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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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인간이 외계인과 마주하게 될 때의 경우입니다.
뭐랄지... 지나치게 인간을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해야할까요?
먼저 많이 보는 것으로 종교에 대한 것이 있습니다.
많은 과학자들이 인간이 우주의 다른 지적생물체와 마주하게 되면 인류의 종교는 크게 흔들릴 것이라 하죠.
...--;
왜 이렇게 순진할까요?
제겐 벌써부터 보입니다.
제가 지구인이라는 것을 부끄러워할 날이요(...).
인간은 종종 바보짓을 하는데, 여기엔 특별한 이유가 없어요.
인간이 바보짓을 하는건 본능입니다.
바꿔말해, 종교인이 종교로 바보짓을 하는것도 본능이에요.
인간에게서 종교관이 흔들리는건 외계인을 만나게 될 때가 아니라 인간 그 자체가 달라질 때 뿐입니다.
만약에 외계인이 오게 된다면 제가 죽고 아주 오랜 후의 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능하면 종교같은건 없는 애들로.
프로토스나 콘수처럼 자기네 종교에 광신적이 애들이 오면 틀림없이 가관인 일이 벌어질 테니까요.
아둔 동상 목자르고, 테사다르 동상에 X칠하며 계네가 신이 아니라고 떠들어대면...
외계인과의 전쟁따윈 둘째치고, 제가 지구인게 쪽팔려 죽을 것 같아요--;
다음으로, 역시 인간과 외계인이 마주하게되면 인간은 모든 틀을 넘어서 하나가 될 것이다...
....
외계인이 신이거나, 혹은 인류의 각성 촉매가 아닌 이상 이것도 너무 순진해 보이는 생각입니다.
인간이 다른 인간과 대립하는건 자연의 섭리에요.
다들 알다시피 자원은 한정되있고 욕심은 무한하니 말이죠.
설령 자의식이 통합되어 있거나 희박해도 매한가지. 그네들 말고 다른 것들과는 또 대립할 수 밖에 없거든요.
예전에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이 공존하는 사례를 들어 반박당하긴 했어도 제 생각은 변함없어요.
그런 사례는 전투력이 압도적인 초식동물은 자원경쟁면에서 약한 다수 초식동물에게 밀리기 때문에('영역'이란 같은 자원을 두고 벌어지는 것이니) 전투력이 떨어지는 육식동물의 존재를 용인해 주고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겉으로는 이상적으로 보일지라도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은 이용하는 자원이 다르고, 강력한 초식동물은 약한 육식동물을 이용해 자원을 확보하고, 약한 육식동물은 강력한 초식동물을 방패로 강력한 육식동물을 견제할 수 있으니) 그 밑엔 냉혹하기 짝이 없는 힘의 법칙이 존재하죠.
초식동물이 약해지거나, 반대로 육식동물이 다른 초식동물을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 못하는 상황이 되면, 어느 쪽이든 가차없이 상대를 발라버릴 겁니다. 그것을 어떻게 할 수 없죠. 생물은 결국 자신의 이익을 쫒기 마련이니까요.
결국 이거에요.
생물은 자신의 이익을 쫒습니다.
외계인이 인간과 전혀 다른 자원을 필요로한다 해도 갈등이 뒤로 미뤄지는 것 뿐이지 영원한 공존은 없을 거거든요.
지구에서도 전혀 다른 자원을 필요로하는 생물군집들이 결국 갈등을 빚게 되었는데 우주시대라고 안 그렇다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하물며 다른 자원을 쓰는 외계인과의 공존도 아니라, 이미 같은 자원을 차지하는 인간들끼리의 공존이라... 솔직히 순진하단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많은 과학자, 심지어 sf작가들 사이에서도 종종 나오니 참 거시기합니다.
그만큼 많이 배운 사람들이 인간에 대해 너무 심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니...
외계인이 있든 없든 인간은 결국 인간일텐데 말입니다...
[물고기군] 밤이면 언제나 아름다운 인생을 꿈꾼다. 사랑하고픈 사람과 별을 바라다 보고 싶을때 비오는날 우산들이 공허하게 스쳐갈 때 노래부르는 물고기가 되고 싶고 날개달려 하늘을 날고싶다. 아침의 차가운 바닥에서 눈을돌려 회색의 도시라도 사람의 모습을 느껴본다 부디 꿈이여 날 떠나지 마소서... [까마귀양] 고통은 해과 함께 서려가고 한은 갑갑하메 풀 길이 없네 꿈은 해와 함께 즈려가고 삶과 함께 흩어지네 나의 꿈이여 나의 미래여 나의 길을 밝혀 밤의 끝을 보내길....
라고 생각하시는 것 역시 crowfish님의 생각일 뿐이죠.
그렇게 될지 안될지는 '추측'할 수는 있으되 '예정' 내지는 '확정'할수는 없는 것이지 않습니까?
과거인들은 '감히' 신을 부정하는 세계를 상상하지 못했죠. 귀족과 평민은 다른 피가 흐른다고 믿었고(푸른피의 귀족과 붉은 피의 평민), 사대부와 농민들 사이에는 질서가 있어야 함을 세계의 절대적 진리로 받아들였죠. 천동설도 세계평형설도 다 한때는 '당연한 것'이었겠죠.
지금 우리가 '당연하다'라고 생각하는 것 역시 수백년 수천년 그리고 수만년이 지나면 '당연하지 않은' 것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SF야 말로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은 사회를 그려내는 가장 적합한 장르 아니겠습니까.
그거야 님 생각이죠
라고 하고 싶은 충동이 팍팍 드네요.
본문처럼 되는 이유는 작품의 목적이나 주제가 다른 곳에 있으니까 그런 거죠(=님이 해당 작품들을 이해하지 못함).
당장 그 흔한(...) 솔라리스만 봐도 님이 말하는 수준을 아득히 넘어서는 걸요. 아니 당장 스타크래프트만 봐도 풍전등화의 상황에서 인간들끼리 치고받느라 정신 없는데...
작가들이 님같은 생각을 못해서 안하는 게 아니에요. 30년 전에 나온 유년기의 끝이나 마크로스 말고도 다른 작품 많으니 좀 더 넓은 경험 취해 보시길.
요코야마 미츠데루의 "미래인 마즈"가 떠오릅니다. 여기에서 등장하는 외계인들은 오랜 옛날 지구인이 폭력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지구인의 문명이 어느 정도 이상 발전하면 지구를 파괴하기 위한 시스템을 남깁니다. 마즈라는 소년과 가이아라는 로봇이었는데, 이 로봇은 지구를 날려버릴 수 있는 강력한 폭탄을 갖고 있다는 설정입니다. 그리고 마즈의 판단에 따라 폭발시키게 되어 있습니다.
지구인들을 '폭력적인 존재라서 우주를 위협할 수 있으니까.'라는 이유로 파괴하기로 한 외계인들은 어쩌면 단순히 자신들과 같은 존재가 경쟁자로 등장하는 것을 꺼린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그것이 바로 우리의 거울, 더 정확히는 작가가 바라보는 거울이라는 것이겠지요.
We are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