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폰트와 배경 그리고 공룡. 뻔하고 전형적인 프랜차이즈다운 게임입니다.]
<쥬라기 공원 더 게임>은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만든 어드벤처 장르 게임입니다. 등장인물을 조종해 공룡의 습격을 피하고 고립된 공원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전반적인 줄거리입니다. 내용만 보면 딱 알 수 있듯이 프랜차이즈 공식에 충실한, 상투적인 면모가 많습니다. 참신한 시도나 아이디어는 없지만, 기존 팬이라면 한 번쯤 고개를 끄덕이고 동감할만한 요소를 곳곳에 심어놨죠. 영화에 나왔던 공룡들이 그대로 등장하는 것은 물론이고, 작중 주요무대였던 이슬라 누블라의 정글, 공원 통제실, 관람객 로비 등을 다시 거닐어 볼 수 있으며, 랜드 크루저 차량부터 미스터 DNA 같은 깜짝 조연까지 그대로 나옵니다. 게임 하면서 영화 장면들을 다시금 추억해보는 것이 이 게임의 미덕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말은 반대로 영화 자체에 별 흥미가 없거나 뻔한 프랜차이즈 상품을 싫어하는 사람에겐 별 재미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죠.
사실 쥬라기 공원 게임 시리즈는 이전에도 여러 개 나왔고, 그때마다 별로 좋은 평가를 못 받았습니다. 리메이크나 프랜차이즈가 대개 그렇듯 원작의 명성에 기대기만 할 뿐, 게임 플레이 자체는 조악하기 때문이죠. 매체마다 고유의 특징과 장점이 있는 법인데, 게임으로 영화의 재미를 따라가려 하니 그게 잘 될 턱이 있나요. 이번 게임도 비슷한 한계를 드러냅니다. 사건 전개는 원작소설이나 영화와 판박이이며, 별다른 반전이나 주제의식이랄 게 없습니다. 등장인물들이 티-렉스와 벨로시랩터, 딜로포사우루스 등을 피해 달아나는 액션만이 볼거리의 전부입니다. 캐릭터도 별 매력이 없는 게 이런 부류의 SF물에 흔히 나오는 스테레오 타입이 가득합니다. 무엇보다 어드벤처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인 방대한 서사와 모험이라는 요소가 없다시피 합니다. 원작소설이나 영화에 서사라고 할 만한 게 없다는 걸 감안해도 실망스러운 단점이죠. 게임이면 게임답게 원작을 재구성해야 하거늘.
[게임과 영화의 하딩 박사. 조연을 메인 캐릭터로 내세우는 시도는 괜찮았습니다.]
그렇다고 색다른 시도가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이 게임이 다른 쥬라기 공원 프랜차이즈와 차별되는 점은 외전격인 성격이 강하다는 겁니다. 앨런 그랜트나 엘리 새틀러, 아이언 말콤, 존 해먼드 등 기존 영화에 나왔던 등장인물은 전혀 나오지 않으며, 이름만 언급되는 수준입니다. 그 대신 공원 수의사인 하딩 박사를 주연으로 내세우고, 여기에 공룡 수정란을 노리는 산업 스파이, 생존자를 구출하러 온 사설 용병, 자연 애호가인 연구원 등을 추가합니다. 영화가 과학자들의 생존물에 가까웠다면, 이번 게임은 출신이 다양한 인물들이 뒤섞여 공원의 숨겨진 면모를 보여줍니다. 놀이공원으로서의 시설물을 부각하기도 하고, 해양 박물관에서 전혀 새로운 종을 만나기도 하죠. 다른 시리즈에서 찾아볼 수 없는 요소였기에 꽤 짜릿했고, 특히 해양 박물관은 본편 시리즈에도 반영되었으면 싶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다만, 상투적인 단점이 이런 장점을 덮는다는 게 문제. 단점이 너무 커서 장점을 그냥 묻어버립니다.
