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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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이제 개봉되니 뒷골 땡기실 분들이 많을것 같습니다만..
특히 청기와 댁 마나님과 머슴들은 더더욱.)
이 영화를 보고 하나 깨달은것은...
왜 보수 언론들이, 60-70 세대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렇게 싫어하고, 미워하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하고, 조롱하는지 알것 같더군요.
불과 몇십년만해도 반공과 휴전이라는 명제 앞에서 모든 악랄한 짓도 허용되던 시대였습니다.
그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시대에 숨죽이고 독재에 순응하고 굴종하고 살았죠.
사는게 이런거지.. 하고 자위했던 그때 그시절이 이제 야만의 시대였다는 것이
다 드러났습니다.
그러니까 생각이 복잡해지는 거죠. 불편해지구요.
알고보니 자기가 비겁해서 살아남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그에 대한 수치심과 죄책감과 자기 모멸감이 새록새록 돋아납니다
그런데 그걸 인정하기는 싫거든요. 인정하기가 두려운거죠.
그런 자기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직시하기는 두렵고, 싫으니까
자기와 진정 다른 길을 걸어온 사람을 비난하고 증오를 퍼붓는것으로
초라해지는 자신을 필사적으로 움켜잡는 겁니다.
그래서 친일파가 득세하던 시대를 거친 세대에서 친일파를 비호하는 목소리가 높고,
독재하에서 신음하던 세대들에서 빨갱이 타령 나오는것이 아닌가 싶군요.
예를 들어서... 아들이 아버지에게. (혹은 자기 자신에게 자문자답해도.)
"그때 노무현 같은 분들이 군부독재와 맞서 싸울때 아버지는 뭐하셨습니까?" 라는 질문에..
"아비가 겁많은 소시민으로 그저 하루 하루 입에 풀칠하면서 사는 것으로 근근히 생을 이어왔다.
너희들 보기가 부끄럽구나."
이렇게 말할 용기가 없으니까, 또 그렇게 자신의 생을 돌아보니 정말 초라하거든요.
그저 살기 위해서 불의를 보고도 못본척, 도와달라는 소리를 듣고도 못들은척,
귀막고 입막고 살아온 자기 인생이 너무나 불쌍하고 초라하기 때문에
"노무현 그 새끼들 다 빨갱이들이야! 군부독재라고 하지만, 너희들이 뭘안다고 그래? 민주주의가 밥먹여줘?"
라고 회피하는거죠. 일종의 심리적 방어기제입니다.
결국 마음이 병들고 자존감 낮은 세대는 의롭고 선한 행동이라고 해도 그들의 수치심과 죄책감을
자극하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못하는구나... 라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 젊은 세대들이 대자보를 붙이는 것을 보고 무척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그들은 여기서 꺽일지언정, 그래도 저항은 해봤다. 싸워봤다.. 라는 자긍심은 간직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이 비열한 정권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수치심과 죄책감은 가지지 않고, 커서도 불의에 눈감지 않았다.. 라는
자긍심은 간직하게 됩니다.
이는 한 인격이 성장하는데 큰 힘이 됩니다.
(386 세대가 그 이전 세대보다 심리적으로 건강한 이유겠죠)
그에 비해 불의에 눈감고 살았던 사람은 평생 죄책감을 짊어지고 자존감에 상처를 입고 살게 되지요.
이것이 나아가면 한 세대의 정신건강을 좌우하게 됩니다.
정신건강이 좋지 않은 세대들은 그 세대뿐만 아니라 그 앞뒤 세대 모두에게 상처를 줍니다.
ps :
한국 사회의 세대별 정신건강에 대해서 알고 싶으시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심리학자 김태형 님이 쓰셨습니다. 추천합니다.
위의 제 주장은 이 책에 크게 영향을 받았습니다.
트라우마 한국사회 : 왜 우리 모두는 아플 수밖에 없을까?
김태형 저 / 서해문집
사람만이 희망이다.
그대가 바로 희망이다.
저 책을 읽어 보시면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좀더 명확히 이해하실 수 있으실겁니다.
전 특정세대를 악으로 지목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왜그렇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군요.
저 글에도 어느 세대가 악이다.. 이런 말이 있나요? 그냥 르혼님이 저에게 가지고 있는 선입관이
있어서 제 주장을 그렇게 짐작하시는 것이겠지요.
전 그들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 트라우마 (죄책감,수치심)가 있고,
그로 인해서 세대간 갈등은 물론 자신들도 고통당하고 있다는 논리를 편 것입니다.
그런 시각을 가지고 있기에 변호인 영화를 봐도 그런 점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지요.
시대를 보는 시각은 다양하고, 거기에 대해서 많은 생각과 학설이 있고,
제 생각도 거기에 기반한 것이니, 제가 그러하듯이 그런 점도 있을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다루는 대상은 다르지만, 제 의견과 비슷하면서도 좀 더 정리된 글이 있어 링크합니다.
http://sonofspace.egloos.com/2102104
제가 보기엔 별빛화살 님의 글과도 인식이 큰 차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제가 짚고 싶은 가장 큰 차이는 현상에 대한 인식이 아니라,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결말 부분입니다.
글쎄요. 타자를 일자(동일자)화해서 보는건 분명히 가치있는 일인데(저 역시 타자화는 절대지양해야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타자화의 대상이 일자의 입장을 헤아려줄 필요는 없죠. 쟤들이 여러 군데에서 욕먹고 있지만 엄연히 인터넷세상에서 일자노릇하고 있는 애들이에요. 수의 많고 적음이 타자와 일자를 나누지는 않거든요. 법으로 하나둘 솎아내도 한 목소리 낼 정도면 말이죠.
항상 타자화 타파의 주체는 일자여야 합니다. 그래서 일자로부터의 소통의지가 없으면 그냥 말짱황입니다. 그게 극히 과해지면 벌어지는게 혁명인겁니다. 빨갱이니 좌파니 정작 힘있는 일자로부터의 단절이 시작되면 그건 병든 사회 맞습니다.
