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과학 포럼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SF에 대한 가벼운 흥미거리에서부터 새로운 창작을 위한 아이디어에 이르기까지...
여기는 과학 소식이나 정보를 소개하고, SF 속의 아이디어나 이론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상상의 꿈을 키워나가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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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우선 제 신분부터 밝히겠습니다. 저는 중학교 3학년의 학생이며, 중 1때 다니던 학원을 모두 돌연 끊고, 잠시 침울하게 1년동안 살다가(사실상 존재의 고민을 하며 뇌의 의식에 관한 고민을 하다가), 정말 SF소설을 써 보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과연 저는 왜 중 1때, 치킨 주고 잘 꼬셔 주던 학원을 끊게 되었을까요?
그것은 갑자기 제 머릿속에 SF소설 아이디어가 갑자기 떠올랐었기 때문입니다. 2년전 어리숙한 제 머리는 그 아이디어를 얼마나 격하게 받아들였는지 몰라요. 갑자기 온몸이 뻣뻣해지는 느낌이 들면서 주위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내가 가야 할 길은 무조건 여기다. 아무도 방해 할 수 없다. 나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다. 이런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미친 생각이라는 것을 나도 압니다. 그렇지만 충동적으로 모든 학원을 끊었습니다. (물론 모든 학원에 그 사실을 이야기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충 둘러댔죠.) 그리고는 갑자기 말도 안되는 나르시즘과 미래에 대한 망상이 뒤섞여 마구 책들을 사들였습니다. 대부분 프로그래밍 관련 서적 및 뉴로사이언스, 인지심리학, 그리고 창의성 관련 서적이였죠. 그런 다음 소설을 쓰기 위해 온갖 툴들을 다운받았습니다. 마인드맵 프로그램에서 부터 소설 계획하는 프로그램(지금 컴퓨터에서 갑자기 먹통이 되어버렸습니다.)등을 말이죠. (아직도 저의 노트북에는 실리콘 벨리의 상황을 묘사하기 위해 구글어스로 찍어 놓은 스크린 샷이 있습니다.) 그 후 대략적인, 그때 머리에 떠올랐던 스토리의 핵심 내용을 컴퓨터에 메모해 놓은 다음, 갑자기 또 1년을 놀았습니다.
이번에는 또 왜 갑자기 1년을 놀았을까요? 이것은 나도 정확히 원인을 파악할 수가 없습니다. 그냥 일종의 정신적 방황 상태라고 말해야 할까요. 뭘 했는지 모르겠어요. 철학 서적을 많이 읽으려고 '시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 후 마음이 좀더 편안해졌을때 소설 커뮤니티 카페 같은 데에서 습작을 몇몇 썼습니다. 그리고 작법책을 사들이고, "과연 독창적인 소설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항상 하고 지냈죠. 그러다가 공부한다고 시간을 뺏기고 뺏기고 뺏기다가 시간은 흘렀네요.
(정작 읽은 SF소설은 별로 없군요. 후우.)
그리고 이제 중학교 3학년의 절반을 넘어서는 시점이네요. 역시 중학교 1학년때 처음 생각했던 고1때 소설완성시키기라는 터무니 없는 계획은 집어 치우고, 보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과연 어떤 계획이 필요할 지 궁금합니다. 선대의 SF거장들은 어떤 길을 밟았는지 궁금하며, 그러한 과정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들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좋은 답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쓰고자 하는 SF소설은 스페이스 오페라가 아닙니다.)
급하게 쓰느라 다소 횡설수설한 글이 된 것을 정말 죄송하게 여깁니다.
http://blog.munjang.or.kr/blog/blog_main.asp?mbr_id=duwhdgus
고립된 뉴런은 통합되고 싶어 키보드를 두들기고
링크는 무서운 속도로 추가된다
해냈어.
학업을 충실히 완수하는 것도 경험이 될 수 있다는 등의 이야기는 제쳐두고....
SF에 국한하지 않고 글을 쓰는 작가의 길을 걷고자 한다면 글에 대한 공부와 함께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합니다.
이 경험은 꼭 자신이 직접 체험하는 것이 아니라도 상관은 없지만,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한 일들을 접할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많은 작가분들이 소재를 자신의 주변에서 발굴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판타지나 SF라고 해도 다르지는 않습니다.
일상 생활에서 접했던 일에 상상을 더하면 SF나 판타지가 될 수 있으며, 실제 많은 작가들이 이런 방법으로 소재를 찾고 주제를 생각하곤 하니까요.
어떤 일을 하건 후회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글을 꾸준히 쓸 필요가 있겠지만, 하루하루의 생활이 언젠가는 작가가 되는데 필요한 밑바탕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작가가 되어야 하는 것도 아닌 만큼 스스로의 실력과 연륜을 쌓아가도록 하는 것이지요.
