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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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역사는 조선 후기 부터 현대까지
좀 찌질하고 패배의 역사 같아서
일부러 외면하고
정조까지만 공부했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공부를 시작했는데
그전에도 대충은 어떻게 돌아갔는지 알고 있었지만
살짝만 공부했는데도 참으로 다이나믹합니다
그 짧은 시간동안 다른 나라는 몇백년에 걸친 일들이 압축되어 있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일제강점기를 겪으신 분들도 살아 계시니 말입니다
40,50대 분들이 좋았던 떄 말하면서 박정희 찬양하는 것도
그냥 경험치 버프 때 운 좋게 편승한 세대의 추억보정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분들이 그렇게 말하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저희 어머니도 하루에 2끼 먹기도 힘들었는데
박정희 정권 이후 하루 3끼 꼬박꼬박 흰쌀밥 과 고기반찬을 먹을수 있게 되었다면서
박정희를 좋아하시거든요 그리고 덤으로 그분의 딸님도 같이.....
분명히 공 과 사가 있지만 그분들에게는 그래도 못 살다가
어느정도는 살만해졌다 라고 살아오면서 느껴서 그렇겠죠
뭐 저희 어머니도 인권탄압이나 그런건 어쩔수 없는 부분이었다면서
어물쩡 하게 넘어가지만 말이죠
아무튼 급속성장은 좋은데 부작용이 너무 큰거 같습니다
당장만 해도 못 살다가 힘들게 일해서 어느 정도 살게 된 세대랑
처음부터 배부르게 시작하는 세대 의 입장차가 너무 큽니다
물론 지금도 힘들다면 많이 힘들지만
개인적으로 원초적인 욕구(의식주)를 제대로 못 해결했던 때가 더 힘들었다고 생각됩니다
그 수난이대 인가 일제시대를 겪은 아버지 와 한국전쟁을 겪은 아들의 이야기 처럼
지금은 박정희 시대를 겪은 아버지 와 그후 시대의 아들 이랄까요
글이 좀 이상하게 되었는데
아무튼 역사를 공부하는건 좋은거 같습니다
대략 재벌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던 국가에서,
이제는 재벌이나마 있는 국가로 바뀌었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나타나는 장점과 단점을 온 국민이 만끽하는 중에 있는 것이죠.
지도자는 언제나 매 순간 선택에 직면하여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고 실천을 통해 앞으로 가야 하는데,
선택하는 그 순간에는 오로지 최선을 다 할뿐 향후 어떤 장점과 단점을 나타낼 것인지 미리 다 파악할 수 없습니다.
그게 가능하면 인간이 아니라 신의 경지라 할 수 있는 것이죠.
박통의 시대에 박통이 선택하고 결정한 것은, 그 순간에는 머리 싸매고 최선을 다한 선택이었을 겁니다.
다만 그 당시 선택과 의사결정에 의하여 현재 우리가 겪는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는 알 길이 없었을 것이고,
이제 우리 세대에는 현재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선택하고 의사결정하고 실천해야 하는 것이죠.
박통의 시대에 직면한 문제는, 당시 온 국민의 과반 이상이 실질적으로 밥을 굶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무려 1년 나라 예산을 해외 원조자금을 가지고 짜는 세계에서 첫 손 꼽히는 국제 거지의 신세였다는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과거 선조들이 이룩한 게 없어서 지금 우리가 밥을 굶는다며 윗 세대 탓을 해 봐야 쓸데 없습니다.
밥을 굶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짧은 기간 동안 경제를 일으켜서 먹고 사는 구조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하고, 무엇부터 손대서 차근차근 해결해야 하는가... 그것만 고민하고 들이파는 게 낫죠.
그래서 한 세대 전 사람들은 그 시대의 지도자와 함께 자신들이 선택한 바대로 믿고 그냥 열심히 소처럼 일을 했습니다.
그 결과가 요모양 요꼴인 것이죠... 재벌은 겉보기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었고 뽀대도 꽤 나는데, 내실은 빚더미입니다.
한국에서 사람과 돈과 재화와 리소스와 캐파가 대부분 재벌에 집중되어 있는데, 정작 재벌은 효과적으로 장사를 못합니다.
