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로마제국이 으쌰으쌰 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페르시아도 망하고 헬레니즘 제국도 망하면서 유대 지역은 막 사방팔방 뻗쳐나가던 로마 손에 떨어집니다.

폼페이우스가 시리아를 쳐묵하고 카이사르가 주사위 던지네 마네 하던 시절에 로마는 헤롯왕을 유대의 왕으로 임명하여 간접통치합니다. 왕이 죽으면 총독이 와서 통치하고, 왕이 나타나면 왕에게 통치를 위임하는 요상한 방법으로 유대 속주를 다스립니다. 흔히 말하는 괴뢰정권이죠.

로마는 이민족 종교와 관습에 관대했고, 세금만 꼬박꼬박 낸다면 유대인들이 뭘 하던 간섭을 안했습니다. 헬레니즘 제국 통치 때 박해받아 축소되었던 유대교 세력이 다시 불어나고 헬레니즘을 벗어나 유대교 전통을 지키려는 근본주의 교파도 생겨났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바리새파가 그러한 유대교 근본주의 교파입니다.

로마의 통치를 따라 들어온 로마인들, 그리스인들, 그리고 동네에 터 잡고 살던 유대인들이 섞여 유대지방은 점점 난장판으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예수가 태어났던 1세기 무렵은 로마의 통치를 긍정하는 파벌과 유대인들의 독립을 원하는 파벌, 그리고 외국인으로 나뉘어 혼란이 극에 달했던 시절이지요.

이 무렵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로마의 통치를 긍정하면서 교회 문을 외국인들과 하층민들에게까지 개방한 새로운 유대교 교파, 즉 기독교가 탄생합니다. 당연히 반대파벌의 지독한 탄압을 받아 교주인 예수는 십자가에 못박혀 죽습니다.

그리고 유대인과 로마 사이에 전쟁이 일어납니다. 유대 반란은 하드리아누스 황제 시절에 완전히 진압되었고, 예루살렘에서 유대교가 추방됩니다. 이게 디아스포라라고 부르는 사건이죠. 하드리아누스 황제는 유대 지방의 이름을 팔레스티나로 바꿉니다. 팔레스타인의 역사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래서 디아스포라로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에서 모두 추방되었는가? 동로마제국 시절에도, 이슬람 발흥 때도, 십자군 전쟁 시절에도, 심지어 오스만 제국 시절에도 팔레스타인 지역에는 유대인들이 잘만 거주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지역이 이슬람 세력의 통치에 놓이면서 이 지역에 살던 유대인들도 점차 무슬림으로 개종하고 아랍어를 쓰면서 아랍인들과 문화적으로 섞이게 됩니다. 특히 오스만 제국의 착취와 탄압은 가혹했기 때문에 개종하던가, 꼬우면 떠나던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습니다. 오스만 제국이 멸망할 무렵에 이 지역에는 약 20만~30만명의 인구가 거주했고, 대부분 아랍인이었지만 유대인 역시 무시못할 비율로 존재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6%인가 그런데, 정확한 수치는 아닙니다.

1차 대전이 일어나고, 오스만 제국이 다스리던 이 지역에 영국이 손을 뻗습니다.

아라비아의 로렌스, 영국은 후세인 일족과 접촉하여 통일된 아랍왕국의 독립을 약속하며 반란을 부추깁니다. 후세인-맥마흔 협정을 맺어 팔레스타인에 아랍인 국가를 세우는 것을 지지합니다.

한편 유럽에서는 당시 만연하던 유럽의 반유대정서와 유대인 차별에 맞서기 위해 유대인만의 민족주의, 즉 시오니즘이 등장합니다. 드레퓌스 사건을 계기로 충격을 먹은 유대인들은 민족국가 건설의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조상들의 땅인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하는 유대인이 늘어났고, 포그룸을 피해 도망치는 동유럽과 러시아계 유대인들도 많아졌고, 유대인 단체는 영국 정부와 교섭을 시작합니다. 영국 정부는 벨푸어 선언으로 팔레스타인에 유대인 민족국가 건설을 지지하게 됩니다.

전쟁이 끝에 가까워지고 오스만 제국의 멸망이 가까워지면서, 영국은 구 오스만 제국의 영토를 러시아, 프랑스와 분할통치할 계획을 짜고 외교접촉을 합니다. 소아시아 협정을 맺어 영프러가 중동지역을 갈라먹고 영국은 팔레스타인 지역을 꿀꺽합니다.

뭔가 이상하다고요? 예, 이상합니다. 홍차놈들은 팔레스타인 지역을 두고 아랍인들과도 계약을 맺고, 유대인들과도 계약을 맺었으며, 러시아 프랑스와도 협정을 맺은겁니다. 삼중계약으로 통수를 친거죠.