저 자신 SF작가는 아니지만, 여러 작가 분들에게 들었던 의견을 바탕으로 몇가지 정리해서 써 보겠습니다.
1. 글을 꾸준히 써 보세요.
많은 작가들이 하루에 1페이지라도 관계없으니 꾸준히 글을 써 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저 역시 한 동안 글쓰기를 하지 않았을 때 다시 쓰기 시작하는데 엄청나게 힘들었지요.
2. 좋은 글을 보세요. 나쁜 글은 멀리 하세요.
좋은 글은 글 솜씨를 키우는 영양소가 되고 나쁜 글은 글 솜씨를 망치는 독소가 됩니다. 많은 분들인 대여점의 싸구려 판타지 작품을 보고 '이런 글을 쓰겠다.'라고 생각하곤 하는데 물론 그런 책으로도 작가가 될 수는 있지만, 평생 그 수준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물론 대여점에서 쉽게 보는 작품에도 좋은 건 있겠지만 비율이 낮습니다.)
또한 좋은 글은 자신의 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내리는데도 도움을 주지요. 맛있는 요리를 먹어봐야만 내가 지금 먹고 있는 요리가 맛없다는 것을 알 수 있듯, 좋은 글을 읽어야만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글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SF를 쓰겠다고 해서 반드시 SF를 많이 읽어야만 하는 건 것아니라고 합니다. 도리어 보편적이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보려면 SF 같은 장르 작품보다는 일반 소설 쪽을 많이 접하는게 좋다고 하지요.
개인적으로 글쓰기 공부를 하시는 분들께는 이태준씨의 여러 작품을 권합니다. 이를테면 이태준씨의 <문장 강화>는 어떤 작가건 기본적으로 보아야만 할 책이지요.
좋은 글을 배우는 좋은 방법은 이렇듯 글을 잘 쓰는 작가의 작품을 베껴보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태준씨의 단편집 같은 것을 펼쳐놓고 계속 따라 적곤 하면 언제부턴가 글 실력이 향상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3. 경험을 쌓으세요.
앞서 말했듯 '경험'이란 자신이 직접 몸으로 부딪치는 체험과 간접적인 지식의 두가지가 있습니다. 어느 쪽이건 후일 소재를 찾고 주제를 생각하는데 필요한 밑바탕이 될 수 있습니다.
4. 상상력을 기르세요.
SF나 판타지 등 상상을 기반으로 하는 작품의 작가가 되는데 있어 가장 나쁜 일은 "이건 이러이러해서 안돼."라는 말입니다.
가령 -지금은 별로 보이지 않지만- <공상 과학 대전>같은 책처럼 '이건 과학적으로 말이 안 된다.'같은 내용을 가능한 피하세요.
SF는 물론 과학적인 상상력을 필요로 하지만, 현재의 과학적인 제약에 얽매일 필요는 없습니다. 과학적인 상상으로 생각해서 설득력을 가지면 충분한 것이지요.(무엇보다도 <공상 과학 대전>은 꽤 오래전에 나왔기에 그 중 일부는 낡은 과학적 상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5. 과학에 대한 교양을 쌓습니다.
사실 이것은 SF만에 한정한 것은 아닙니다. 과학에 대한 교양, 사회에 대한 지식, 역사에 대한 상식... 이러한 지식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뿐만 아니라, 이야기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는데도 도움을 줍니다. 특히 SF는 현재의 최신 과학 상식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일이 많지요.
그런 점에서 과학 교양 서적을 많이 보시고(재미있는 책들이 많습니다.) 가능하면 과학 잡지도 자주 보면서 살펴보는 것을 권합니다. 우리가 배웠거나 알고 있는 사실 중 상당 수가 낡았다는 것을, 그리고 실제의 과학 수준이 자신이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발전했다는 것을 느끼는 것 만으로 SF의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조언을 추가하자면, 과학이건 역사건 아니면 철학이건... 어느 한 가지 견해에만 지나치게 빠지지 않는게 좋다는 것입니다. 흔히 나이가 어릴수록 자신이 읽은 한 두가지 이야기에 빠져서 헤어나지 못하곤 하는데(네... 물론 저 역시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이를 넘어설 수 있는 좋은 방법은 항상 열린 마음을 갖고 다양한 작품을 접하되 비판적인 마음을 갖고 글을 읽는 것이지요.
이상의 내용은 어디까지나 작가가 되기 위한 정론의 하나일뿐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타고난 천재가 아닌 이상(아니 타고난 천재일수록?) 기본에 충실하게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훗날 좋은 성과를 거두는 길일 것입니다.
