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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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얼마전 2번째 수능을 끝냈습니다.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지만요...
뭐 아무튼, 내년에 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의 시간을 좀 알차게 보내고 싶기에 좋은 책을 추천받았으면 좋겠다 싶어 글을 올립니다.
여태껏 공부만 하던지라 책을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사실 많은 책을 읽어본것도 아닌거같네요.
그 전에 한번 이런 주제의 글을 이 사이트에서 본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찾지를 못하겠네요; 뭐 책에 대한 감상은 계속해서 변하는 것이기
도 하고 이 사이트에 새롭게 활동하신 분들도 계시는 만큼 다시한번 여쭙고 싶네요.
여러분의 인생에서 지금 큰 의미를 지닌 책이 뭐가 있으신가요?
최근에 읽었던 책도 좋고, 학창시절에 읽고서 지금까지의 삶의 지침(?)이 된 그런 책도 좋고, 그 책을 만나기 전과 후의 세상이 완전히 뒤집
어질만한 책을 추천해주신다면 더더욱 좋겠습니다.
책이 아니더라도 영화나, 드라마,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이라도 괜찮을것 같네요.
좋은 작품 기대하겠습니다 히히;
ps. 도서정가제였나요,, 모르고 있었는데 이거 몇일 전에 인터넷서점에서 할인율이 낮아졌다고 하더라고요.. 살 책이 제법 있는데 이거 뼈아프군요..ㅠㅠ
고등학교 3학년 쯤에서 스무살이 되던 무렵에 저도 제법 책을 읽었던 것 같은데요.
그 당시에 크게 와닿던 책은..
1.헤르만 헤세의 책들. 꼽아보라면 <데미안>과 <싯다르타>를 들고 싶군요. 당시에 빠져있던 실존적인(?) 고민들에 많은 화두를 던져주었던 것 같습니다.
2.카잔카치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책이 참 재밌습니다. 읽으면서 어떻게 살아가야하느냐에 대해 계속 질문하게 되었었죠.
3.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와 <사랑의 기술>. 은 소설책은 아니구요. 삶에 대한 철학을 비교적 쉬운 어조로 다룬 책들입니다. 사랑의 기술은 연애나 사랑에 대해 고민할 때, 소유냐 존재냐는 자본주의적 삶에 의문이 들 때 읽으면 특히 좋아요.
4.폴 오스터의 책들. 은 이상하게도 당시에 읽었다는 것만 기억하지 세부적인 내용은 뒤죽박죽입니다. 한때 꽂혀서 열 권 정도를 내리 읽었던 까닭이 아닌가 싶어요. <달의 궁전>과 <환상의 책>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우선 책이 정말 몰입감 있고, 내용이 깊은 울림을 가져서 종종 뒤돌아보게 됩니다. 대개 오스터의 작품 중에 호평을 받는 건 <뉴욕3부작>인데, 당시에는 별로 이해도 안 되고 재미도 그냥 그랬던 것 같군요.
5.시간 많은 김에 대하소설들을 읽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때 아니면 언제 읽겠어요. <태백산맥>과 <토지>, 그리고 벽초 선생의 <임꺽정>도 정말 탁월합니다. 토지는 저도 아직 안 읽어봤지만 맘 편하게 책 읽을 수 있을 때 꼭 읽어두고 싶은...^_^;
6.로저 젤라즈니의 판타지/SF 단편집인 <장미에 바치는 전도서>는 당시에도 정말 좋았고 읽을수록 맛이 배어나서 요즘도 곧잘 펴봅니다. 하지만 주위사람들에게 추천해주니 취향을 많이 타는 책인 거 같아요. 한 번 훑어보시고 읽는 것을 결정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7.꼭 한 번 보면 좋겠다 싶은 영화는 <트루먼 쇼>, <사랑의 블랙홀>, <아멜리에>, <맨 프럼 어스>, <세 얼간이>, <이터널 선샤인>, <헤드윅> <원스> <비포 선라이즈> <올드보이> 정도. 흠 쓰고 보니 제 영화취향은 상당히 말랑말랑한 편이군요.
