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이거 굳이 출산 장려를 해야 할 이유가 있나 싶습니다. 


물론 지금 출산율이 떨어지는 이유가 다른게 아니라 낳고 싶어도 경제적 여건이 안돼서 그렇다는 다망한 상황이기는 합니다. 


애를 낳아서 불리는 건 인간뿐 아니라 생물이라면 갖고 있는 본능적인 욕구라 이걸 경제적 이유로 못 한다는건 요즘 세대의 입장에서 놓고 본다면 정말 서러운 일이기는 하죠. 


그러나 정부에서 출산율을 걱정하는 가장 큰 이유가 경제적 이유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게 출산 장려하는게 정답인가 싶습니다. 


이미 지금 상황도 국내 일자리는 더이상 나지 않고 있고 노동력 수요가 더 늘만한 건덕지는 안 보입니다. 포화 상태라고 해야 하나. 


젊은 세대들이 한국 전쟁 이후 이렇게 빌빌대는 시기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이유이기도 한 거 같고요. 


요약하자면 지금의 젊은 세대들도 경제가 제대로 다 포섭을 못하고 포화상태로 가고 있는 상황인데 출산율이 높아져서 뭐가 더 나아지겠느냐 싶은 겁니다. 


학창시절부터 이어지는 경쟁률과 실업문제, 비정규직이 범람하고 조기 은퇴하는 사회를 보며 저 나름대로는 인구가 줄면 오히려 더 낫지 않겠느냐 했거든요. 


절대적인 관점에서 볼때 인구가 적어서 일손이 부족해 나이가 들어도 은퇴 시기가 늦어진다던가 하는것 자체는 잚의 질적인 측면에서 볼때 좋을 건 없습니다. 


근데 우리나라 지금 상황은 근로자들 스스로가 은퇴를 늦게 하려고 발악을 하는게 일반적이죠. 우리나라 상황은 '일할 수 있고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은퇴를 해야 하는(혹은 취직을 못하는)' 상황이니까요. 


필요한 일손보다 사람 수가 더 적다고 해서 실업율 0%가 되지는 않을 것이고 아무리 사람이 모자라도 기업에서(특히 한국 기업이라면 아마도 더 그렇겠지만) 근로자들에게 그만큼의 대우를 해줄 거라고 확신을 할 수 없겠지만 전체적으로는 실업율이 줄고 국민들의 경제 수명도 더 늘어날 거 같습니다. 


국민이 많아야 시장도 더 커지고 경제도 커지고 세금도 더 많이 들어오는 것이지만........


그건 인력 = 국력 이던 시절 얘기고 요즘 관점으로 보면 당장 경제력이 부족한 구성원들은 오히려 경제적으로는 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원래는 일 할만큼 하다가 은퇴하고 난 뒤 연금 받는 노인들이나 아직 사회에 나가지 못한 미성년자나 학생들에게만 해당돼야 하는 것이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인구가 주는 것이 개개인의 삶의 질측면에서는 오히려 더 나은게 아닐까 하는데 말이죠. 


지금 출산율이 바닥을 치는건 제가 보기엔 가젤 수가 줄면 먹이가 부족해서 사자들 수도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거랑 비슷합니다. 


먹이가 부족하면 자연스럽게 개체수가 줄어드는 거죠. 


먹을게 없어도 줄기차에 애를 낳아서 그중 몇 명이 생존하기를 바랄 수도 있는 것이긴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는 그럴만한 상황도, 시대도 아닙니다. 


애들이 '사치품'이 되었다면 그냥 그걸 받아들이고 정 그게 마음에 안 들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지 당장 표면적으로 출산율 늘이는건 아무런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더 안 좋을 수도 있죠. 가젤 수가 부족한데 사자가 새끼를 많이 까봐야 굶어 죽기밖에 더 하겠습니까. 


아이를 낳지 않는 게 '취향' 에 의한 선택이 아니라 낳고 싶어도 못 낳는 타율적인 상황인것이 이 세대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기야 하겠지만 자연스러운 이유로 그렇게 된 것을 출산율만 늘여 놓는다고 해결돌거라는 생각은 안 드는데 말이죠. 



덧. 

솔직히 출산율 떨어진다고 했을때 '얼마나 더 떨어져야 내 정년이 안전할까.'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