그리고 너무 초조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간혹 천재적인 작가가 없지는 않으나, 대기 만성이라는 말은 작가에게도 해당될 수 있습니다. 오랜 기간 묵은(?) 만큼 작가로서의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지요. (무엇보다 아직 중학생이라면 확실히 말해서 시간은 많습니다. 성장을 위한 공부를 하기에 좋은 나이 때이기도 하고요.)
글쎄요. 쓰신 글만 보자면 다분히 충동적으로 행동하고 계신데요. 그냥 글 쓰는 게 재밌다거나 흥미있다는 것하고, 그걸로
먹고 살거나 걸작을 써내겠다는 건 차원이 다릅니다. 무엇보다 그냥 흥미만으로 하는 일은 질리면 그만두게 됩니다. 모두는
아니지만, 적어도 꽤 많은 사람들이 어렸을 적에 소설을
쓰거나 만화를 그리거나 뭔가를 만들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나이들어갈수록 그걸 계속하는 숫자는 현격히
줄어들지요. 저 또한 그랬죠. 이게 꿈을 꾼다는 게 나쁘다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게 진짜 자기가
좋아서 계속 붙잡고 있는 수 있는 꿈인지, 아니면 그냥 잠시 거쳐가는 취향에 불과한지를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는 거죠. 이건 시간이
말해줄 수 있는 건데...
국내 SF 소설계가 사실상 전무한 상태고 작가진도 거의 없다는 문제를 떠나서, 뭐든지 잘하기 위해서는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한 10년쯤 매일매일을 투자하면 뭐든 최고는 아니더라도, 웬만큼은 하겠죠. 그
게 축구건 용접이건 서양화건 작곡이건 말입니다. 물론 그렇게 하고서도 먹고 살 만큼 할 수 있을지는 솔직히 모르겠지만, 창작이란 건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니고 정량화시켜 표현할 수 없는 물건이기에 더욱 그렇죠.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그 시간이 기회비용이란 겁니다. 그 길을 들어서기 전에 과연 이게 앞으로 10년, 혹은 평생을 걸고 투자할 가치가 있느냐를
따져봐야 한다는 거고요. 그게 실패했을 때 대체 뭘 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만 한다는 거고요.
설령 그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어쨌건 공부(혹은 그게 아니면 뭐라도)하셔야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진부해빠진 말이란
건 저도 압니다만, 사실 글이란 건 얼마나 그럴듯하게 쓸 수 있느냐가 중요하고 이를 위해선 책에서 얻는 지식 못잖게 사회 전반과
인간 관계에 대한 기본적 소양이 필요합니다. 공식을 아무리 외워도 직접 풀어보지 않으면 적용하는 방법을 모르듯이, 그건 성장하고
넓은 세상에 나가 직접 살아보는 것 이상의 방법으로 진솔함을 획득하기 어렵죠. 저는 제가 중학교 때 쓴 글 아직도 보관하고
있지만 차마 열어보진 못합니다. 이건 제가 그걸 쓰던 시절보다 성장했다는 걸 의미하는 동시에, 그때 그토록 높은 가치를 부여했던
것들이 지금 와서는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보인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뭔가 그럴듯한 글을 쓰고 싶으시다면, 본격적으로 쓰는 데에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는 건 성인이 된 이후를 더 기다리셔도 늦지 않으며 어차피 학교와 학원만 왕복하는 현실에서라면 오히려 그게
어떤 면에서건 나을 겁니다. 그 이전까진 어디까지나 '취미로서' 잘 골라서 읽기만 해도 글쓰기 이외의 분야에조차도 여러 모로 도움이 될 겁니다.
작가로서 아이디어는 가능한 많을수록 좋습니다.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그것을 여러가지로 생각해 보고... 그리고 그 중에서 정말로 좋은 것이 나오는 것이지요.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고 그것에만 몰입하면 다른 것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아이디어와 소재는 술과 같아서 묵을수록 좋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 게다가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 그 자체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그 아이디어를 어떻게 발전시켜서 작품으로 만들었는가 하는 점이지요.
참신한 아이디어이지만 설익은 작품보다는 흔한 아이디어라도 작품으로서의 완성도 높은 쪽이 훨씬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사실은 세상이 워낙 넓다보니 아무리 독창적인 아이디어라도 어딘가의 누군가가 이미 쓴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SF 장르에서는 더욱 그렇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여하튼 좋은 아이디어와 좋은 구상이 생겼다면 무조건 써 보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좋은 작가로서 성장하고자 한다면 일단 글을 어느 정도 완성하기 전까지는 연재나 게재를 하지 않는 것도 좋지요.) 어떤 아이디어나 구상이건 글로 옮겼을때 비로서 그것의 장단점이나 문제 등이 명확하게 드러나게 마련이니까요.