돈을 외국으로부터 많이 벌어들여서 국민에게 많이 쓰는 양적인 구조를 만드는 데 성공해서 그럭저럭 밥은 먹고 사는데,
그 것이 죄다 빚으로 굴러가면서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지자체도 죄다 빚더미에 빠져서 재정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죠.
이건 현재 우리 세대가 마주한 우리의 문제입니다 - 윗 세대의 선택과 의사결정이 일으킨 연장선상에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사결정을 우리가 해야 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실천하고 노력해야 하죠.
윗대가 잘못해서 현재 이 모양이라고 '탓'해봐야 아무 소용 없습니다. 그런데 시간 쓰느니 해결책을 찾으려 애쓰는 게 맞죠.
그런데.. 만일 지금 당장 선택을 잘 해서 문제를 해결했다고 칩시다. 그럼 향후에 지금의 선택에 의해 부작용이 없을까요?
아마도 지금 미처 제대로 생각하지 못하거나 지금 중요하다고 여기지 않았던 부작용이 향후에 엄청 크게 나타날 겁니다.
지금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하고 의사결정한 것에 따라 미래에 나타나는 필연적인 부산물인 것이죠.
그럼 우리 후대는, 우리 세대의 선택이 잘못이었다고 우리 세대 탓만 하면서 선대를 비난만 하고 있을까요?
그건 참으로 쓸데없는 짓이죠. 그 때는 그 상황에 맞게 다시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하는 게 맞습니다.
세상이 바뀌었으니 새로운 솔루션을 찾는게 필요하죠. 이는 계속 반복될 겁니다.
전쟁이 끝나고 60년 동안 한국 역사는 정말로 다이나믹했습니다.
전후 60년의 절반의 시간 동안 본래 밥 동냥하던 신세에서 수출로 먹고 사는 10위 무역국이 된 것은 장한 일이었지만,
그 이후 나머지 절반의 시간 동안 빈부격차가 커지고 재벌의 비효율과 온갖 빚더미가 커지면서 어깨를 짓누르고 있죠.
이제 앞으로 현재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발벗고 뛰면서 해결책을 찾아 실천을 할 때입니다.
물론 지금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향후에는 또 그 부작용이 나타나 우리 후대를 괴롭히겠지만요.
[사족으로...]
개인적으로 오늘날 박통 시대를 추종하는 분들 중 상당수가 보이시는 정말 큰 오류라고 생각하는 것은...
과거 4~50년 전 박통 시대에 이루어진 선택과 의사결정이 옳았다 잘못되었다 그런 부분이 아닙니다.
그 시대에는 그런 의사결정을 할 수 밖에는 사연과 상황이 있었을 것이고, 최선을 다한 선택이었겠죠.
그것보다 진짜 오류는... 무려 4~50년 전의 선택과 의사결정을 지금 시대에 적용하려고 시도한다는 겁니다.
40년 전에는 옳은 선택이고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40년 동안 강산 네번 바뀌고 이제는 맞지 않는데,
지금부터 과거 선택이 나타내는 부작용을 인정하고 이제부터 해결책을 찾자는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이죠.
작금의 시대에 40년 전의 선택과 의사결정을 계속해서 주장하는 것은 정말로 어리석은 일입니다.
40년 전의 정책이 지금 실정과 맞아떨어지지 않는 것은 당연지사이니까요.
읽어보니 사족이 그런의미군요. 저도 공감합니다.
덧붙여 생각난 부분은 공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어떤 사안을 중책(혹은 말단이건..)의 사람이 결정을 하고 그 결과물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만 어떤 문제를 일으키게 되면 문제만을 부풀려서 매도하는 관계자 혹은 제삼자가 생각나게 하는군요. 10번중에 9번 잘하고1번 못하면 못한것만 지적당하죠..(古 박통께서 9번 잘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_-;;) 다들 그렇게 말하니까요.
