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작품 게시판 - 영화/애니/만화/소설/드라마/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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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로봇 이야기, 괴수/괴인/초인 이야기 외에... 다양한 작품과 장르를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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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first of all, let me assert my firm belief that The Only Thing We Have to Fear is Fear Itself"
("우선 저의 확고한 믿음부터 말씀드리자면 우리가 두려워 해야 할 유일한 것은 두려움 그 자체입니다")
("우선 저의 확고한 믿음부터 말씀드리자면 우리가 두려워 해야 할 유일한 것은 두려움 그 자체입니다")
/ 나름 이름있는 미국 대통령 의 말...
2008년 유명한 미국의 경제위기가 닥치고 미국인들의 자신감은 크게 위축 되었죠. 그런데 비슷한 일이 사실은 20세기전반에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훨씬 더 심각해서 세계대공황이라고 불렀고 , 미국은 뉴딜정책등을 통해 그위기를 근근히 넘겼고 , 제국주의 유럽국가들은 짐을 식민지에
떠넘기는 것으로 위기를 넘기려 들었으나 식민자가 없던 독일이나 , 수준미달의 일본 등은 이에 불만을 품고 결국 전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게
되죠. 2차대전 말입니다.
마블 코믹스 피어 잇셀프 의 제목은 보다시피 저 대사에서 따온겁니다. 코믹스 발행시점은 몰라도 적어도 제목을 달게 된 계기가 그것임은 명백해 보입니다.
코믹스 내의 미국에서도 불황으로 고통받는 시민들의 모습이 나오고 - 아스가르드가 있던 브록스턴의 주민들도 먹고살길을 찾아 하나 둘씩 집을 잃고 외지로
떠나가는 모습이 나옵니다 , 히어로들은 그에 대해 마땅히 할일이 없다는 사실에 고민합니다. 결국 돈줄(?)역인
토니스타크가 얼마전 대이벤트 - 시즈로 추정 되는 - 에서 박살난 아스가르드 성채를 복구하는 재건사업을 추진해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자고
주장하고 그걸 실행하다가 뜬금없이 돌아온 오딘에 의해 모든 아스가르드신들이 세계수 뿌리를 타고 지금은 박살나 파편조가리가 된 구 아스가르드행성
으로 돌아가버리는 사태가 벌어지죠.
피어 잇셀프는 대공황과 2차대전이라는 미국의 근대사에 잊을수 없는 2대 이벤트를 모티브로 삼고 있으며 그래서 미국인들이나 미국 역사에 밝은
사람들에겐 꽤 어필할만한 요소가 많습니다. 특히 초반이후 계속 나오는 비중있는 악역 - '스카디' 가 된 신은 레드스컬의 딸로서 1942년 레드스컬이
아틀란티스 인들을 제물로 바쳐 이계의 "힘"을 소환했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이 그 유물을 찾아 죽은 아버지의 악명을 뛰어넘는 존재가 되고 싶어 열광합니다.
레드스컬은 오컬트집단의 협력을 얻어 이계의 병기? 혹은 악마의 군세를 소환하고 싶었으나 정작 떨어진 것은 왠 망치 한개 . 거기에는 "자격있는
자만이 스카디의 망치를 휘두를 수 있을 것이다" 라는 기묘한 글이 적혀 있습니다. 마블 코믹의 독자라면 다들 알고 있는 토르의 망치에
적힌 글의 자기패러디죠. 아버지가 남겨둔 힌트와 어린시절의 기억에 의존해 남극에 숨겨진 레드스컬의 나치잔당 기지 (라스트바탈리온?) 를 기습하여
망치를 손에 넣은 신은 "스카디" 가 됩니다. 그후 해저에 숨겨진 용들이 지키는 봉인을 찾아내 오딘의 숙적 - 서펜트를 소생시키죠.
서펜트는 오딘을 형제라고 부르며 정당한 자신의 권리 - 올파더 (아스가르드 신들의 수장을 일컽는 표현 , 주신 정도로 생각하면 될듯) 의 자릴 되찾고
오딘에게 복수하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리고 스카디가 가진 해머와 비슷한 것을 8개나 지구에 떨궈서 헐크나 더 씽같은 히어로 , 저거노트같은 애매한 녀석
티타니아 등의 빌런들을 가리지 않고 그걸 쥔 지구상의 강한 존재들이 서펜트의 명령에 따르는 '워디' 라고 하는 초인병사로 바뀌어 버립니다. 일부는
기존의 인성과 기억이 워디로서의 정체성과 융합되어 스스로 서펜트를 섬기는 자들도 있고 - 주로 빌런쪽 , 서펜트가 이기면 그의 승리때 엄청난 보상이
기대되니... - 이지를 빼앗기고 꼭두각시가 된 자 - 헐크 , 더씽 등 - 도 있습니다. 헐크 같은 경우 최후의 이성으로 레드 쉬헐크에게 도망치라고 경고는
하지만 그후 이성을 잃고 사방에 파괴를 일으킵니다.
