠오른 것이...
"마스터 큰일입니다!"
"뭐냐, 또 신성기사단인가 뭔가 하는 놈들이 국경지대를 침범해 들어오는 건가?"
"그게 아니라, 노드의 마나 생산량이 한계치에 달했습니다!"
"또?! 무려 2주에 걸쳐 마나를 충전했는데 벌써 비축분이 떨어졌단 말이냐?"
인구를 먹지 않는 군대를 만든다면, 내가 흑마사인 이상 다른 영역의 군대를 끌어오는 것은 제정신으로는 도저히 못할 마나의 낭비를 초래하는 데다가 흑마법의 긍지와도 관련이 있는 골치아픈 문제이니 논외로 두고...
그렇다고 암시장에서 사오는 것은 너무 수급이 불안한데다가 대부분의 용병들이란 일반적인 마력에도 너무 취약하기 마련이어서...
남은 방법은 그나마 사람을 먹이로 주지 않아도 마력만으로 유지가 가능한 좀비들을 기르는 것이었는데...
처음에는 노드에서 흘러나오는 마나와 암흑의 미사를 통해 발생되는 막대한 양의 에너지만으로도 충분히 유지되던 것이, 나라가 커지고, 나와 국경을 맞대는 적국들이 다 한자리 하는 강대국들이 되면서부터는 사정이 달라진 것이다.
영토에 비해 군대가 적다면 안그래도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적들에게 '날 잡아잡수~'하며 환영하는 꼴이 될테니 어쩔 수 없이 군사력을 증강해야 하고, 힘이 딸리는 좀비들만으로 그 군사력을 충당하자니 할 수 없이 머릿수를 늘리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는데...
이른바 '백만대군'의 상태를 넘어서 온 나라에 좀비가 득실거릴 정도가 되니 이때부터는 아무리 많은 노드라도 이들을 유지시킬 마나를 뽑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그래서 몇달 전부터는 초비상체제로 돌입하고 마나 충전과 노드 확장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그런 고생의 보람도 없이 사흘에 한번꼴로 마나 재고가 바닥이 나버리고, 노드가 영토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너무 높아져 양질의 마나보다는 저순도의 마나만 쏟아져 들어오니 그야말로 미칠 노릇이 아닐 수 없다.
"할 수 없지, 서쪽 국경 지역의 좀비들에게 마나 공급을 끊어라."
"네? 또...말입니까?"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이러다가 마나 폭주라도 일어나면 그땐 끝장이야"
"하지만..."
"이봐, 언제부터 네가 내 명령에 꼬치꼬치 따지고 드는 신분으로 승격했지? 넌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는 거야. 너도 전임 네크로맨서 꼴 나고 싶은가?"
"아, 알겠습니다. 당장 시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집정실에서 허둥지둥 달려나가는 수석 비서관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다시 머리가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인구 감소의 위협인가, 아니면 마나 부족으로 인한 폭주의 위협인가... 어느쪽을 택하건 간에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이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겔드 수급에 차질이 없는 방향으로 정책을 잡았고, 이렇게 된 이상 싫더라도 마나 관리에 내 온 정신을 쏟아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며칠마다 한번씩 정기적으로 울리는 마나 경보기의 위협적인 경고음도 귀에 익숙해졌건만, 어딘지 모르게 불길한 예감은 내 몸 어딘가에서 계속되고 있었다.
마치 앞으로 다가올 불길한 사건의 예고편처럼...
흑마법을 신봉하는 마법사들이 지배하는 국가들이 다 그렇듯이, 흐린 날씨는 오늘도 어김없이 계속되고 있다.
언데드를 가장 신선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는 해도, 국가 구성의 필수 요소인 국민들에게 있어서는 별로 달갑지 않은 일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뭐, 찌푸린 하늘이라고 해서 농작물 생산에 큰 피해를 준다거나, 마나를 뽑아내는 데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니 마법사인 나에게는 별로 거리낄 것이 없지만, 한 나라를 다스리는 지배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인구 증가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사실은 그다지 유쾌한 일이라고 볼 수는 없지 않은가.
게다가 이 흑마법이라는 것이 간편하고 빠른 맛에 자주 쓰기는 하지만, 꼭 사람을 매개로 주문을 시행하는 것을 원하니 흑마사들에게 있어서 인구의 감소는 매우 민감한 문제로 다가올 수밖에...
더군다나 리치나 흡혈귀같은 계약관계에 얽매여있는 상위 언데드들은 말할것도 없고, 일방적으로 부려먹는 레이스나 구울같은, 가축이나 다름없는 것들을 먹여살리는 데도 사람들은 필요하기 마련이니 창고에는 3종 와인이 가득히 쌓여, 이게 아이템 창고인지 술창고인지 구분도 못 할 정도이고, 만약을 대비해 구입해놓은 예언의 서 두루마기들은 곰팡이가 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가끔씩 햇볕에 말려줘야 하는데도 내가 다스리는 나라의 특성상 그마저도 시원치 않으니 자꾸 썩어빠지는 실정이다.
먹구름이 가득히 흘러가는 하늘을 보고있자면 자연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내는 이처럼 인구와 국력 유지의 함수 관계의 난해한 문제로 이어지게 되고, 자연 이때쯤이면 내 기분은 날씨와 비슷하게 엉망이 되어버린다.