한 사람의 작가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작가로서 살아가는 것은 힘들다.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낫다."
그 사람의 이름은 마이클 크라이튼. 하버드 대학교에서 의학 박사 학위를 그것도 매우 우수한 평가로 받고, 2편의 영화(<웨스트월드>, <대탈주>)에서 감독을 맡아 성공했으며, 인기 TV 시리즈(<E.R.>)를 만들었고, 포브스 지에서 전세계 50대 미남으로 불리었지만, 최종적으로 그가 선택한 것은 바로 작가의 길이었고 작가로 가장 대성했지요. 그의 작품은 <안드로메다 스트레인>을 시작으로 모두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그의 작품 중 대표작인 <쥬라기 공원>은 영화로도 만들어져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본받아야 한다.'라는 말을 하게 했습니다...
물론, 작가로서만 살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은 위의 여러가지 일을 모두 제쳐두고 작가의 길을 선택하게 할 정도로 매력적인 것이기도 하지요.
무작정 "작가가 되고 싶다."라는 마음에 대해서 걱정을 하는 것도 틀린 반응은 아니지만, 젊은 나이에 벌써부터 "힘들다. 뒷 일을 생각해라."라는 조언을 주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지금이라면 일단 좋아하는 것을 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물론, 그것에 너무 열중해서 눈 앞의 일을 게을리 하는 것은 좋지 않겠지만, 무작정 현실만을 생각하며 꿈을 찾지 않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거야 말로 <공상 과학 대전> 스타일의 어른의 충고에 지나지 않을테니까요.)
작가의 길은 분명히 힘들지만, 그렇게 말하자면 힘들지 않은 일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또 하나, 시간이 지날수록 작가가 활동할 수 있는 분야가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지요. 게다가 작가라는 길은 -노력 여하에 달린 길이긴 해도- 다른 일과 겸업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일이지요.^^
음, 너무 부정적으로 썼나요. 이건 개인적 경험에 다분히 의거하고 있는 건지라 좀 편향된 글일지는 모르겠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다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힘드니까 그만두라는 것은 아닙니다. 성급히 나서기보다는 시간을 들여서 차분히, 그리고
조금씩 안전하게 준비를 하고 그게 어느 정도 쌓였을 때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거죠.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오래도록 묵힐 수
있을수록 오히려 자신이 그 일을 정말로 하고 싶어하는지를 더 명확히 알 수 있으며 정말로 하고 싶어졌을 때 더 잘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한 번 세어 봤는데 중학교-고1 즈음까지 쓴 글만 대략 230만자 정도 되더군요. 대충 넘겨보면서 내가 너무 성급했구나...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으흠..특히 뇌쪽에 관심많은 제 물리학과 친구가『뇌, 맵핑마인드-Mapping the Mind』-리타가터 『두뇌실험실』- 라마찬드라 같은걸 추천해주던데 제가 그쪽은 전혀 관심없어서.... 들은 얘기만 종합해보면 의외로 적은 노력만 들이고도 최신 논문까지 읽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친구도 고딩때 뇌 관련 논문 막 출력해서 보던데... 아무래도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기 시작한지 얼마 안된 분야라;; 가능하다면 출판된 도서만 보는것보다 그 분야의 최신 연구논문을 읽어보는게 더 재밌을거에요.
국제 레벨의 많은 SF작가들이 30대 또는 불혹의 나이에 집필을 시작했습니다.
그 유명한 하인라인 역시 그렇구요....
또한 많은 작가들이 전업작가가 아닌 파트타임작가생활을 합니다.
테드 창도 (지금은 전업이나 마찬가지지만;) 그렇고, 스티븐 벡스터도 어느 정도까지는 파트였구요, 그 외에도 많죠.
요는 성급할 필요 전혀 없다 이겁니다.
시작하기 전에 두려워하지 마세요.
인생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도전은 언제나 빠르고,
후회는 언제나 느린법 입니다.
무엇을 하든 하고 싶은것에 매진하세요. 그것이 한순간의 충동이든 절치부심한 고민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에 대해서 미친듯이 열정적으로 매달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값진겁니다. 그것이 실패했다고 해서 그 누구도 손가락질 하지 않습니다. 손가락질 한다면 손가락질 하는 사람이 잘못된 것이죠. 자신 스스로 후회만 하지 않으면 됩니다.
소설가는 힘들고 고달픈 일이며 SF소설가는 더 힘들고 더 고달픈 일입니다.
