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날수록 인터넷 커뮤니티 문화는 점차 흉흉해지는것 같습니다.


따지고 보면 90년대 pc통신 시절이나, 2000년대 초반의 '아햏햏'문화도 그 나름대로 부정적인 부분이 있긴 했었죠. pc통신 시절에는 소위 '문턱'이 높고 접근성이 좋지 못해서 그들만의 리그가 되기 일쑤였고, 아햏햏 시절은 재미는 있었으나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마다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렸고 '무뇌충'은 지금 보면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고소될 수 있을 정도로 지나친 감이 있었으니 뭐.....(저도 돌이켜보면 문희준씨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긴 합니다)


하지만 그 시절에는 최소한 순수했고 지금처럼 막나가거나(이름을 말하기 난감한 모 사이트의 홍어 비유, 코알라 비유 등)재미도 없는걸 가지고 재미있다고 껄껄대거나, 아무것이나 싸잡아서 감성팔이라고 매도하거나 하진 않았는데, 소위 '주류'라고 부각된 대형 사이트들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흉흉해지는것 같아 씁쓸할 따름입니다.


대형 포탈 사이트들이야 뭐 개인이 활용하기 나름이긴 하지만....일개 블로그를 운영할려고 해도 소위 신상털이나 시비걸러오는 종자들이 있을까봐 집에서 문단속 하는 것처럼 개인 신상 정보에 대해서는 일제 비공개 처리해놓고 포스팅 하나 할때도 신중하게 적어야 하고....


이글루스 같은 블로그용 사이트는 이제는 뭐 망가질대로 망가져서 일부 괜찮은 블로그들의 글을 보는것 빼고는 가치가 없어졌고....


게임/만화/애니메이션/엔터테인먼트 사이트인 루리웹 같은 경우 여전히 쓸만한 정보도 많고 활용하기 나름이긴 하지만 베스트 글들을 보면 이건 뭐 관리인들이 일부러 콜로세움(싸움 유발)글들을 베스트 글로 올려놓고 댓글에서 치열하게 싸우는걸 감상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개판이고.....


뒷세계로 유명했던 디시인사이드는 이제 뭐 들어갈 가치도 없어졌다고 봐야할것 같군요. 아햏햏 시절에는 차라리 순수하고 재미라도 있었지 2000년대 중반부터는 뭔가 이상해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뭐 쓸만한 정보도 별로 없고, 사이트 사장이 대놓고 5.18은 성역화되어 있으니 나중에 재평가 받아야 한다는 헛소리나 하니 이용자들도 더불어서 깽판치는 곳으로 변해버렸죠. 정상적이지 못한 분위기에 헛소리, 인신비방, 의미없는 뻘소리만 난무하니...재미라도 있다면 모를까 그내들 기준에서는 재미있을지 모르지만 이건 뭐 재미도 없고 쓸만한 정보도 없고......


게임 관련 커뮤니티들이야 진작에 개판된지 오래라서 씁쓸할 따름입니다. 2000년대 초반에 많았던 소규모 게임 팬사이트들은 태반이 망했고, 그나마 존속하는 곳은 거의 폐허가 되거나 있는 사람만 설쳐대는 분위기로 변질된지 오래고, 규모를 넓힌 대형 사이트(인벤, 게임메카 등)은 분위기가 개판 쓰레기장이고....


90년대 초중반에 부모님 어깨너머로 PC통신을 감상하고, 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에 인터넷 커뮤니티의 황금시대(?)를 경험했던 입장에서는 지금의 시궁창 문화는 참으로 한탄이 나올 뿐입니다. 더 개탄스러운건 나아질 가능성은 전혀 없고 오히려 더 나빠질것 같군요.


실현 가능성도 없고 악용될 가능성이 높긴 합니다만....디시인사이드나 대형 포탈사이트의 댓글란 한정으로 실명제를 도입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될련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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