제가 쉬운 책만 골라읽는 성격이라 위에 이야기한 책들은 주로 읽기 편하고 이해하기도 쉬운 편입니다.
다시 살아도 한번씩은 읽어봐야겠다 싶은 책들이기도 하구요. 모쪼록 의미 있는 기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 그리고 책을 이번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두고두고 읽을 거고, 어떻게 '잘' 읽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고민하신다면 <독서의 기술>을 사두고 읽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꼭 읽어보면 좋을 사회과학/자연과학 교양서를 추천하자면
1.제레드 다이아몬드 선생의 <총,균,쇠>와 <문명의 붕괴>
2.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가 쉽고, 많은 이야기를 던져줍니다.
추가적으로 물리학에 관심이 있다면
3.브라이언 그린의 <엘레건트 유니버스>. 이해하기 좀 어려웠지만, 생각의 지평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되었었죠.
그리고 인지심리학에 관심이 있다면
4.스티븐 핑커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책이 좀 두껍긴 하지만 사람을 이해하려 한다면 꼭 읽어야 할 책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큐..인지는 모르겠지만 테드 강연에 참 좋은 게 많아요. 똥도 많지만요. 저도 시간 날 때 옛 강연들 찾아보고 있는 데 그 중 특히 인상깊었던 건
1.사회 연결망의 숨겨진 영향력 http://www.ted.com/talks/nicholas_christakis_the_hidden_influence_of_social_networks?language=ko
2.자기 기만의 패턴 http://www.ted.com/talks/michael_shermer_the_pattern_behind_self_deception?language=ko
3.단기기억은 세상을 어떻게 이해할까? http://www.ted.com/talks/peter_doolittle_how_your_working_memory_makes_sense_of_the_world?language=ko
4.위험한 밈(meme)에 관하여 http://www.ted.com/talks/dan_dennett_on_dangerous_memes?language=ko
정도군요.
제 경우엔 '맨 와칭' (요즘엔 '피플 와칭'이라고 정치 중립적인 제목으로 바뀌었습니다.)과 '해커'라는 넌픽션입니다.
맨 와칭은 사람에 대한 이해의 근간을, 해커는 저의 취미에 대한 태도의 근간을 이루었죠. 저에게 영향을 준 좋은 책은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그 중 가장 큰 것을 꼽자면 저게 아닌가 싶습니다.
(3번째라면 중학교 때 영어 독해 능력을 크게 늘려준 플레이보이...)
아직 철이 없어서 그런지 어떤 책이든 읽고 나면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 중에서 굳이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글쎄요. 아마 <백경>이 적당하겠네요. 국민학생 때 축약본을 읽었는데,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강렬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후 중학생 때 완역본에 도전했지만, 두꺼운 베개로 썼던 적이 더 많았네요. 고등학교 때는 재미있는 부분만 골라 읽었습니다. 대학생 때 배낭여행 가면서 챙겨간 소설책인데, 여행 내내 그대로 배낭에 처박혀서 돌아왔던 적도…. 주위 여행객들은 왜 이런 책을 읽느냐며 이상하게 쳐다보고.
아마 전 세계 통틀어 이만한 소설도 드물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래를 판타지의 용처럼 묘사하고, 작살잡이는 기사나 용사로 승화하고, 그러면서 온갖 잡다한 생태학 지식을 다 때려박고, 동시에 엄청난 상징과 비유를 퍼붓고, 신을 깊이 고민하지만, 반대로 백인 우월주의나 기독교 근본주의를 조롱하고 등등. 소설은 물론이고 영화나 게임 중에서도 이만한 괴물 작품이 없다고 봐요. 여성 캐릭터가 하나도 없다든가, 너무 난잡해서 읽기 어렵다든가, 분량은 미치도록 길다든가 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많지만요. 장점이 단점을 압도적으로 커버하는 책이니까요. 모비 딕이란 괴물은 창작 역사상 두고두고 회자할 듯합니다.