물론 가만히 있어도 중간은 가는데 사서 매를 보는 정치인 나으리들은 전혀 무관한!! 얘기입니다.(전 그런분들이 중범죄자 다음으로 싫습니다..-_-)
아무튼 벌거지님 말씀대로 인간은 항상 최선의 선택을 반복할뿐이고 그것의 결과는 영향을 받은 다음 인간이 또다른 최선의 선택을 함으로써 이어진다에 공감합니다. 다만 전에 선택한 인간을 욕하는게 최선의 선택인 인간도 있는거라고 생각할순있지만, 결국 타임머신이 있지 않는한 선택은 바뀌지 않을뿐이고, 이 실수투성이인 인간들이 계속 최선의 선택을 하는 무한 반복이라고.. 잉?
벌거지님 의견에 전체적으로 동감합니다.
좀더 부가하자면, 세대간의 인식에 대한 일인데,
지금 60-70 세대들은 절대가난이라는 마왕과 싸워 이긴 박통을 숭상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어려웠던 젊은 시절에 대한 추억과 그럼에도 어려운 노후를 짊어지고 있는데
대한 분노가 함께 담겨 있지요. 아울러 북한에 대한 경쟁에서 이겼다는 승리감과
전쟁에 대한 공포감도 있습니다.
박정희 = 빛났던 청춘때의 그리움 = 북한에 대한 공포, 증오심 = 어려운 노후의 상실감
이런 상황에서 과거에 대한, 박통에 대한 일체의 비판도 용납하질 못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피해의식을 잘 이용해서 정권을 쥔 자들은
그들의 박탈감을 해결할 생각은 안하고 계속 이들의 상처를 건드려서
정권을 유지할 생각만 하고 있지요.
제가 보기에는 이제 지역구도가 잘 안먹히니까
종북프레임으로 세대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내면의 상처를 치료한 사람만이 타인을 포용할 수 있습니다.
나라도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이쿠야.. 그럼 전대머리 가카가 1212 군사쿠테타 일으킨것도 당시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나효..
재벌이나마 있는 국가가 된 나라가 어째 재벌도 없는 국가들보다 삶이나 행복지수가 떨어지나요.
설마 박통의 리더쉽 아니었으면 우리나라가 아직도 북한이나 동남아, 남미 저개발 국가 수준으로 빌빌 거렸을거라고 생각하시는건 아니겠죠.
박통덕에 재벌이나마 생기고 국가 잠재력 몰아짜서 G20 국가가 되었다면..
우리나라 국민성이면 박통이 군사쿠데타 안 일으켰으면 혼란기 지나 정상적인 민주국가로 접어 들어서 지금보다 행복지수는 높은 40위권 국가가 되었을 겁니다.
박정희 가카가 제일 잘못한건 대한민국 국민이 독재 아니면 뭉치지도 못하고 발전도 못했을거라는 크나큰 심적 제약을 걸어놨다는 겁니다.
박통의 시대에 박통이 선택하고 결정한 것은, 그 순간에는 머리 싸매고 최선을 다한 선택이었을 겁니다.
다만 그 당시 선택과 의사결정에 의하여 현재 우리가 겪는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는 알 길이 없었을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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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지님이 지금 짚고 있는 것은 민주주의나 정치문제가 아니라 경제 문제일겁니다.
"나쁜 사마리아인들"."그들이 가르쳐주지 않는 23"로 유명한
장하준 교수는 적어도 박정희 정권의 국가주도의 경제계획만큼은 옳았다고 진단합니다.
그때 한국과 비슷한 상황이었던 남미에서는 칠레의 아옌데 정권이 친미 쿠데타로 무너진 이후,
신자유주의 경제교수들, 시카고 학파가 판을 치고 있었고, 신자유주의가 태동하고 있었죠.
그때 박정희가 최신 경제학 이론이라고 그 모델을 수입했다면, 지금 한국의 삼성은 반도체나
핸드폰은 커녕 T 셔츠나 만들고 있겠죠. 그때 박정희는 정주영과 이병철에게 조선과 중화학
공업을 하라고 강요하지 않았다면 말입니다. 그때 결정은 옳았던 겁니다. 아울러 그때는
재벌주도의, 힘센놈에게 몰아주는 그런 경제체제가 최선이라고 봤던거고, 지금은 그게
너무 지나쳐서 문제인것이죠. 그때는 그런데로 들어맞은 것이 지금 많은 문제를 가져오고
있다고 그때 맞았던 정책까지 모두 잘못했다고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재벌이나 그들의 어용학자들이 그때 맞았던 정책이니 지금도 그렇게 따라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데,
지금은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으니 재벌 개혁 해야 한다고 주장을 하면 됩니다.
