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터넷 일각의 어떤 유쾌하지 못한 사례들
이글루스는 우경화가 진행될 대로 진행되다 못해 이제는 아주 극우와 수꼴의 성전이 된 지 오래이고, 또 그런 정치적 문제를 떠나서 봐도 이래저래 호모포비아 사상을 가진 사람들이나 인종차별주의 사상을 가진 사람들 같은 그런 위험한 성향의 사람들도 이글루스를 점령한 극우와 수꼴의 실드를 받아가면서 대놓고 활동하고 있는 상황인지라 여러모로 많은 논란에 휩싸여 있습니다. 솔직히 썩을 대로 썩어버렸죠, 이글루스는. 극우와 수꼴의 성전이 된 거야 그렇다 쳐도, 호모포비아 사상을 가진 사람들이라던가 인종차별주의 사상을 가진 사람들처럼 뭔가 위험한 사람들이 그 극우와 수꼴의 실드를 받으면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묵과할 수 없는 문제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도, 특히 극우와 수꼴이 많이 날뛰는 뉴스비평 밸리와 이오공감은 엉망이 되서 망해가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런 쪽과는 관련 없는 다른 비정치적인 쪽으로는 아직 그럭저럭 돌아간다는 얘기도 나오곤 하지요. 확실히 겉으로만 얼핏 보기엔 그래 보입니다. 허나, 실제로는 어떨까요?

 

개인적으로는 비정치적인 주제에 대해서 뭔가 정보를 얻기 위해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다가도 여러모로 유감스러운 일들을 많이 겪곤 합니다.

이를테면 뭔가 서브컬처 관련 블로그 쪽으로 돌다 보면 여러모로 정치 성향이 그 쪽...인 사람들을 좀 많이 만나게 되더군요. 특히 덕후 성향을 드러내는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알고 보니 넷 우익...인 사례가 좀 많았습니다. 단순한 넷 우익 정도를 떠나서 그야말로 극우이자 수꼴인 사례도 종종 목격하곤 하고요. 여기가 한국 웹인가 일본 웹인가 착각이 잠시 들 정도로 말이지요.

그래서 애니메이션/만화 관련 정보나 게임 관련 정보 같은 취미 관련 정보를 보거나 밀리터리/역사 관련 정보를 보기 위해서 어떤 블로그에 들어갔다가 그 블로그 주인장의 정치 성향이 그 쪽...인 것을 알게 되고 또 그 블로그 주인장의 지인이란 사람들도 대부분이 그 쪽...의 정치 성향을 가졌음을 알게 되면서 결국 정치 성향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람에 대한 회의감과 그 사람의 정치 성향에 대한 반감으로 인해서 결국 발길을 끊을 수밖에 없게 되는 그리 유쾌하지 못한 경험을 요새 매우 자주 겪고 있습니다. 일본 웹 돌다가 가끔 겪게 되는 일들을 이제는 국내 웹을 돌다가도 종종 겪게 되네요.

 

또한 이런 일들 말고도 여러모로 난감한 일을 많이 겪는 것이, 블로그 주인장은 멀쩡한 사람이지만 그 사람의 지인들이나 그 사람의 블로그에 덧글 달러 오는 방문객들 중에 정치 성향이 그 쪽...인 사람들도 섞여 있는 그런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는 정말 난감하더군요. 이런 경우에 대해서는 딱히 블로그 주인장에게 문제가 있어서 그렇게 된 게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더더욱 어디에다가 하소연을 해야 할 지 고민되게 되고 말이지요. 블로그 주인장에게 그런 사람들을 차단해달라고 무리하게 요청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럴 때는 정말 고민이 많이 되덥니다. 정치 성향이 그 쪽...인 방문객들의 모습을 보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이제 발길을 끊어야 하는 그런 고민 말이지요.

 

(2) 우파가 아닌 자는 이제 탈덕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이렇게 위에서 이글루스 얘기를 꺼내다 보니까 하게 되는 얘기인데... 혹시 여기에서도 정치적 이유로 인해서 탈덕을 고민했던 분들이 계신지요?