이미 말씀드렸듯이 말씀하시는 요지를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일베가 인터넷을 주름잡고 있는 집행자고 다른 의견들을 일방적으로 묵살하고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아니면 현 정권을 가진 새누리당이 그렇다는 말씀입니까? 그리고 그런 현상이 계속되면 (일베가 집행자든 새누리당이 집행자든) 혁명 아니면 답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것 맞나요?
전자는 일베가 아무런 강제력을 지니지 못한 집단이라는데에서 공감을 못 하겠고, 후자는 이미 말씀드렸다시피 새누리당'만'이 딱히 소통을 못하거나 귀를 틀어막고 있는 건 아니라고 얘기했습니다. 저는 그저 사회 전체의 소통 능력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고, 이것은 시간이 가며 민주주의가 정착하면 차차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 글의 주안점은 한국사회가 한번의 내전과 두번의 쿠데타와 세번의 혁명과 네번의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가장 변혁이 심하고 극심한 국가폭력과 전쟁을 겪었던 60-80 세대들은
정신건강이 좋지 못하며, 그로 인해 좌절감과 수치심으로 점철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는 겁니다.
아울러 그들이 그런 트라우마가 있기에 자신들의 살아온 삶에 반하는 인간형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겠다라는 점.. 을 지적한것이구요.
사람이 반복적인 좌절을 겪게 되면 심한 무력감과 자격지심에 빠지기 마련이고, 그 결과
세상을 개혁하려고 하기보다는 어떻게든 살아남아 적응하려고 한답니다. 그 치유방법은
단 한번이라도 집단 행동을 통해서 제대로 승리를 경험해보려는 것이랍니다.
60-80 세대들은 전쟁과 일제치하등의 참혹한 경험이 많은데다 4.19 혁명을 통해서
승리를 일구어냈지만, 곧 군부쿠데타로 다시 패배감에 빠져들었죠.
그에 비해 386 세대들은 어느정도 이룩한 경제적 기반위에서 두번이나 자기들이 원하는
대통령을 선출한 승리의 경험이 있습니다. 더구나 이들은 그 와중에서 부모세대와 철저하게
싸웠고, 그 결과 승리를 이끌어내었지요. 그러니까 좌절트라우마가 가장 적습니다.
위에 링크하신 글을 찬찬히 읽어 보았습니다. 제가 지적하려고 하는 부분과 거의 다름이 없군요.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고난을 견디지 못하면, 자신을 속여서라도 그것을 회피하려고 합니다.
일종의 생존본능인데, 그것이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참다운 나 자신을 찾기 힘들고, 결국에는
정신분열까지 이르게 됩니다.
(그래서 사실 극우사이트의 준동과 거기에 동조하는 청년들을 보면
참 가슴이 아픕니다. 이것이 다 기성세대의 죄이기 때문이죠.)
여기서 일반화의 오류라는 말이 나오는데, 쉽게 말해서 주장하는 부분이 전체를 대표하지는 못한다. 예외도 있지
않느냐.. 라는 말이죠. 제가 언급한 세대의 부분 또한 그렇습니다. 한 세대속에서 또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합니까. 하지만 그렇게 친다면 그 어떤 이론이나 논리도 일반화의 오류라는
지적을 벗어날 수 없을 겁니다.
일단, 제 표현이 부족해서.. 제가 위 글에서 숨죽이고 살았다. 굴종했다. 비겁했다.... 이런 것은 자기가 그랬다고
무의식중에 느끼고 있는 60-80세대의 일부를 겨냥하고 있는 것이고,
병들고 자존감이 낮다라는 것은 그들이 그런 트라우마를 겪고 있기 때문에 가질 수 밖에 없는
현상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결코 그들이 잘못했다던지, 그들이 악이라던지, 그런 논리가 아닙니다.
사실 전쟁을 겪고, 총으로 사람을 쏘아죽이고, 그런 경험을 한 세대가 정신적으로 매우 건강하다... 라고
단언하기는 어렵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간단하게 제 주장에 대해서, 그리고 저 책에 대해서 언급해보았습니다.
그리고 르혼님의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질문.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 것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글을 써서 정리해보겠습니다. 아울러 여유가 생긴다면 각 세대들의 정신적 트라우마에
대해서도 써보겠습니다. (아우.. 머리가... T T.. ) 댓글로는 제약도 따르고...
세대 트라우마론은 4.19나 5.18이나 민주화 운동을 이끈 사람들은 누군지 생각해보면 잘 모르겠습니다만("난 DJ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세상이 완전히 바뀐 줄 알았다."라는 얘기를 들을 때 저는 별로 할 말이 없더군요.) 노무현을 너무 이미지화하시는 듯 합니다. 게다가 그 반대쌍을 너무... 어... 뭐랄까 제대로 된 사람 취급을 안 하시는군요;; 정치를 선악의 장으로 생각하면, 다른 한 편의 선택은 어리석어서거나 사악하기 때문 둘 중 하나로 귀결되는데 이건 민주주의의 지향점이 아니라는 점은 단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고 방식하에서 상대방은 아무리 좋게 봐줘봤자 이 트라우마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가엾은 시대의 피해자, 주체의 자격이 없는 객체, 계몽 대상, 치유해야하는 미숙아 수준에 불과하고, 그 사람들의 정치적 선택은 가치없는 것이 되며 더이상 공론의 장에서 의사소통도 담론도 필요 없는 것이 됩니다. 이걸 어떻게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까? 이런 주장의 결론은 '나이드신 분들은 빨리 돌아가셔야 합니다' 수준 밖에 안 됩니다. '이쪽 혼자 말하고 상대편은 입을 닫아야 한다'는 식의 승자독식-패자전몰형 단순다수식 민주주의에서는 참여나 담론, 다양성 같은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훼손됩니다. 이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군요.