정말 SF소설을 쓰고 싶으시다면, 소설을 전업으로 삼기보다는 충분한 여유와
자기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 먹고사는데 모자람 없는 직업을 갖고
하시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현재 대한민국에서 SF소설을 전업으로 먹고 살 수 있는 사람은 한명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지금 소설에 모든 것을 매진하는 건 조금 무리일 것 같습니다.
더 많은 책과 정보를 접하고 이야기를 쌓아가며,
그것을 양분으로 삼아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훈련해 가는 게 좋지 않을까요.
정확히는 SF 소설가에 국한하지 않고 많은 작가들이 부업을 갖고 생활하곤 했습니다.
무엇을 해도 부족함이 없는 마이클 크라이튼이나 데뷔와 함께 대박을 터트리고 백악관에서 자문 위원으로도 활동했던 톰 클랜시 같은 이들은 도리어 드문 경우죠. 스티븐 킹만 해도 본래는 세탁소에서 일을 하며 정말로 가난하게 살았고 이따금 단편 한 두개로 근근히 작가로서의 삶을 이어갔으니까요.
아니 소설만이 아닙니다. 화려하게 보이는 할리우드 영화계, 돈 버는 귀신들만 사는 듯한 일본 만화 업계도 마찬가지죠.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벌고 틈틈이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할리우드나 일본 만화계는 우리나라에 비해 규모가 크고 수익도 크지만, 한편으로 그만큼 경쟁도 심하고 성공 가능성도 낮습니다.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적으로 게임 개발자들의 수익은 그 작업량이나 내용에 비해서 높지 않은 편입니다. 하지만, 이익을 보면 그만큼 수익이 추가되고(인센티브), 무엇보다도 자신이 만든 게임을 누군가가 해 준다는 보람이 크죠.
창작자로서 성공하는 길은 그만큼 힘들지만, 보람도 있고 무엇보다도 즐거움도 충분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작가는 혼자서 모든 것을 해야 하는 만큼 그 보람과 즐거움은 더욱 크겠지요.
딴은, 작가로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은, 다른 뭘 해도 성공했을 사람이라는 것이죠. 공부면 공부, 일이면 일, 사업이면 사업...
구체적으로 질문에 대해 답을 해 드리면...
Q) 선대의 SF거장들은 어떤 길을 밟았는지 궁금하며, 그러한 과정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들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성공한 SF 작가들이 어떤 일을 했었나 생각나는 대로 써 볼 테니 한 번 보시고 생각해 보세요. 일단 다들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 아이작 아시모프는 생화학 박사 따고 교수 노릇을 하다가, 작가로 받는 원고료가 대학교수로 받는 월급을 상회하게 되자 교수직을 때려 치우고 전업작가 생활을 택했습니다. 그는 17세에 이미 로봇 3법칙 중 1법칙이 등장하는 단편 소설을 써서 데뷔한 바 있고, 대학생 시절에는 활발한 작품 활동을 했습니다. <환상 여행2 : 두뇌로의 여행>에서는 아시모프의 전공 지식에 대한 진가가 드러나고 있죠.
- 제리 퍼넬은 다양한 분야를 공부했습니다. 학부는 심리학 전공, 대학원 석사는 시스템공학(산업공학) 통계 전공, 그리고 박사는 정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NASA에서 근무했습니다. 이렇게 이공계 인문계를 넘나들면서 두루 지식을 쌓았고, 젊을 때 6.25 전쟁에 참전하여 포병으로 싸운 기록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경험은 나중에 밀리터리 SF 전문 작가로 명성을 떨치게 되는 배경이 됩니다.
- 루디 러커는 수학 교수입니다. 웨어 4부작을 비롯해서 사이버펑크 계열의 기인으로 불리게 되지만, 사실 수학이라는 분야가 서로 다른 차원을 머리 속으로 정의하고 논증하는 학문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의 작품 세계는 전공의 영역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 아닙니다.
- 그레고리 벤포드는 물리학 교수입니다. "SF 작가가 읽어야 할 것은 물리학 논문 외에 아무것도 없다"는 말을 남긴 사람이죠. 정작 그가 쓴 <타임 스케이프>는 그렇게 물리학 지식이 현란하게 나오지는 않지만, 의외로 대학 교수 사회와 학계의 모습을 리얼하게 그리고 있어 그런 대목을 읽는 재미가 쏠쏠 합니다. 역시 작가란 자기가 몸 담은 직장이나 경험의 테두리에서 글을 쓸 때 가장 정확하고 예리한 묘사가 가능하니까요.