영화를 바탕으로 만든 게임인데, 인물 구성이 영화와 좀 다릅니다. 주인공인 게리 하딩 박사는 게임에서처럼 젊은 남성이 아니었습니다. 영화 1편에서 트리세라톱스 진찰 장면에 나오는데, 콧수염을 기르고 나이 든 모습이었죠. 게다가 제시라고 하는 어린 딸아이가 있습니다. 게임에 뒹굴고 뛰고 구르는 액션이 많은 데다가 어린 딸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만큼, 나이를 좀 더 젊게 변경한 것 같네요. 희한한 건 하딩 박사가 제시를 어떻게 공원에 데리고 왔는가 하는 점입니다. 쥬라기 공원은 극비리에 추진한 프로젝트이고, 개장 전까지 일반인에게 알려서는 안 되는데요. 게다가 안전성 평가도 안 거쳤기에 자문역으로 과학자들을 부른 거 아닙니까. 아무리 관계자 가족이라고 해도 어린 여자애를 버젓이 데리고 와서 공룡 구경까지 시켜주다니요. 하긴 영화판에서는 팀과 렉스도 구경차 불렀으니 별 상관 없으려나.
참고로 원작소설에서 하딩 박사는 스테고사우루스를 치료하는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끝까지 살아남아 결국 그랜트 일행과 함께 헬기 타고 섬을 탈출하죠. <잃어버린 세계>에 나오는 새러 하딩 박사가 게리 하딩의 딸일 거라는 암시도 있고요. 하지만 영화가 소설 설정을 무시하는지라 게임도 그렇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게리 하딩이야 별 중요한 인물이 아니니 알아보는 독자나 관객도 별로 없겠지만요.
[T-렉스 시퀀스는 움직이지 않는 걸 못 본다는 기믹을 자주 써먹습니다. 이거 너무 구식 설정 아닌가요.]
공룡 설정도 허점이 좀 있는데, 작중에서 ‘티-렉스는 움직이지 않는 물체를 못 본다’는 기믹을 여러 차례 써먹어 위기를 벗어납니다. 영화에서도 그랜트가 이런 대사를 했고 덕분에 코앞에 육식공룡이 있어도 살아남았죠. 그런데 이건 90년대 초반 학설이라 이미 원작소설에서도 부정하는 설정입니다. 소설 <잃어버린 세계>에서 티-렉스가 그랜트를 못 본 게 아니라 배가 불러서 그냥 내버려뒀다는 식으로 부연설명이 붙죠. 물론 이건 소설에서 그렇다는 거고, 영화는 티-렉스가 움직이는 물체를 보는지 아닌지 추가 설명을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영화 설정’으로는 움직이지 않는 걸 못 보는 게 맞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렇게 오래되고 낡은 설정을 굳이 최신 게임에 또 도입할 필요가 있나 의문입니다. 최신 게임이면 최신 학설을 도입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랩터에게 깃털 달리는 고증까지 바라지는 않습니다만, 원작소설에서도 부인한 설정을 계속 써먹다니요.
