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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과학 포럼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SF에 대한 가벼운 흥미거리에서부터 새로운 창작을 위한 아이디어에 이르기까지...
여기는 과학 소식이나 정보를 소개하고, SF 속의 아이디어나 이론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상상의 꿈을 키워나가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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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만화나 영화를 보면 초능력을 이용해 작은 벌레나 세균(혹은 바이러스)를 이용해 주인공을 괴롭히는 악당들을 보곤 합니다.
근데 이걸 보다가 문뜩 떠올린게 공격이나 방어 뿐 만 아니라 무언가를 만드는 행위라면? 초능력이 아니라 개미나 벌 같은 사회성 곤충을 모방한 소형로봇 떼들을 진정 통제하면서 무언가를 만들 수 있을까?
(만화나 영화 속에서 나오는 벌레나 세균 같은 것들을 이용한 공격도 단순한 인해전술 일 뿐 전략적 공격행위와는 거리가 멀죠.)
단순한 공격도 단순한 조형물도 아닌 고도의 전자제품이라든지, 인체치료 행위라든지...
협업과 분업이 가능한 로봇이라면 고도의 인공지능을 탑재해야 겠지만 가장 단순한 인공지능을 가지고 있는 사회성 곤충로봇을 이용해서 어떤 고도의 창조적 행위를 할 수 있을까요?
제가 본 팬픽중에는 고대화성인의 기술이라면서 분자머신(나노머신이 아닌 분자 크기의 미소기계입니다.)이 가득찬 풀에 원재료만 넣어주면 분자머신들이 그 원재료를 구성하는 입자를 기초부터 조립하여 완전한 완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있었습니다. 어떤 애니메이션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2차 창작물이었습니다. 원작은 '기동전함 나데시코'인데 나노머신이라는 것이 상당히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세계관입니다.
여하튼 분자머신이나, 나노머신과 같은 작은 미소기계들이 입자를 '쌓아'서 물건을 만드는 공업기술들은 제 주관에는 꽤 자주 나오는 설정이었습니다. 턴에이 건담의 월광접과는 정 반대지요.
하지만 이 나노머신과 같은 것들을 통제하는 기술이 필요한데 미소기계 자체가 그 컨트롤을 하는 것은 어려울테니 미소기계를 컨트롤하는 별도의 컴퓨터가 외부에서 작업상황을 관측하며 제어해줘야 할겁니다.
정보의 처리가 어려우면 그걸 가능한 컴퓨터를 쓰면 되는거겠죠. 예를 들어서 양자 컴퓨터/광자 컴퓨터가 그런 컴퓨터에 적당하겠지요. 아마 이런 컴퓨터로 만드는 슈퍼 컴퓨터라면 지금의 슈퍼컴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성능일테니 정보의 처리능력은 충분하리라 봅니다.
[벌이나 개미처럼 초유기체적 기계집단이 고도화된 경우는 불가능할까요?]이 부분에 대해서 저에게 물으셔도 저는 대답해드릴 만한 지식이 없습니다. 단지 그 미소기계의 개체에 그런 고도의 기능을 부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싶군요. 상당한 규모의 미소기계 집단이 하나의 '개체'로서 기능하는 물건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미소기계에 너무 무리한 기능을 넣으려면 오히려 그 쪽이 문제가 아닐까요? 그렇다면 역시 정보처리장치는 외부에 두는게 정답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생산용 미소기계는 격리된 생산구역에 두어서 제어하는 것이 좋겠고요.
나노머신으로 물건을 만드는 공장이 있다고 치면 지금의 슈퍼 컴퓨터의 성능을 가볍게 능가하는 양자 컴퓨터를 중앙 컴퓨터로 하여 공장내의 나노머신 풀에 가득한 나노머신들을 제어해주는게 정답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나의 나노머신이나, 미소기계에는 메모리라든지 넣어주는 것이 매우 어려울테니까요. 나노 테크놀러지의 발전여부에 달린 일입니다만 굳이 나노머신 자체에 그런 기능을 부여하려면 집단을 집단이 아니라 '하나'로 보도록하여 그 집단을 구성하는 미소기계들의 처리능력을 한 곳으로 모아주는 네트워크를 구성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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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의 군체도 상황에 따라, 필요에 따라 '창조적'인 모습을 보이죠. 수 많은 개미들의 각각의 행동은 각자의 본능에 새겨진 것을 반복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측면에서는 '지능'의 한 단면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문제해결능력 problem solving'에 가까운 행동을 보이기도 하거든요.
