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경제를 논하다 보면, 호황과 불황은 원래 주기적으로 계속 반복되며 따라서 호황도 불황도 어느 쪽이든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 법이라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경기순환'이라는 경제학 이론이 나오곤 합니다.
이 경기순환 이론에 따르면 영원한 호황은 없지만 그렇다고 영원한 불황도 없고, 따라서 호황이 영구히 계속될 수는 없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불황 역시 영구히 계속되지는 않는다고 하지요. 저에게는 이 이론이 호황이 계속될 거라 믿고 낭비를 하거나 만용을 부려서는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반대로 불황이 계속될 거라 믿고 미리 미래에 겁을 먹어서 좌절하거나 절망해서는 안 된다는 그런 의미로 들립니다.

 

헌데 저는 제가 자란 시대가 시대이고 제 세대가 세대이다 보니까, 이러한 경기순환 이론이 현실에서는 별로 체감하기가 어려운 이론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이 경기순환 이론이 과연 현실에 부합되는 이론인가, 그리고 맞는 이론인가 부터가 왠지 의심되더라고요.

오히려 제 경우에는, 왠지 호황은 결코 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불황이 영원토록 영구히 계속될 것이라는 그런 느낌을 많이 받게 됩니다. 말하자면 경기순환 이론은 현실에 맞지 않는 것이고 실은 '영원한 불황' 내지는 '영구적 불황'이라는 것이 지금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그런 느낌을 받는다고나 할까요. 애초에 호황이라는 것을 경험해 본 기억이 많지 않고 불황에 대한 기억만 많이 있다 보니, 과연 호황이 무엇인지조차 가물가물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제 세대는 이 나라가 호황이었을 시절의 기억이 아주 조금이나마 남아 있는 마지막 세대이긴 하네요. 적어도 저 같은 80년대생들은 그나마 이 나라가 호황이었을 시절을 짧게 나마 경험해 봤지만, 저희 세대 이후의 90년대생부터는 정말로 호황을 경험해보지 못하고 지금까지 쭉 불황만 경험해 봤을 터이니 말입니다. 당장 저 같은 경우만 해도 80년대 후반 출생의 세대인 탓에 이 나라가 호황이었을 적에는 너무 어려서 그 때에 대한 기억이 잘 나질 않는데, 저희 세대의 아랫 세대라면 정말로 불황만 경험해 봤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호황이 영원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불황이 영원하지도 않다고 말하는 경기순환 이론, 그리고 현실에서 체감하고 있는 영원한 불황... 어느 쪽이 맞는 것이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