경제 위기 이후 DJ-노통 시기의 '좌회전등을 켠 우회전'으로 불리는 신자유주의 시대를 겪고 뒤이어는 신자유주의조차 아닌 발전국가 시대로 회귀하는 MB와 심지어 여왕님 즉위까지 겪은(이걸 '승리의 경험이 없다'고 말하는 건 상당한 어폐가 있다고 보지만...) 현 세대는 어떤가요? 학점에 목매고, 스펙에 목숨걸고, 격렬한 취업시장에 내동댕이쳐지는 현세대는 얼마나 건강합니까? 촛불집회는 어떤 승리를 거두었던가요?(혹은 무엇으로부터?) 대자보는 무엇에 대항하는 싸움인가요? 민영화는 반민주적이고 독재적인 행위인가요? 저는 이 많은 문제들의 기저에는 참여와 소통과 담론과 논의 부족이 있다고 봅니다. 다수결은 기껏해야 민주주의 중에서도 대의제민주주의의 득표 계산 방식에 불과한데, 이걸 민주주의의 전부로 오해한 나머지 상대편과는 얘기할 생각조차 않는거죠. 별빛화살님께서는 마음이 병들고, 비겁하고, 불의에 눈감고, 자존심에 상처입은 정신건강이 나쁜 사람들의 의견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마 저쪽도 이제껏 자신들이 몸바쳐서 이룩한 산업화의 덕만 보면서 불평불만이나 일삼고 패기도 없고 존경할 줄도 모르는 어린 것들 말에는 귀기울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요.
자꾸 확대 해석하시는 군요. ^
각 세대마다 분명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7080 세대는 7080 세대 대로. 386 은 386 대로
민주화 세대는 민주화 세대대로 요즘 20대는 그들 나름대로..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위에서 콕 집어서 7080 세대의 문제점을 이야기했는데, 다른 세대는 그럼 완전히 건강하냐.
그것도 아니라는 거죠. 여러 트라우마가 있는데, 그중 좌절 트라우마에 대해서만 언급한것입니다.
전 한번도 병들고 비겁하고 자존심에 상처입고 정신건강 나쁜 자들은 투표권도 주지 말고
귀기울일 필요도 없다... 라고 생각한적 없어요. 이상하게 한 세대의 문제점을 비판하니까
그럼 그 세대를 매장시켜버리란 말이냐.. 라고 하시는데.. 이것 뭐 .. 후훗..
위 댓글에서 언급했듯이... 다른 세대들에 대한 트라우마도 언급하죠. 그럼 되었습니까?
별로 된 것 같지는 않은데요. 매장시켜버리란 말이냐.. 이건 뭐... 후훗... 하고 쿨하게 댓글을 달으셨습니다만, 본문에서 별빛화살님이 말씀하시기를 7080 세대는
'숨죽이고 독재에 순응하고 굴종하고 그시절이 이제 야만의 시대였다는 것이 다 드러나서, 생각이 복잡해지고, 불편해지고, 자신이 비겁해서 살아남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만, 수치심과 죄책감과 자기 모멸감이 새록새록 돋아나지만 그걸 인정하기는 싫고, 두렵고, 그래서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증오를 퍼붓고, 초라해지는 자신을 필사적으로 움켜쥐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말이 어떤 사람과 면대면으로 할 수 있는 말인지 의아스럽습니다. 저도 부모님과 정치적으로 빨갱이가 어떻고 좌빨이 어떻고 격렬한 논쟁을 벌이긴 하지만, 이건 아니죠. 상대를 그냥 환자 취급하고 있지 않습니까.
별빛화살님은 자신이 이렇게 규정한 사람하고 의사소통이 가능한가요? "나는 당신의 상처를 이해해, 당신은 고통받고 뒤틀리고 불구가 되었지, 당신이 그런 식으로 비겁하게 굴어도 나는 이해해 줄 수 있어"라고 말하는 건, 상대를 피해자화시키고 객체화시키고 주체의 자격을 박탈하는 겁니다. 상대는 자신과 대등하고, 상호 이해와 담론이 가능한 존재가 아니라, 자기보다 아래의 존재로, 자신이 우월감을 느껴도 되는 존재로 전락시켜 버립니다. 상대의 의견은 귀담아들을 가치가 없고, 그들의 정치적인 선택은 병리적인 증상으로 인한 것일 뿐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할리가 없는 잘못된 선택이 되죠. 애초부터 트라우마라는 단어 자체가 임상적 개념이라 이런 식으로 오용하는 부분부터 문제가 있습니다. '각 세대마다 암이 있습니다'라든가 '각 세대마다 골절상이 있습니다'하고 유사한 표현인데, 그런 표현을 쓰고 확대 해석이라고 하면 곤란하죠. ...뭐 엄밀한 의미가 아니라 단지 비유로, 인터넷에서 일상적으로 쓰이는 의미로 끌어다 썼다고 칩시다. 컴플렉스니 공포증이니 하는 단어처럼, 치료가 필요한 병리적 현상이 아니라 가벼운 취향 수준인 것으로 썼다고 하죠. 그래도 이런 표현들은 상대를 자기와 대등하게 보고 있지는 않은 것 같은데요? 아무리 비유라고 해도 이런 말을 오프라인 상에서 직접 할 수 있습니까?
