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스타워즈 ep7을 감상하지 못하신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수 있습니다. 감상전이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지난번 ep7 감상에서 '레이의 비밀은 더큰 떡밥덩어리로 남겨졌다'는 감상을 남긴적이 있습니다. 다른분들의 감상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는지 '레이의 정체'에 대한 추측이 '스노크의 정체'에 대한 그것과 더불어 인터넷 포럼등을 통해 활발히 토론되어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이번 에피7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떡밥이 다름아닌 '레이의 정체'인바,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허무맹랑한 추측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른분들의 예상에 비해 근거가 부족한데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니 재미로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번 에피소드의 주인공 레이는 상상을 초월하는 잠재력을 지닌 포스 센시티브입니다. 에피소드 1의 꼬마 아나킨이 포스의 잠재력을 통해 포드레이스에서 우승하고 무역연합 모선을 박살낸적이 있고 에피소드 4의 루크가 포스를 통해 데스스타의 약점을 정확히 타격한 적이 있는바, 지금까지의 주인공들 역시 포스 센시티브로써의 잠재력을 드러내는 연출이 있어왔습니다만, 레이가 보여준 잠재력은 쵸즌원도 뉴호프도 모두 쌈싸먹기에 충분할정도로 강력한 것이였습니다. 바로 어제까지 제다이니 포스니 하는 것들은 은하계를 떠도는 도시전설정도로 여기던 처자가 아무 훈련도 없이 상당수준에 오른 포스유저의 마인드 트릭을 견뎌내는것을 넘어 오히려 반격하고, 비 포스 센시티브의 정신을 조작했으며, 오랜 훈련을 통해 단련된 다크제다이 전사와의 광검대결에서 (비록 그 다크제다이 전사가 부상중이였다고는 하지만) 포스를 통해 승리합니다. 이정도로 강력한 잠재력이라면 단순히 주인공을 띄워주기 위한 연출만으로는 설명할수 없는 것이죠.

 

 또한 필름상에 등장한 여러가지 떡밥들을 놓고 봤을때 이 처자는 분명히 루크와 어떤 접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나킨과 루크가 사용했던 바로 그 광검이 이 처자를 콕 찝어 부르고 있고, 루크를 도시전설속의 영웅쯤으로 알고있던 처자가 환상을 통해 그의 모습을 보며, 절전모드로 대기하던 R2가 지도의 나머지 조각을 가진 BB-8의 등장이 아닌 레이의 등장에 맞춰 재가동하여 루크의 위치가 담긴 지도를 완성합니다. 그렇다면 흔히 하는 추측대로 레이는 루크의 딸일까요? 이번 에피소드를 통해 뿌려진 떡밥들을 통해 추론할수 있는 가장 쉽고 가장 그럴듯한 추측임에도 저는 여기에 동의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뭐랄까 그런것 치고는 너무 아무도 레이를 못알아본달까, 한은 그렇다고 쳐도 쌍둥이 누나인 레아마저 자기 동생의 딸을 못알아본다는건 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레아에게 마저 비밀로 했던 딸이라면? 글쎄요, 쌍둥이 누나에게마저 비밀로 하는 자식이라는 점에서 무리수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레아역시 스카이워커 가문의 피를 이어받아 위기에 빠진 루크의 부름에 응답하고, 또한 포스를 통해 갓 태어나던 시점에 사망한 어머니를 기억할 정도로 강력한 포스 센시티브인지라 아무리 비밀로 했다고 해도 역시 자기 쌍둥이 동생의 딸이라면 못알아볼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잠시 이야기를 바꿔서, 루크는 왜 사라졌던 걸까요? 물론 자신이 공들여 훈련시킨 조카가 다크사이드에 빠져 다른 제다이 훈련생들을 도륙하고 어둠의 길을 가려한다면 자기자신한테 절망과 회의를 느낀대도 이상할것은 없습니다. 보통사람이 보통의 상황에서라면 너무 절망한 나머지 은둔자의 삶을 택한대도 이상할것이 없는 것이죠. 그런데, 루크는 보통사람도 아니고 상황도 보통의 상황은 절대 아니라는 점에서 루크의 은둔은 뭔가 당위성이 부족합니다. 아시다시피 루크는 은하계를 지배하던 시스군주이자 황제 팔파틴을 쓰러뜨리고 제국을 무너뜨려(물론 황제 사후 자쿠전투등을 통해 명운이 결정되긴 했지만 제국의 심장이랄수 있는 황제를 쓰러뜨렸다는 점에서) 은하계에 자유와 평화를 가져온 영웅이고, 바로 자신이 무너뜨린 제국이, 혹은 그 제국의 이상을 이어받은 누군가가 다시 세력을 규합해 은하계의 새로운 위협으로 떠올르고 있으며, 자신이 키운 제자가 바로 그 '새로운 제국'의 또다른 다스베이더가 되려는 상황에서 자기자신에게 회의를 느껴 은둔의 길을 떠난다? 지금껏 같이 목숨을 걸고 싸워온 동료들과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을 그 위협에 남겨두고? 그것도 일정 조건이 만족하면 자신을 찾아올수 있는 지도를 남겨두고?

 

 제 개인적인 추측입니다만, 루크는 일련의 사건을 통해 절망과 회의를 느꼈기 때문에 은둔했것이 아니라, 은둔을 택할수밖에 없던 다른 이유가 있던것은 아닐까요? 그의 존재 자체가 은하계에 더 큰 위협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은 아닐까요? 혹시 카일로의 반역과 신 제다이 기사단의 멸절이 실은 근본적으로 루크 자신에게 원인이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요?

