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테이프가 처음 나올 당시 미국의 수많은 저작권자들은 엄청 난리였죠.


단체소송이 줄을 이었답니다.


비디오테이프가 나오기 이전에는 영화의 불법복제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했죠.


허나 비디오테이프의 녹화 기능으로 인해 영화의 불법복제가 가능해지자 영화업자들과 방송업자들은 비디오테이프로


인해 영화와 방송산업이 완전 몰락할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표하며 연방법원에 비디오테이프 녹화기능을 없애달라니 뭐니


대대적인 저작권 침해 소송을 걸었습니다.


비디오테이프의 생산을 허용하면 영화의 불법복제가 가능해져서 소비자들은 더 이상 영화관을 찾지 않고


불법으로 복사한 비디오 테이프만을 돌려볼 것이므로 영화산업의 수익에 엄청 치명타를 가할 것이다.


티비 방송 프로의 녹화를 가능하게 한다는 건 티비 방송업자들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며 재방송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려는 방송국의 돈을 도둑질하는 행위다.....


뭐 이러한 이유 등등으로 미연방대법원에 대대적인 고소미를 시전했습니다. 물론 결과는 패소.....


패소 이후 비디오테이프 시장이 열리게 되자 처음 얼마동안은 영화인들의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처럼 보였죠.


세계 영화 흥행 순위를 매길 때 물가변동을 기준으로 한 영화 순위를 매길 때 항상 1위에 오르는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왜 부동의 1위 고수가 가능할까요.


비디오테입이 나오기 이전에는 각 나라에서 수십번 수백번 재상영을 했기 때문입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뿐만이 아니라 많은 고전 명작 영화들과 고전 인기 영화들은 재상영으로 벌어들이는 수익도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허나 비디오테이프가 대중화된 이후 이러한 영화들의 재상영은 사라지게 되었죠.


실제로 비디오테이프가 생겨난 이후부터 재상영된 영화는 다섯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밖에 안되죠.


스타워즈와 이티 타이타닉 쥬라기공원 정도뿐이구. 그나마도 2번으로 그쳤습니다. 비디오테이프가 나오기 이전에는


이러한 블록버스터 영화가 아니더라도 수시로 재상영했던 영화들이 비디오테입 이후에는 완전히 재상영으로 인한


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처럼 재상영하는 영화들이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죠.


자 그래서 영화계의 파이가 줄어들었나요?


영화인들의 수익이 줄어들었나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처럼 재상영으로 인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분명히 줄어들고 사라졌는지 모릅니다.


허나 극장 개봉 후 비디오 판매라는 새로운 시장이 나타나게 되었죠.


불법복제가 전혀 없을 때보다 불법복제로 인해서 좀 손해도 많이 보았습니다.


허나 비디오테이프 덕분에 영화는 극장에서만 상영할 때와는 다르게 엄청 대중화가 되었죠.


저는 작금의 인터넷불법복제에 대해 많은 저작권자들이 느끼는 두려움이 기우로 느껴지는 게요.


비디오테이프가 처음 나올 당시 영화인들과 방송인들이 느꼈던 두려움이랑 별 차이가 없게 느껴집니다.


아니 어찌보면 인터넷불법복제가 비디오테이프가 처음 나올 당시보다 파급력이 덜 하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불법복제는 분명히 사적으로 테이프를 복사 뜨서 친구들한테 돌리는 거와는 비교도 안되게 저작권자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줄 것처럼 느껴지는 건 당연합니다.


개인적으로 카세트 테이프를 더블레코드로 복사 떠가지고 친구들한테 선물로 주거나 친구들끼리 비디오 테이프 서로


복사 떠서 돌려보는 건 겨우 몇명 많아야 몇십명 단위만 공짜로 저작물을 즐기는 것에 불과하니까요.


반면 인터넷불법복제는 이러한 사적인 테이프복사가 전 세계적인 규모로 늘어나서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공짜로


저작물을 즐기게 만드니 저작권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엄청난 손해를 줄 거라 생각하는 건 무리도 아닙니다.


허나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불법복제가 아예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던 시대에 비디오테이프라는 문명의 이기가 출현하여


불법복제 자체가 드뎌 가능해졌던 시대보다 과연 지금이


그때보다 더 저작권자들에게 위협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지금 이 시대에 나타난 '인터넷 불법복제'는 비디오테이프랑 다르게 불법복제가 원천불가능했던 것을


가능하게 만든게 아니라 예전부터 흔하게 있었던 사적복제를 인터넷이라는 문명의 이기를 이용하여 좀 더 대규모화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아예 무에서 불법복제를 가능하게 만든 거랑


원래 있었던 불법복제의 규모를 좀 더 대규모로 키운 거랑


저작권자 입장에서는 어느게 더 충격적이고 더 큰 위협으로 다가왔을까요?


저는 비디오테이프가 처음 출현할 당시 영화인들이 느낀 생계의 위협이


최소한 체감적으로는 지금보다 몇백배 더 컸을 거라 생각됩니다.


예전에는 자기 재산이 아예 도둑맞는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는데 비디오테이프의 출현으로 인해


자기 재산이 완전히 도둑질당하겠구나라는 것과


예전부터 계속 도둑질당해왔는데 그 도둑질의 규모가 소규모에서 대규모로 늘어난 것에 불과할 뿐인


것에 대해서 느끼는 체감은 비교불가능할 거라 봅니다.


작금의 인터넷불법복제가 개인적으로 사적으로 행하던 불법복제보다 규모가 큰 건 사실이긴 합니다.


허나 불법복제라는 개념이 전혀 없고 아예 불가능했던 시대에 불법복제를 최초로 가능하게 만든 문명의 이기가


출현했을 때도 많은 영화인들은 자기 밥그릇이 계속 도둑질당하므로 인해 생계의 위협을 받을거라 걱정했고


실제로 우려했던 대로 극장에서의 인기 영화 재상영으로 인한 수익에 엄청 타격을 받았긴 했지만


영화산업은 오히려 더 번성하고 2차 판권 시장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생겨났습니다.


인터넷불법복제도 비디오테이프처럼 되지 못하란 법은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