'그저 살기 위해서 불의를 보고도 못본 척, 도와달라는 소리를 듣고도 못 들은 척, 귀막고 입막고 살아온 자기 인생이 너무나 불쌍하고 초라하고, 마음이 병들고 자존감이 낮은 세대, 의롭고 선한 행동도 자신의 수치심과 죄책감을 자극해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
'정신건강이 좋지 못해 자신들 뿐 아니라 앞뒤 모두에게 상처를 주는 세대'
'심리적인 트라우마(죄책감, 수치심)이 있고, 세대간 갈등은 물론 자기들도 고통당하고 있으며'
'병들고 자존감이 낮다는 건 그런 트라우마를 겪고 있기 때문에 가질 수 밖에 없는 현상'
'사람을 총으로 쏘아죽이고 정신적으로 매우 건강하다... 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등등. 별빛화살님은 이런 묘사의 대상이 표시하는 의견이 별빛화살님 자신의 의견과 동등한 논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다른 세대의 트라우마를 언급할 필요도 없습니다(뭘 트라우마라고 부르려고 하는지도 모르겠군요) 투표권도 주지 말자, 매장시켜버리라고 한 적 없다... 고 하시는데, 결과적으로 똑같은 얘기입니다. 상대와 자신은 평등하지 않다, 상대가 열등하고 자신이 우월하다, 각자의 표는 똑같은 가치를 지니고 있지 않다, 저 사람은 병리적인 원인에 의해서 투표한 거고 나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투표한 것이다, 나는 정상이고 상대는 비정상이다, 여러가지로 표현할 수 있죠. 그러나 어떤 것이든 민주주의의 이념과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덧붙이자면, 저 김태형이라는 분은 재야학자이신 것 같군요. 제가 저 책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약력을 보니 학계의 주류를 따르는 분은 아닌 듯 합니다. 꼭 운동 경력이 있다고 해서 폄하하려는 게 아니라, 학문적인 용어가 학계에서 쓰이는 방식과는 다르게 학문적 용어를 사용하신다는 겁니다. 정신질환은 병리적인 현상이라고 사회적으로 약속된 개념이기에, 적절한 훈련을 받지 않고 그 질환의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상황을 애매모호하게 만들기만 할 뿐입니다. 저도 이 분야를 전공했고, 죄책감, 수치심, 트라우마(좌절 트라우마라는 개념은... 음... 뭐 이름 붙이기 나름이겠지만 이 분이 창안하신 개념인 것 같군요.), 공포심리, 인정욕구, ... 등등 심리학에서 쓰이는(혹은 이미 한물 가서 쓰이지 않는) 용어들을 많이 붙이기는 했습니다만 그냥 문학적인 비유나 수사에 가깝고, 이 사안 자체는 정치학의 언어를 사용해서 분석해야 할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개론 수준의 지식으로 정치학의 언어를 써서 말하면, 상대를 병리적인 상태라고 표현하는 것은 굉장히 엘리트주의적인 태도입니다. 민주주의의 반대편에 가깝습니다. '사람은 평등하지 않고,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더 나을 수 있다'는 걸 인정하는 거죠. 물론 이 역시 현대 정치의 방법론 가운데 하나입니다만, 민주주의 쪽 입장에서는 비민주적이다, 독재적이다 라고 비판하는 부분이기에 별빛화살님이 주장하려는 것과 상대를 표현하는 방식에 자기모순이 생기는 것입니다. '독재에 굴복했기 때문에 열등하다'라는 표현은 독재를 정당화하는 논리와 같은 논리적 기반을 갖고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7080세대를 저렇게 묘사하고 댓글에서 '각 세대에게 트라우마가 있다'고 변경하신다면, 모두 한정치산자에 가깝기 때문에 어떤 계층이든 모든 정치적인 선택은 정신질환자들의 무의미한 혼란에 불과하다... 라는 아주 급진적인 주장이 되어버리는군요. 이렇게 과격하게 해석하지 않는다 해도, 그래서 이 글과 댓글에서 별빛화살님이 말하고 싶은 것은 7080세대의 주장, 성향, 정치적 선택은 그들이 놓인 시대적인 정황으로 말미암아 상대적으로 귀기울일 가치가 적다는 것 아닙니까? 이 요약이 틀렸나요?
1. 상대를 그냥 환자 취급하고 있지 않습니까.
- 환자 맞습니다.
2. 자신이 이렇게 규정한 사람하고 의사소통이 가능한가요?
- 네.
3. 그래도 이런 표현들은 상대를 자기와 대등하게 보고 있지는 않은 것 같은데요?
아무리 비유라고 해도 이런 말을 오프라인 상에서 직접 할 수 있습니까?
- 대등하게 봐요. 그리고 이게 대등하다 안하다의 문제가 아니죠.
제가 쓰는 트라우마라는 의미는 정신적 상처에요. (전공하셨다니까 제가 쓰는 용어가 그쪽 용어와 다를 수 있겠지요.)
저희 세대도 그런 문제점이 있으니까. 좀 다른 형태의 트라우마겠죠.
그런데 트라우마가 있다고 해서 저 세대는, 혹은 저 사람은 완전히 금치산자구먼.. 이런 의미는 아닙니다.
사람이 정신적인 상처가 있다고, 몸이 아프다고 그게 사람이 아닌가요?
그리고 오프라인에서 저와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분들이라면 이런 내용은 서로 충분히 이야기 할수 있는 내용이죠.
3. ..... 그러나 어떤 것이든 민주주의의 이념과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 아니, 제가 어떤 세대가 어떤 형태의 트라우마가 있어서 어떤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이념과 벗어나는 건가요? 제가 그들의 선거권을 떼자고 했나요? 하고 싶은 말이 뭔가요?
4. 상대를 병리적인 상태라고 표현하는 것은 굉장히 엘리트주의적인 태도입니다. 민주주의의 반대편에 가깝습니다.
- 그니까 넌 엘리트주의적이니까 넌 민주주의의 적이야. 뭐 이런 논리인가요?
5. 각 세대에게 트라우마가 있다'고 변경하신다면, 모두 한정치산자에 가깝기 때문에 어떤 계층이든 모든 정치적인 선택은 정신질환자들의 무의미한 혼란에 불과하다... 라는 아주 급진적인 주장이 되어버리는군요.
- 트라우마가 있다는 것이 왜 한정치산자가 된다는 말이 되나요? 아니. 제 말을 멋대로 해석하고 멋대로 결론을 내리시네요... 허헛.
6. 7080세대의 주장, 성향, 정치적 선택은 그들이 놓인 시대적인 정황으로 말미암아 상대적으로 귀기울일 가치가 적다는 것 아닙니까? 이 요약이 틀렸나요?
- 이런 걸 꿈보다 해몽이 좋다라고 하죠.
** 전체적으로 평하자면,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본인의 상상력을 가미해서 넌 이런 이런것이 아니냐.. 라는 논리인데,
제가 아닌데요.. 이러니까, 아니긴, 너가 이런 말을 한것을 나는 이렇게 해석할 수 있어. 그러니까 넌 이런 놈이야..