더 중요한 단점으로 공룡 숫자가 별로 안 됩니다. 자주 나오는 종이라고 해야 티-렉스, 벨로시랩터, 트리세라톱스 정도이고, 그 밖에 다른 공룡은 까메오 수준이거나 아예 얼굴조차 안 비춥니다. 영화 시리즈에 나왔던 스테고사우루스, 파키케팔로하우루스, 케라토사우루스, 스피노사우루스 등은 코빼기도 안 보여요. 아니, 명색이 쥬라기 공원인데 공룡이 고작 서너 종류에 그쳐서야 되겠습니까. 스테고사우루스나 스피노사우루스는 전세계적으로 인기도 높은데, 인기 스타를 이렇게 푸대접하다니요. 브라키오사우루스는 영화 1편에서 임팩트 있는 출현을 장식했음에도 게임에서는 잘리고 안 나옵니다. 그렇다고 새로 나오는 종이 대단한가 하면 그렇지도 않아요. 4막의 최종보스가 멋있기는 하지만, 워낙 잠깐 나오고요. 이럴 거면 굳이 쥬라기 공원이란 이름표를 붙일 필요가 있나 모르겠습니다. 다양한 공룡을 만나고 싶거나 공룡들이 한데 모여 장관을 연출하는 장면을 기대했다면 실망하기 딱 좋습니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은 콤프소그나투스(콤피)나 프테라노돈 등은 버젓이 나온다는 겁니다. 콤피와 익룡(세아라닥틸)은 원작소설에서는 1편부터 나오긴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판은 출현 시기가 좀 달라요. 콤피는 영화 2편에 나왔고, 프테라노돈은 영화 3편에 나왔죠. 더군다나 프테라노돈은 그랜트 일행이 양금사 우리를 여는 바람에 공원을 활보했습니다. 이 게임에는 양금사도 안 나오고, 하딩 일행이 양금사 우리를 여는 장면도 없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익룡이 멋대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걸까요. 혹시 양금사 이야기가 나왔는데, 제가 놓친 건지 어떤 건지…. 아니, 그것보다 콤피나 테라노돈을 내보낼 거면, 스테고사우루스 같은 인기스타도 내보내란 말입니다. 무슨 공룡 게임이 용각류도 없고, 검룡류도 없단 말입니까. 솔직히 공룡 보는 맛으로 하는 게임인데, 정작 공룡이 별로 안 나오면 어쩌라는 건가요. 스테고 얼굴이나 한 번 보려던 유저는 이거 섭섭해서 게임 하겠습니까.
[혹시 이런 장대한 장면을 기대한다면, 이 게임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진행 방식도 짚고 넘어가야 할 점입니다. 진행 방식은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정보 수집과 퀵타임 액션이 있습니다. 우선 정보 수집은 사물을 관찰하거나 다른 인물과 대화를 해서 정보를 얻는 단계입니다. 화면에 돋보기가 몇 개 뜨는데, 그걸 클릭하면 그 사물에 관련된 사항을 알 수 있습니다. 대화는 키워드로 이루어지는데, 키워드 3~4개 중 하나를 고르면 그에 관하여 짧은 대화를 나누는 식이고요. 이렇게 얻은 정보를 종합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이 게임은 정보 수집이 너무 단조롭습니다. 화면 내에서 클릭할 수 있는 사물이 채 몇 개가 안 되며, 캐릭터가 움직이는 공간도 제한적이고, 대화는 단편적으로 흘러가죠. 그래서 정보라고 하기엔 빈약한 것들이 많고, 정보가 빈약하다 보니 문제도 단순하게 풀립니다. 사물마다 큼지막한 돋보기가 붙어있어 화면을 이모저모 관찰하며 깨알 같은 단서를 찾아내는 쏠쏠한 재미도 없어요.
저는 어드벤처 게임의 재미가 여러 장소를 이동하며 정보를 수집하고, 그걸 응용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 있다고 봅니다. 좋은 어드벤처 게임은 사건을 결코 만만하게 내놓지 않습니다. 즉석에서 얻은 단서 두어 가지로 풀 수 있는 사건은 훌륭하다고 할 수 없죠. 과거에 들렀던 장소도 기억해야 하고, 예전에 사람들과 나누었던 대화도 되새겨야 하고, 현재 배낭에 든 물품도 끼워 맞춰야 합니다. 그걸로 모자란다면 다른 지역을 여행하고, 좀 더 많은 사람과 이야기하고, 새로운 아이템도 수집해야죠. 그렇게 발품을 팔아 겨우겨우 얻은 정보를 종합해서 풀어내야 성취감도 생깁니다. 가령, 루카스아츠의 인디아나 존스 게임이 그렇지요. 인디는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수많은 과학자, 상인, 모험가, 군인, 나치를 만나고, 각종 서적과 유물을 이용해 사건을 해결합니다. 좀 더 단순한 게임인 <고블린> 같은 것도 문 하나 따기 위해 온갖 아이템을 다 주워다가 이리저리 조립하고 끼우는 재치와 수완이 필요합니다.
[물음표와 돋보기를 클릭하는 것으로 정보 수집이 이루어집니다. 저널은 별 쓸모가….]
