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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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우주여행물에서는 우주선을 타고 가는 것을 '항해' 라고 부릅니다.
인터스텔라에서도 우주선을 요트에 비유한 대사가 잠깐 나오죠.
우주선은 space ship 입니다. 비행기가 아니라 배에요.
오늘날의 유조선 같은 거랑은 좀 다른 느낌이겠죠.
과거 탐험가들의 세상, 대양을 누비던 그런 느낌이려나요.
우주는 미지의 영역이며, 그 좁은 칸 밖에서는 생존이 어렵고
고독하며 그 안에 존재하는 이들만 공유할 수 있는 어떤 감정이 있습니다.
오늘날 우주여행을 다룬 소설이 왠지 좀 뜬구름을 잡는듯한 느낌을 받는다면
어쩌면 그건 그 작가들이 배를 익숙하게 타보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오늘날엔 배보다 비행기가 더 친숙하고 배를 타더라도 며칠씩 배 위에서 보내는 일은 흔치 않으니까요.
지구 궤도를 잠깐 들르는 '우주유람' 이 아니라
심우주를 향해 다른 모든 인류의 형제들과 지구의 모든 생명체와 떨어져 있는 그 느낌,
그리고 이 세상과 생명에 대한 경외심, 땅에 대한 그리움과 감사를 가장 비슷하게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깊은 바다로의 항해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SF작가에게 필요한 것은 탐험과 모험을 경험할 기회이며 저는 깊은 바다로의 항해도 그런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제가 선장이 된다면.. 클럽의 여러분을 바다로 초대하고 싶군요.
:)
세상은 원래 비정한 법이야.
영화 <딥 임팩트>에서 우주선 대장이 자신을 미시시피 선장에 비유하죠. 승무원에게 해양 소설인 <백경>을 읽어주는 것도 의미심장하고요. 그리고 보니, 단편영화 <원더러>에서도 칼 세이건이 <백경>을 언급하며, 항해를 비유했습니다. <에일리언>이 항해사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노스트로모>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도 그냥 넘어갈 수 없습니다. (요즘에는 노스트로모라고 하면, 조셉 콘래드보다 에일리언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정도.) 찾아보면 비슷한 사례가 많을 듯합니다.
아무래도 다수의 승무원이, 일정한 공간에 갇혀, 미지의 세계로 떠나가는 과정이 비슷하게 보이는 듯합니다. 항공기는 사실 '미지의 세계로 떠난다'는 이미지가 별로 없죠. 그저 지형에 상관없이 빠르게 운송한다는 이미지가 강할 뿐. 게다가 항공기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할 때는 탐험의 패러다임이 바뀌기도 했고요. 아무래도 전통적인 모험의 낭만을 부각하려면, 항해를 대입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 이미지 때문이 아닐까요.
만약 우주공간이 지구에서 하늘을 보는 것처럼 연푸른색에 구름이 둥둥 떠다니고 있다면....
음...... 다시 검은색으로 칠하겠습니다 =ㅅ = a
그리고 cydonia님은 '바다에서는 오야가 법이여'라면서 클럽인들을 몰아세우기 시작하는데..(윤태호 <파인>)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우주선은 정말 관짝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배도 비행기도 본체가 파손되면 생존하기가 쉽지 않지만 우주선은 정말 끝장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