오딘은 여러가지로 뒤가 구린 모습을 보이며 서펜트의 위협에 대해 자세히 밝히지 않고 그저 전쟁을 대비해야 한다며 아스가르드인들을 몰아 부칩니다.
토르는 그럭 우격다짐에 반발하지만 , 순식간에 제압당하고 묠니르의 통제권만 빼앗기죠. 지구에선 서펜트의 부하들이 - 주로 신의 부하였던 놈들이다
보니 레드스컬이 준비해둔 나치 초과학 로봇 병기들이 몰려 나와 전세계에 테러와 무차별 공격, 파괴를 일삼습니다. 이에 대항해야 할 히어로 들도 워디의
초인적인 힘에 밀리기만 하고 , 이런 위기의 상황에서 분투하던 캡틴아메리카 (버키) 는 스카디 (신) 과 격투끝에 패해 살해당합니다. 그장면의 임펙트가
꽤 강하죠.
보다 못한 토르는 결국 아버지의 명을 어기고 아스가르드에서 일부 동료와 함께 지구로 돌아오고 , 오딘은 말안듣는 자식놈에게 일단 묠니르를 돌려줍니다.
토르가 돌아오자 워디중에서도 최대의 힘을 자랑하는 더씽과 헐크가 2대 1로 토르를 노리고 공격해 대격전이 벌어집니다만 계속 밀리게 됩니다.
결국 원조 캡틴이 복귀하고 , 스카디와도 대결하지만 , 전투의 도중 충분한 공포에너지를 흡수해 젋어진 서펜트가 나타나 망치 한방에
무수한 히어로들을 쓰러뜨립니다. 이에 굴하지 않고 원조 캡틴이 방패를 투척하지만 이걸 턱하니 잡아서 부숴 버리는 장면이 또 인상적이죠.
토르는 워디 두명을 격파하지만 전력을 다한 전투 끝에 힘이 다해 쓰러져 버리는 바람에 어벤져스 동료들에게
업혀가는 신세가 되죠. 결국 업혀서 아스가르드로 돌아온뒤 오딘에게서 서펜트에 관한 "예언"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 예언에 따르면 서펜트가 돌아와
싸움이 벌어지면 오딘손 (토르) 와 서펜트가 양패구상해서 둘다 죽게된다는 이야기였고 , 자식의 죽음을 방관할수 없었던 오딘은 자세한 내막을 숨긴채
차라리 서펜트의 힘 - 공포-를 없애기 위해 지구의 인류를 죽여없애겠다는 생각으로 군세를 정비합니다. 그와중에 토니스타크는 오딘과 1대1 면담을
통해 = 제정신으론 버틸수 없는 지 술한병 들고가서 원샷 한 뒤에 "당신의 적은 자기 부하들에게 무기를 8개나 던져 줬다. 나는 당신의 자비따윈
원하지 않아, 나는 무기를 원해!" 라고 어거지를 씁니다. 결국 오딘은 '이 주정뱅이 놈 혼좀 나봐라' 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공방과 신들의 무기를
만드는 금속 우르 를 내줍니다. 오딘이 무기와 공방을 내주긴 했지만 거기서 진짜로 병기를 만들려면 신들조차 버티기 힘든 용암투성이인 작업실에서
망치를 휘둘러서 무기를 제련해야 합니다. 처음엔 불의 시련이란 걸 단순한 비유로 알았던 토니스타크 지만 어맛뜨거라... 하면서도 아머덕분에
어떻게든 무기를 만들어 최후의 결전에 가져오는 데 까진 성공합니다만...
캡틴에겐 방패가 있는데 그거보다 나은걸 만들수가 없었다... 라고 말하다가 그전에 서펜트가 캡틴 방패를 박살내버렸다는 얘길 듣습니다.
이때 워디 측도 스카디가 서펜트에게서 예언 이야기를 듣는데 , 서펜트의 딸인 스카디는 "그예언 대로라면 아버지는 토르와 함께 죽지 않습니까? 그런걸 승리라고
할수 없습니다." 라면서 반발하지만 서펜트는 " 모든 건 너를 위한 일이다. 내가 쓰러지면 네가 뒤를 이어 올파더의 지위에 올라라" 라는 말을 해줍니다.
뭐지? 이 훈훈한 부녀지간의 대화는 이것만 보면 아버지를 걱정하는 딸과 자식을 위해 희생하려는 아버지의 이상적인 부녀간 대화로 보이더군요.
한편 초반의 무대였던 지구의 아스가르드 폐허 - 오클라호마 브록스턴 에선 전 지구적인 위기에 맞서 힘없는 동네 사람들도 자경단을 결성하고 나치 병기를
사용하는 서펜트의 부하들에게 맞서고 방패를 잃어버린 캡틴도 람보 스럽게 기관총들고 최후의 결전에 나섭니다. 지구에 있던 아스가르드 폐허에는
보통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세계수의 뿌리 끝자락이 닿아 있어서 능력이 되는 자들은 그걸 타고 아스가르드 행성까지 이동할 수 있습니다.
