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본 카페를 비롯해 어디를 가도 남북 정상회담이 토픽인 것을 누구든지 느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논쟁을 지켜보다보면 진영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기저에 깔고 가는 생각들이 몇가지 있더군요.


 예를 들어, 넷상이든 오프라인이든 '미국은 어떠어떠하게 생각한다' 혹은 '미국은 한반도가 어떠어떠하기를 원한다는 식의 단언적인 주장이 많이 보입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이런 발언은 말하는 이의 희망사항일 뿐인 것입니다. 왜 그런지 알려면 동일한 문장에서 주어만 한국으로 바꿔보면 알 수 있습니다. 지난 20년간 국민과 정부의 생각 그리고 정책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상기해보면, 더 다원적인 미국에서는 변화무쌍함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것이 분명합니다.


 비슷한 예로, 대다수의 한국인들에게는 미국이 한반도-지정학적 요충지인-에 큰 관심과 계획이 있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물론 대한민국의 해방부터 오늘 이순간까지 미국이 행사한 영향력을 감안하면 한국인들이 이런 감상을 광범위하게 가지는 것도 무리는 아님니다. 하지만 진실에 더 가까운 것은 미국은 동북아시아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북핵문제로 이렇게까지 이목이 집중된 지금이 특수한 경우라는 것이죠. 


 그리고 이번 회담에 대해 낙관이던 평가절하던 그 의미를 과대평가하는 느낌도 없잖아 있습니다. 이러한 실수는 한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 결정권이 있다는 착각에 주로 기인한 것입니다만, 냉정히 말하자면 한국은 지역강국에 불과합니다. 핵과 관련된 문제는 강대국들이 주도권을 쥘 수 밖에 없는 구조이고 한국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이란 일이 되지 않게 훼방을 놓을 수 있는 정도입니다. 즉 지금 정상회담 결과보며 웃고 우는건 로또 2자리만 보고 부동산에 달려가는 것과 비슷한 일인거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정도 힘도 없어서 그야말로 놀아나다 국권을 빼았긴게 한세기 전이걸 감안하면 나름의 역할이 있음에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생각합니다)


 ps. 지나가는 한마디 게시판이 생긴지도 몇년이 되었는데, 이제 보면 정식 게시판에 올라올만한 무거운 글과 긴 토론도 지나가는 한마디에 올리게 된 것 같습니다. 사견입니다만 지나가는 한마디 게시판은 가벼운 주제로 즐겁게 교류하고 글과 토론이 무거워 지면 정식 게시판에 판을 옮겨서 이어나가는게 나을것 같습니다. 지난번 원전 관련 토론을 정리에서 올린 것처럼 말입니다. 이 편이 다시 찾아보기에도 좋고 분위기가 과열되는걸 막기에도 나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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