 

 또다시 이야기를 바꿔서, 이번에는 하필이면 레이를 콕 집어 부른 바로 그 광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합니다. 이 광검은 애초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사용하던 것으로, 아나킨과 오비완의 무스타파 대결당시 오비완에 의해 회수되어 루크에게 전달되었으며, 이후 루크와 다스베이더의 베스핀 대결당시 잘려버린 루크의 팔과 함께 베스핀의 심연으로 떨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당연히 이것을 회수할수 있는 인물은 다스베이더이며 그의 사후 누군가의 손을 통해 종국에는 어느 1000년 전통 술집 주인 할매에게 전달됩니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다스베이더의 유품들로부터 이 광검을 회수했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설마하니 반군의 전후처리팀이 베이더의 유품을 마음대로 정리했을리는 없고 루크가 직접 회수했거나 혹은 정리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루크의 손을 거쳤다고 보는것이 타당합니다.

 

 그런데, 베스핀 대결 당시의 다스베이더는 뭔가 엔도에서 다시 조우한 그와는 생각이 많이 달랐던듯 해보입니다. 팬덤에서 지적하는 베이더의 변덕중 하나입니다만, 엔도에서 황제의 충직한 오른팔로써 자신의 위치와 생명을 걸고 루크를 다크사이드로 전향시켜 황제의 새로운 종복으로 만들려 했던것과는 달리 베스핀에서의 다스베이더는 표면적으로는 루크를 황제에게 상납하려 한다고 하지만 기실 루크를 포섭해 같이 황제를 쓰러뜨리고 은하계에 새로운 평화와 질서를 가져오고자 하는것처럼 보입니다. 비록 루크의 거부로 좌절된듯이 보이긴 하지만, 어쩌면 당시 다스베이더의 목적은 황제의 파괴, 나아가 시스의 멸절은 아니였을까요? 그리고 비록 루크 자신은 그 유혹을 거부했지만, 그의 잘려나간 손 - 여전히 다량의 미디클로리언과 강력한 포스의 잠재력을 지닌 그 유전자를 통해 시스의 멸절을 위한 무기로 사용될 더욱 강력한 포스 센시티브를 만들고자 했다면? 물론 클래식 에피소드 제작당시 이런 설정이 있었던것은 아니였겠지만, 신 에피소드 제작진이 다스베이더이 이러한 변덕으로부터 뭔가 영감을 받았다면?

 

 시간은 흘러 엔도전투. 당시 어떤 이유가 되었건 다스베이더는 루크와 함께 황제를 파괴하고자 하는 의지를 접은 상태였고, 오히려 황제의 강대함에 절망감을 느끼던 와중이였습니다. 만약 위와같은 실험이 있었다면 그 실험에 실패했던지 어떤식으로든 황제의 감시망에 걸려 그 의지를 접을수밖에 없는 상황이였던 것이죠.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절망속에서도 자신의 아들에 대한 마지막 남은 사랑에 눈떠 황제를 파괴하겠다는 베스핀 당시의 뜻을 이루고 사망하게 됩니다. 애초의 쵸즌원으로써의 숙명이 완성되었던 것이죠. 그렇게 은하계는 자유와 평화를 되찾은 것 처럼 보이게 됩니다.

 

 그런데, 생각치도 못한 새로운 위협이 나타납니다. 바로 제국의 폐허로부터 퍼스트 오더가 출현하고, 새로운 다크사이드의 강자 스노크가 등장한 것이죠. 이 새로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루크가 아나킨의 광검과 함께 회수한 다스베이더의 실험에 주목했다면? 그러니까 레이가 사실은 플레이거스나 팰퍼틴등 전통 시스의 실험체가 아니라 루크 자신의 실험체라면? 그리고, 퍼스트오더와 스노크가 루크를 그토록 찾는 이유가 루크의 강력한 포스능력 때문이라던가 자신들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기 때문이 아니라 루크가 다스베이더로 회수한 바로 그 '실험'을 찾기 위해서라면? 만약 그렇다면 과거 황제의 눈을 피하기 위해 강력한 포스 센시티브였던 스카이워커 남매를 따로 숨겼던것처럼 루크또한 레이를 자신이 직접 보호하는것은 오히려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그녀가 성장해 충분한 능력을 발휘할때까지 자신에게서 떨어뜨려 숨겨놓았던 것은 아닐까요? 그리고 여기에 덧붙혀 카일로 렌이 계승하고자 했던 다스베이더의 유지란 다름아닌 숨어있던 시스군주인 스노크의 파괴를 통한 시스의 완전한 멸절이며 그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다스베이더가 그랬듯이 다크사이드에 완전히 빠져 강대한 힘을 얻은 후에야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것은 아닐까요?

 

 글머리에 말했다시피 이 추측은 다분히 개인적인 망상으로 근거 없음에 근거를 둔다고 해도 좋을만큼 허무맹랑한 것이며,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상업영화에서 사용되기엔 지나치게 매니악한 이야기니 만큼 그저 재미로나 읽어주셨길 바랍니다. 비록 지난 감상문에서 이번 에피소드에 실망했다는 감상을 밝히긴 했습니다만, 어쨌든 스타워즈의 신 시리즈가 발표되었잖아요? 스덕으로써 덕질에 매진할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