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적인 턴 전술 방식은 체계적이고 정교합니다.]
I was a bit discouraged when I heard that the combat was going to be RTwP (real time with pause), myself being a big fan of TB (turn based) and the possibility of tactical combat that it lends to a game. My question is then: how are you going to make the combat in P:E tactically interesting despite it being RTwP?
(저는 전투가 실시간 정지 방식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낙담했습니다. 제가 턴 방식의 왕팬이거든요. 게임이 더욱 전술적일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제 질문은 이겁니다. <프로젝트 이터니티>가 어떻게 실시간 정지 방식을 이용해 흥미로운 전술을 만들어 낼까요?)
Hmm, this is a bit of a loaded question, as it implies that real-time games aren't tactically interesting while all turn-based games are. Believe me, I have played plenty of dull turn-based games with very few options on what to do on each turn, and there are lots of real-time games that are incredibly tactically rich.
(흠, 턴 방식은 전술적으로 흥미로운데, 실시간 방식은 그렇지 않다는 느낌의 질문입니다. 저를 믿어보세요. 저는 각 차례마다 모기 눈곱만한 선택 사항만 있는 공허한 턴 전술 게임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저기 엄청나게 전술이 풍부한 실시간 게임들도 있잖아요.)
위 발언은 유명한 게임 디자이너 팀 케인이 한 말입니다. 킥스타터로 화제를 모은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인터뷰에서 한 대답이죠. 아시다시피 이 게임은 <발더스 게이트>나 <네버윈터 나이츠> 등의 감성을 이어받았습니다. 여기서는 고전적인 턴 방식 대신 실시간 정지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두 시스템을 잠깐 설명하자면, 턴 방식은 차례대로 싸웁니다. 캐릭터든 진영이든 간에 차례가 있고, 자기 순서가 오면 행동합니다. 반대로 실시간 정지 시스템은 모두가 한꺼번에 움직입니다. 하지만 유저는 상황을 멈추고, 캐릭터 행동을 미리 예약할 수 있습니다. 상황이 다시 흘러가면 캐릭터들은 예약한 대로 움직이고, 변화가 필요하면 다시 멈춰서 예약하면 되죠. 턴 방식은 고전적인 체스부터 미니어처 전쟁물과 보드 게임까지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합니다. 실시간 정지는 생긴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사실상 <발더스 게이트> 때문에 대중적으로 유명해졌고요.
두 방식 모두 유저 혼자서 다수의 캐릭터를 움직이는 게 가능합니다. 차례를 기다리든, 캐릭터 행동을 예약하든, 상황이 멈춘다는 점은 똑같거든요. 그게 순서대로 돌아오느냐, 자신이 원할 때 정지하느냐의 차이죠. 다만, 많은 유저들은 턴 방식이 보다 전술적이라고 여깁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랜 세월 동안 검증한 시스템이며, 명작 대부분이 이쪽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롤플레잉 게임은 아니지만, <엑스컴>이나 <재기드 얼라이언스>, <문명>, <알파 센타우리>,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등이 모두 턴 방식입니다. 테이블 롤플레잉 게임이야 말할 것도 없습니다. 게다가 (실시간 정지 말고) 실시간 전략은 머리 싸움보다 컨트롤 실력이 좌우할 때가 많습니다. 해당 게임들의 중계나 리플레이를 보면, 마우스 드래그와 클릭을 수도 없이 눌러댑니다. 전술이 딸려도 컨트롤이 뛰어나면 이길 수 있죠. 턴 방식 유저들은 이를 아케이드나 액션이라며 멸시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뭐, 딱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실시간 정지까지 덤터기를 쓰는 거죠.
[빠른 흐름과 매끄러운 플레이가 장점인 실시간 정지 방식.]