라는 논리네요.
수고하셨어요. 하지만 그 요약은 요약이 아니라 로타에르님의 상상력이에요. 아니라고 해도 믿지 않으시죠?
끝으로.. 아니라고 분명히 말했는데, 그걸 못받아들이겠다는 말씀이군요.
저에게 도대체 요구하는게 뭡니까? 그러니까 나는 비민주주의자입니다... 뭐 이런 양심선언을 듣고 싶었나요?
7080세대라고 해서 현재 경제적, 사회적으로 은퇴해버린 완전고령층이 아니죠. 그분들의 히스테리적 반응과는 별개로 시민으로의 권력은 여전히 충만하고 힘있습니다.
적어도 한국사회에선 여전히 전근대적인 일자구도가 지배하고 있어요. 로타에르님 역시 그분들과 격론을 벌인다고 해서 설득되긴 하던가요? 솔직히 젊은 진보층은 그분들에게 있어 그냥 타자입니다. 부쩍 뛰어버린 교육수준 때문에 자신들은 외면당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금권이나 연륜에 의한 발언설득력 보정(대한민국 특유의) 모두 월등한 수준으로 쥐고 계신 분들입니다. 베이비붐 세대라 사회적 인구까지 압도적이죠.
그분들이 뭐가 약해서 좌파니 빨갱이니 60년전 김두한 정치깡패하던 시절 논지만 주구장창 타자화에 이용하시겠습니까요. 이런 히스테리 반응들에 지쳐서 보수적이고 물질적인 힘의 논리와 집단의식에 젊은층 또한 포기하고 매몰되어가는겁니다. 적어도 우리 윗세대들이 그 시절 조금 달라보였던 사람들에게 병적으로 과민했던건 틀린 견지만은 아닙니다. 그 반동으로 민주화세력으로 통칭되는 세대마저 부패해버리거나 병적인 과민반응을 보이는거죠.
겟우/
물론 7080세대는 지금 20, 30대보다 훨씬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세대입니다. 그러나 제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그쪽이 실제로 힘을 발휘하고 있는가 여부가 아니라, 그쪽을 강력한 악 혹은 강력하지만 멍청이들로 규정하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의사결정 방식에 합당한 태도가 아니라는 겁니다. 강력하든 취약하든 상관없이, 어떤 정치적인 세력이나 정치적인 입장을 사악한 세력 혹은 능력이 열등한 집단으로 규정하고 나면 그 세력은 대화가 통할 상대가 아니게 되죠.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 쪽 주장의 논거를 들어볼 필요도 없다는 소립니다. 악의 축이거나 멍청한 소리만 하고 있는데 귀기울일 필요가 어디 있겠습니까? 사악한 세력으로 규정하는 대표적인 얘는 군사정권 시절에 빨갱이로 낙인 찍는 것이고, 능력이 열등한 집단으로 규정하는 건 한동안 인터넷상을 풍미했던 국개론(국민 개X끼론)이죠.
상대의 논리에 설득되지 않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인데, 그 상대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거나, 아니면 그 논거의 설득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자인 경우 그냥 상대가 그 집단에 속하기만 하면 듣지 않아도 됩니다. 후자인 경우는 상대와 무관하게, 그 논거가 사실에 근거하고 있는가 충분히 논리적인가를 따지는 것입니다. 7080세대는 꽉 막힌 꼰대고 군부정권의 이데올로기를 뼛속까지 주입당해 노답이다, 더 이상 얘기해봤자 입만 아프고 시간만 아깝다, 지금은 숫자가 많으니 시간이 지나서 빨리 사라져주시는 것 밖에 답이 없다 하면 전자입니다. 후자는 상대가 7080세대인지 아닌지는 무관하게, 말이 되는 얘기를 하면 듣는 거고 아니면 설득당하지 않는 겁니다. 현재의 20, 30대가 7080세대에 지친 나머지 상대를 똑같이 규정하고 나면, 민주주의의 가장 큰 가치라고 할 수 있는 소통과 담론의 가능성은 그 정치적 세력을 규정하는 시점부터 사라져버립니다. 결국 여전히 진정한 의미의 민주적인 정치 체제는 들어서지 못한 거죠.
민주주의 공고화 논쟁에서, 외국 학자들은 반복적인 선거가 치뤄지고 정권 교체가 일어나니 한국은 민주주의가 정착했다고 하는 반면 한국 학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단순히 MB가 혹은 여왕님이 집권했기 때문에 민주주의가 정착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고 하는 건 아니죠. 반대로 (엄밀하게는 좌파라고 할 수는 없지만) DJ나 노통 같은 좌파정권이 계속 들어선다고 민주주의국가인 건 아닙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좌파든 우파든 상관 없습니다. 문제가 되는 건 단지 정치적 방법론일 뿐입니다.
제가 일자니 타자니 썼던 이유는 정치적 방법론과는 크게 상관없음을 알려드립니다. 내일 출근할때 왜 저런 이야기를 했는지 써놓겠습니다. 회사에서 너무 졸아서요 ㅠㅠ
제가 얘기하는건 헤게모니 편승에 대한 도덕적 책임론에 가깝죠. 권력과 권위가 동등한 것이 아니며, 권력과 도덕이 치환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는겁니다. 괜히 대한민국이 전근대적인 동일자 구도를 가지고 있다고 얘기하는게 아니에요. 그리고 권력이나 금권의 힘이 강할수록 탈도덕적 성향도 강해지는 나라예요. 있으면 더 조심해야지 어느정도 균형이 맞춰지는 나라라는겁니다. 일자 역시도 노무현을 만나면 노무현을 까고, 이명박을 만나면 이명박을 깔수있는 마음가짐(동일자의 핵심을 비판할수 있는)을 가져야 비로소 일자도 타자도 없는 사회가 가능하다는거예요.