요는, 중앙집중적인 프로그래밍에 따라서 무엇인가를 만드려고 한다면 애초에 작고 단순한 작업을 반복하는 소형 로봇의 군체를 쓸 필요가 없이, 지금의 공장에서 사용되는, 서로 다른 특별한 기능성을 다종의 로봇을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는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즉, 반대로 말하자면, 나노머신이나 소형로봇 집단을 쓴다는 것은 애초부터 중앙처리시스템의 명령에 따라 행동할 필요가 없이, 수 많은 단순작업을 반복하는 로봇이나 머신의 군집체가 시행과 착오의 작업을 반복해 거치면서, 결국에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가장 합리적인 방식으로 공통된 목적을 수행하는 방법을 배워나가는 '집단적 지능'의 과정을 사용하게 된다는 의미라고 생각해요.
또 다른 예로는 문어나 오징어의 예가 있겠죠.
조개나 달팽이 등의 연체동물과 친척관계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 두 동물은 지능이 발달해있는 편이고, 특히 문어와 오징어 둘 다 8개의 다리(오징어는 +2개의 촉수)를 사용하여 아주 정교한 작업을 하는 것이 가능한데, 놀라운 것은 이들의 두뇌-신경망은 인간처럼 머리에 위치한 '중앙시스템'에 따라 수족이 움직이는게 방식이 아니라, 두뇌와는 별개로 8개의 다리에 모두 일종의 '소형 뇌'라고 볼 수 있을 정도의 신경망이 형성되어 있어서, 사실 상 8개의 다리가 모두 자기 스스로 '생각'을 하여 어떤 동작을 보인다는 점이지요. 즉, 작은 통에 들어있는 먹이를 얻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면, 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8개의 다리가 모두 스스로 생각을 하는 수족으로써 그 공통된 목적을 위해 협동적인 움직임을 보이게 된다는거죠.
따라서, 나노머신들이나 소형로봇의 군체 등이 어떤 중앙의 '설계도'에 따른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 하나하나의 머신들이 모두 어떻게 움직일지를 중앙에서 처리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어떤 원리로 어떤 식의 물건을 필요로 한다.. 는 기본원리가 중앙으로부터 제시된다면, 모든 머신들이 각자가 '그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를 배워나갈 수 있는 정도의 인공지능만 갖춰진다면, 그 집단적 형태로도 충분히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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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복제가 가능한 나노머신으로 뭔가를 생산하는 건 이미 꽤 오래된 소재입니다. 이걸 공업적 생산에 응용하겠다면 뭐 유니버셜 컨스트럭터/어셈블러나 분자제조기나 레플리케이터 같은 이름이 붙고요. 자가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성능에 제약이 없고, 분자 단위로 물질을 조합하기 때문에 거의 만들어낼 수 있는 물체에도 한계가 없다고 볼 수 있죠. 이 기준에서라면 개미로봇조차도 너무 크기가 큽니다. 폰 노이먼 프로브라면 이야기가 좀 다르겠지만...통제시스템의 경우는 나노머신 자체가 군집으로서 연산능력을 부여받는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겁니다. 그리 잘 쓴 책은 아니지만 마이클 크라이튼의 프레이만 해도 그렇죠. SF적으로 가자면 이런 자체 판단과 자가복제가 가능한 나노머신들이 누군가에 의해 무기로 전환되거나, 고장으로 일탈을 일으켜 맞닥뜨리는 모든 물질을 분해하면서 무한히 자가복제해나가는 멸망무기가 된다는 시나리오(Grey goo)도 있습니다. 닐 스티븐슨의 다이아몬드 시대 초반에 언급되기도 하죠.
중앙에서 컨트롤할 개체가 강력한 처리능력을 가지고 각각에게 명령을 내릴수만 있으면 가능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