사람들을 몰래몰래 납치해서 식량으로 삼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아무리 우매한 민중이라고 할지라도 눈과 귀가 있는데 언제까지나 사실을 감출수도 없는 노릇이고 해서 얼마 전에는 이 골치아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대적인 개혁을 감행했다.
가장 기본적인 마법 유지에 들어가는 인구를 빼고 나머지는 인구 유지와는 상관이 없는 체계로 전환한다는 것이 바로 그 개혁인데, 이때문에 리치와 흡혈귀들을 몰살시키느라 엄청난 고생을 해야만 했다.
뭐, 의리라거나 주인으로써의 의무감 따위는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단어들이니 별도로 치더라도, 이것들이 일방적인 계약 파기에 '그래? 그럼 그만 물러가주지'라며 고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 아닌가. 하는 수 없이 흡혈귀들의 영역으로 지정해준 고성(古城) 네다섯군데에 한낮을 틈다 메테오를 떨어트리고, 리치들은 결계에 가두어버린 다음 마력을 말려 죽이는 번거로운 일을 해야만 했다.
이때 메테오 일곱발을 평소 친분이 있던 적마사에게 의뢰했는데, 이 뻘건 놈들은 돈에 관련된 일이라면 눈까지도 뻘겋게 달아올라서 한치의 양보도 없이 달려드는 바람에, 그때 깨진 겔드를 충당하느라 아직까지도 아이템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중이다.
뭐, 그래도 이 덕분에 인구 감소량은 엄청나게 줄어들었고, 겔드 흑자폭은 갈수록 늘어나니 그다지 억울하다는 마음은 들지 않지만...
단 한가지, 새로운 문제로 떠오른 것이...
"마스터 큰일입니다!"
"뭐냐, 또 신성기사단인가 뭔가 하는 놈들이 국경지대를 침범해 들어오는 건가?"
"그게 아니라, 노드의 마나 생산량이 한계치에 달했습니다!"
"또?! 무려 2주에 걸쳐 마나를 충전했는데 벌써 비축분이 떨어졌단 말이냐?"
인구를 먹지 않는 군대를 만든다면, 내가 흑마사인 이상 다른 영역의 군대를 끌어오는 것은 제정신으로는 도저히 못할 마나의 낭비를 초래하는 데다가 흑마법의 긍지와도 관련이 있는 골치아픈 문제이니 논외로 두고...
그렇다고 암시장에서 사오는 것은 너무 수급이 불안한데다가 대부분의 용병들이란 일반적인 마력에도 너무 취약하기 마련이어서...
남은 방법은 그나마 사람을 먹이로 주지 않아도 마력만으로 유지가 가능한 좀비들을 기르는 것이었는데...
처음에는 노드에서 흘러나오는 마나와 암흑의 미사를 통해 발생되는 막대한 양의 에너지만으로도 충분히 유지되던 것이, 나라가 커지고, 나와 국경을 맞대는 적국들이 다 한자리 하는 강대국들이 되면서부터는 사정이 달라진 것이다.
영토에 비해 군대가 적다면 안그래도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적들에게 '날 잡아잡수~'하며 환영하는 꼴이 될테니 어쩔 수 없이 군사력을 증강해야 하고, 힘이 딸리는 좀비들만으로 그 군사력을 충당하자니 할 수 없이 머릿수를 늘리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는데...
이른바 '백만대군'의 상태를 넘어서 온 나라에 좀비가 득실거릴 정도가 되니 이때부터는 아무리 많은 노드라도 이들을 유지시킬 마나를 뽑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그래서 몇달 전부터는 초비상체제로 돌입하고 마나 충전과 노드 확장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그런 고생의 보람도 없이 사흘에 한번꼴로 마나 재고가 바닥이 나버리고, 노드가 영토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너무 높아져 양질의 마나보다는 저순도의 마나만 쏟아져 들어오니 그야말로 미칠 노릇이 아닐 수 없다.
"할 수 없지, 서쪽 국경 지역의 좀비들에게 마나 공급을 끊어라."
"네? 또...말입니까?"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이러다가 마나 폭주라도 일어나면 그땐 끝장이야"
"하지만..."
"이봐, 언제부터 네가 내 명령에 꼬치꼬치 따지고 드는 신분으로 승격했지? 넌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는 거야. 너도 전임 네크로맨서 꼴 나고 싶은가?"
"아, 알겠습니다. 당장 시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집정실에서 허둥지둥 달려나가는 수석 비서관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다시 머리가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인구 감소의 위협인가, 아니면 마나 부족으로 인한 폭주의 위협인가... 어느쪽을 택하건 간에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이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겔드 수급에 차질이 없는 방향으로 정책을 잡았고, 이렇게 된 이상 싫더라도 마나 관리에 내 온 정신을 쏟아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며칠마다 한번씩 정기적으로 울리는 마나 경보기의 위협적인 경고음도 귀에 익숙해졌건만, 어딘지 모르게 불길한 예감은 내 몸 어딘가에서 계속되고 있었다.
마치 앞으로 다가올 불길한 사건의 예고편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