그런 일자가 타자화를 크게 획책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타자가 꿈틀도 못한다? 힘없는 것도 억울한데 말이죠. 애초에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원형대로 구성원 개개인의 정치적 역량이 동일하다면 이런 일이 없었죠 ㅡㅡ
고작 환자라는 단어가지고 엄연하게 사회에 만연해 있는 병적인 타자화를 외면하기엔 좀 과열되어있다고 보지않습니까? 애초에 타자화 자체가 부도덕한거예요. 오히려 환자취급해준게 온건한거죠. 단지 그 세대가 덜 진보적이고 변화에 둔감하다고 까는 걸로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아, 그리고 타자는 타자라는 점 자체가 트라우마고 병인겁니다.
추가) 그리고 제 글에 열등하다는 말은 전혀 없는데 국개론 얘기가 왜 나온거죠?
흠, 한번 더 요약하자면 최소한 이 글에서의 본문과 댓글은, 별빛화살님의 정치적 스탠스는 (이렇게 말하면 화내실지 모르겠지만) 7080세대로 규정하고 있는 쪽과 유사해서 소위 독재라고 하는 것 자체에 반대하실 필요가 없고 민주화가 그렇게까지 필요 없고 지금의 '안녕들하십니까'와 반대되는 입장에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는 얘깁니다. 양심선언할 것 없고, 하고 있지 않은 말이 아니라 그냥 지금 하고 있는 말이 그렇게 표시하고 있는데요. 상대를 환자, 자신보다 열등한 존재로 취급하고, 상대의 정치적 선택을 존중하지 않고, 상대가 심신이 박약하여 의사표시능력에 하자가 있다고 하시니 한정치산자라고 주장하는 것이고, 상대는 다른 것이 아니라 틀린 것이라고 하고 있으시지 않습니까? 민주주의 이념에 벗어나냐, 비민주주의자냐고 했는데 벗어나시는 것 맞고 민주주의가 아니니 비민주주의 맞습니다. 이건 아주 단순하게, 정치성향의 스펙트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모든 사람이 동등하다/어떤 사람의 의견은 어떤 사람보다 열등하다 가운데 후자를 말하고 있으신 것 뿐이죠. 상대는 환자고 그 사람들의 정치적 의사가 왜곡되고 비틀려 있는데 나도 마찬가지로 뒤틀려 있으니 저쪽 얘기와 내 얘기 중 어느 쪽이나 똑같아, 이런 얘기 하는 거 아니잖습니까?
비민주주의자라고 해서 굳이 화낼 필요는 없는 게(자신이 민주주의자라고 상상하고 있었다면 화가 날 수 있겠지만요), 엘리트주의와 민주주의는 그렇게까지 적대적인 관계는 아닙니다. 민주주의가 지키고자 하는 가치를 중요시 하지 않는다는 건, 그냥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민주주의가 아니라는 것일 뿐이에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독재라고 부르는 것과 민주주의는 보통의 선악구분처럼 한 스펙트럼 상에 놓여 있지 않습니다. 민주주의의 적은 군주제, 귀족정, 신정 같은 겁니다. 꿈보다 해몽이 좋다고 하시는데 그러면 상대를 환자 취급한다면서 '7080세대가 트라우마가 있다 '는 말을 왜 한 겁니까? 너와 나의 트라우마를 털어놓으면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까? 어느 한 쪽을 환자 취급하면서 '대등한 관계'는 불가능합니다. 기껏해야 동정이나 연민입니다. '대등한 관계'라는 것은 상대가 나의 주장과 논거에 설득될 수 있고 마찬가지로 나 역시 상대의 주장과 논거에 설득될 수 있는 관계, 가변적인 선호를 말하는 겁니다. 상대의 정치적 의사와 나의 정치적 의사가 동등한 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대등한 관계라는 것이죠. '당신은 비틀려 있지만 나는 당신을 이해해, 물론 당신도 나처럼 정상이라면 지금같은 의사표시는 하지 않았을 거야'는 대등한 관계가 아닙니다. 별빛화살님은 상대를 환자라고 부르면서, 그 환자들의 주장에 설득될 수 있으십니까? 상대는 정신적으로 상처를 입은 환자고, 나는 정상인인데, 환자의 의견을 따를 수 있느냐는 겁니다. '비겁하고 초라하고 마음이 병들고...' 등등이지만 그 사람들의 의견은 옳은가요?
아까 댓글에서도 말했지만, 정치는 선악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치는 그 정치 공동체를 이루는 여러 사람의 의사를 총합하고 조율해서 그 정치 공동체의 의사를 정하는 과정입니다. 민주주의는 그 변환 과정에서 사용되는 규칙 중 하나로, 엘리트주의와 함께 현대 정치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방식의 하나죠. 군주정이나 귀족정은 혈통에 의해서, 신정은 신적인 권위에 의해서 그 공동체의 의사를 대신 결정할 사람을 정하는 방식이고, 엘리트주의는 능력에 의해서 그 공동체의 의사를 대신 결정할 사람을 정하는 반면 민주주의는 모든 다양한 의견을 반영합니다. 엘리트주의가 타락하면 독재가 되고, 민주주의가 타락하면 중우정이 됩니다. 심지어 현재 쓰이는 대의제 민주주의도 엘리트주의의 성격을 상당히 띄고 있고, 의원내각제에 비해서 대통령제는 엘리트주의의 성격이 더 강합니다. 애초에 대통령이라는 개념 자체가 왕을 대체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별빛화실님이 '나는 하지도 않았다'라고 하는 말이 뭔지 잘 모르겠는데요. 전 계속 본문과 댓글에서 하신 말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 거고, 상당히 급진적이고 과격한 표현을 사용하시면서도 자신의 방향은 반대로 생각하고 있으신 것 같아서 지적했을 뿐입니다.