하지만 실시간 정지의 근본은 오히려 턴 방식에 가깝습니다. 실시간 전략 게임에서 클릭질이 성행하는 이유는 다수 캐릭터를 한꺼번에 조종하기 때문입니다. 적이 계속 움직이므로 아군도 빨리 행동을 취해야 합니다. 잠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을 틈이 없죠. 저쪽에서 적 한 무리가 몰려오고, 이쪽에서 우회 공격이 들어오고, 부대를 반으로 나눠서 양편으로 보내고, 각 유닛마다 기술을 쓰고 등등. 이 모든 사건들이 끊임없이 벌어지니, 화면 전환과 선택이 빠른 유저가 유리합니다. 당연히 손이 빨라야 하며, 액션이라는 비아냥을 듣죠. 실시간 정지는 ‘멈춤 기능’이 있기에 이렇게 다급할 이유가 없습니다. 적이 움직이면, 상황을 멈추고 계획을 짜거나 지시를 내릴 수 있습니다. 한 번 멈추는 것으로 부족한가요? 그러면 다시 멈추면 됩니다. 몇 번을 멈추든 뭐라고 하는 사람 없습니다. 5분, 10분 동안 계획을 짜도 좋습니다. 머리를 싸매고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연구할 기회는 충분합니다.
턴 방식과 실시간 정지 방식은 친척 사이입니다. 근본적으로 비슷하니, 어느 한쪽이 모자란다고 탓할 이유가 없죠. 친척인 만큼, 차이는 있습니다. 턴 방식은 맺고 끊음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체계적으로 수를 예측해야 하며, 행동 조정과 기술 사용이 정교해지죠. 캐릭터를 배치하고,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두근거림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문제는 전투에 참여하는 인원이 늘어날수록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입니다. 인원이 30명 정도만 되어도 순서가 한참 있다 돌아오죠. 실시간 정지 방식은 모든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므로 진행이 빠릅니다. 아군이 움직이는 시간 동안 적도 움직이므로 괜히 기다리지 않습니다. 전투 모드로 전환하지 않으므로 플레이 통일성이 높고 매끄럽죠. 기술이나 효과 지속시간을 나타내기도 편리하고요. 하지만 정지 버튼을 연속으로 누르느라 산만해지기 일쑤입니다. 여러 캐릭터를 쉴새 없이 오가야 하므로 번잡하고 정신 없습니다.
둘 중 뭐가 나은지, 정답은 없습니다. 제작진이 원하는 연출에 따라 갈릴 뿐입니다. 흐름이 끊어지지만, 세세하고 각이 나오는 전투를 만들고 싶다면? 턴 방식으로 나가면 됩니다. 여러 인원이 참가해 속도감 높은 전투를 이끌어가겠다면? 실시간 정지가 탁월한 선택입니다. 개인적으로도 기다리는 설렘이 좋아서 턴 방식을 선호합니다만. 이거야 취향일 뿐이고, 실시간 정지가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이스윈드 데일>이나 <네버윈터 나이츠>도 재미나게 한 걸요. <드래곤 에이지>도 훌륭했고요. <폴아웃 택틱스>도 어설프게 턴-실시간 구분하지 말고, 실시간 정지로 만들었으면 훨씬 좋았을 겁니다. 정말 중요한 건 유저 혼자서 여러 캐릭터를 효율적으로 조종한다는 점입니다. 차례가 돌아오든, 행동을 예약하든 이게 제일 관건이죠. 결국 최종적인 목적은 분대/파티 전술이니까요.
이번에 E3 쇼가 끝나고,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데모도 선보였다고 합니다. 이걸 공개할지 어떨지 모르겠는데, 전투 방식이 어떨지 궁금하군요. 팀 케인 같은 장인이 자신 있다고 장담했으니, 분명히 좋은 결과가 나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시간 정지를 턴제하고 비슷하게 플레이 하려면 불편한건 사실이지만 턴제를 실시간 정지처럼 플레이 하는건 아예 불가능해요.
극단적인 예로 멀리 있는 토끼 하나 잡는데 턴제로하면 이동하고 턴 종료 이동하고 턴 종료 공격 공격 미스나면 또 턴종료 공격 이런식으로 돌아가게되니까요
재기드얼라이언스 아류, 사일런트스톰 같은 경우야 비전투시 실시간으로 돌아가긴 하지만 이건 좀 특이한 경우구요.
턴방식은 농밀하고도(...) 심도깊은 행동의 극한까지의 효율을 추구할수 있긴 하지만 실시간 정지방식도 이런 효율성을 얻을수 없는건 아닙니다. 0.5초 단위로 정지를 누질러서 플레이 하는 방법도 있으니까요(아 내 손가락)
턴방식의 장점을 실시간 정지가 대부분 따라 잡는다면 실시간 정지방식의 장점인 시원시원함은 턴방식은 따라갈수가 없습니다 구조적 한계라고 할까요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발게 스타일의 실시간 정지 방식을 선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