- 로버트 A. 하인라인은 본래 해군 사관학교를 제대로 나온 옥소독스한 직업 군인이었습니다. 건강이 악화되어 제대할 수 밖에 없었고, 이후 작가의 길을 걷게 되죠. 하지만 젊은 시절부터 해군 사관학교와 군대에서 배우고 있힌 당대의 최신 첨단 기술과 군인다운 마인드는 평생 그의 작품 세계를 좌우하게 됩니다.
- 마이크 레스닉은 무명 작가 시절 먹고 사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자신의 글재주를 이용한 타락의 길을 오랫동안 걸었던 사람입니다. 대단히 노골적인 야한 소설을 써서 에로 잡지에 팔아가지고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물론 젊을 때부터 SF를 썼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고, 그냥 에로 소설가로 40세까지 먹고 살았습니다. <키리냐가>로 SF 대가의 경지에 이르른 것은 마흔 이후부터입니다.
- 찰스 스트로스는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프로그래머이자 정통 컴퓨터 엔지니어입니다. 현재 활동하는 젊은 작가 중 가장 재기발랄하고 속도감 넘치는 작품을 내 놓고 있는데, 그의 작품 중 상당수는 컴퓨터 사이언스에 대한 지식이나 System Integrate 경험, 또는 거기서 나온 미래 비전이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종종 있죠. 그가 처음 글을 쓰게 된 것은 컴퓨터 전문 잡지에 칼럼을 기고하면서부터입니다.
- 미하일 불가꼬프는 본래 의대를 졸업한 의사였습니다. 이 사람 역시 처음 글을 쓰게 된 것은 의학 잡지에 칼럼을 쓰면서부터였죠. 불가꼬프는 물론이거니와, SF 뿐만 아니라 여타 다른 소설을 쓰는 작가 중에도 의사 출신은 상당히 많습니다. 세계 탑 레벨의 작가만 꼽아봐도 무수하죠. <쥬라기 공원>의 마이클 크라이튼을 비롯해서, <셜록 홈즈> 시리즈의 아서 코난 도일, <갈매기>와 같은 희곡과 <귀여운 여인>과 같은 단편 소설의 대가 안톤 체홉, <천국의 열쇠>와 <성채>를 쓴 A. J. 크로닌 등은 모두 의사였지만 틈틈히 쓴 소설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나중에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전업작가가 된 사람들이죠. 때문에 작품 중에 의사 생활의 경험과 지식이 녹아드는 경우가 무척 많습니다. 중국 근대문학의 아버지 루쉰의 경우 국비로 서양 의학을 배우기 위해 특별히 선발된 유학생이었다가 쥘 베른의 SF를 중국어로 번역하면서 글쓰기를 시작했고, 일본의 의대에서 중국인이 무식하다고 무시당하는 것에 격분하여 의학의 길을 포기하고 민중의 정신을 고치는 의사가 되겠다고 해서 전업작가로 돌아선 케이스입니다.
- 철학 박사를 따고 교수직을 노리다가 실패하고 마땅히 할 일이 없어서 작가가 된 사람들도 꽤 많습니다. <스타메이커>, <이상한 존>, <시리우스>와 같은 불멸의 SF를 쓴 올라프 스태플던이 우선 그런 케이스이고, 미셸 투르니예의 경우에도 철학 박사를 따고 교수되는 것에 실패해서 번역으로 먹고 살다가 <방드르디>, <마왕> 등을 써서 세계적인 작가가 되었습니다. 멀리 가면 '로봇'이라는 단어를 만든 [R. U. R.]과 <도롱뇽 전쟁>의 작가 카렐 차펙 역시 베를린 대학에서 20 대에 철학 박사까지 받았는데, 모국에 와서 별로 할 일이 없어서 작가가 된 케이스입니다.
- 알프레드 베스터는 SF 작가로 일찌감치 데뷔했지만 빛을 못보고 있다가, 먹고 살기 위해 DC 코믹스 스토리 작가로 오랫 동안 활동하면서 나름대로 작품을 쓰는 노하우를 체득한 후 결국 SF 계의 대가로 우뚝 서게 된 사람입니다. DC 코믹스에서 1주일에 한 번씩 출간되는 히어로 만화의 스토리를 짜내는 생활을 했고, 무척 고되고 아무런 빛도 안나는 일이었다고 하지만 그 때의 경험과 노하우가 <파괴된 사나이>와 <타이거 타이거>와 같은 대표작에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알프레드 베스터는 SF가 아닌 본격 소설을 딱 한 편 발표했는데, 그것이 바로 DC 코믹스에서 만화 스토리 작가로 생활하던 시절을 묘사한 <쥐들의 레이스>입니다.
[결론]
SF든 순문학이든 하여간, 10대에 좋은 글을 쓴 사람은 사실상 없습니다.
