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과학 포럼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SF에 대한 가벼운 흥미거리에서부터 새로운 창작을 위한 아이디어에 이르기까지...
여기는 과학 소식이나 정보를 소개하고, SF 속의 아이디어나 이론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상상의 꿈을 키워나가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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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 http://www.reseat.re.kr/Monitoring1R.do?method=read&C_OBJECT_INDEX=58648
링크는 영어로 저술된 연구자료를 국내 연구원이 번역하여 요약정리한 자료입니다.
내용의 주요한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현재 규모의 세계식량생산은 인산 비료 없이는 이룩될 수 없는 것이다.
2. 이 인산 비료의 원료인 인은 지각의 0.1%로 비교적 흔히 존재하지만, 자연상태에서 기체 형태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대기순환으로 인한 재생산이 어렵다. 암석권과 수권을 통한 순환은 백만년을 주기로 이뤄진다.
3. 따라서 인산 비료의 생산은 인광석의 채굴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4. 그러나 인광석의 매장량과는 별개로 인산비료의 수요 및 차량용 리튬 - 철 - 인산전지의 수요 증가등으로
인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033년에는 수요가 공급을 역전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 예측된다.
5. 공급 증가가 수요증가를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는 접근이 쉬운 광층은 이미 개발되었으며, 이외의 다른
광층을 개발하는데에는 고난이도의 채굴기술과 많은 폐기물 등의 요구비용이 증가하게 되기 때문이다.
6. 따라서 2033년 이후에는 인산비료의 사용이 제약받게 되며, 이 경우 인구 수준에 걸맞는 식량생산이 어려워질
수 있어 세계적 규모의 기아가 염려된다.
화석연료나 여타 자원들의 고갈에 대해서는 익히 염려되고 있었지만, 갑자기 인이 튀어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상당히 심각하네요..
<시계 태엽 오렌지>로 유명한 앤소니 버제스의 또 다른 디스토피아 SF <부족한 씨앗(The Wanting Seed)>을 보면,
첫 장면에서 주인공 부부의 어린 아이가 죽자 국가가 화장을 하고는 아이 뼈를 인(燐) 비료로 만들어서는
"오산화인이 된 것을 축하합니다"라는 식으로 위로 아닌 위로의 말을 건네는 내용이 나옵니다.
20세기 초반에 이슈였던 '구아노' 고갈 문제로 인한 암모니아 합성을 위한 노력도 그렇고,
현대 사회로 넘어 올 때 인, 질소 비료 등에 대한 관심은 현대 화학의 발전을 리딩하다시피 했으니까요.
전문 과학자가 아니더라도 지식인들은 다 관심을 갖는 상식적인 테마였고, SF에서 종종 다루곤 했던 테마입니다.
하긴 21세기로 넘어오면서 시대가 바뀌고 그런 류의 SF가 거의 사라지긴 했지만서도...
글쎄요. 이런 내용은 그냥 상식 수준이라고 보는데요.
천연 비료(새똥) 구아노를 둘러싼 남미(페루, 볼리비아, 칠레)의 슬픈 근대사 이야기는 남미의 역사를 다룬 모든 서적에 빠짐없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독일이 1차 세계대전 통에 남미로부터의 비료 공급 항로가 폐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프리츠 하버의 암모니아 합성 성공으로 질산 비료를 대량 생산하게 되는 과정은 왠만한 교양과학 서적에 다 나옵니다.
앤소니 버제스의 <부족한 씨앗>은 우리나라에 처음 <시계 태엽 오렌지>가 <조직과 인간>이라는 제목으로 '지학사(벽호) 오늘의 세계문학'으로 초역되어 나올 때 <조직과 사회>라는 제목으로 함께 수록되어 있었던 작품입니다.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를 본 사람이거나 SF판에서 오래 묵새긴 오랜 SF 독자라면 1990년대에 다들 찾아 읽은 책이므로, 저만 알고 있는 게 아니죠.
그런 의미는 아닙니다.
나쁜 뜻이 있는 것은 아니고, 설명을 드리자면....
이 곳은 SF 사이트입니다.
비료에 관련한 이슈는 오래 전부터 (주로 유럽 쪽) SF에 많이 나온 이야기이기도 하고,
또한 SF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SF와 관련된 교양과학 서적도 이래저래 찾아 읽게 되므로
프리츠 하버의 암모니아 합성(+ 독가스 개발)에 관련된 이야기도 익숙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말하자면 'SF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저 정도는 그냥 상식으로 통한다는 뜻이죠.
님께서 SF를 접해 본 경험이 거의 없고,
SF 팬들처럼 교양과학 서적을 접할 기회가 없었을 뿐입니다.
앞으로 조금씩 관심을 갖고 SF와 교양과학 서적을 찾아 읽으시면 되겠죠.
시체에서 뽑아내는 인의 이야기를 들으니 꽤 전의 이야기지만, 초석묘라는게 존재했습니다.
이것이 뭔가 하면 적의 시체 등을 똥과 함께 파묻은 묘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그곳에서 초석을 캘 수 있게 되지요.
흑색 화약의 재료는 3가지입니다. 유황, 숯, 그리고 초석. 이 중에서 간단히 얻기 힘든게 바로 초석이죠.
칼륨의 질산염...
이를 얻고자 각종 노력이 등장하는데, 이를테면 화장실의 흙을 퍼내어 옮기는 장면이 종종 등장합니다. 그걸 좀 더 체계적으로 만든 것이 바로 초석묘죠.
여기에선 인산이 문제가 되었지만, 칼륨과 질소 역시 식물을 기르는데는 필수적인 요소죠.
뿌리와 줄기를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칼륨, 잎과 줄기를 무성하게 만드는 질소.
그래서 암모니아 합성은 매우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에서도 혁명을 일으키게 된 주요한 원인중의 하나가
인 등 특정 인자 불균형이 가져올 식량파국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