아울러 <백경>만큼은 아니지만, 허버트 웰즈의 책들도 상당히 좋아합니다. 특히, <우주전쟁>, <타임머신>, <닥터 모로의 섬>을 인상 깊게 봤습니다. 셋 중에 하나를 꼽으라면, 아마 <우주전쟁>이겠죠. 과학과 사회 문제 의식을 결합해 어두운 이야기를 풀어내는 기법과 주제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웰즈 역시 19세기 영국인이라는 한계를 벗지는 못합니다. 그럼에도 각 작품이 보여주는 아이디어나 사회 비판은 당대의 다른 작가들은 물론이요, 요즘 작가들보다도 나을 때가 있더군요.
아무래도 어렸을때 읽은 책이 기억에 남는데, 아동용 소설이지만 '빅토리아 빅터'의 <악동일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성인이 되어 재판된걸 보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부모님께 누가 되는 큰 사고는 터뜨린적 없지만 그렇다고 학교에서 특출나지도 않은 전형적인 평범한 유년시절을 보낸 제게 일종의 대리만족을 준 책입니다. 지금 기준으로도 왠만한 기준의 장난은 장난 축에도 못끼는 대범한 어린아이의 평범한 일상(?)을 담아낸 이야기로 일단 무척 재밌습니다. 획일적인 교육 시스템 속에서 대부분의 유년시절을 보낸 우리 모든 이들에게 추천드립니다.
저는 레인보우 식스가 되겠네요.
학교 다닐때 양판소를 주로 보다가 일본 갈때 심심할때 사려고 우연히 산 책이었는데 이 작품을 시작으로 첩보, 전쟁물 소설을 직접 구입해서 읽게 되었고 그 후로 독서하는 습관이 좀 바뀌었죠.
전 계몽사 학습그림과학 전집이랑 역사신문이요. 그 중 역사신문은 독자에게 꽤 풍부한 현장감주는 역사책이고 어린 나이에 보기에 쉽기도 했고....
인생을 가장 크게 바꾼 책은 아마도 유치원때 읽었던 청소년을 위한 그리스로마 신화 였던 거 같습니다.
이것 때문에 책 보는데 재미를 붙여서 다른 책들을 읽었거든요. 그 외라면 중학교때 읽었던 만화 동양철학 전집정도?
논픽션중에선 [총균쇠]와 [지상 최대의 쇼]가 가장 재미있었던 거 같습니다. [코스모스]도 꽤 괜찮고요. 이건 다큐멘터리 영화로 볼 수 있으니 그것으로 봐도 괜찮음.
픽션은 취향이니까 뭐 이게 낫다고 추천하기 뭐한데 김용 무협 소설들이라면 아마 웬만해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겁니다.
뒤돌아 생각해보면 김용 소설 빼곤 무협 소설을 읽은 게 없군요.
제게 있어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은 바로 아래의 작품이었습니다.
http://www.joysf.com/2119253
끝없는 이야기...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보고 그때마다 다시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지요. 제가 이 작품을 통해서 얻은 교훈은 '창작자란 매 순간 자신의 소중한 무언가를 사용하여 창작한다."였습니다. 하지만 읽을 때마다 다른 생각이 들게 되지요.
제가 판타지와 SF라는 상상으로 가득한 장르에 빠져 들었던 것은... 그리고 조이 SF를 만들고, 도서관을 만든 것은 모두 이 책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이 책은 제가 용돈을 모아서 산 첫번째 책이기도 합니다.(확실한 건 선물받은건 아니라는거) 1981년에 나온 책으로 당시 가격으로 3800원.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이니 아마도 세배돈 같은 걸 모아서 산게 아닌가 생각되는데(당시엔 오락 한판에 50원, 짜장면이 -정부의 통제를 받아서- 몇 백원이었으니)... 여하튼 초등학교 1학년에게 43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보며 밤새게 만들었으니 재미있는 책이기도 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