많이 공부하고 많은 경험을 쌓은 후 그것을 토대로 글을 써서 진정한 빛을 발하는 책을 쓴 작가들이 대부분입니다.
[사족]
제가 알기로, 세계 문학 사상 오직 단 한 명의 예외가 존재하긴 합니다.
16세에 데뷔해서 17세까지 단 1년 동안만 글을 발표하고는 죽을 때까지 문학 활동을 접고 절필했는데,
그렇게 17살 무렵 딱 1년 동안의 쓴 글귀만으로 무려 140년 동안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사람이 있기는 있죠.
그 사람은 바로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을 쓴 '아르뛰르 랭보'입니다.
작가들의 삶이 참 재미있군요.^^
작가가 되려면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다만, 한가지... 공부라고 해서 무조건 과학이나 공학 박사 학위를 따야 하는가라면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책들을 쉽게 구할 수 있고, 다양한 지식을 얻기 쉬운 현대 사회에서는 굳이 학자가 되지 않더라도 다양한 공부를 할 수 있으니까요. 실례로, 테크노 스릴러의 대가인 톰 클랜시는 레이건 정부 시절 대통령 자문을 지내기도 했고, 후일 CIA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는데(별도의 신분 검사 없이 얼굴 패스만으로 CIA에 들어갈수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사실 그는 군사와 관련된 공부를 한 일이 없습니다.
그가 주로 참고한 것은 제인스 연감 등 각종 자료들이며, 이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해석을 더하여 해군 잡지에 논문을 기고하기도 했지요. 굳이 말하자면 그는 매니아, 오타쿠의 부류에 들어가는 사람이었다고 해야 겠군요. (사실은 미군에 들어가려고 ROTC 시험을 치르기도 했지만, 시력 검사에서 떨어졌습니다. 그가 테크노 스릴러를 쓰는 것은 -하인리히가 군대 이야기를 많이 쓴 것과 마찬가지로- 군인이 되지 못한 아쉬움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그가 밀리터리 테크노 스릴러의 대가로 불리며 CIA 등에서 강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보험 회사 영업소에서 일하면서도 시간을 내어 다양한 자료를 살펴보고 공부하며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조금 다르지만, 미네르바 같은 이들도 그런 사례라고 할 수 있을까요? 중요한 것은 학위나 논문이 아니라 그가 얼마나 관심을 갖고 노력했는가가 아닐까 합니다.
아무래도 저런 학위등을 거치는 것이 공부하는데 가장 손쉬운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과거에는 책들이 지금처럼 흔하지 않던 시절이고 정보를 획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대학이라는 점이 아닐까합니다.
대학 도서관에 없는 책은 사실 구할수 없는 시절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요즘에나 논문 모아서 책으로 계속 출간하지
예전에는 그런것도 별로 없었던것 같습니다. 논문 받을려면 정말 발로 뛰어야 하던 시절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요새는 교양 서적들도 수준이 높아지고 거기서 더 높은 수준을 원하면 본인이 책을 통해서 공부할수 있고
그런 내용에 대한 커뮤니티도 상당히 있으니 전문적인 지식을 획득하는 방법이 많아지긴 했다지만
여전히 대학이 가지는 정보의 권위와 신빙성은 아직은 다른 단체와는 전체적으로는 비교하기 무리라고 봅니다.
어쨋든 방향을 어떻게 하든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은 필수조건인거 같습니다.
SF 로 폭을 좁히지 않고 일반 문학까지 넓게 생각할 경우,
10대부터 소설가가 되겠다고 작정해서 공부고 일이고 뭐고 다 때려 치우고,
골방에 들어가 아무것도 안하고 오로지 글쓰기에만 전념한 끝에 결국 대가의 경지에 이르른 사람이 있긴 합니다.
오노레 드 발자크라는 작가이죠.
발자크는 워낙에 글쓰기에 대한 타고난 재능 자체가 별로였고 게다가 기초가 되는 공부 역시 엉망이어서,
작가가 되겠노라 선언하고 학교도 관두고 또 친척이 소개해서 들어갔던 회사도 때려 치우고 골방에서 글만 썼지만,
1년 후 친척들 앞에서 그 동안 죽도록 노력해서 쓴 글을 낭독했을 때 다들 X씹은 표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무려 10년 넘는 세월 동안 계속 골방에서 쓰고 또 썼지만 말 그대로 졸작이어서 출판은 꿈도 못꾸었고,
나중에 세계 최고의 작가가 된 후에도 "그 시절 쓴 글은 내 작품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발자크의 경우 딱 한 가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죽든 살든 반드시 글을 써서 승부를 내고야 말겠다는 천하제일의 집념의 소유자였던 것이죠.
