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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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시가 하나 있는데, 이육사 선생의 <광야>입니다. 세상 창조의 과정을 다루며, 앞으로 도래할 초인을 기대하는 스케일이 돋보이는 작품이죠. 불의에 항거하며 항상 올곧게 신념을 지키고 살다간 선생을 존경하기도 하고, 선이 굵고 힘차면서도 적절한 상징이 들어간 작품들도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선호하는 작품이 <광야>인데, 뭐라고 할까. 마치 SF물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든다고 할까요. 슈퍼 히어로물이나 스페이스 오페라에는 세상을 유지하는 초인들이 자주 나오잖아요. 슈퍼맨이나 레토 2세, 인류 제국 황제, 프라이머스 등등. 그러다 보니 거창한 초인물도 좋아하는데, <광야>에서 그런 감수성을 일부 느낍니다. 물론 작가의 주제는 초인으로 상징하는 독립 염원과 의지이며, 장르적 상상력과는 관련이 없습니다만. 세상이 개벽하는 광경과 초인을 장엄하게 읊은 것도 사실이니까요. 순문학에서도 장르적 스케일을 느낄 수도 있는 법이죠.
제가 고등학교에서 이걸 배울 때만 해도 윤동주와 이육사를 자주 비교했습니다. 그리고 문학성이 더 높다는 이유로 윤동주가 자주 시험에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윤동주 시인은 평전까지 실어주고 그랬죠. <광야>, <절정> 같은 작품을 더 좋아한지라 그 점이 좀 아쉽기도 했네요. 당시 국어선생님께서 이육사 팬이신지라 다행히 작품 감상은 물론이고, 선생의 삶에 관한 이야기도 자주 들었네요. 국어 시간에 의열단 역사 공부를 할 정도였으니, 허허. 요즘 출제 경향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오늘이 광복절이라 이 작품을 여기저기서 낭송하는 모양인데, 생각난 김에 적어 보렵니다. 명작은 몇 번을 봐도 새롭고 좋은 거 아니겠어요.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참아 이 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야규아님이 동물외에 평을 남길줄은...^^; 그렇게 말씀하시니 또 그럴듯 하네요. 초극적인 의지에 대한 표현을 SF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도 새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