허나 <쥬라기 공원 더 게임>은 사물, 대화, 장소 등을 모두 간단하게 처리하고 넘어갑니다. 드넓은 정글을 돌아다닐 수도 없고, 등장인물이라고 해야 몇 명 되지도 않습니다. 아이템을 수집하기는커녕 인벤토리조차 없죠. 책이나 기록물 등 읽을거리도 부족해요. 저널이 해금되긴 하는데, 별 내용이 없고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습니다. 이래서야 어디 모험이라고 하겠습니까. 미리 짜놓은 이벤트 동영상을 보기만 할 뿐, 능동적으로 뭔가 할 여지가 없습니다. 요즘 어드벤처 게임이 자유도가 떨어진다고 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개인적으로 배낭 하나 들고 이슬라 누블라 곳곳을 돌아다니며 공룡도 관찰하고, 야영도 하고, 생존술도 배우길 기대했습니다. 허나 오픈 필드는 고사하고, 오솔길마냥 이벤트 동영상만 따라다니기 바쁩니다. 하다못해 어드벤처 게임의 고전적인 소양인 ‘그림 같은 풍경 감상하기’도 없어요.
퀵타임 액션도 단조롭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게임에서 돌발 상황(대개는 공룡의 습격)이 벌어지면, 화면에 방향키가 뜹니다. 그러면 방향키대로 클릭해야 무사히 살아남습니다. 그런데 게임 내내 툭하면 공룡이 습격하고, 따라서 방향키를 수 십 번은 두들겨야 합니다. 처음에는 재미있었지만, 이게 한두 번도 아니고 막판까지 계속 되다 보니까 슬슬 짜증이 나더군요. 무슨 일만 벌어졌다 하면 방향키 연타이니, 이게 어드벤처 게임인지 리듬 게임인지 구분이 안 갑니다. (차라리 리듬 게임은 방향키 누르는 재미라도 있죠.) 사건을 종합하는 실력이나 관찰력, 추론보다는 손가락을 얼마나 빨리 놀리느냐가 전부입니다. 영화 같은 액션을 연출하려고 의도한 모양인데, 모험물 게임이라면 모험물다운 특징을 추구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게임이 아무리 액션 영화를 따라 해 봤자 한계가 있습니다.
[장소 이동은 이런 식으로 화면 전환이 됩니다. 솔직히 모험의 자유도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물론 요즘에는 텍스트 위주의 게임보다 순발력을 요구하는 액션 게임이 대세입니다. 어드벤처 장르라 해도 예외는 아니죠. <언차티드>처럼 영화적인 연출이 흘러 넘치는 작품이라야 인기를 얻고 판매량도 높습니다. 텍스트로 풀어나가는 게임은 사장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비단 어드벤처 게임만이 아니라 롤플레잉이나 턴 전략 게임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대사와 지문은 짧고, 맵은 좁아야 하며, 그 틈을 충동적인 액션과 화려한 그래픽으로 채워야 합니다. 과거 게임들이 소설에 가까웠다면, 요즘 게임들은 영화를 지향합니다. 그러나 <쥬라기 공원 더 게임>은 영화적인 연출로도 그리 뛰어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액션은 공룡이 사람을 습격하고 사람은 도망치는 단순 구도의 반복입니다. 설사 거창한 액션이 나왔다 해도 방향키를 연타하거나 마우스를 요리조리 움직이는 게 전부라 조작하는 재미가 떨어집니다.
결론을 내리자면, 여러 면에서 아쉬움이 묻어나는 게임입니다. 줄거리, 캐릭터, 사건 전개, 조작 방식, 그림체, 출현하는 공룡까지 기대에 못 미치는 점이 다수입니다. 프랜차이즈 게임에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솔직히 어드벤처 장르라는 말을 듣고 자연히 기대가 커졌습니다. 그간 쥬라기 공원 게임들은 공룡 쏴 죽이는 슈팅 게임으로 일관했거든요. 슈팅 게임에서 벗어난 작품으로 <오퍼레이션 제네시스>가 있었는데, 이건 공룡을 육성하며 공원을 운영하는 내용이라 어느 정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걸작은 못 되어도 공룡 팬이라면 한 번쯤 해볼만한 작품이었어요.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인상적이었고요. 그래서 이번에도 좋은 작품이 나올 거라 희망했고요. 으음, 결과적으로 보면 희망보다 실망이 더 큰 게임이었네요.