타고난 재능이 아무리 꽝이어도, 또 더 나아가 기초 공부가 제아무리 부족해도,
매일 매일 잠자는 시간도 줄여가며 글쓰기에 몰입하면서 10년 넘게 몸부림치며 노력하였으니
그 시절의 피나는 노력이 훗날 작가로서 피가 되고 살이 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발자크는 <고리오 영감>, <골짜기의 백합>, <사촌누이 베뜨>, <외제니 그랑데>, <잃어버린 환상(환멸)> 등
읽는 재미와 인생에 대한 깊이를 두루 갖춘 뛰어난 작품을 잇달아 써내며 큰 명성을 얻은 이후에도,
매일같이 하루 16 시간 이상 꼼짝도 안하고 커피를 하루 50~100 잔씩 들이키면서 글만 썼습니다.
이런 생활을 수 십 년 동안 계속 하면서 매일 작품을 쓰고 또 쓰고 오로지 글쓰기에만 매진하였죠.
물론 거기에는 젊은 시절 보증을 잘못 서서 지게 된 막대한 채무를 갚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아마 발자크야말로 역사상 가장 근면하게 글쓰기에만 매진한 작가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겁니다.
그렇게 발자크는 자기 자신과 대결하면서 죽어라 글쓰기에 매달리며 노력한 끝에,
글쓰기에 대한 타고난 재능이 없어도 또 정규 교육을 포기하였어도
결국에는 세계 최고 레벨의 대문호가 되고야 말았습니다.
랭보와 같이 타고난 천재성으로 10대에 딱 1년만 글을 쓰고도 불멸의 반열에 오른 사례가 세계문학사상 단 한 명 밖에 없듯이,
발자크와 같이 타고난 재능 없이 오로지 피나는 노력 하나로 불멸의 작가가 된 사례도 아마 다시 나오기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전 고딩 때까진 만화가가 되고 싶었고 잠시 수학의 절대 진리에 반해 수학자가 되고자 한 적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건축과 철학 학사로 졸업 한 다음 전공 일을 하다가 지금은 게임 업계에 있습니다. 그 사이에 제가 초딩 때부터 생각해 오던 글을 썼는데, 지금 내린 결론은 제가 되고 싶은 건 소설가는 아니었다죠.
하고 싶은 게 정말로 '글'인지 아니면 그저 '창작'인지부터 생각해 보세요. 참고로 사춘기 때 지적 허영심에 충만해 많은 것들을 스펀지 처럼 흡수하고자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그 때 어떤 이들은 자신의 그릇과 포부, 그리고 식견에 너무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곤 하며, 그중 다수는 쿨게이로 진화하게 되죠.
뉴런님 글을 보니 그 부분은 좀 주의 하셔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 능력이 알짜베기라면 어차피 때 되고 상황 될 때 남들이 벌써 뉴런 님을 띄워 놓았을 거에요. 그 때까지 내가 하고 있는게 뭔지 정확히 알면서 정진하면 됩니다.(적어도 전 그럴거라 믿습니다.)
확실하게 그 부분에서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은 '글' 이 아니라 '창작' 이라는 겁니다. 처음에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때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때 머릿속에 어떤 미래에 관한 개념이 먼저 출현되다가, 그 뒤 몇몇의 배경지식과 뒤섞였습니다. 그 후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저는 그 아이디어를 어떻게든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으나, 어설픈 표현은 오히려 그 아이디어를 망쳐버리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가장 제가 잘 할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생각해 보니깐 그게 글이더군요. 그래서 제가 SF소설을 선택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그 부분에 있어서 주의해야한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네요. 원래부터 글쓰기가 취미이긴 했지만, 저는 가장 중요한 목표는 글쓰기가 아닌 그 아이디어의 '표현' 과 감정 전달입니다.
음...하고싶은 말이 많은데 정리가 안되는군요.
다른분들이 더 훌륭한 말씀들을 많이 해주시겠지만....
조언이나 충고한다는 이유로 뉴런님께 상처를 입히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그냥 얼기설기 제 생각을 이야기 하자면
꿈을 꾸기 이전에 생존이 보장되어야 하고 생존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성실한 생활이 중요하다는 거죠.
자신의 생활에 충실하지 못한상태에서 꿈만을 꾼다는건 나중에가서 스스로 자신의 생존을 위협하게될수 있다는 거죠.
중학생이시지만 사회에서 생존이라는게 얼마나 무서운지 주변 분들에게 물어보시고 그 무서움을 충분히 이해하시고
꿈을 준비하셨으면 합니다. 아마 그러면 더 훌륭한 작품들이 나올수 있을테고 그 작품을 읽을수 있게된다면 저는 매우 즐거울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