 

제 경우에는 뭔가 인터넷에서 취미 관련 정보나 밀리터리/역사 관련 정보 같은 걸 좀 보려다가,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정치적 성향이 자신과는 잘 안 맞는 사람들의 블로그를 불가피하게 보지 않으면 안 되는 일도 종종 겪고 해서 "아 이제 우리 나라의 덕후계도 물건너 이웃나라의 덕후계처럼 우파로 넘쳐나는 구나! 이제 덕후계에서 나는 살아 남기 어렵게 될 것 같으니 덕후질을 그만두고 이만 탈덕할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하게 되는 일들을 꽤 많이 겪어 왔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겪고 있는 중입니다. 이게 이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요즘 인터넷의 우파 세력들이... 솔직히 단순히 우파 세력이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지 않습니까. 우파 세력이라기 보다는 그냥 차라리 극우와 수꼴에 가까운 그런 세력이라 할 수 있고, 그런 세력이 덕후계를 점령하고 있다는 것이 이래저래 참 고민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과연 덕후질을 하기 위해서 그런 사람들과 함께 부대끼며 살아야 한다는 그런 현실을 받아 들여야 하는가?"라는 고민 말이지요.

 

또 예전부터 알고 지내왔던 오덕계 지인 분이 사실은 저와는 정치적 입장이 정반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이제 그 사람과는 정치적 입장이 다르니 만큼 인연을 끊어야 되나 고민하게 되는 일들도 많이 겪고 있는 중이고요. 이런 일들은 이글루스 쪽에서 종종 겪고 있긴 하지만, 다른 곳에서도 안 겪는 것은 아닙니다. 요새 이래저래 자주 겪어요, 이런 일들을.

국내 인터넷에서 워낙 우파 세력이 대세를 타는 시대가 되었다 보니까, 일본 인터넷을 돌다 보면 느끼게 되는 이런 일들을 이제 국내 인터넷에서도 자주 느끼게 되더군요. 그리고 동시에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을 많이 느낍니다. 우파가 아닌 자는 이제 탈덕을 고민하고 취미를 접을까 고민해야 되는 시대가 되지 않았나... 하는 그런 감정 말이지요.

 

덕후질을 계속하고 취미를 계속 즐기기 위해서 우파로 전향할 것인가, 아니면 우파로 전향하는 것을 거부하고 극우나 수꼴이라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과 더 이상 어울리지 않기 위해서 과감히 덕후질을 끊고 탈덕을 하며 취미를 포기할 것인가... 여러모로 고민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치를 우선해야 하는가, 아니면 취미를 우선해야 하는가 하는 그런 문제 말이지요.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정치를 우선해야 하는가, 아니면 인맥을 우선해야 하는가 하는 그런 문제로도 함께 고민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고민들이라는 것은 단순한 정치 성향의 문제를 떠나서 개인적인 인간관계에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인맥을 유지하기 위해 우파로 전향할 것인가, 아니면 우파로 전향하는 것을 거부하고 극우나 수꼴이라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과 더 이상 어울리지 않기 위해서 그나마 얼마 없는 인맥이란 것들도 과감히 끊어내고 사람들과 부대끼고 사는 것을 과감히 거부할 것인가... 하는 고민을 좀 하곤 합니다.

 

단순히 어떤 작품을 접하고 즐기는 것이라 하면 그 작품의 정치 성향이 나와는 반대여서 잘 맞지 않고 그로 인해서 내 심기를 좀 불편하게 만든다 하더라도 "까기 위해서라도 일단 본다" 정도의 심정으로 작품을 비판하기 위해서 보던가 아니면 "정치와 작품은 별개로 보자" 정도의 느낌으로 그냥 복잡한 생각을 그만두고(...) 정치와는 무관하게 작품을 순수하게 즐기던가 둘 중 하나를 택할 수 있었고 그래서 어떤 작품의 정치 성향이 내 자신의 정치 성향과는 정반대여서 잘 맞지 않는다 해도 작품을 보고 즐기는 데에는 별다른 지장을 주는 일이 딱히 많지 않았었는데, 이렇게 인간관계와 엮이게 되는 문제가 되면 여러모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더군요. 이렇게 현실의 문제로 다가오게 되면 정말 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뚜렷한 답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이런 일들을 많이 겪다 보니, 점점 정치적 이유로 인해서 진지하게 탈덕을 고민하기도 하고, 인터넷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의 인연을 끊는 것도 고민하고 있고 그런 상황입니다. 혹시 다른 분들 중에도 저와 비슷한 경험을 겪고 정치적 이유로 인해서 탈덕을 잠시 생각하셨던 분들이나, 정치적 이유로 인해서 취미를 접을까 생각하신 분들이 계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