결론은 세대 괴리가 (이전 세대의)인지부조화에 의한 것이라는데 과정은 그냥 그 사람들을 양심불량의 바보로 만들어 끄집어 내는 괴이한 논리군요. 인지부조화란 건 별 게 아닙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발생하는 부조리를 극복하는 방법이에요. 다르게 말하면 그걸 겪는 주체가 부조리를 느껴야 한다는 거죠. 근데 이전 세대가 그런 부조리를 느꼈는 지에 대한 사실관계는 고사하고 최소한의 논리도 없이 전 세대 탓(탓하는 거나 매한가지죠)을 하니 이런 반론들이 나올 수밖에요.
예전 선거 때도 했던 이야기지만, 전 나이든 사람들이 투표 열심히 해서 보수 후보 찍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별 불만이 없습니다. 그 사람들에겐 자기가 지지하는 사람을 찍어야 할, (사실 지금 젊은 사람들보다 훨씬 더)확고하고 많은 근거들이 있거든요.
이전 세대가 구제불능의 빠가라서 (비록 불법 부정 선거였지만)박근혜를 대통령으로 앉힌 게 아니에요. 그리고 젊은 애들 욕하는 것도 아니고요. 같은 의미에서 그들은 부조리를 느끼고 있지도 않습니다. 전 세대들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게 아니라는 거죠.
이전 세대가 자기 세대를 지탱해 오던 근거와 논리를 현 시절에도 굽히지 않고 확장하려 든다는 데에 문제가 있을 뿐이지 그들이 멍청한데 양심마저 불량한 경계성 인격장애자인 건 아니에요. 아니 애초, 본문의 논리라면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이렇게 말할 수도 있어요.
'잃어버린 10년동안 실패를 겪었고 이후 국민의 선택에 의해 예전 방식이 좋다는 게 증명 됐지만 요즘 세대들은 자기들의 패배를 인정할 수 없으니 우리를 독재의 망령에 물든 늙은이라고 하는 거다. 하지만 그래도 일베에서 활동하는 학생들을 보면 사회가 아직은 건강하단 걸 알 수 있다.'
제 말이 과장되게 들리더라도 어쩔 수 없습니다. 본문 자체가 이 예시 만큼의 근거와 논리 밖에 갖고 있질 못하거든요.
p.s 예시는 실제로 보수주의자들의 논변입니다. 요약하면 정말 저래요. 양쪽이 하는 소리에 단어 말곤 아무 차이가 없으니 이쪽이나 저쪽이나 소리가 나오는 거죠.
말씀하신대로...
이전 세대가 자기 세대를 지탱해 오던 근거와 논리를
현 시절에도 굽히지 않고 확장하려 든다는 데에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제가 보기에 그건 단순한 고집이나 오기가 아니라,
그들의 치유되지 못한 트라우마가 다른 형태로 발산되는것 같습니다.
그들이 주구장창 종북, 빨갱이, 이렇게 되뇌이는 것은,, 전쟁과 간첩으로 몰리는 것에 대한 공포심리가 아닌지.
또는 북한과의 대결에서 이겼다는 것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일종의 인정 욕구의 또 다른 형태가 아닌가.
그리고 위의 제 글의 전달이 잘 안되었나 보군요. 제 나름대로 쉽게 풀어서 설명한다고 했는데,..
제 설명이 부족한것 같군요. 아니면 제가 쉽게 풀어쓸 수 없는 문제를 서론 본론 다 빼고 제 결론만 딱 던져놓으니까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큰 주제를 너무 쉽게 손대려고 하니까 그런지도....
http://www.ddanzi.com/ddanziNews/1806802
제가 위에서 쓴 글과 의도가 전체적으로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딴지일보 글이군요.
요지는 청춘을 바친 그 시대의 심벌이 박정희였으니 박근혜를 찍었다... 네요.
독재에서 민주화시대로 넘어오면서 자기의 시대가 벌거벗겨지니까,
그에 대한 박탈감으로, 과거가 좋았어여... 라는 청춘에의 동경과 현재의 초라한 모습에 대한 분노라는 군요.
노년층들이 소외받은 것에 대한 분노는 충분히 이해할만하고 인간적인 것이고,
그분들을 보듬어 주지 않은 것에 대한 도덕적인 책임이 다른 세대들 에게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분들의 서운함을 이렇게 해소하면 그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 알고는 있을련지.
결국 저 글에서는 노인네들 잘 달래라는 말같은데... 후..
젊은층들이 양로원 봉사활동을 부지런히 가서 그분들 잘 달래주는 것이
효과적인 선거전략이라는 말 같군요.
개발 독재 시절에 대한 트라우마로 힘들어하는 노년층 별로 못보았습니다.
그 시절을 "내가 이만큼 [실적]을 만들었다"는 자부심과 성취감으로 추억하는 노년층은 많이 봤죠.
노년층이 머릿 속 깊이 가지고 있는 진짜 트라우마는...
6.25 전쟁을 겪으면서 친지 한 둘 이상 잃었던 경험으로 인한 북한 알레르기 및 전쟁의 공포,
어린 시절 세계 최빈국에서 절대빈곡을 겪으며 몸소 체험한 굶주림과 보릿고개에 대한 트라우마... 이런 것이죠.
노년층이 현재 야권에 표를 안주는 이유는?
간단해요 - "신뢰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노년층이 원하는 "신뢰할 수 있다는 증거"는 [눈에 보이는 실적]입니다.
노년층은 실제로 눈에 보이는 실적을 만들어 내면서 평생을 보냈기 때문에,
그런 레퍼런스가 아니면 절대로 믿을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고 여기는 것이죠.
야권은 "눈에 보이는 실적"을 앞세워야 합니다. "말만 앞세운다"는 이미지를 벗어 던져야 하구요.
물론 여권도 실적을 보면 별로 대단치 않지만, 부친의 실적을 자신의 실적으로 삼는 신공을 발휘했습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노년층 그렇게 별로 초라하지 않아요.
객관적으로 봐도 지금 현재 훨씬 더 초라한 쪽은 젊은이들입니다.
노년층이 인구도 훨씬 많고, 재산도 훨씬 많고, 평생 이루어 놓은 업적도 훨씬 더 많습니다.