농담삼아... 요즘은... 20대 부터 노후 준비를 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꺼내는 것부터...문제죠.
아이...2 낳아서... 대학까지 가르치려면....... 경제적으로 대단한 부가 필요한 세상.... 쩝.,
역사에 IF는 없다고 하죠. Overmind님 주장을 뒤집으면
[우리나라 국민성이면 박통이 군사쿠데타 안 일으켰으면 제 2의 한국전쟁이 일어나 완전한 김씨왕조국가로 탈바꿈했을 겁니다]
라는 말이나 마찬가지입니다.(아, Overmind님에게 반대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반론이 나올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박정희 시대에 우리나라는 절대빈곤을 벗어났다'는 것은 사실이죠. 비록 그것이 우리나라가 이후 30년간 붙잡혀 있는 덫이긴 합니다만.
별거지님 글마따나 지금 문제는 박정희가 아니라 '21세기에 박정희를 불러오려는 시도'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시도는 지난 대선에서 성공했죠.
아마도 이번의 '제 2의 박정희'는 실패할 것이 뻔합니다. 그 후에 실패의 원인을 '종북세력'으로 돌리고 '제 3의 박정희'를 원한다면 그만큼 국민들의 고통이 깊어질 겁니다.
본문과는 좀 다른이야기이긴 합니다만... 실제적으로 박정희 대통령은 유신 전까지 투표로 연속 당선되었습니다. 이승만 하야했다고 별거없던 사회분위기였었던 지라 오히려 당시 심심하면 시위하던 학생들도 쿠데타는 뭐, 그렇다치고 그 후에 어떻게 될지나 봐야지 하는 식으로 지켜보고 있었고... 지금이야 어떻던 간에 당시에는 필요성을 어느정도 인정하는 분위기였고... 실제 빚을냈든 어쨌든 해결한건 많긴 많습니다. 실제로 한건 당시 민중들이었다 치더라도, 기반을 마련한건 사실이지요. 한마디로 시작을 하기위해 있는거 없는거 다 팔아서 빚을 있는대로 냈고, 그걸로 시작하자는 도박판을 벌였으며, 그 판돈으로 도박을 한건 국민들이고.. 결국엔 도박에 성공을 했고. 그 결과가 지금 이 한국이고. 투자에 실패했으면 박정희는 아마 매국노의 반열에 올랐겠지요. 당시 사람들도 도박 성공하기위해 배수진을 치고 '이거 아니면 우리는 이제 끝장이다. 이거 날리면 우리는 다 뒈져야 한다.' 라는 마인드로 임했고. 그러니 당시 적자가 많이 날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유신 시작 이후로 당세대 그리고 후세대에겐 빅엿을 날린거하고, 그 발전을 이루기 위해 발생했던 희생을 숨기고 있었는데, 그게 알고보니 아주 큰거더라. 라는 거지요. 그리고 그 엿때문에 30년 다 지나간 지금 이날까지 발목이 잡혀있습니다. 그 발전이란게 동의하에 얻어진게 아니란말이지요. 가게주인이 공짜로 물건 퍼주고, 물건 받아간 사람집에서 자기 마음대로 도둑질 해갔다면 어떨려나요. 도박판 벌리기 위해서 어떤 사람에겐 그게 부모님 유품인걸 가져가기도 하고, 어떤사람은 개밥그릇을 가져갔다면... 개밥그릇만 뺏긴 사람은 '그럴수도 있지.' 가 될거고, 부모님 유품을 뺏긴 사람은 아주 철천지 원수가 되었다면? 도의적으로는 그러면 안되지요. 정의를 주고 이득을 받은건데... 그 당시 이득이란게 밥이라는걸 생각하면...
전 그거때문에 박정희에 대한 개인적 평가는 제로섬이라고 봅니다. 좋아할 이유도 없고... 일단 당장은 피해입은걸로 발목잡혀있으니 싫을 수 밖에 없긴 한데, 제가 그 시절에 살아있지 않았으니 평가를 할 수 없다고.... 뭐 그렇게 생각합니다. 솔직히 감정적으로는 싫습니다만.
