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게 시비조로 보일 수 있을만한 제목 같지만, 같은 주제로 표도기님이 쓴 글에 대해 좀 심하게 안티테제스러운 관점이라 따로 떼서 반론해보고자 합니다.


한국 게임 시장은 한국이라는 상황에 비추어 볼때 아무런 문제가 없는 시장 구조가 아닐까 합니다. 아예 최근 들어서는 표도기님이 지적한 문제는 실제로는 전혀 문제가 아니라 아무런 이상 징조조차도 없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첫째로, 많은 사람이 지적하는게 "한국에는 패키지 게임 시장이 없다"고 합니다. 과연 이 명제가 참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는 크기는 작고 대부분 해외게임에 의존하고 있지만 분명히 패키지 시장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첫째로 들어 수많은 사람들이 DRM 시스템을 이용한 패키지 구매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Steam을 들 수 있을겁니다. 핸드폰 게임으로 가면 앱마켓이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고요.

둘째로, 대형 마트에 가면 웬만한 게임들이 각 게임기, PC에 맞춰 상품이 구비되어 있으며, 지역마다 지방게이머들이 잘 알고 있는 오프라인 게임 판매점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판매량이 얼마만큼 되는지는 업자나 엄청나게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면 알 수 없겠지만 분명히 그 명맥은 존재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터넷 쇼핑몰, 중고 사이트 등에서도 꽤나 활발하게 상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더 나아가 플레이아시아를 위시한 해외 직수 사이트들 조차 존재를 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한국에는 분명히 패키지 형태의 게임 시장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둘째로 갈라파고스, 기형화된 게임시장을 이야기 합니다. "한국에는 온라인 게임, 캐주얼 게임 외에는 제작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그것인데, 이 말이 이상한 점은 "왜 게임 시장 이야기에서 게임 제작을 들먹이는가?" 하는 점입니다. 분명 한국에서는 온라인 게임, 캐주얼 게임이 대세로 제작, 판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왜 한국 게임 시장 부재(혹은 기형화)의 근거가 되는가 하는거지요. 한국에서는 온라인, 캐주얼 게임 말고는 전혀 판매가 되고 있지 않은게 아니라는 점은 위에서 이미 설명했습니다.


셋째로 동인, 혹은 인디의 부재를 꼽기도 합니다만, 이 또한 마찬가지로 두번째와 같은 의문이 남습니다. 왜 게임 제작=게임 시장이 되어야 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어째서 "한국은 패키지 게임 시장이 없다"고 말하는 걸까요? 저는 이걸 사람들이 한가지를 착각하고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한국 패키지 게임 제작사"가 없다는 것을 "한국 패키지 게임 시장이 없다"고 오해를 하는 것이죠. 대체 왜 이런 오류가 발생하는 걸까요? 신토불이라는 말 때문에? 한국에서 소비 할 게임은 한국에서 꼭 만들어져야 한다는 이상한 국수주의 때문에?


또 한가지, 기형적인(혹은 파괴되어 전혀 없는) 게임 시장을 이야기 하려면 "그렇다면 정상적인 게임 시장은 어떤 형태여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도 하질 않습니다. 어째서일까요? 팔기도 전에 돈 계산 하는건 너무 세속적으로 보이기 때문인가요?



이 두가지, 정상과 비정상을 가를 기준의 부재, 게임 제작사의 부재를 게임 시장의 부재로 치환한다는 오류 때문에 "한국은 패키지 게임 시장이 없다"는 말에는 도저히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왜 한국에서 만들어진 게임이 꼭 한국에서 팔려야 하나요? 혹 한국에서만 팔려야 하는걸까요? 외국 게임만 팔리는 시장이 있으면 그건 시장이라 부를 수 없는걸까요? 그럼 정상적인 시장이란 어떤 형태를 가져야 할까요?


한국은 한국이라는 시장에 맞는 게임 시장이 이미 "자연스럽게" 형성이 되어 있습니다. 그 규모나 형태가 다른 나라와 다를 뿐. 우리는 게임 시장을 생각하면 미국, 일본을 꼽습니다만, 이 두나라는 첫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게임 시장이 큰 나라들입니다. 어느정도인가 하면 이 두나라에서 안팔리는 게임은 어디 가서도 못판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라는거죠. 이들은 이미 그 규모면에서나 위상면에서나 시쳇말로 "레베루"가 다른 나라들입니다. 손 꼽아 봅시다. 이 두나라 외에 게임 시장이랄만한 것을 가지고 있는 곳이 얼마나 되는지. 심하게 말하면 경제규모 순으로 줄세워서 저 두 나라를 빼고 나면 단독국가로 시장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러시아, 중국 뿐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나머지는 걍 아시아, 유럽으로 도맷금 쳐 넘길 뿐이죠. 거기다 한 술 더 떠서 미국과 일본조차도 서로 시장의 형태가 다릅니다. 둘 중 어느쪽이 정상에 가까운 시장인가요?

"유비 같은 유럽 회사도 있다"고 반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유비가 특정 모국을 가진 회사던가요? 요새 많은 판매량 기록을 세우는 유비 게임은 몬트리올 스튜디오 작품들로, 국가로 치면 유럽도 아닌 캐나다인데요.


한국에서 만들어진 패키지 게임의 한국 내 시장성이라 해봐야 제 주먹구구상 최대 판매량은 2만장이 한계입니다.(스타 같은 경우는 진짜 해외에서도 손에 꼽힐 특이 케이스이므로 빼고 생각해봅시다.) 이 주먹구구는 정확하게 잘 맞지 않을진 몰라도, 한국에서 팔리는 패키지 게임들(PC, 콘솔, 국산, 외산을 가리지 않고.)의 평균 판매량과 비슷할겁니다. 2만장을 팔아서 먹여 살릴 회사 규모라고 하면 어느 정도가 될까요? 제 생각에는 딱 지금 한국 캐주얼 게임사 규모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이걸로 왜 한국에서 죽어라고 캐주얼 게임만 나오는가에 대한 답이 되겠군요.



추가로, "그렇다면 한국에서 패키지 게임을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제 답을 내라면 "해외 가라" 말고는 할 말이 없습니다. 한국에서 만들었으니 한국에서 본전 뽑으련다는 유치한 생각 하지 말고, 전 세계적으로 팔릴만한 물건을 만들어서 한국에는 "지역화"를 거친 물건을 팔면 되겠죠. 하기야, 이 "지역화" 조차도 손익 분기점 못넘긴다고 규모가 큰 해외 제작사들조차 한국 지역화는 별로 크게 신경쓰지 않는걸 생각하면, 애국심으로 한국 지역화 해야 할지도 모르겠군요.

앵그리 버드를 만든 리비오, 스토커 시리즈를 만든 GSC, 더 위처 시리즈를 만든 CD 프로젝트 RED 같은 업체들이 과연 자국내에서만 게임을 팔 생각으로 만들었다면 지금과 같은 성공을 할 수 있었을지 생각해 볼 때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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