서펜트는 그걸 노리고 브록스턴으로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 갔고 , 아스가르드의 오딘 등은 세계수에 서펜트 무리가 도달하는 시점에 총공세를 가해
지구인 전체를 몰살해서 서펜트의 힘- 지구인이 공포를 느낄 때마다 서펜트의 힘이 강해짐 - 을 약화시킬 생각을 하고 있었죠. 결국 브록스턴에서
절망적인 최종결전이 벌어집니다.
토르는 예언에 따르면 결국 자신이 서펜트와 싸우다가 죽을 것임을 알지만 친구들을 죽게 내버려 둘수 없다는 생각에 싸움에 나서고 자식을 막을수
없던 오딘은 오딘소드 라는 비장의 병기를 내줍니다. 전투에서 스카디는 캡틴을 밀어 붙이지만 , 토르가 싸우다가 떨어뜨린 묠니르가 캡틴 근처에
떨어지고 총기 외에 별다른 무기가 없던 캡틴은 그걸 주워들고 스카디에게 맞서죠. 어벤져스 어셈블~ 근데 뒤에 동료들이 그지방의
민병대...
이것또한 마블 설정좀 아는 사람에겐 꽤 충격적인 장면... 결국 사투 끝에 예언대로 서펜트와 토르는 동귀어진 하게 됩니다.
서펜트가 쓰러지자 스카디 - 신은 죽은 것처럼 나가 떨어져 버리고 , 망치들은 오딘의 힘에의해 강제로 수거되어 버리면서 사태는
뭔가 어이없이 일단락 됩니다. 결국 토르의 장례식을 준비하는 히어로들의 모습과 보록스턴으로 새로 이주해 오는 사람들의 모습을
조금씩 비춰 주면서 재건의 의지를 다지는 어벤져스를 보여주며 만화 끝나죠.
이렇게 쓰고 나면 굉장히 감동적이고 뭔가 멋진 이야기 같지만.... 아쉽게도 이상은 큰데 비해 결과물은 그닥 기대에 못미칩니다.
미국역사와 신화에 기반한 주요 이벤트와 강적들의 등장 , 신들의 숙명 , 영웅의 죽음 등 인기 있을 법한 요소는 모두 모아 놨는데
정작 중요한 최종결전 등에서 상당히 힘이 빠져 있습니다. 요즘 많이 보는 마블영화의 액션씬 만도 못한 느낌이에요. 만화2D 인데
3d의 영화보다 액션이 뒤지다니... 특히 숙명에 대한 예언이다 보니 어느정도 결과를 알고 진행한달까? 차라리 토르가 워디 2명-헐크와
씽을 상대로 고전하다가 가까스로 쓰러뜨리는 부분이나 캡틴이 투척한 방패를 서펜트가 잡아서 분질러 버리고 망치를 내려쳐서
히어로들을 단체로 나가떨어지게 하는 장면 등이 더 인상적입니다.
캐릭터들의 대사와 내면 묘사도 좀 부족한게 오딘의 경우 예언된 토르의 죽음을 감추기위해서 인듯 하지만 초반의 폭력가장 이미지 - 말안듣는
토르를 마구 쥐어패는 모습과 - 후반의 '아들에 비하면 세계 따위 아무것도 아니다' 라는 자식 바보 같은 모습은 너무 위화감이 큽니다.
이게 그래픽노블이 아니라 진짜 소설이라면 심리묘사를 통해서 어느정도 그런 모습에 대해 개연성을 부여할수 있었을 텐데... 어쨌든
이러한 위화감을 남긴 전개는 꽤 아쉬운 부분이죠. 제대로 처리했다면 명작이 될수 도 있었던 ... 그런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리고 이작품은 전체적으로 대칭구도를 많이 사용합니다. 오딘과 토르의 부자관계 , 서펜트와 스카디의 부녀 관계는 서로를 비추는 거울 같은 모습이고
시작부에 브록스턴을 떠나는 모습이나 종반에 브록스턴으로 이주해오는 사람들의 모습 등 의도적인 장치가 꽤 보이더군요.
어쨌든 미국역사와 현대사에 대해 관심이나 지식이 더 있다면 훨씬 흥미롭게 볼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렌탈해서 본 작품인데
나중에 중고서점등에 나오면 사서 소장할 생각입니다. 단점은 있지만 집구석에 놔두고 생각날때마다 한번씩 다시 보고 싶은 책입니다.
하이텔의 '장혁'님 글을 보고 가입하는데요?
토르와 서펜트가 동귀어진한다는 설정은 아예 토르와 요르무간드의 싸움을 그대로 써먹은 듯.
거대 이벤트들은 다음 작품으로 넘어가는 징검다리를 어느 정도 깔아야 하죠. 저 같은 경우는 그런 징검다리 작품을 모두 보고서야 만족하거나 이해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사건이 너무 커지면 뒷수습이 힘들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불을 지르는 것보다 끄는 게 어려운 법이죠. 특히, 저렇게 장대한 신들이 싸움을 펼친다면 더욱 그렇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