어쩌면 유신 안터뜨리고 그냥 3번만 하고 물러났다면 지금과 같은 평가는 없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개개인이 평가의 방향이나 what if 에 대한 방향은 다를 수 있지만, '투표로 뽑혔던 대통령'이 '투표로 뽑혔으니 인정해야 한다' 라는 늬앙스가 느껴저서 첨언하면..
일단 72년 유신후에도 그후 전툴루 가카가 대통령 취임할때도 '통일주체국민회의'에 의한 '투표'로 뽑힌 대통령입니다. 전툴루 가카도 본인의 정통성(?)에 대해 확신할걸요?
3번만 하고 물러났다면.. 이라고 하셨는데 여당이었던 공화당내에서도 반발이 있었던 것을 2인자였던 김종필을 한때 쳐내면서까지 3선개헌을 밀어 붙여서 3번째 임기에 도전했는데... 사상 유례없었던 관권/금권 선거를 펼치고도 김대중이랑 겨우(?) 95만표 밖에 차이가 안나서 박통 가카다 대노했다죠. 그당시 박통 가카가 뿌린 돈이 6~700억이라고 하는 증언들이 공화당 인사들한테서 나왔는데 그당시 국가 예산의 1/7 정도였다고 합 니다. 그럼에도 김대중이랑 표차이가 적으니까 그 다음해에 감행한 것이 유신이고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부정선거'라는 것들은 그 당시랑 비교하면 애들 장난이죠.
첫번째 임기는 군사쿠데타의 영향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야권의 삽질(...)로 2위와 수십만표 차이 (2% 정도)로 대통령이 되었고, 두번째야 현대통령 프리미엄에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 경제성장 기조로 무리없었던 선거였다지만 세번째부터 이미 유신의 전조였습니다. 1,2기는 모르겠으나 3기부터 이미 투표로 뽑힌 정통성 있는 대통령이라고 하긴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말씀 중에 뭔가 반짝 하는 게 있어서 한가지 끼어들게 되네요.
이승만은 물론이고 그 뒤의 박통 때 선거 행태를 보자면, 말씀하신대로 요즘 말하는 부정선서는 애들 장난 수준이죠.
그러니 그 시대를 직접 겪고 실제로 투표를 해왔던 어르신들 세대에서는 지금 야당의 부정선거 주장이 말 그대로 애들 장난으로 보일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선거 이후 오히려 높아진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과 민주당의 끝없는 추락에는 이런 시각의 차이가 담겨있다는 걸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박통을 겪은 세대 입장에서는 민주당이 애들 장난이나 하는, 도저히 정권을 맡길 수 없는 사람들로 보일테니까요.
정말 리스크가 큰 도박에 성공한거죠...
오일쇼크를 버틴것도 진짜 천운이고
중공업 막차 탄것도 행운이고...
적어도 당시 야당의 경제상황인식보다는 결과적으로는 이로운 선택이었어요,
경부고속도로 를 지롯해서 무대포로 밀어붙여 성공한건 사실 실패할 가능성도 높았지만...