어쨌든, 홍차가 팔레스타인을 위임통치하기 시작했고,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꾸역꾸역 몰려들며, 이로 인해 위기감을 느낀 탓에 이때까진 희미했던 팔레스타인 지역 아랍인들만의 민족색이 강해지기 시작합니다.

1947년 유엔의 중재에 따라 분할안이 채택되었고, 1948년 영국군은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철수합니다.

영국의 철수와 동시에 팔레스타인 지역의 유대인들은 유엔 분할안에 의거하여 이스라엘의 독립을 선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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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영토변화. 녹색이 아랍인 지역, 흰색이 이스라엘 영토.


아랍연맹은 이스라엘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았고, 곧장 이스라엘에 선전포고를 합니다.

1948년 1차 중동전쟁, 이스라엘 건국전쟁이 시작된 이래, 이스라엘은 사방에 적성국가로 둘러쌓인 채 반세기동안 계속 전쟁을 치룹니다.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과 투닥대면서도 이스라엘은 꾸역꾸역 살아남았고, 팔레스타인 지역 내의 아랍인들의 입지는 점점 축소됩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과 시위가 일어나고, 이스라엘군이 이를 과격하게 진압하면서 상황은 점차 진흙탕 속 개싸움으로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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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인들도 딱히 온건하게 시위할 마음이 없었고, 이스라엘도 딱히 온건하게 진압할 마음이 없었습니다. 돌과 화염병과 CS탄이 난무하고 이스라엘 군인이 팔레스타인 소년의 팔을 꺾는 유혈사태가 계속됩니다.






아랍연맹이 이스라엘에 학을 떼고 떨어져 나간 뒤, 헤즈볼라와 하마스 등이 생겨나면서 팔레스타인 내 아랍인들의 투쟁도 점점 치열해집니다. 폭탄테러와 군인 납치 등이 매일같이 밥먹듯이 일어나고, 이스라엘군의 대응도 점점 신경질적으로 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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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 대원과 하마스가 애용하는 까삼 로켓

이런 싸구려 로켓으로 무차별 테러를 한 뒤 민간인들 틈으로 숨어버리니 신경질적으로 변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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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지구 시내 폭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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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의 155mm 백린탄으로 폭격당하는 UN 난민구제사업국 학교



2008년에 군인 납치에 열 받은 이스라엘과 가자 지구 봉쇄를 풀 것을 요구하는 하마스 사이의 전쟁이 터집니다. 가자 전쟁이라고 부릅니다. 압도적인 우위 속에 이스라엘은 맘껏 분풀이를 했고, 하마스는 세계를 상대로 언론 플레이를 시작합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나치나 다름없는 잔인한 이스라엘"의 이미지는 이때 생겨납니다.

레바논에서의 실패를 교훈삼은 이스라엘은 시가지 진입을 삼가고, 포위를 유지한 채 폭격만으로 가자지구를 초토화시켰습니다.

여하튼, 이스라엘은 압도적인 화력을 동원해 전쟁에서 이겼고, 하마스는 살아남으로서 승리했습니다.

현재 팔레스타인 분쟁지역이라 불리는 지역은 예루살렘과 맞닿아있는 서안지구와, 시나인 반도와 맞닿아 있는 가자 지구로 나뉘어 있습니다. 서안지구는 세속주의를 표방하며 비교적 온건한 파타당을 지지하고, 가자 지구는 근본 이슬람주의 테러단체인 하마스를 지지합니다.

이스라엘은 이들과 교섭할 생각도 없고, 그렇다고 완전히 밀고 들어가 뿌리 뽑을 생각도 없이 그냥 봉쇄를 유지하며 관망하고 있고, 얘네들을 중재할만한 나라도 없습니다. 언제 이 동네가 평화로웠냐만, 당분간 평화로워질 생각은 없는 것 같습니다.

팔레스타인의 미래는 어둡습니다. 이스라엘인들이 꾸역꾸역 선을 넘어와 정착촌을 건설하고, 그렇다고 이스라엘을 전복하고 독립국가를 세울 역량도 없기 때문이죠.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 둘 중 하나 거꾸러질 때 까지 이 동네의 평화는 찾아오지 않을 듯 싶네요.

여하튼, 뭐 그래요.


팔레스타인 분쟁을 보면 볼 때 마다 씁슬합니다. 일방적인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고, 도무지 끝날 기미도 안보여서.... 

그저 이 모든 악의 근원은 홍차놈들이라고 외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