그들이 보기에 현재 젊은이들은 "한심한 녀석들"입니다 - 경험도 없고, 실적도 없고, 실력도 의지도 없다고 여기죠.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고, 앞으로 이룰 역량도, 의지도 없으면서, 버르장머리 없고 입만 동동 뜨는 녀석들일 뿐입니다.
동정을 받는 건 오히려 젊은이들 쪽입니다 - 노인들이 보기에 "우리 때에 비해 왜 저렇게들 못났어?"라고 여겨질 뿐이죠.
존경 받습니다. 특히 해외에서요.
(중국을 포함한) 개발도상국에서 박정희는 존경과 연구 대상입니다.
박정희의 경우에는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아동/성인 전기가 출간되는 인물입니다.
강택민도 박정희를 존경했고, 푸틴은 전세계 언어로 된 박정희 전기를 다 구해오라고 시켜서 읽었죠.
일단 무엇보다 [실적]이 있거든요. 세계 최빈국을 어떻게든 먹고 사는 나라로 일으켜세웠으니까요.
개발도상국 지도자들이 가장 먼저 연구하는 게 한국의 개발 모델이고, 박정희라는 인물입니다.
그 밖에 해외에서 가장 경의를 표하는 인물이라면, 단연 박태준이죠.
한국은 독재를 기억하기 때문에 저렇게 결과만 보고 실적만 보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좀 다르더군요.
등소평이 집권하고 두 번 쇼크를 먹은 적이 있다고 하는데...
집권 직후 싱가포르의 리콴유에게 중국 발전을 위한 조언을 청했을 때,
리콴유로부터 "아마도 어려울 것이다. 중국에는 박정희가 없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후 일본의 신일본제철 측에 중국에도 큰 제철소를 세우고 싶다고 기술제휴를 타진하자,
신일본제철로부터 "아마도 어려울 것이다. 중국에는 박태준이 없다"라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등소평은 "중국에는 10억의 인구가 있다"고 대꾸했지만, 일본은 "그래도 없는 것은 없는 것이다"고 했죠.
해외에서 박정희에 대한 평가와 박태준을 바라보는 시각은 상상 이상입니다.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점수를 짜게 주는 것은 대한민국일 겁니다.
사실 그것이 오히려 맞는 모습일런지도 모르구요.
잠시 의문이 듭니다.
해외에서 박정희에 대한 평가가 상상 이상이라 하셨는데, 아무도 모르던데요.
가끔 알고있는 사람이 있다면, 스탈린의 마이너 카피정도로 인식하더군요.
(독재, 신격화, 5년 계획, 산업화, 급속성장)
벌거지님이 어떻게 그런 정보를 얻으신건지 궁금합니다.
상당히 신기한 관점이고, 제가 보지 못한걸 알 수 있을 힌트가 될 것 같네요.
+ 별빛화살님의 논리는 너무 위험합니다.
만약 그 세대를 여성이라 치환하고, 독재정권을 남성이라 치환하면, 정신과의 흑역사가 탄생합니다.
조금 더 과격해지면 전두엽 절제술까지 나오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우선 한 템포 쉬시는게 어떨까요.
1. 사실 박정희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그중 왜곡되거나 조작되거나 신격화 된 것이 많죠.
외국에서 높게 치는 가치는 한국의 빠른 경제성장입니다. 그걸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독재에 대해서도 필수 불가결이라 생각하거나 말하는 나라, 혹은 지도자가 있다면
아마도 그 나라는 아직도 독재상태인 나라일 겁니다.
2. 우리나라의 노년층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우리나라 노년층의 자살율이라는 수치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자살율은 세계 1위입니다.
하지만 노인 자살율은 부동의 세계 1위이죠.
돈을 벌어놓고 재산을 가지고 행복하고 남부럽지 않게 살아가는 노년층도 계시겠지만
사회적으로 가장 약하고 소외되어 있는 위치에 있는 이들이 누구냐고 물으면 노년층이라 보는 게 바른 시각일지도 모릅니다.
단어 선택이 자극적이기는 하네요.
퍽큐를 6연발로 날리고 나서 내 본심은 엿먹이는게 아니었다고 말해도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이해해줄까요?
환자이기는 하지만 환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는건 오해다. 잘못 읽은거다...같은 이야기도 이해가 안가구요
본문 전반에 흐르는 글의 기조는 그 세대의 태생적인 문제점에 대한 강렬한 지적인데 말이죠. 트라우마라는 말도 나오고요.
환자의 정의가 서로 다르게 사용되는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좀 해봅니다.
저 역시 세대와 세대 사이에 흐르는 상당한 인식 차이를 느끼고는 있지만..
별빛화살님의 본문에 따르면 세대간 소통의 여지는 전혀 없다는 이야기가 되어서요.
이러면 제가 제일 싫어하는 국개론으로 흐르게 되는게 논리적인 귀결 같아서 동의가 좀 안됩니다.
여러 회원 분들이 오해하고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차분히 다시한번 논지를 풀어주시는 것도 도움이 되겠네요.
해외는 오히려 박정희에게 별 관심없죠. 야옹님 말씀마따나 독재를 하거나 그와 비슷한 정치 후진국(가령 몽골, 네팔, 태국 등...)에서 가끔 새마을 운동 배우러 오는 수준입니다. 그리고 그런 나라들은 한국만 롤모델로 삼는 게 아니고요.
그렇다고 벌거지님 말이 틀린 건 아니고, 사실 박정희에 대한 여전한 국내 인식을 보면 나오죠. 좌우파 설문기관(그러니까, 리서치뷰와 한국갤럽)를 뺀 나머지 설문조사를 봐도 존경하는 대통령 1위는 대부분 박정흽니다. 이명박 때 간혹 노무현이 박정희를 앞선 적은 있지만 말 그대로 몇 번 정도였죠. 물론 이유가 다 있습니다. 이게 왜 이런가에 대해선 나중에 써볼까 합니다만 어쨌든 이런 설문 결과가 조금 과장되어 있을 지는 몰라도 조작이나 사기는 아니라는 게 중요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