다이나믹함이야 뭐, 조부모세대는 일제시대-6 25를 직접 겪었고 부모세대는 경제성장기와 민주화를 직접 겪었으니 이렇게 단기간에 급속도로 성장한(경제든, 정치든, 다른 분야 모두가) 나라 자체가 드문 일이죠. 거의 치트키를 쓴 수준이라고 해야 할까... 물론 제대로 된 성장 과정을 거치지 않은 덕에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어렸을 때는 단군할아버지가 터잡으시고 홍익인간 뜻으로 나라세우니... 수준으로 사계절이 뚜렷하니 아름답니 배우면서 자랐지만, 크면서 보니 자원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고 비좁고 침략을 당해도 침략할 여력은 없는 나라가 역사를 통틀어서 가장 지정학적 위치 덕을 본 게 근래 냉전기를 거치는 동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맥아더가 일본을 평화로운 농업국가로 구상하다가 6 25가 터지면서 당초 구상이 바뀌었다고 합니다만, 일전에 친구와 얘기하다가 만일 장개석이 조금만 더 유능해서 중국이 공산화가 안 되었다면 과연 우리나라가 지금 같은 경제 구조를 가질 수 있었을까? 하는 얘기가 나온 일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일본과 한국 둘다 그냥 농업국가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체제 경쟁의 최첨단에 서 있었으니, 비슷하게 리스크 큰 도박을 하려던 남미는 실패했지만 우리는 이른바 '성공으로의 초대' 덕분에 쑥쑥 자란 거죠. DJ가 경공업 및 농업 위주를 주요 산업 기반으로 생각한 건 교과서적인 정석이지만(물론 DJ가 호남에 기반을 두고 있고 지주 출신인 것도 영향을 미쳤으리라 봅니다), 아마 그랬다면 동남아 쪽하고 유사한 경제 구조를 갖게 되었을 거고 나중에 우루과이 라운드 때 무슨 일을 겪었을지는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군요-_-;;
물론 지금 시점에서 박통이 했던 방식을 그대로 따라하는 건 바뀐 상황에 적절하지 않은 일이죠. 소위 창조경제라는 건 수식어를 다 제외하고 나면, 성장동력을 잃어가는 한국의 경제(현대차, 삼성의 반도체-스마트폰 2단 콤보 정도...? 그것도 IT산업은 워낙 휙휙 바뀌니 미래에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지는 알수 없죠)를 새롭게 부양할 산업을 국가 주도로 찾아내겠다는 얘기인데 경제 성장기의 발전국가론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좌파 우파의 논의라기보다는, 둘다 경제발전을 국가가 주도하냐-시장에서 기업들이 주도하냐는 우측의 논의입니다. 개인적으로 창조경제는 에너지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 핵융합(태양열발전이나 풍력 발전으로 대체해도 상관 없습니다)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수준이라고 생각은 하는데... 무슨 RTS에서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아니고, 언제 결과물이 나올지 모르는 기술 개발은 탄탄한 경제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 것처럼 신성장동력도 안정된 경제를 바탕으로 투자하는 건데 지금처럼 경제 규모는 크면서+급한 상황에서 신성장동력을 찾는 건 너무 성공할 확률이 낮지 않나 싶습니다.
경제민주화라는 두루뭉술한 용어도 너무 많이 남발되고+좌쪽이든 우쪽이든 자극적으로 쓰이는 경향이 있지만, 87체제로 이행하면서 경제민주화를 이루지 못해 민주화 운동은 절반에 그쳤다...는 얘기도 재벌해체 자본가타도 같은 식으로만 해석하는 건 곤란하고; 복지니 동네상권이니 하는 얘기를 다 치우면, 정치체제는 민주화로 바뀌었지만 경제체제는 국가가 경제를 이끄는 발전국가 시기의 수출주도형 경제 구조가 그대로 유지되는 바람에 조국의 명운을 걸고 온 국민이 건곤일척의 승부를 걸던 시절의 높은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얘기입니다.(사실 이걸 정치학자들이 민주화... 라고 부르는 게 지나치게 정치학 중심의 명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화가 발전국가의 반대편에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좀 혼란을 주는 명칭인 듯 합니다) 세계 경제가 기침하면 그대로 앓아눕는 체질 말이죠. 치트키를 써서 위험을 무릅쓰고 급속 성장을 했으면 내수가 떠받쳐서 어느 정도 안정성이 있는 경제 구조로 옮겨갔어야 했는데 정치적 체제 변환에 비해서는 그런 논의가 상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유럽 재정위기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의 위기였다고 했지만 그나마 어찌 어찌 넘어갔는데, 내년에 미국이 양적 완화를 축소하고 반인플레이션으로 기조를 바꾸면 한국 경제는 또 찬물을 뒤집어쓸 수 밖에 없죠. 취준생 친구들 얘기로는 올해 겨울은 대기업들이 채용전환 인턴을 아예 안 뽑는다니 다들 충격에 대비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박통 덕분에 경제발전을 한게 아니라, 박통 덕분에 빈익빈 부익부의 재벌편중 국가로 나아간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