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알파 센타우리라는 게임이 있었습니다. 점차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던 마이크로 프로즈를 나와서 피락시스(Firaxis)를 처음 세운 시드 마이어가 만든 게임이었지요. 우주를 무대로 진행되는 전략 게임이라는 점에서 마이크로 프로즈의 '마스터 오브 오리온'과 비교되기도 했지만, 외계 행성의 표면을 중심으로 영역을 넓혀간다는 점에서는 그냥 전에 발매되었던 문명 2의 속편 같은 느낌의 게임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알파 센타우리는 사실 굉장히 어려운 게임이었습니다. 물론 문명을 해 본 사람들이라면 거의 비슷한 느낌으로 진행할 수 있었지만, 그야 문명 자체가 쉬운 게임은 아니잖아요?

  한편으로 알파 센타우리는 그야말로 온갖 SF 설정들을 모조리 넣은 듯한 완성도가 놀라웠습니다. 그 설명서도 상당히 방대했는데, 게임을 진행해 보면 그 안에 나오는 온갖 설정들은...

  어찌되었든 우주와 개척을 좋아하는 SF 팬이라면 빠지지 않을 수 없는 게임이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시드 마이어가 바로 이걸 다시 만든다는 거죠. "시드 마이어의 문명 : 지구를 넘어서"라는 제목으로 말입니다. 10월 중순에 나온다고 하니 이제 고작 3달 밖에는 남지 않았습니다. 전세계의 수많은 SF와 전략 게임 팬들을 단체로 문명하게 만들 상황이 말이지요.

  '문명했습니다.'라는 말이 유행하기 훨씬 전에 이미 알파 센타우리로 문명하는 경험을 해 본 저로서는, 엑스컴이 다시 나올 때 만큼이나 설레면서도 이걸 사야 하는가...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죠. 물론 산다는 건 거의 100% 확정된 일입니다만.

  10월 중순 이후로 한 동안 제가 보이지 않는다면, 바로 우주로 문명하러 떠난 거라는 것을....

  
profile

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SF&판타지 도서관 : http://www.sflib.com/
블로그 : http://spacelib.tistory.com
트위터 : http://www.twitter.com/pyodogi  (한글)    http://www.twitter.com/pyodogi_jp (일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