원작 팬이나 공룡 팬에게도 추천하기 좀 거시기한 게임입니다. 그래도 식상한 슈팅 장르에서 벗어나 어드벤처를 시도했다는 점에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하아, 누군가 쥬라기 공원을 배경으로 방대하고 자유도 높은 오픈월드 모험물을 만들어 주지 않으려나요.
[게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퀵타임 액션. 하다 보면 리듬 게임이 아닌가 헛갈리기까지 합니다.]
※ 이후로는 내용누설 이야기입니다. (딱히 내용누설이랄 게 없는 게임입니다만.)
※ 4막에서 모사사우르스가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존 해먼드는 선사시대 모기 화석을 이용해서 공룡을 복제했기 때문이죠. 모기 혈관 속의 공룡 피를 이용해 DNA를 추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양서류와 조합해 공룡(처럼 보이는 키메라 생물)을 만들었죠. 그런데 바다에 사는 모사사우르스를 모기가 어떻게 물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작중에서 이와 관련된 설정이 나왔는지 어땠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하지만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해양 파충류 중에서도 해변으로 좌초한
놈들이 더러 있었으니까요. 모기가 좌초한 모사사우루스 피를 빨았다면, 그걸 이용해 복제했을 수도 있겠죠. 설정은 어쨌든 간에 바다에서 해룡을 피해
도망치는 장면은 좋았습니다. 소설이나 영화 본편에서는 강을 따라 티-렉스나 스피노사우루스가 공격하는 게 전부였으니까요. 혹시나 티-렉스와 모사사우루스가
서로 싸우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 사는 환경이 다른지 그런 내용은 안 나오네요.
※ 모사사우르스가 풀려났으니,
아마 한동안 이슬라 누블라 해변가는 공포의 도가니가 될 것 같군요. 15m짜리 포식자가 나타나서 활개를 치니, 주변 동물들은 죽어나가지 않을지.
어쩌면 코스타리카 정부가 이 놈을 잡으려고 용병이나 군부대를 파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변 생태계를 망치기도 하거니와 작은 보트에게는 심각한 위협이
될 테니까요. 흐음, 왜인지 소설 <메그>가 떠오르네요. 만약 이 설정대로 간다면, 영화 3편에서 보트를 공격했던 놈은 스피노사우루스가
아니라 모사사우르스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물론 이 게임은 외전에 불과하고 공식 설정이 아닐 테니, 영화 3편에서 보트를 공격한 존재가 여전히
스피노사우루스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모사사우루스의 출현은 좋았습니다. 좀 더 길게 나왔어도 좋을 텐데요.]
※ 트루오돈은 그간
보던 이미지와 많이 다르더군요. 몸이 작고, 날렵하고, 무엇보다 머리가 뛰어난 공룡으로 자주 나왔거든요. 이 게임의 트루오돈은 머리가 좋다거나
그런 거 없고, 커다란 눈만 희멀겋게 빛나는 괴물입니다. 치명적인 독이 있어 사람을 감염시키는 것도 평소 이미지와 다르고요. 저는 뭔가 잔머리를
굴려서 생존자들을 함정에 빠뜨릴 줄 알았더니만, 무식하게 숫자로 밀어붙이기만 합니다. 머릿수 많고 크기가 작은 랩터 정도. 어둠 속에서 눈을 빛내는
연출이 특별해서 최종보스 혹은 기막힌 반전이라도 나올 줄 알았더니만, 기껏 트루오돈이어서 실망이기도 했네요. 혹시 <멸종> 때문에 영향을
받아 등장시킨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원작소설이나 영화에 나오지도 않은 종을 내보내겠어요. 크기 작은 수각류라면 트루오돈 말고도
많은데 말이죠. 소형 육식공룡으로 이 놈이 대표적이긴 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